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 특집1>김무성 사위 마약사건…심상치 않은 청와대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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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내에서 거리낄 게 없이 대권가도에 대항마 없는 무주동산에서 꽃놀이패를 쥐고 원톱행진 여유만만해 하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둘째 사위의 마약 복용 사실이 알려지면서 본국 정치권이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현직 여당 대표이자 유력 대권주자의 사위가 불과 몇 달 전까지 마약을 복용한 사실은 전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충격적 사건이다. 물론 현직 대통령의 친동생인 박지만 EG회장의 경우 수차례 걸쳐 상습마약 복용 전과를 가지고 있지만 최근에 적발된 사실은 없다. 이번 사건의 본질은 두 가지다. 하나는 둘째 사위 이상균 씨의 처벌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과 다른 하나는 이 사건이 불거짐으로 인해 이득을 보는 정치적 세력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두 번째와 관련해서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사실이 외부에 알려진 데에는 청와대와 친박세력간의 정치적 움직임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번 김 대표 사위가 뽕쟁이라는 소문은 이미 1개월 전부터 사설정보지에 누군가 의도적으로 김 대표에 타격을 줄 목적으로 흘린 것으로 확인돼 대권가도에 치명적인 흠집을 내려는 의도로 분석되고 있다.
리차드 윤(취재부기자)

이미 이 정권에서는 2013년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혼외자 논란으로 낙마한 바 있다. 혼외자 논란이 불거지기 전 채 전 총장은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과 관련해 현 정부와 각을 세운 바 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청와대와 각을 세워 온 김 대표가 사생활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 사위의 마약 전력 논란으로 정치 인생에 치명타를 얻어맞았다. 언론 보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사건은 이미 지난해 적발되어 법원 판결까지 난 사건으로 어떻게 보면 누군가 의도적으로 들춰내지 않으면 세상에 알려지기 어려울 뻔 했다. 그런데 사건이 보도되기 한 달 전 이른바 찌라시로 불리는 사설정보지 등에 관련 내용이 돌기 시작하면서 기자들이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사설 정보지에 흘렸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정치권에서는 이 사건이 청와대와 국정원의 합작품이라고 보는 시간이 많다. 청와대와 사사건건 각을 세우며 내년 총선권을 가져가려는 김 대표를 잘라내기 위한 친박세력 중 누군가의 의도된 작품이라는 것이다.

차기 공천권 둘러싼 치밀한 계산

이 사건은 지난 10일 동아일보의 보도로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동아일보는 “이날 거액 자산가의 아들 A 씨(38)가 2년 반 동안 코카인 등 마약류를 15차례 투약한 혐의로 구속됐으나 법원은 양형기준을 벗어나 집행유예를 선고하고, 검찰은 이에 항소하지도 않아 ‘봐주기’ 논란이 일고 있다”고 관련 사건을 처음 보도했다. 하지만 이보다 한 달 전 일부 사설 정보지 등에 이상균 씨의 실명이 거론된 마약 복용 의혹이 돌기 시작했다. 이 씨가 김 대표의 딸과 결혼한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도 이즈음이다.

김 대표 차녀 김현경(31) 수원대 디자인학부 교수의 결혼 소식이 언론에 알려진 건 지난 달 18일로 당일 충청 지역지를 중심으로 일제히 ‘김무성, 충청사위 맞는다’는 골자로 기사가 쏟아졌다. 김 대표의 첫 반응은 침묵이었다. 측근들도 “가정사라 자세히 모른다” 말만 되풀이했다. 심지어 “결혼 날짜도 정확히 모른다”고 했다. 김 대표는 청첩장도 없고 일부 가족들만 초청해 조촐하게 결혼식을 하겠다는 입장만 밝혔다. 이때를 전후해 여의도에 요상한 풍문이 나돌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김 대표 사위될 사람이 뽕쟁이”라는 괴소문이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이 소문이 있기 전인 지난 8월 초부터, “김무성 대표에게 골칫거리가 생겼다” “이유는 모르지만 가족 문제인 것 같다”는 정체불명의 얘기가 나돌았다. 김 대표 측 일부 인사들도 소문의 근원지를 찾으려 했으나 오히려 소문은 더욱 커져만 갔다.

