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호 발행특집> 30년 한인은행권에 주어진 도전과 위기론 실체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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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의 한인사회의 경제발전은 여러 이민사회에 많은 부러움을 받으면서 벤치마킹으로까지 사용되고 있을 정도다. 모국의 기적적인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이곳 미주사회에서도 적용된 것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이러한 경제발전의 핵심에는 은행권의 협조가 자리하고 있다. 어느 사회나 발전 초기에는 사업자금이 부족하다. 한인들 개인개인이 가진 돈이 부족하기도 하고, 규모 있는 사업에 필요한 집중된 자금원도 부족하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적은 자금이라도 모아서 유망한 사업에 집중해줄 수 있는 기능이 전체적 지역사회나 국가발전에 꼭 필요한 성공요소임은 경제의 기본이다.
특히 지난 30여년 동안 비약적인 한인경제발전은 한인은행권과 더불어 성장해 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수많은 우여곡절 끝에 오늘에 이른 한인은행권은 BBCN 한미 윌셔은행이 나스닥에 상장되는 쾌거를 이뤄냈지만 여전히 전통적인 지배구조로 적지 않은 몸살을 앓으며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이미 앞으로 10년을 향한 방아쇠가 당겨진 지금시점에서 한인은행들은 메이저은행으로 가보지도 못하고 몰락하거나 쇠락할 수도 있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지만 아직도 한인은행들은 이런 미래에 대한 예측보다는 현실에 안주하기 급급하다. 본지는 창간 33주년과 지령 1000호 발행 특집으로 한인은행권에 주어진 도전과 위기론의 실체를 은행 전문가들을 통해서 집중 분석해 보았다.   연 훈(본지 발행인)

한인사회가 경제적으로 발전하는 데 있어서도 두가지 형태의 집중자금력이 막대한 역할을 했다. 첫째는 개인들의 모임인 전통적 계였고 둘째는 은행이었다. 계는 이민역사의 초기에 아직 이렇다 할 금융회사가 없을 때 영세한 사업지원에 큰 역할을 했다. 그러다 1980년 초 한미은행을 시작으로 본격적 제도금융이 활발해지면서 자금지원의 역할은 은행으로 넘어갔다.
짧은 이민역사에서 신용도 쌓이지 않고 한국에서의 경력은 전혀 인정받을 수 없던 상황에서 이 둘을 다 이해할 수 있는 한국계 은행이 생기면서 한인경제는 그야말로 획기적 발전을 이룬다. 물론 그 이전에 1974년 한국외환은행의 자회사인 가주외환은행이 있었고, 한국에서 나온 지점이 역할을 했으나, 태생적으로 파견 직원의 잦은 교체와 본국의 관치금융의 문화가 남아있어서 그다지 효과적이지 못했기에 순수교포은행의 시작이 본격적 금융지원을 가져왔다고 보는 편이 타당할 것이다.

이민자 고학력이 금융 경제 상호 보완작용

한국계 교포은행의 성장은 한인경제의 발전을 도우면서 반대로 한인경제의 발전에 힘입어 도약을 한다. 금융과 경제가 상호보완적으로 발전을 돕는다는 경제이론이 실현되었다고 보겠다.
그러나 한국계 교포은행의 발전은 단순히 경제의 성장이 가져왔다고만 할 수 없는 또 다른 경쟁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진 것은 한인은행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높은 생산성이었다.
가족을 따라 왔건 스스로 왔건 한국에서 이민 온 청장년층 중에는 고학력자가 많았다. 또한 이민 올 때의 각오와 한국인 특유의 성취욕구가 합쳐지면서 열심히 일하려는 동기도 매우 높았다. 그러나 아직 언어의 장벽 때문에 주류사회 회사에 취직하기가 어려웠던 상황에서 한국계 은행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최고의 직장으로 선망되었고, 이런 고급 인력을 확보할 수 있었던 은행들은 주류은행이 따라올 수 없는 생산성을 갖게 되었던 것이다.

