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입수> SK그룹, 케이만군도 하빈저펀드에 2억달러 투자… 2개 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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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이 하빈저캐피탈계열의 2개펀드에 약 4천백억원을 투자, 3천4백억원상당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한국금융당국에 보고했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더 큰 손실을 본 것으로 드러나 SK가 또 다시 분식회계의혹에 휩싸이고 있다. 본보가 SK그룹이 조세피난처 케이만군도법원에 제출한 2개펀드 청산청원서를 단독 입수, 분석한 결과 이 펀드에 출자한 SK계열사가 현재 알려진 것보다 더 많았다. 특히 1개펀드는 현재 재산이 투자액대비 20분의 1로 토막 났고 SK가 이를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업보고서에는 이 펀드의 잔존재산을 5배나 더 부풀려서 계상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SK그룹이 케이만군도법원 제출서류에 명시한 출자시기와 한국금융당국에 보고한 출자시기가 상당한 차이가 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5백억원상당이 1년이상 SK장부에서는 이미 투자한 돈으로 계상돼 있으나 실제 펀드에는 투자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나 누군가 상당기간 이 자금을 다른 용도로 굴린 뒤 펀드에 다시 출자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 부분은 횡령이 성립될 여지도 있는 대목이다. 또한 최태원 회장이 그룹의 모든 경영을 감옥 안에서 ‘교도소 결재’를 해 왔던 사실이 드러났으며 수감 중 또 다른 분식회계 범죄 의혹 논란이 일고 있어 검찰이 사건의 실체를 드려다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박우진(취재부기자) 

▲ K그룹은 케이만군도 현지 로펌인 워커스글로벌을 통해 지난해 9월 22일 케이만군도법원에 자신들이 투자한 2개펀드의 청산을 허락해달라는 청원을 제기했고 지난해 11월 27일자로 이 청원이 받아들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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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회장이 2008-9년경 거액의 사재를 투자, 처음에는 큰돈을 벌다 결국 천억원대의 손실을 입었다는 보도를 통해 한국에 알려졌던 하빈저캐피탈, 필립 팰콘이 설립한 하빈저캐피탈은 그 뒤 SK그룹 게열사들이 줄줄이 투자하면서 더욱 유명세를 치렀다. 그러나 결국 팰콘이 운용하던 투자펀드들은 줄줄이 실패했고 급기야 부당금융거래 혐의가 적발돼 금융계에서 퇴출되다시피 하면서 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SK 계열사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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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은 케이만군도 현지 로펌인 워커스글로벌을 통해 지난해 9월 22일 케이만군도법원에 자신들이 투자한 2개펀드의 청산을 허락해달라는 청원을 제기했고 지난해 11월 27일자로 이 청원이 받아들여졌다. 본보가 SK그룹이 케이만군도에 제출한 2개펀드 청산청원 서류(우측 별첨 사진 참조)를 단독 입수, 검토한 결과 예상대로 이 청원서는 숱한 비밀을 간직하고 있었다. 국내에는 미처 알려지지 않은 깜짝 놀랄만한 내용도 많았다. 특히 SK그룹 사내변호사인 현모변호사도 같은 날 증거가 틀림없는 사실이라는 진술서와 함께 관련자료들을 케이만군도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SK, 2억달러 펀드 홀로 투자

SK그룹이 이날 청산을 요구한 펀드는 ‘글로벌오퍼튜니티브레이크어웨이펀드’와 ‘하빈저차이나드래곤펀드’등 모두 2개였다. 글로벌오퍼튜니티브레이크어에이펀드 청산청원서는 모두 17페이지로 흥미로운 사실을 많이 담고 있었다. 이 청원서는 SK텔레콤명의로 제출된 것으로 당초 2억달러를 조성하기로 했고 출자자는 SK텔레콤이 유일하다. 즉 SK텔레콤이 2억달러 모두를 출자한 것이다.

▲ 글로벌오퍼튜니티브레이크어웨이펀드청산청원 – SK 투자시기 및 금액[케이만군도법원] ⓒ2015 Sundayjournalusa

이 청원서에 따르면 2억달러는 모두 2년에 걸쳐 조성됐다. 2009년 1월 22일 케이만군도에 펀드가 설립된 뒤 SK텔레콤이 모두 6차례에 걸쳐 자금을 출자했고 운용은 하빈저캐피탈, 즉 필립 팰콘이 맡는 형식이었다. SK 텔레콤은 2009년 4월 7천5백만달러, 2009년 6월 2천5백만달러, 2009년 7월 2천5백만달러, 2009년 9월 2천5백만달러등 2009년에만 1억5천만달러를 투자했다. 또 2010년 6월과 2010년 11월 각각 2천5백만달러씩 2010년 모두 5천만달러등 2억달러를 투자했다. SK텔레콤이 전액 출자하고 하빈저 캐피탈이나 필립 팰콘은 단돈 1센트도 투자하지 않았지만 약 3.03%의 지분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SK텔레콤의 지분은 96.97%였다.

