살생부 정국 홍준표의 자충수, 검은 돈 의혹 수사 엉뚱한 곳으로 불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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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경남도지사의 검은 돈 수수 의혹을 둘러싼 파문이 점차 커지고 있다. 홍 지사가 소환 조사 이후 전방위 해명에 나섰지만 검찰은 문제가 된 2011년 당 대표 경선 자금 출처가 여전히 소명되지 못했다고 판단하고 막바지 검증 작업을 진행 중이다. 검찰은 홍 지사가 ‘아내의 비자금’이라고 석연찮게 출처를 밝힌 경선 기탁금 1억2000만 원을 우선 주목하고 있다. 또한 검찰은 2011년 한나라당 대표 경선 당시 기탁금 외 홍 지사가 신고한 경선자금이 지나치게 적다는 사실에도 의심을 품고 있다. 그 해 6월 19일 출마선언을 한 홍 지사는 경선 후원회 계좌를 22일에 개설했다. 홍 지사가 신고한 경선자금 1억 1178만 원 중 ‘홍준표 국회의원 후원회’ 자금이 이체된 9718만 원은 모두 후보 등록 후 공식 경선기간에 사용한 돈이다. 하지만 당 대표 경선 주자들은 공식 경선기간 전부터 전국을 돌아다니며 활동했고, 검찰은 이에 필요했던 나머지 자금을 어떻게 조달했는지 추적 중이다. 따라서 검찰은 2011년 당 대표 경선 당시 홍 지사를 도왔던 인물들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검찰은 홍 대표를 도왔던 인물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선 조직이었던 ‘국민성공실천연합’ 이영수 회장과 이 곳 LA에서는 남문기 전 미주총연 회장 등을 꼽고 있다. 홍 지사의 ‘자해성 해명’으로 인해 이제 불똥은 홍 지사를 도왔던 인물들로 튀고 있다.
<리차드 취재부 기자>

▲ 지난 2011년 당대표 경선 당시 수십억원의 선거자금을 썼다고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부인명의 은행대여금고속 ‘뭉치돈’ 출처가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전당대회를 앞둔 2011년 6월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현금 1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지난 8일 검찰 조사를 받았다. 홍 지사는 이 돈에 대한 해명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오히려 그의 해명이 자충수가 되고 있다. 검찰이 당시 홍 지사가 사용했던 경선 자금 전체를 들여다보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를 도왔던 주변 인물들에게 그 불똥이 튀고 있다.

어림잡아 수십억 사용

홍 지사가 당 대표에 당선된 당시 전당대회에서 후보자별 1인당 기탁금은 1억2000만원이고, 선거비용 상한액은 2억5000만원이다. 후보자 1인당 공식적으로 지출할 수 있는 비용이 3억7000만원인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전당대회 비용은 말 그대로 공식자금일 뿐, 비용처리가 되지 않는 비공식 전당대회 자금은 공식 선거 비용의 수 배에서 수 십 배에 달할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더구나 당내 경선은 선거법상 제한을 받지 않기 때문에 금권선거에 대한 유혹은 도처에 도사리고 있는 셈이다. 홍 지사는 당시 당 대표 경선에서 1억 1178만원을 썼다고 중앙선관위에 보고했다. 이 돈의 출처는 후원회 기부금과 본인 자산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당 관계자는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홍 지사가 당 대표에 출마했던 당시 전대는 5만명이던 선거인단이 20만명으로 대폭 늘었기 때문에 선거비용 또한 크게 증가했을 것이란 계산이 가능하다.
회계 처리가 가능한 전당대회 비용은 사무실 임대료와 홍보물, 현수막, 문자메시지 발송 비용 등이 포함된다. 이 밖에 인건비와 식대 등은 모두 비공식적인 ‘검은 돈’으로 쓰이면서 전당대회 비용이 치솟는다는 것이다. 특히 전당대회 당일 전국 각지에서 대의원 등 선거인단을 태우고 투표장으로 향하는 관광버스에 들어가는 비용이 상당하다고 한다.