여기에 80년대는 한국이 신군부정권이었기에 사회에 대한 기대감이 낮은데다 아직 경제적으로도 어려운 시절이라 미국으로의 이민열풍은 계속되다보니 자연스럽게 한인사회는 인구적으로도 빠른 성장을 해, 경제성장의 기반이 되었다.
이렇게 이민사회의 확장, 교포금융의 설립, 한인들의 강한 성취욕과 고능력의 삼박자가 갖춰진 한인사회의 경제성장은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다. 80년대 이민초기에는 리커, 마켓, 세탁소 등 영세소매와 서비스업이 주를 이루었고, 여기에서 부를 축적한 후 사업용 건물을 구입하기 시작한 80년 대 말부터는 상업용 건물이 경제성장의 중심에 선다.
90년대 초 상업용부동산 시장의 침체와 함께 많은 한인들이 재산을 잃게 되었지만, 이미 확실한 한인경제의 기반을 다진 상태에서 그 회복은 빨랐다. 그리고 한번 겪은 실수를 교훈으로 더 탄탄한 성장을 이루게 되었고, 한국계 은행 역시 실패한 은행도 있었지만 위기를 지나면서 위험관리기법도 배워나가면서 견실한 은행으로 성장해 나아가 은행들의 규모도 커지고 숫자도 늘어났다.
90년대 또 한 차례의 위기는 본국의 IMF사태였다. 한국과 연관된 사업의 어려움으로 은행권의 부실대출도 생겼지만, 더 큰 위협은 한국과 연관된 은행을 통째로 위험하게 보는 미국은행감독국의 강도 높은 관리였다. 그러나 본국에서 파견된 은행들과 달리 교포은행은 이 위기 때 크게 흔들리지 않고 오히려 당시 나라은행이 본국에서 실패한 은행의 뉴욕지점을 인수하기까지 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급격한 성장만큼 위기 대처능력 부족

은행의 가치 면에서 보면 90년대는 한인은행들 중 나라 한미 중앙은행 등 선두주자가 나스닥에 상장을 하면서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았다는 점에서 큰 획을 그었다. 기존에 한인은행에 투자했던 이사들은 주식가격이 천문학적으로 뛰면서 재벌 반열에 올랐고 교포투자가들의 주식가치도 올라갔다는 혜택과 함께 은행의 성장을 뒷받침할 자금을 이제는 기관투자자들을 통해 한인사회 밖에서도 조달할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은 한인은행권에게는 한 차원 높은 발전의 초석이 되었다.
2000년대에 들어 한인은행권은 한인경제가 커진 만큼 예금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이 늘어난 자금을 대출로 연결하기도 벅찰 만큼 호황을 누린다. 물론 9.11사태, L.A.의 폭동과 지진 등으로 중간중간 위기는 있었으나 경제의 본바탕이 잘 회복되면서 계속 승승장구하고 이에 따라 10억불을 넘는 은행이 늘어나고 새로 생겨난 은행도 기록적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급격한 성장을 관리기능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마침내 서브프라임 사태라는 금융위기를 맞아 거의 대부분의 은행들이 대량부실로 시달리고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자본금 부족사태에 몰려 감독국으로부터 증자명령을 받게 된다. 다행히 증자에 성공한 은행들은 살아남았지만 증자를 못해 다른 은행으로 넘어간 은행들도 있었다.
정부의 대단위 경제위기극복 노력으로 미국 은행계는 파국을 피해갈 수 있었고 그 결과 경제도 서서히 안정을 찾아간 시점이 2011년이다. 그 사이 한국은행권은 증자를 성공시켰기 때문에 자본금 비율이 높아져 안전성이 올라갔고, 부실대출도 대부분 정리가 되었다. 동시에 주식시장의 투자수익이 낮고 위험이 높다는 인식이 아직 가시기 전이어서 안전한 예금으로 돈이 몰리면서 은행의 유동성도 커졌다.
안전성과 유동성이 다 좋아지면서 거의 몰락 수준에 이르렀던 한국계 은행들은 다시 성장해 나갔는데, 금융위기 이전부터 대형은행의 탄생을 모색하던 4대 은행들 중 나라와 중앙이 합병을 하면서 70억달러 규모의 커뮤니티 은행 대형화 시대를 열게 된다. 2011년 이후 당시 4대 은행 중 나라와 중앙이 합쳐져 BBCN이 되고, 윌셔는 새한과 동부의 적은 은행을 사들였으며, 한미도 마지막으로 금융감독제재를 벗어난 이후 텍사스를 거점으로 하는 UCB은행을 인수해 그야말로 대형화의 절정을 이루고 있다. 중소형 은행들도 같은 기간에 많은 발전을 이루었다. 특히 중형은행들은 규모가 작은 대신 발 빠른 틈새 시장공략과 고위직원들의 고객과의 친밀한 관계를 장점으로 대형은행들보다 수익성이 더 높은 실적을 올리고 있는 점은 주목할 만 하다. 규제의 강화와 규모의 이익으로 대형은행에게 경쟁이 안되리라는 통념을 깨고 중형은행들이 상대적으로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것은 단순히 규모만으로 이익이 높아지지 않는다는 현상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정체성 확립과 관리 경쟁력 시스템 문제점