SK텔레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9년 5월 13일 933억원[원달러환율 1243원]을 포함, 2009년에만 1864억원, 2010년 578억원등 모두 2442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명시돼 있다. SK텔레콤이 케이만군도법원에 제출한 청원서에는 최초 출자가 2009년 4월로 돼 있지만 거의 시기적으로 사업보고서와 비슷하고, 투자액도 사실상 일치했다. 이처럼 글로벌오퍼튜니티브레이크어웨이펀드는 출자시기, 출자액이 케이만군도법원과 한국금융당국 보고가 동일했다.

SK텔레콤은 이 청원서에서 2008년 금융위기가 발생한 뒤 2009년부터 글로벌경제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중장기 글로벌투자를 통해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새로운 투자처를 물색하는 과정에서 하빈저캐피탈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당시만 해도 하빈저캐피탈의 설립자이면서 펀드운용에 절대적 권한을 행사하던 필립 팰콘의 투자성적이 좋았기 때문에 주저없이 투자를 했다고 설명했다. 2009년 2월부터 SK텔레콤측 대표와 하빈저캐피탈의 필립 팰콘등이 수차례 미팅을 가진뒤 펀드에 투자하기로 합의하고 투자협정등을 체결했다는 것이다.

결국 유령회사에 투자한 꼴

특히 하빈저캐피탈이 라이트스퀘어드라는 위성통신관련업체를 설립하고 이를 휴대폰서비스업체로 변신시키려하는 등 통신업에도 진출, SK텔레콤과 시너지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도 주요투자이유였다고 적고 있다.

그러나 결과는 달랐다. 연방통신위원회가 라이트스퀘어드의 사업승인을 불허함으로서 2012년 5월 14일 결국 라이트스퀘어드는 뉴욕남부 연방파산법원에 파산보호신청을 했고 곧이어 6월 27일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부당거래혐의로 팰콘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1년여 뒤인 2013년 9월 16일 팰콘은 패소하게 되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투자성적이 좋을 리가 만무했다.

투자협정에 따르면 당초 이 펀드는 2014년 3월 1일자로 청산작업을 시작하기로 해 2009년부터 약 5년 정도를 운용기한으로 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투자 약 3년 만에 사실상 파토가 난 것이다.
SK텔레콤의 청산청원에 따르면 2014년 4월 8일 SK측 변호사가 하빈저측과 통화한 결과 하번저캐피탈에는 주식이나 선물투자 등 펀드운용을 담당하는 고용된 트레이더가 한명도 없고 유일한 트레이더가 오너인 필립 팰콘뿐이었으며 사내 변호사 1명, 애널리스트 1명, 그리고 보조직원 몇 명이 전부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한다. 이미 예상된 결과였다.

그 뒤 SK텔레콤이 2014년 5월 31일자로 펀드운용내역을 보고받은 결과, 펀드의 잔존재산은 참혹했다. 이 펀드는 베트남에 카지노등 휴양지인 호트램스트립을 건립하는 캐나다회사 ‘아시안코스트디벨럽먼트’에 873만여달러를 투자했지만 현재 장부가는 342만달러로 61%의 투자손실을 입었다. 또 하빈저그룹주식을 3천9백82만달러어치 소유하고 있다고 적시돼 있으나 주식수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라이트스퀘어드에도 3천2백78만달러를 투자했으나 현재 장부가는 2089만달러라고 밝혔다. 라이트스퀘어드가 파산보호신청을 했음에도 투자의 장부상 가치는 꽤 높이 잡은 것이다. 그외 기타자산은 13만달러, 현금은 134달러, 부채가 107만6천여달러였다. 결국 이를 더하면 2억달러에서 6320만달러의 재산이 남아 있는 셈이다. 거의 20분의 1토막이 났지만 위에 언급한 3개투자처외에 나머지투자처는 어디인지조차 언급돼 있지 않다.

