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정국> 세월호- 메르스 사태 계기로 짚어 본 ‘야만과 무능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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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본국 SNS에서는 이런 말들이 돌고 있다. ‘여성 대통령은 위기 대응에 한계가 있다.’
이런 말이 과연 여성을 비하한 말일까. 왜 이런 말이 나왔을까. 이런 말은 지난해 4월 16일 일어났던 세월호 참사와 지금 대한민국을 휩쓸고 있는 메르스 정국에 흘러나왔다. 초동 대처에 실패한 정부가 사태를 키웠고, 초동대처에 실패한 이유는 대통령의 상황 인식이 잘못됐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런 말이 나오게 된 원인인 것이다. 사태를 키운 또 다른 이유는 대통령이 사람을 잘못 쓰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번 메르스 사태의 주무부처는 보건복지부다. 보건복지부 장관은 문형표 장관인데, 그는 2004년부터 박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도운 박 대통령의 복지정책 멘토다. 그는 연금전문가로 보건 분야에 문외한이다. 문 장관은 장관 청문회 때부터 가장 말이 많았던 인물이다. KDI 재직 시절 법인카드를 흥청망청 쓴 것이 논란이 됐다. 그의 무능함은 메르스 사태를 통해 극명하게 드러났다. 무능함은 둘째치고 이번에는 부처 내에서 그와 삼성서울병원 송재훈 원장과의 관계가 드러나면서 정부가 삼성의 눈치를 보다가 사태를 키웠다는 시각이다.
박-문-송 라인으로 이어지는 논란의혹의 핵심을 <선데이저널>이 짚어 보았다.
리차드윤(취재부기자)

 ▲ 보건복지부 문형표 장관

연금전문가인 문형표 장관의 보건분야 자문을 그동안 송 원장이 해왔다는 것이 메르스 사태로 드러났다. 이것이 주무부처가 사태 초반 메르스 숙주인 삼성병원을 공개하지 않은 이유라는 주장도 복지부 내에서 나오고 있다. 결국 박근혜 – 문형표 – 송재훈으로 이어지는 라인이 국민을 불안과 공포에 떨고 있게 하는 셈이다. 세월호 문제가 아직 매듭이 풀리지도 않은 지금, 갑자기 들이닥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라는 역병에 수백명의 멀쩡한 국민들이 죽어 나가고 수천명의 의심환자들이 격리되는 등 나라전체가 아비규환이다. 사건만 터지면 정부는 잘못이 없고 남의 탓으로 돌리는 후안무치한 정부는 해결 능력이 없다는 의미의 ‘무능’을 넘어 아예 아무것도 못한다는 뜻의 ‘불능’ 상태임을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에 보여주고 있다.
지난 17일 본국에서는 웃지못할 상황이 벌어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날 오후 충북 오송 보건의료행정타운 내 국립보건연구원으로 송재훈 삼성서울병원장을 불러 “메르스 확산이 꺾이려면 전체 환자의 반이 나오고 있는 삼성서울병원이 어떻게 안정이 되느냐가 관건”이라며 메르스 사태의 2차 근원지가 된 삼성서울병원에 대한 질책성 주문들을 쏟아낸 것.

문형표와 송재훈의 불가분의 관계

박 대통령은 “삼성서울병원의 감염과 관련된 내용이 투명하게 전부 공개되고, 그래서 의료진이 모르는 사이에 뭔가 접촉이 있었다든지 그런 가능성이 있는 경우도 전부 투명하게 공개됐으면 한다”며 “환자나 방문객이나 동선과 명단을 확실하게 확보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병원이 잘되면 많은 문제가 해결이 된다”고도 했다. 이에 송 원장은 “너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최대한 노력을 다해 하루빨리 끝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박 대통령은 접견 후 자리를 뜨려다 다시 송 원장에게 다가가 “보수적으로 이렇게 하실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고, 송 원장은 또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이러한 장면들을 보고 대다수 국민들은 혀를 찼다. 지난주 본보가 지적했던 것처럼 메르스 사태는 정부가 메르스 숙주가 됐던 삼성서울병원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가 화를 키웠다. 그런데 정작 대통령이 마치 정부는 책임이 없고 삼성서울병원에만 책임이 있다는 식의 ‘유체이탈’ 화법을 하니 국민들이 기가 막힐 노릇인 것.