이렇게 삼십년의 은행 역사의 결과 대형화한 은행과 중소형 은행의 구조로 자리 잡은 한인은행권은 크게 세 가지의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첫째는 한인은행의 정체성과 기업지배구조의 변화이며, 둘째는 한인은행권의 경쟁력의 변화이고, 셋째는 전략과 관리능력의 발전이다.
첫 번째 도전은 한인은행의 정체성이 무엇이냐는 질문이다. 한인사회의 금융공급자로서 한인들이 지배하는 은행이라는 개념은 지난 30년간의 역사다. 그런데 지금 대형은행들은 한인사회를 주 시장으로 하고 있으나 지배구조에 있어서는 거의 절대비율이 기관투자자로 바꿔지면서 한인은행이라고 할 수 있느냐의 의문이 생긴다. 그에 비해 중소형 은행들은 아직까지 거의 대다수의 지분이 한인투자자로 이루어져 있어, 대형과 중소형 간의 차이가 생겨나고 있다.
이러한 지배구조의 변화는 그동안 전통적으로 주식소유를 기준으로 이루어졌던 이사회가 주식소유가 거의 없는 전문이사 영입 쪽으로 바뀌는 데서도 나타난다. 전문이사의 경우 한인사회의 전문인도 영입되지만 주류은행권에서 경험을 갖고 있는 전문인들이 들어오면서 비한인이사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어, 한인사회와의 끈끈한 인연중심의 경영에서 벗어나 경제적 이익과 합리화를 중심으로 한 경영으로 바뀌는데 일조를 하고 있다.

이러한 대형은행의 지배구조의 변화는 정체성이 한인은행이냐 아니냐 하는 상징적 의미도 있지만 은행에 대한 주주의 기대치의 변화에 더 큰 의미가 있다. 기관투자자의 속성상 주가의 성장이 매우 중요한데 이들 주가성장은 대부분 단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다 보면 빠른 실적향상이 항상 경영의 최우선이 되게 되면서, 커뮤니티와의 동반적 성장을 위한 풀뿌리 전략보다는 단기적으로 수자를 개선할 수 있는 합병과 구조조정이 우선순위를 갖게 된다.
주류시장에서 보아왔듯 많은 합병과 구조조정은 회사의 정체성을 경제이익으로 몰고 가면서 그 사회의 뿌리와 멀어지게 한다. 그럴 때 과연 한인사회와의 접목성을 갖는 은행이 되기는 힘들 것이며, 자연스럽게 대형은행은 한인은행의 탈피를 하게 될 것이고, 한인사회의 독특한 금융지원은 중소형 은행권으로 주도권이 넘어갈 것이다.
이렇게 정체성과 지배구조가 바뀌면서 나타나는 도전이 바로 두 번째인 경쟁력의 문제다. 한인은행 30년의 역사에서 기적적 성공을 이룬 바탕에는 한인사회만이 갖는 금융수요를 한인은행만이 충족해주는 데서 오는 높은 수익률이 있었다. 예를 들어 주류은행은 너무 영세하고 초기 이민자들의 신용기록도 없어 외면했던 소매업체를 한인은행이기에 융자가 가능한 대가로 한인은행은 고요 충성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기관투자자 중심 지배구조 위험요소