박희태 전 국회의장은 지난 2008년 7월 한나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고승덕 전 의원에게 300만원이 든 돈 봉투를 돌린 혐의로 기소돼 1심과 2심에서 모두 유죄를 선고받기도 했다.
이 사건으로 ‘관광버스 1대당 300만원’이 여의도 정치권에서 정설로 굳어져 있다. 대의원들을 서울 투표장으로 태우고 오는 전세버스 비용에 식대 등이 포함된 금액이다. 전국 245개 당원협의회 가운데 ‘표 확보’가 절실한 120개 당협에만 300만원씩을 내려 보낸다고 해도 관광버스 비용은 3억6000만원에 달한다.

특히 당시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는 후보별로 수십억원을 쓴다는 소문이 ‘정설’로 통했다. 2011년 전당대회는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했다. 친박계 주류와 친이계 일부가 지지하는 홍준표 후보, 친이 소장파의 원희룡 후보, 일부 친박계와 대구·경북 세력이 미는 유승민 후보 간 박빙 승부였다. 이 때문에 총선 공천을 보장받으려는 국회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 신진 인사의 줄서기가 어느 때보다 심각했다. 특히 과거 5만명이었던 선거인단이 20만명으로 대폭 늘었기 때문에 선거비용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중앙당은 후보 기탁금을 기존 8000만원에서 1억2000만원으로 늘리기도 했다. 홍 후보 측의 과열 선거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재오 의원은 당시 홍 후보를 겨냥해 “수백명씩 호텔로 불러 밥 사주고, 술 사주고, 표 부탁하고 하는 것은 부패가 아니냐”고 밝혔다. 1위를 차지한 홍 지사가 신고한 금액은 다른 후보들에 비해서도 적은 편이다. 2위 유승민 후보는 1억4999만원, 3위 나경원 후보는 2억6440만원, 4위 원희룡 후보는 3억1950만원, 5위 남경필 후보는 2억4721만원을 사용했다고 중앙선관위에 신고했다.

홍준표와 이영수는 어떤 관계

당연히 당시 홍 지사가 어떻게 당 대표 경선을 치렀고, 그 돈을 어디서 구했는지에 대해 의문이 들 수 밖에 없다. 일단 당시 홍 지사를 밀었던 국내 조직으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선 조직이었던 국민성공실천연합을 이끌었던 이영수 KMDC 회장이 우선적으로 꼽힌다. 이 회장이 당시 이끌었던 한나라당 외곽조직인 ‘뉴한국의 힘’은 지난 대선때 이명박 후보를 지원했던 국민성공실천연합의 후신이었다. 두 사람의 인연은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8년 홍준표 대표가 태권도협회장 취임 때 이영수 회장을 특보로 임명했고, 2011년 5월에는 이 회장이 자원 관련 사업을 하던 미얀마를 함께 방문하기도 했다. 우제창 전 의원은 당시 “홍 전 대표가 전당대회에서 이 회장이 홍 전 대표를 헹가래 치고 난리도 아니었다”고도 말한 바 있다. 특히 이 회장이 운영하던 KMDC의 사내이사 중 한 사람은 홍준표 의원실에서 비서로 일했던 인물이었다. 이를 두고 우 전 의원은 “홍준표 의원실에서 일한 27세의 직원이 수조원의 개발 사업권을 수주한 회사의 이사로 취직한 부분에 대해 상식적으로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겠느냐. 이는 이영수 회장과 홍준표 대표가 친분 이상의 특수관계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검찰에서는 홍 대표와 관련한 경선자금을 보는 과정에서 이 대표 조직의 돈이 홍 대표에게로 흘러들어갔는지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고 있다.