세월호 참사에 국민이 분노하는 이유는, 해경이 출동하고도 죽어가는 국민을 구하지 못하고 민간기업에 그 책임을 미룸으로써, 국가가 국민 안전에 대한 책임을 방기했기 때문이다. 민간기업의 사적 역할 뒤로 국가가 숨어버렸기 때문에, 국민의 안전은 위험에 처했고 국가는 실종됐던 것이다. 그런데 메르스의 확산이 전 국민에게 위험이 되고 세계에 조롱거리가 되는 이유 역시 같다. 무능한 정부는 초기 대응에 실패하자, 개별 병원에 책임을 전가했다. ‘개인정보 보호’를 명분으로 공익과 전체 국민의 안전을 외면하는 동안 메르스는 급격히 확산되고 말았다. 박근혜 정부가 세월호 승객들을 살리지 못하고 메르스의 확산으로 국민에게 공포와 충격을 안겨준 것은 결코 우연이라고 할 수 없다.

정부 의료분야 정책과 삼성의 사업 방향

정부의 초기 대응 실패 역시 근본적 원인을 따지고 들어다보면 현 정부 인사 정책의 실패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정부가 삼성서울병원을 비롯한 메르스 숙주가 된 대형병원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은 표면적인 이유는 과도한 불안을 조성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정부의 이같은 움직임은 어딘가 어설픈 면이 있었다. 이를 두고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 내에서조차 여러 가지 해석들이 쏟아져 나왔다. 현재 보건복지부 내에서 가장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말은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과 송재훈 삼성서울병원장과의 개인적 인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 삼성서울병원 송재훈 원장

문 장관은 2004년 박근혜 대통령의 한나라당 천막 당사 시절 현 안종범 경제수석 등과 함께 복지 분야의 정책 멘토로 활동한 것이 인연이 되어 박근혜 정부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이 되었다. 문 장관은 지난 대선 때도 박근혜 대통령 캠프에서 활동하며 안명옥 현 국립의료원장과 함께 보건복지 분야 정책을 담당했다. 안 원장은 새누리당 길정우 의원의 아내로서 박 대통령의 보건 분야 멘토였다. 즉 연금복지 쪽은 문형표 장관이 보건분야는 안 원장이 박 대통령의 멘토를 해왔다. 하지만 연금 전문가인 문 장관이 보건분야에 대해서는 문외한일 수 밖에 없던 만큼, 그를 외곽에서 지원해줄 사람이 필요했는데 그를 바로 송재훈 삼성서울병원장이었다는 소문이 복지부 내에 파다하다.
보건복지부 사정에 밝은 한 본국의 기자는 <선데이저널>과의 통화에서 “두 사람의 인연이 정부가 병원 공개를 꺼려했던 직접적인 이유가 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라고도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즉 박근혜 – 문형표 – 송재훈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결국 메르스 사태의 원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송재훈 병원장이 올해 초 3년 임기의 삼성서울병원장에 연임한 것도 문 장관과의 관계가 고려됐는지 여부도 눈 여겨 볼 대목이다.

분명한 것은 삼성그룹이 보건복지 분야에 적지 않은 공을 들여왔다는 점이다. 이는 삼성그룹이 이재용 체제로 접어들면서 바이오 분야에 투자를 늘려왔다는 것과 무관치 않다. 삼성그룹은 2010년 5대 신수종 사업을 발표하면서 그 중 두 개로 바이오·제약, 의료기기를 꼽았다. 이후 삼성은 의료가 돈을 버는 산업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영리병원을 허용하고,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를 폐지하고, 민영보험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것이 삼성의 일관된 주장이었고 그대로 정부 정책으로 관철되어왔다. 의료수출을 내세운 제주도와 경제자유구역 8곳의 영리병원 허용이 메르스 직전까지 추진 중이었다. 삼성이 앞장선 원격의료도 시범사업이 추진 중이다. 결국 의료분야에 대한 정부의 정책과 삼성의 사업 방향은 놀랄만큼 일치해왔다고 할 수 있다. 이 가운데 문 장관과 송 원장이 서 있는 것이다.