수천억 투자 전액 손실처리

SK텔레콤은 현재 이 펀드의 장부가를 올해 6월 30일 현재 409억원으로 잡고 있다.
SK텔레콤은 이 펀드 외에 2010년 5월 26일 하빈저캐피탈이 대주주인 하빈저글로벌와이어리스[라이트스퀘어드]에 1억달러 투자를 결의한 뒤, 같은 해 11월 30일 라이트스퀘어드에 676억원[원달러환율 1159원]을 투자했지만 이 업체가 2012년 5월 14일 파산보호신청을 함에따라 2013년 사업보고서에 장부가를 0원으로 계상, 전액 손실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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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SK텔레콤이 라이트스퀘어드 직접 투자액은 이미 0원으로 처리했기 때문에 글로벌오퍼튜니티브레이크어웨이펀드는 2014년 5월 31일현재 라이트스퀘어드 투자의 장부가를 약 2천만달러로 잡고 있지만  이미 이 회사에 직접 투자한 돈은 2013년 0원으로 처리했기 때문에 올해 상반기보고서에서 같은 기준을 적용, 이 2천만달러 등을 제외한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지난해 8월 25일 팰콘에게 펀드운용자교체를 요구했지만 팰콘이 이마저 거부하자 청산청원을 한 것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다른 펀드, 즉 하빈저차이나드래곤펀드에서 드러난다. SK가 제출한 이 펀드 청산청원서가 그야말로 더 큰 비밀을 안고 있는 것이다. 이 청원서는 CDGB라는 회사가 제출했지만 CDGB의 펀드에 투자한 SK 계열사 3개의 연합체이다. 사실상 SK가 청산청원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로 볼 수 있다.

 ▲ 글로벌오퍼튜니티브레이크어웨이펀드청산청원 – 펀드 잔존 장부가[케이만군도법원] ⓒ2015 Sundayjournalusa

이 청원서에 따르면 SK는 글로벌오퍼튜니티브레이크어웨이펀드에 투자한 결과 당초 기대대로 만족할 성과를 얻었고 팰콘 등 운용자의 전문지식과 능력도 믿을 수 있다고 판단해, 2010년 4월 SK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과 SK네트웍스, YTK인베트스트먼트 등 3개사를 팰콘에게 소개했다고 한다. SK그룹차원에서 3개계열사에 팰콘에게 투자하라고 권유했다는 것이다. 바로 여기에서 전혀 생소한 회사가 드러난다. 기존에는 SK이노베이션과 SK네트웍스만 하빈저차이나드래곤펀드에 투자했던 것으로 알려졌었다.

그러나 이 청원서에 따르면 이 펀드에 투자한 SK계열사는 모두 3개사이며 YTK인베스트먼트가 포함된 것이다. SK텔레콤 사업보고서 확인결과 이 YTK인베스트먼트는 ‘벤처투자’를 목적으로 한 SK텔레콤의 출자회사로 드러났다. 전혀 몰랐던 SK계열사 한 곳이 더 하빈저차이나드래곤펀드에 투자한 것이다. 이와는 별개로 지주회사인 주식회사 SK가 출자해 2009년 6월 19일 40억원의 자본금으로 설립한 SK GI매니지먼트는 바로 이들 2개의 펀드 관리를 위해서 설립된 것으로 밝혀졌다.

하빈저측 한 푼도 투자하지 않아

이 펀드역시 운용자인 필립 팰콘이나 하빈저측은 단 한 푼도 투자하지 않고 SK계열사 3개사에서 모두 출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초 투자협정에 따르면 펀드 전체 조성목표액은 5억천달러였으나 실제 이 펀드에 조성된 자금은 9천3백만천달러로, 이 자금 모두가 SK그룹에서 나온 돈이라고 명시돼 있다. 투자협정 때 하빈저측이 620만달러를 내기로 했으나 한 푼도 내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바로 이 펀드 출자에 대해 SK가 케이만군도법원에 제출한 청산청원서에 기록된 출자시기와 출자금액, 그리고 SK가 한국금융당국에 제출한 사업보고서 출자시기와 출자금액은 너무도 큰 차이가 난다.
청산청원에 따르면 SK계열사는 2010년 12월에 3천56만여달러, 2011년 6월 2천4백만달러, 2012년 8월 3천2백81만여달러, 2012년 10월 5백62만5천달러 등 모두 4차례에 걸쳐 9천3백천달러를 투자했다. 