검찰 주변에서는 홍 대표와 가까웠던 남문기 전 미주총연 회장의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남 전 회장을 홍 지사를 도왔던 또 하나의 축으로 보고 있는 것. 본지에서도 몇 차례 다뤘지만 남 전 회장은 홍 지사와 가까웠던 인물로, 홍 지사가 대표로 있을 당시 비례대표 공천을 받으려도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당시 당 역학관계에 의해서 결과적으로 ‘낙동강 오리알’이 됐지만, 홍 지사와의 친분은 본국 정치권에 널리 알려졌었다. 특히 홍 지사가 당 대표에 도전하기 전 그는 이곳 LA에 이영수 회장과 함께 방문해 남 전 회장을 만나기도 했다. 홍 지사는 남 전 회장이 미국의 재력가이며 자신을 돕고 있다는 말을 비공식석상에서도 여러 차례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이 2011년 당 대표 경선자금에 대해 활을 겨누면서 남문기 전 회장과 관련한 의혹들도 다시금 주목받고 있는 형국이다.
그러나 정작 남문기 전 회장은 홍 지사의 경선자금 지원설에 대해 본지기자에게 난색을 표명하며 자신은 단돈 1불도 도와준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남 회장은 ‘홍준표 지사는 물론이거니와 한국 국회의원에게 재정적인 지원을 한 사실이 없으며 줄 돈도 없다’고 항변, 홍준표 지사의 검찰 수사 관련해 명확한 선을 그었다.

검사출신 홍준표의 불법 종합 세트

결국 이러한 상황은 홍 지사가 자초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해명이 가면 갈수록 자신에게 올무를 씌우고 있는 셈. 홍 지사는 “11년간 변호사 하면서 번 돈 일부를 집사람이 저 몰래 현금으로 모았고 2008년 국회 운영위원장을 할 때 매달 4000만~5000만원씩 나오는 국회대책비 가운데 쓰고 남은 돈도 집사람에게 생활비로 주곤 했다”고 말했다. “경선 기탁금이 커서 (아내에게) ‘돈 좀 구해달라’고 하니 비자금 중 1억2000만원을 5만원권으로 내줬다”는 것이다. 홍 지사는 “은행원 출신인 집사람이 모은 비자금이 아직도 1억5000만원가량 남아 있고 집 근처 은행 대여금고에 넣어뒀다가 이번 수사 때 언니 집에 갖다 놨다고 한다”며 “이번에야 그 사실을 알게 됐다”고도 했다.
하지만 대여금고는 보통 보석·금괴·채권 같은 현물이나 중요 서류 같은 것을 보관하는 용도로 쓴다. 은행 예금 대신 대여금고에 억대 현찰을 쌓아두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비정상적으로 모은 돈 아니냐는 의심을 사기 십상이다. 홍 지사의 아내가 대여금고에 3억원 가까운 현금을 쌓아두고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또 다른 의문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

홍 지사의 해명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국회 상임위 활동에 쓰게 돼 있는 업무추진비를 개인 생활비 등으로 전용했다는 것은 또 공금횡령에 해당한다. 또 변호사를 하며 번 돈을 아내가 현금으로 보관했다면 그것 역시 세금을 피하려고 했던 것은 세금 탈루다.
홍 지사의 구차한 해명에 대한 수사팀의 전방위적인 수사가 계속되면서 홍 지사측의 방어막에도 균열이 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환된 인사들 중 몇몇은 마음을 바꿔 2011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당시 홍 지사와 관련된 중요한 정보들을 진술했으며, 이중 일부는 최측근인 나 씨와 강 씨의 진술과 배치되는 부분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진행된 두 사람에 대한 ‘때늦어 보이는’ 압수수색은 홍 지사의 복심인 나 씨와 강 씨의 허위진술을 무너뜨리기 위한 객관적 증거 확보 차원인 것으로 보인다. 먼저 최측근들의 진술을 받아낸 다음 물적증거 확보로 자신들이 했던 진술을 깨트려 말 바꿀 시간을 주지 않겠다는 수사팀의 고도의 전략인 셈이다.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두 사람의 집과 사무실에서 확보한 일정, 회계 자료 등에서 두 사람의 진술과 배치되는 증거나 주요 관계자들을 회유했다는 증거가 나올 경우 이들에 대한 사법처리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두 전직 보좌진의 진술이 무너진다는 것은 홍준표 진영의 주요 방어논리의 중요한 축이 무너진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더 나아가 수사팀이 홍 지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 있는 주요 근거가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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