문제 많았던 문형표, 결국 제대로 사고

사실 문 장관이 제 역할을 못할 것이라는 것은 이미 임명 당시부터 우려해왔던 일이다. 문 장관은 한국개발연구원 출신으로 보건과는 전혀 상관없는 재정 복지 정책 전문가다. 장감염병 위기에 사령탑이 개념을 가지고 상황을 대처해야 하는데 모두 보건 비전문가들인 셈이다. 게다가 그는 청문회 과정에서 법인카드 유용 의혹이 불거져 청문회를 하루 연기하는 등 도덕적으로도 문제가 됐던 인물이다. 문 장관은 한국개발연구원에서 일하면서 지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 동안 8차례에 걸쳐 문 후보자 가족의 생일인 날에 법인카드가 결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지난 2008년 문 후보자 아들의 생일인 1월 16일에 서울시 중구 힐튼호텔에서 12만원이 문 후보자 법인카드로 결제됐다. 부인의 생일인 같은 해 3월 24일에도 힐튼호텔에서 24만원이 법인카드로 결제됐다. 가장 최근인 올해 3월 24일에도 종로구 혜화동의 모 음식점에서 11만원이 법인카드로 결제됐다. 또한 여성 도우미를 고용한 업소에서 법인카드를 결제한 일도 있었다. 문 후보자는 이 같은 의혹에 제대로 된 해답을 내놓지 못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문 후보의 지명을 철회하지 않았고, 결국 이 같은 사태를 불러왔다.

정부가 국민들의 매를 버는 것은 무능과 인사실패 뿐만 아니라 계속되는 거짓말에도 그 원인이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17일 세종시 보건복지부 중앙 중동호흡기증후군 관리대책본부를 방문했다. 지난 5일부터 메르스 대응 행보에 나선 박 대통령이 핵심 대응기관인 관리대책본부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메르스 관련 정보를 신속하고도 투명하게 공개해 모든 국민에게 알려 드림으로써 정부 방역대책이 신뢰를 얻을 수 있다”면서 “메르스 종식까지 굳건한 사명감으로 흔들림 없이 대응해 달라”고 말했다.
의전 당국은 이날 오전부터 부산했다. 보건복지부 청사에는 흰색 방호복을 입은 방역요원 7명이 청사 곳곳에 자몽추출물로 만든 천연 소독약을 뿌리고 다녔다. 오후 1시15분쯤 대책본부가 있는 5층에서도 소독약통을 둘러멘 방역요원 2명이 장관실과 회의실을 돌며 소독했다. 청소노동자 3명도 40여개 문손잡이·바닥·엘리베이터 버튼과 문을 일일이 소독약을 뿌리며 닦아냈다.

이 전 날 박 대통령은 메르스 확산으로 휴업했다가 수업을 재개한 학교들을 방문했다. 박 대통령은 부분 폐쇄된 삼성서울병원과 800여m 떨어진 강남구 대모초등학교에서 “메르스는 ‘중동식 독감’이라 할 수 있다”면서 “매년 연례행사같이 독감이 퍼지는데 이번이 우리로서는 처음 겪는 것이라 혼란스러웠다”고 밝혔다. 이어 “손씻기라든가 몇 가지 건강습관만 잘 실천하면 메르스 같은 것은 무서워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학교에 가서는 손씻기만 잘하면 안전하다고 말해놓고서 정작 자신이 방문하는 곳은 방역 의전 때문에 호들갑을 떠는 일들이 벌어진 셈이다. 청와대는 이전에도 ‘메르스 철통 예방’에 나서 논란이 됐다. 청와대는 지난 4일 한·세네갈 정상회담 때 본관 출입구에 열영상감지기를 설치해놓고 출입자들의 체온검사를 실시해 논란이 일었다. 당시 정부는 메르스 전파경로가 ‘의료기관 내 감염’이라며 “필요 이상 동요할 필요가 없다”고 하더니 자신들 안전에는 신경을 쓰는 이중적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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