반면 SK 사업보고서 확인결과 놀랍게도 가장 먼저 투자한 회사는 기존에 알려진 SK네트웍스나 SK이노베이션이 아닌 YTK인베스트먼트로 드러났다. SK텔레콤 사업보고서에 YTK인베스트먼트가 어디에 투자했는지는 기록돼 있지 않지만 청원서에는 SK네트웍스, SK이노베이션, YTK 인베스트먼트등 3개사가 투자했다고 명시돼 있으므로 YTK인베스트먼트의 투자는 바로 이 펀드임이 입증되는 것이다.

YTK인베스트먼트는 2010년 6월 9일 280억원을 비롯해 2010년에만 417억달러를 투자했다. 그 뒤 2010년 11월 29일 같은 날 SK네트웍스가 419억원, SK이노베이션이 69억원을 각각 출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즉 실제로 펀드에 돈이 들어온 것은 2010년 12월이며 액수도 3천56만달러에 불과해 YTK인베스트먼트가 6개월 먼저 투자한 것은 물론, 투자액도 실제 펀드조성액보다 훨씬 많은 것이다. 또 SK 사업보고서에는 2010년에만 이 펀드에 905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돼 있다.

▲ (왼쪽) 하빈저차이나드래곤펀드청산청원 [케이만군도법원] ▲(오른쪽) 하빈저차이나드래곤펀드청산명령 [케이만군도법원] ⓒ2015 Sundayjournalusa

그러나 실제 펀드에 투자한 돈은 3천만달러정도, 한화로 350억원을 계상한다하더라도 555억원이 공중에 뜬 것이다. SK는 한국금융당국에는 펀드에 투자했다고 하지만 펀드에는 그 돈 중 555억원이 적어도 2011년 6월까지는 들어오지 않은 것이다. SK 이노베이션은 2011년 52억원, 2012년에 87억원을 추가 투자했다는 것이 사업보고서에 명시된 내용이다. 즉 YTK인베스트먼트가 417억원, SK네트웍스가 419억원, SK이노베이션이 208억원 등 모두 1044억원을 투자했다.

SK네트웍스 사업보고서에 기재된 펀드지분은 40%, SK이노베이션 사업보고서에 기재된 펀드지분은 20%이므로 나머지 1개회사인 YTK인베스트먼트의 지분은 40%인 것이며, 그래서 SK네트웍스의 투자액이 419억원, YTK인베스트먼트의 투자액이 417억원으로 투자시기가 달라 환율상 차이가 있을뿐 거의 일치하는 것이다. 청산청원에 명시된 SK계열사 투자액이 9천3백만천달러인 만큼 총액은 거의 일치하지만 약 1년간 최대 5백억원정도가 공중에 ‘붕’떴다가 뒤늦게 펀드에 투자된 것이다.

누군가 이 기간 동안 이 거액을 유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문제는 회사자금을 횡령했다는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며 누군가 회삿돈을 자신의 쌈짓돈처럼 사용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적어도 SK그룹의 상반된 보고서가 이를 명백하게 보여주고 있다.

정부에 남은 재산 허위 사업보고

여기서 더 놀라운 일은 케이만군도법원에 제출된 청산청원서상 남은 재산과 한국정부에 제출한 사업보고서상 남은 재산이 크게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SK의 청산청원에 따르면 2014년 5월 31일 SK가 하빈저로 부터 보고받은 펀드내역에 따르면 남아있는 재산은 약 527만달러다. SK계열사의 가장 최근 금융당국 보고일인 지난 6월 30일 원달러환율 1116원으로 계산하면 58억8천만원이 전부다. 1044억원을 투자했는데 58억원, 즉 20분의 1토막이 난 것이다. 이 펀드역시 아시안코스트디벨럽먼트에 3천5백45만여달러를 투자했으나 현재 장부가는 618만5천달러로 82.55% 손식을 입었다고 밝혔다. 또 기타재산은 2만2천여달러, 현금재산은 2만5백여달러에 불과하고 부채가 58만6천여달러로 나타났다. 5300만달러를 투자했던 코다홀딩스는 라이트스퀘어드처럼 2013년 5월 1일 이미 파산보호신청을 한 것으로 드러났고 장부가에 한 푼도 반영되지 못했다. 그래서 장부가가 527만달러, 한화 58억8천만원에 불과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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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SK텔레콤, SK네트웍스, SK이노베이션이 한국금융당국에 제출한 사업보고서를 보면 청산청원과는 영 딴판이다. SK텔레콤이 백% 출자한 YTK인베스트먼트의 장부가는 2014년말현재, 그리고 올해 6월 30일 모두 무려 279억원에 달했다. SK이노베이션은 3억2천만원, SK네트웍스는 19억원이었다. 이들 회사의 장부가가 지분비율과 완전히 딴 판이며 특히 펀드내역에는 남아있는 재산을 모두 합쳐봐야 58억8천만원이지만 SK가 한국정부와 보고한 남아있는 재산은 301억2천만원에 달하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SK가 1044억원을 투자, 실제 펀드에는 58억8천만원이 남아있지만, 한국정부에는 301억2천만원이 남아있다고 보고한 것이다. 무려 5배나 부풀려진 것이다. 펀드내 장부가 58억8천만원에서 SK 네트웍스 장부가 19억원과 SK이노베이션 장부가 3억2천만원을 제외하면 YTK 인베스트먼트 장부가는 36억6천만원이어야 한다. YTK만 따지면 장부가가 6.62배나 부풀려진 것이다. SK는 이미 지난해 6월 이같은 펀드 실제내역을 모두 보고받아서 부실내역을 훤히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업보고서에서는 이를 감춘 셈이다. 전형적인 분식회계의혹이 이는 대목이다. 이익이나 손실을 실제보다 부풀리거나 줄이는 것이 분식회계이며 이 경우는 손실을 축소한 케이스에 해당하는 것이다. 손실 축소액은 약 242억원상당이다.

