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호 발행 특집> LG전자 뉴욕 신사옥 5년째 허송세월 내막을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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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함께 세계적인 IT 기업으로 발돋움한 LG 전자가 미주본사 신축이 5년째 벽돌 한 장 쌓지 못하고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것은 물론 ‘환경파괴기업’으로 ‘낙인’찍히면서 LG 자신은 물론 재미동포, 나아가 한국국가이미지까지 먹칠을 하고 있다. LG 전자가 미주본사 신축지역의 허용고도보다 4배나 높은 건물을 짓겠다는 무리한 계획을 추진하면서 타운정부의 승인을 얻기는 했지만 ‘천혜의 자연경관을 해친다’는 지역주민의 반대는 물론, 뉴저지 전 주지사들, 유력정치인들, 록펠러가문등의 반대에 부딪혔고 결국 지난달 21일 LG전자 신축설계안이 자연경관을 해치며 이를 승인한 타운정부의 결정이 잘못됐다는 판결이 내려지면서 톡톡히 망신을 당했다. LG는 지난 6월말 환경보호단체등과 고도를 낮추겠다고 합의했지만, 일부 주민들이 소송을 계속했고 결국 된서리를 맞은 것이다. 타운정부가 LG의 설계안을 다시 검토, 승인하는 절차를 밟으라는 항소법원 판결은 고도를 낮추는등 설계를 바꿈으로써 반드시 재승인이 필요한 LG전자가 바라는 내용이기도 했지만 LG전자가 지역주민의 반대를 무릅쓰고 천혜의 자연경관을 파괴하려 했다는 사실은 법원판결문에 영원히 남게 됐다.
박우진(취재부기자)

 ▲ LG신사옥 고도변경승인관련 항소심 판결문
 ⓒ2015 Sundayjournalusa

LG전자가 새 사옥을 지으려는 지역은 뉴욕의 명물 조지 워싱턴 브릿지 북방 1마일 지점이며, 허드슨강을 끼고 한 폭의 그림 같은 절경을 자랑하는 팰리세이즈 절경과 맞붙은 지역이다. 정확한 주소는 111 실반애비뉴, 잉글우드클리프 뉴욕으로, 뉴저지 초입인 포트리에서 웨스트포인트인근 베어마운틴까지 이어지는 팰리세이즈파크웨이와 담장을 마주하고 있는 지역이다. 가을에 팰리세이즈파크웨이를 따라 드라이브를 즐기면 아름다운 절경에 저절로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미동부지역에서 다섯손가락안에 꼽히는 최고의 드라이브코스다.

바로 이 도로와 맞붙은 곳이 LG전자가 새로 사옥을 지으려는 지역이다. 허드슨강을 사이로 뉴욕과 맞붙어있고 LG전자가 있는 뉴저지사이드는 울창한 숲으로 덮여 있는 절벽지역이며 미국이 국가유적으로 지정한 지역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지역에 높은 건물이 들어서면 기암괴석 절벽의 울창한 숲속으로 회색빛 콘크리트건물이 튀어나오게 되는 것이다. 바로 강가에 접해 있어서 이를 가려줄 지형지물이 없는 것이다. 뉴저지는 물론 강 너며 뉴욕에서 보면 꼼짝없는 미운 오리새끼다. 조지워싱턴브릿지에 달리며 뉴저지사이드 절경을 감상할라 치면 하얀 백지에 먹물 한 방울이 뛴 것처럼 LG전자 사옥만 삐죽 솟아올라 있게 되는 것이다.

헐값매입 후 무리한 신축허가 후유증

‘미주사업확장에 따른 사무실 수요를 감당할 수 없어 적당한 규모의 사옥신축을 위해’ 미주본사 신축에 나섰다는 것이 LG그룹의 공식입장이다. 뉴저지 버겐카운티 등기소 확인결과 LG는 ‘LG전자 유에스에이’ [이하 LG전자]명의로 지난 2010년 12월 8일 조지아주의 한 부동산회사가 소유 중인 27에이커 면적의 이 부동산을 5500만달러에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매입당시 이 부지에는 40만스퀘어피트 규모의 3층 건물이 있고 시티뱅크가 전체를 렌트해서 문서 등을 보관하는 창고로 사용됐었다.