그러나 지배구조가 바뀌면서 정체성이 바뀌면 동시에 시장도 좀 더 표준화하고 보편화한 시장으로 갈 수 밖에 없어, 주류은행과 경쟁을 하게 되면서 수익구조는 평준화할 것이다. 이미 이런 현상은 대형은행들의 순이자마진이 계속 하락하는 현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러면 과연 탈 한인시장의 대형은행의 경쟁력은 어디서 찾을 것인가의 도전이 다가온다. 다른 주류은행과 시장도 같고 수익률도 같아진다면 당연히 이들의 비용구조도 축소되어야 한다. 여기에 필연적으로 대두되는 것이 인원감소다. 인원감소는 합병이 가장 효과적이어서 합병이 당분간 경쟁력 확보의 원동력이 된다. 인원감소는 감원을 주축으로 한 구조조정을 통해서도 가능하다. 인원을 감소하면 많은 서비스가 자동화와 표준화가 되면서 개별 고객에 맞춘 특화된 서비스는 감소하게 된다.
이렇게 수익구조도 주류은행과 같아지고 인원감소를 통해 자동화 표준화를 지향하면, 규모의 이익이 경쟁력으로 두드러진다. 쉬운 예가 미국 초대형 은행의 자동화서비스와 한인 대형은행의 자동화 서비스는 투자규모 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차이가 크다. 그럴 때 한인사회에 독특한 서비스 부문이 없어졌다면 더 많은 고객은 편리한 초대형 은행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지배구조가 기관투자자 중심으로 옮겨간 현실에서 단기실적 위주의 경영은 거의 필연적으로 나타나면서, 지역사회 은행의 장점은 버리게 되는 것이 한인 대형은행의 갈 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 대형은행은 두 갈래 길에서 심각한 선택을 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하나는 대형화를 더 가속화하면서 자동화 표준화 부문에서 창의적 경쟁력을 만들어 내는 후발 주자의 추월전략을 택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앞으로 규모는 더욱 대형화하는 것은 물론, 시스템 개발과 여러 유통채널 확장을 위해 상당한 투자를 해야 한다. 일본계 은행인 유니언은행이나 프랑스계인 뱅크오브더웨스트가 가까운 모델이 될 수 있는데, 중요한 점은 이 경우 정체성이나 주 고객대상 그리고 경영진과 이사진이 한인사회 중심에서 벗어난다는 사실이다.
또 하나는 지역적 기반인 한인경제를 더 심화시켜 내부로부터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다. 이미 한인경제권도 규모가 꽤 크기 때문에 단위별 경쟁규모인 절대필요의 규모 (Critical Mass)를 충분히 가지고 있다. 거기에 삼성과 현대 등 본국기업의 미주지역 진출이 훨씬 대형화하고 있어 이와 연관된 사업도 커질 것이다. 이러한 교포사업과 본국연관 사업을 중심으로 한 우리 사회의 다양하고 고급화된 금융수요를 타인종 은행보다 더 심도 있게 개발한다면 한인경제도 키우고 은행도 발전하는 초창기 모델의 고급형태가 나타날 수 있다. 이에는 한인경제나 소수민족 경제권에 대한 전문가를 키우는데 투자가 필요하다.

확대전략-심화전략 따른 중장기 투자 전략

이미 소수이민사회의 강점이었던 언어와 문화의 이해도와 이민1세들의 생산성에서 오는 경쟁력은 사라졌기 때문에 한인경제권으로의 집중전략은 경영진의 전문화가 필수적이고 필요에 따라서는 대부분의 경영진이 영어권으로 구성될 것이다. 단순히 영어를 한다는 면에서의 영어권이 아니라 미국에서 전문화된 교육과 경험을 갖춘 직원들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앞의 전략을 확대전략 (Broadening)이라고 한다면 뒤의 전략은 심화전략 (Deepening)이라고 한다. 어느 쪽이든 초기 투자는 필요하다. 미래를 위해 초기 투자를 한다는 것은 전략적 결정이고, 단기적으로 수익에 마이너스를 가져올 수도 있다. 이들 초기투자의 위험을 감수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는 경우는 현재의 가치극대화를 위해 다른 은행에 매각하는 방법도 있다.
이들 중 매각하는 방법은 따로 중장기전략이 필요치 않을 뿐더러 더 이상 한인은행의 자취가 남아있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미래를 얘기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확대전략과 심화전략을 시도할 경우에는 다시 세 번째 도전인 전략과 관리능력 발전이라는 도전으로 연결된다.
미래에 대한 투자는 일보후퇴 이보전진을 전제로 한다. 이 때 일보후퇴는 단기실적을 중시하는 현 지배구조에서는 매우 힘든 전략이다. 이를 설득하려면 전략의 현실성과 수행능력이 투자자들에게 설득력 있게 보여야한다. 그래서 투자자를 설득하고 미래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만큼 전략적 구상이 치밀해야하고 또 이를 수행할 경영진의 능력과 경력이 입증되어야 한다.
이것은 총체적으로 리더십의 문제인데, 확대전략 쪽으로 방향을 튼다면 리더십은 주류권에서 찾는 것이 더 타당할 수 있다. 반면에 심화전략으로 간다면 우리 사회 내부에서 찾아야한다. 밖에서 찾는 경우는 현 지배구조의 탈커뮤니티는 더 심해질 것이고 경영진이 대다수 비한인 직원으로 바뀌어 나갈 것이다. 한인은행권에서는 한미은행이 가고 있는 길로 보인다.