손실 감추기 위해 전형적인 분식회계

전체적으로 SK계열사별로 살펴보면 SK텔레콤이 글로벌오퍼튜니티브레이크어웨이펀드에 2442억원[2억달러],역시 SK텔레콤이 라이트스퀘어드에 676억원, YTK등 SK계열사 3개사가 1044억원등 4162억원을 투자한 셈이다. 미화로 환산하면 약 3억5천132만달러에 달한다. 지난 6월 30일 현재 사업보고서상 장부가는 710억원이 계상돼 있다. 3452억원 손실이다. 그러나 이중 242억원 상당이 YTK에 부풀려져 있음을 감안하면 실제 남아있는 재산은 468억원에 불과하다. 그나마 여기에는 하빈저글로벌주식이 3982만달러나 포함돼 있다. 만약 하빈저글로벌주식이 하락한다면 그야말로 한 푼도 건질 수 없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SK도 청산청원에서 이 점을 언급했다. 남아있는 자산이 펀드내역보고서보다 현저히 적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 것이다.

SK네트웍스의 지난해 7월 24일 공시내용도 큰 문제를 안고 있다. SK네트웍스는 하빈저차이나드래곤펀드를 청산한다며 투자액은 3720만달러이며 이날 현재 원달러환율로 380억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심각한 왜곡이다. SK네트웍스가 실제로 이 지분을 취득한 가격은 2010년부터 올해 2분기까지 줄곧 사업보고서에 2010년 11월 29일 419억원에 샀다고 밝히고 있다. 그런데 지난해 7월 뜬금없이 380억원이라고 밝혔다. 손실을 오도하려 했다는 의혹을 살 수 밖에 없다. 이미 자신들의 사업보고서에 취득 금액이 기재돼 있고, 취득일의 환율만 계산해도 정확한 액수가 나오는데도 눈속임을 하려 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최회장, 교도소 결재 구설수

영원히 밝혀지지 않을 것 같았던 SK그룹의 하빈저캐피탈펀드 투자와 운용내역, 뜻하지 않게도 케이만군도법원에 자신들이 제출한 청산청원을 통해 그 비밀이 드러나고 말았다. 통상 조세피난처, 그중에서도 작은 섬나라인 케이만군도, 브리티시버진아일랜드, 바하마등지에 제출한 서류 등은 쉽게 구할 수 없다. 바로 이 점을 노리고 SK가 한국금융당국에는 전혀 엉뚱한 보고를 하고 수많은 투자자를 농락한 셈이다.

SK는 지난 2003년에도 2조원대의 분식회계가 발견돼 최태원회장이 구속됐고 지난 2013년초에도 최회장이 회사자금을 유용, 선물투자를 한 혐의 등으로 구속됐었다. 최회장은 최근 풀려났고 며칠 전 박근혜대통령의 방미 때 경제사절로서 동행했지만 SK그룹이 회장이 교도소에 수감돼 있을 때 또 다시 분식회계를 저질렀다는 의혹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최회장은 수감 중 매일 교도소에서 그룹현안을 보고받고 ‘교도소 결재’를 했다는 점에서 최회장이 형을 살면서 또 다시 죄를 지었다는 의혹도 불거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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