그러고선 8월 28일, 김 대표 차녀의 결혼식을 비공개로 진행했다. 그 흔한 측근들의 접근도 금지됐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하객으로 깜짝 참석했다는 정도가 새로운 소식의 전부였다. 이후 주춤했던 소문은 결국 결혼식이 열린 지 보름 만에 사실로 확인됐다.
처음에는 사실을 부인하던 김 대표는 10일 해당 사건이 보도되자 결국 사실을 털어놨다. 김 대표는 사위의 마약 전과에 대해 재판이 다 끝나고 한 달 뒤에서야 알았고, 그 즉시 결혼을 반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우는 딸’의 설득에 무너졌다고 읍소했다. 그러면서도 사위에 대한 형량이 낮다는 이른바 봐주기 수사 논란에 대해선 “정치인 인척을 봐주는 판검사가 있느냐”고 발끈하며 결백을 주장했다.

치명적 약점 이용해 정치적 숙청작업

하지만 김 대표의 이런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 1~2위를 오가는 유력 정치인이 과연 치명적 약점을 가진 사위를 ‘부정’(父情)에 못 이겨 받아들였다는 것은 석연치 않다. 게다가 이 씨가 수 천 억 자산가의 아들이라는 점도 이 결혼을 ‘부정’(父情)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무엇인가가 있을 것으로 주변에서 볼 만한 대목이다.
결국 김 대표는 사건을 사전에 알았지만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각도로 움직였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는 검찰 수사와 법원 판결에 어떻게 든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높고, 다른 하나는 외부로 사건이 알려지지 않도록 단도리를 했을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의 이런 작업은 어느 정도 성공한 것으로 보였으나,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 누군가에 의해 틀어졌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김 대표의 치명적 약점을 건드린 사람은 누구일까. 이 사건은 지난 2013년 정국을 뜨겁게 달궜던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 의혹과 비슷하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채 전 총장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 선거법 위반 논란으로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운 뒤 조선일보에서 혼외자식 문제를 단독 보도하면서 결국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 혼외자식 문제는 수사기관이 아니면 알 수 없는 내용들을 포함하고 있었다. 당시 항간에서는 검찰총장이 될 당시 이 문제가 드러나 있었지만 문제 삼지 않기로 했는데 그가 청와대에 맞서자 다시 꺼내 자리에서 끌어내린 것이라는 말이 나돌기도 했다. 결국 바뀐 총장은 국정원 댓글 수사를 정권에서 유리한 방향으로 마무리했고 더 이상 정권과 검찰의 마찰은 없었다.

김 대표도 청와대와 대립각을 꾸준하게 세워왔다는 점에서 채 전 총장과 비슷한 행보를 걸었다고 볼 수 있다. 김 대표는 전당대회에서 당선된 이후 유승민 전 원내대표와 함께 청와대를 견제해왔다. 하지만 유 전 대표의 사퇴로 인해 김 대표 측에선 사실상 오른팔을 잃어버리면서 국정운영의 무게추가 청와대로 쏠려버렸다. 당시 청와대와 정치권에서는 김 대표가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당 대표인 만큼 유 전 원내대표처럼 축출은 아니더라도 실권을 약화시키거나 적어도 견제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적 움직임이 있을 것이란 말이 나왔다.

청와대 심기 건드린 미국순방 부메랑

지난 두 달 김 대표는 한 편으로는 청와대에 협력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내년 총선 공천과 관련해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꾸준하게 주장해왔다. 반면 청와대는 오픈프라이머리 불가론을 펼쳤다.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은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대표 간 공천권 싸움과 관련한 것이었기 때문에 청와대는 이에 대해 상당히 불쾌해 했다.