커뮤니티 메카니즘 리더쉽 요구

BBCN과 윌셔는 아직까지 확실히 어느 쪽이라고 보기는 빠르지만 심화전략으로 가고 있는 인상이 더 강하다. 한인경제와 주된 관계를 유지하면서 점차적으로 비한인권으로 확대해나가고 있는 방향으로 보이는데 그래도 이사회와 최고경영진이 한인1세들이 중심이라는 점에서 비한인권 진출은 제한된 범위에서 진행되고 있다. 조만간 이들 두 은행도 확대냐 심화냐를 놓고 뚜렷한 방향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이 심화전략에 맞는 리더십에는 크게 세 가지 분야의 능력이 요구된다. 첫째는 주류시장의 금융서비스를 한인시장에 맞게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인데 이를 위해서는 금융서비스에 대한 지식과 연구능력도 있어야하고, 이러한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할 때 한인금융시장의 특성을 잘 이해해서 이 시장에 맞게 변형해 접목시킬 수 있는 혜안도 필요하다.
둘째는 조직문화의 다양성을 조화롭게 이끌어갈 수 있는 리더십이다. 이민 1세대 시장도 홀대해서는 안 되고, 이민 차세대를 아우를 수 있어야하는데다, 비한인 이사와 직원 및 고객도 적절히 중용해야하는 문화적 복합성을 갖게 되는 여건에서 탁월한 정치력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또한 전문화하는 직원들에게 비전을 심어주려면 은행권의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진취적 판단력과 연구 개발하는 창의성도 매우 중요하다.
셋째는 3대 외부연관영역과의 관계유지 능력이다. 3대 외부기관은 기관투자자, 금융감독기관, 언론을 포함한 지역사회 의견단체들이다. 이들 외부연관영역은 단순한 은행과 고객의 2차원적인 관계를 좀 더 객관적으로 평가해주고 비판해주면서 사회와 은행의 상호작용을 증진하기 때문에 이들과의 긴밀한 건설적 관계는 내부 심화전략에는 필수적 능력이 되는 것이다.
서서히 움트는 3대 은행 간 합병설은 단기 이익창출을 위한 효율성이 목표로 보인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합병으로 얻는 효율성은 장기전략이 바탕에 깔려있을 때 그 빛을 제대로 발휘한다. 단순히 이익을 늘리기 위해 비용절감을 위한 합병을 시도한다면 구조적 경쟁력 개발은 뒤로 밀리고 언젠가 그 자체가 팔려나가야 할 운명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변화에서 중소 은행은 세 대형은행이 규모로 치중하는 틈에 나타난 중소규모의 한인비즈니스 시장을 잘 개발하고 있어 대형은행들이 가지고 있는 도전과 약간 다른 형태의 도전을 갖고 있다. 그것은 어느 정도의 규모가 대형은행의 도전을 받지 않을 수준인가를 정하는 것이다. 너무 커지면 다시 대형은행화의 경쟁에 뛰어들어야 할 것이고 너무 적으면 스스로의 규모의 경제가 되지 않아 힘들 것이다.
이상을 종합적으로 보면 한인은행권은 중소형은행은 그 틈새에 집중한다고 보고 결국 대형은행권의 방향이 한인은행의 운명을 결정지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들 대형은행들은 가장 원초적 선택에 직면해 있다. 최근 BBCN-한미의 합병 추진설, BBCN-윌셔은행 합병추진설이 은행 이해관계자들의 입맛에 따라 물밑 추진 중이라는 위험한 소문이 끊임없이 나돌고 있다.

BBCN 윌셔 한미 합병논의 구체화

만약 어떤 형태로든 두 은행 합병이 현실화된다면 120억불짜리 메이저 은행이 탄생이 기대 되지만 과연 누가 이런 거대한 공룡은행을 이끌어갈 것이지 현실적으로 심각하게 생각해봐야할 것이다. 태생부터가 다른 두 은행들의 합병이 얼마만큼의 시너지효과를 가져올지도 의문이 아닐 수 없다.
과연 우리 이민 역사를 이끌어온 금융산업을 앞으로도 우리 사회의 발전의 원동력으로 계속 키워나갈 것인가, 아니면 이제까지의 경쟁력을 시장가치로 보상받게끔 주류은행에 팔 것인가다. 이 선택은 가능성을 보고 내리는 결정이 아니다. 산업과 더 크게는 사회를 발전시켜온 꿈과 의지의 문제다. 가능성은 정성과 노력으로 얼마든지 키울 수 있다. 꿈과 의지는 스스로 가져야만 생기는 결정이다.
길게는 100여년, 짧게는 30여년의 우리 한인역사는 은행권도 그만큼 막중한 역할을 하면서 발전해 왔다. 은행권이 한인경제를 도왔듯, 한인경제도 은행권을 도왔다. 이만큼 키웠으니 보상받고 팔 것인가, 아니면 확대전략으로 초대형주류은행으로 발전시킬 것인가, 한인경제를 주춧돌로 더 심화된 종합금융회사로 발전할 것인가의 세 갈래 길에서 지금 은행들을 지배하고 있는 이사회는 엄숙하고 심각하게 고민해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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