결국 9월 10일 둘째 사위 이상균의 마약 사건이 터졌고, 김 대표는 치명상을 입게 됐다. 채 전 총장의 혼외자 사건과 똑같이 청와대와의 대립각 – 사생활 문제 언론보도 – 낙마 등의 수순을 밟고 있다. 비슷한 시기 친박 실세들이 김 대표를 공격하고 나선 것도 김 대표 낙마를 위한 물밑 움직임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의 ‘정무특보’인 윤상현 의원은 지난 15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두 가지를 강조했다. 차기 지지율 1위를 독주하는 김무성 대표를 겨냥해 “지금 여권의 대선주자를 말하는 것은 의미가 별로 없다”고 주장했다. 친박 실세가 매우 강경한 어조로 차기 대선주자 1위를 독주하는 김 대표를 겨냥해 ‘대선 불가론’을 지핀 것이다. 윤 의원이 주장한 다른 하나는 ‘오픈프라이머리’(완전 국민경선제)에 대한 반대였다. 그는 “야당과 합의를 통한 오픈프라이머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라고 주장했다. 이 제도 도입에 ‘정치 생명’을 걸겠다고 한 김 대표에 확인 사살을 가한 것이다. 사실상 김 대표에 대한 현 정권의 숙청이 시작됐음을 보여주는 발언인 셈이다. 또 다른 친박 실세인 홍문종 의원도 지난 10일과 15일에 연속적으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상당히 현실성이 떨어지는 오픈프라이머리가 될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생각이 든다”라고 주장하면서 김 대표의 ‘오픈프라이머리’ 무력화에 나섰다.

지난 7월 ‘유승민 파문’ 이후 ‘무대(무성 대장)’의 서슬 퍼렇던 위세는 그로부터 두 달이 지난 후 믿기 어려울 정도로 추락했다. 친박 실세 정치인이 ‘친박 대선주자’를 언급하고 나서기에 이르렀다. 김무성 대표는 ‘사위 마약 사건’과 함께 사라져 버린 느낌이 들 정도로 언론 노출을 최소화하는 모습이다. 김 대표의 위축된 위세만큼 목소리를 키우고 있는 사람들이 차기 공천권을 놓고 다투는 ‘친박’이라는 점도 주목된다. 윤상현, 홍문종 의원 등 ‘친박’ 행동대장들이 나섰다. 이들은 공천권 차원을 넘어서 ‘친박 대선주자’를 언급하는 호기까지 부리고 있다. 김무성 대표의 정치적 재기는 가능할 것인가.

대권을 꿈꾸고 있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약점이 많은 사람이다. 친일파의 자손이라는 점을 시작으로 잘못된 주변 관리가 그의 대표적 약점이다. 특히 이번에 문제가 된 마약사범 이상균과 결혼한 김 대표의 둘째 딸 현경 씨는 수원대 채용 과정에서부터 물의를 일으킨 인물이다.
김 대표 딸은 2013년 8월 최연소 수원대 전임교수로 채용됐다. 이 과정서 특혜가 주어졌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그로부터 약 한 달 뒤 국회 교문위에서 이인수 총장을 국감 증인으로 채택하려 하자, 김무성 대표는 당시 교문위 상임위원장실을 찾아가 증인 채택이 불발되도록 압력을 가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참여연대는 지난해 6월 “김 대표는 자신의 딸을 수원대 전임교원으로 채용되도록 한 뒤 이에 대한 대가로 비리사학 의혹이 있는 수원대 총장이 증인으로 채택되지 못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며 수뢰후부정처사죄 위반으로 김 대표를 고발했다.

이에 작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이 같은 의혹 관련 수원대 이인수 총장을 국감 증인으로 부르는 것에 대해 논의했다. 당초에는 증인 명단에는 이 총장이 포함돼 있었지만, 새누리당이 이 총장 증인 채택을 완강히 거부하면서 최종 명단에서 빠졌다. 문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새누리당의 저지로 이 총장의 국감 증인 채택이 불발됐다는 점이다. 지난 10월1일 열린 교문위 전체회의 속기록을 보면, 이 총장과 그의 부인 최서원 전 고운학원 이사장을 증인으로 채택하기로 여야 간사 간 협의까지 마쳤으나 막판에 새누리당 교문위원들의 반대로 이 총장 부부가 대상에서 빠졌다. 결국 이 사건은 검찰 수사로 이어졌고 검찰은 특혜 의혹에 대해 무혐의로 처분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둘째 딸이 또 한 번 아버지의 발목을 잡았다. 이 씨의 마약 전력 의혹이 불거져 나오면서 김 대표가 다시 한 번 치명타를 입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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