 ▲ LG신사옥 144피트 8층건물 신축시 팰리세이즈절벽전경
 ⓒ2015 Sundayjournalusa

부동산은 지난 1999년 7500만달러, 2003년에 7050만달러에 매매된 것으로 드러나 2010년 LG전자의 매입가 5500만달러는 기존 거래에 비하면 비교적 헐값이었다. 버겐카운티정부가 재산세 평가를 위해 추정한 감정가격도 2007년 9841만달러, 2008년과 2009년1억1555만달러까지 치솟았다가 2010년부터 2013년까지 4년간은 9천만달러로 평가됐다. LG전자 구매가의 약 2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 따른 글로벌 금융위기로 부동산 가격이 폭락했을 때 LG전자가 재빨리 이 부동산을 매입한 것이다. 현재는 부동산 경기가 금융위기 이전으로 회복됐음을 감안하면 부동산가격은 1억달러를 호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LG전자는 이 부동산을 매입한 뒤 재빨리 건축설계를 끝내고 2011년 5월 이전에 잉글우드클리프 타운정부의 조닝조정위원회에 고도변경을 신청했다. 이 지역은 팰리세이즈의 절벽지대로 천혜의 절경을 보조하기 위해 고도가 35피트로 제한된 지역이다. 이 지역 숲의 높이가 잉글우드클리프지역보다 약 60피트 정도 높기 때문에 이 절경을 침해하는 것을 막기 위해 건축물 고도를 최고 35피트로 제한한 것이다. 그러나 LG전자는 이 부지에 기존 건물을 허문 뒤 고도 143.8피트 높이의 8층 건물 2동, 고도 48.8피트 높이의 4층짜리 주차 빌딩 1동, 35피트 남짓의 소형빌딩 1동등을 건축하겠다며 타운정부에 고도제한을 풀어줄 것을 요청한 것이다.

 잉글우드클리프타운은 이 지역에 LG전자 미주본사가 신축될 경우 건축기간에는 공사인력, 건축 뒤에는 LG전자 자체인력과 법인세 등으로 지역경제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인지 조닝조정위원회는 LG전자의 고도변경요청에 대해 그해 5월부터 11월까지 모두 6차례의 청문회를 열었고 지역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2012년 2월 고도변경을 승인했다. 더구나 타운규정상 27에이커 부지에 LG전자가 계획한 규모의 건물을 지을 경우 2466대의 주차공간을 확보해야 하지만 LG전자는 1421대의 주차공간만 마련하겠다고 했다. 기존 규정의 절반정도의 주차공간만 확보하겠다고 신청했고 이마저도 타운정부의 승인을 받아냈던 것이다.


 ▲ LG신사옥부동산 매입계약서
 ⓒ2015 Sundayjournalusa

팰리세이즈절벽 절경 지키기 위한 주민 소송

허용고도보다 2배 이상 높은 빌딩을 건축하겠다는 LG전자의 신축안이 타운정부의 승인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잉글우드클리프타운 주민들뿐 아니라 뉴저지지역, 나아가 뉴욕지역 주민들의 조직적인 반발을 초래했다. 환경보호단체와 뉴저지 주민들은 타운정부에 항의를 하고 LG전자에 고도를 낮춰달라고 요청해도 승인이 나자 타운정부와 LG전자등 2개 법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팰리세이즈절벽의 절경을 지키기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겠다는 지역주민들의 굳은 각오였다.

엎치락뒤치락 하는 소송 끝에 마침내 지난달 21일 뉴저지주 항소법원이 지역주민들의 손을 들어주는 판결을 내렸다. 뉴저지주 항소법원은 마르시아 데이비스와 캐롤 재코비등 2명의 여성이 잉글우드클리프타운과 LG전자를 상대로 제기한 ‘LG전자의 고도변경 승인 취소소송’에서 타운정부에게 승소판결을 내린 원심판결을 뒤집고 ‘잉글우드클리프타운 조닝조정위원회가 LG전자에 144피트높이의 고층빌딩 건립을 승인한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판결했다. LG 전자에 대한 건축허가가 원천적으로 잘못됐다는 판결이다. 특히 ‘LG전자의 고층빌딩이 신축되면 인공으로는 도저히 만들 수 없는 자연절경인 팰리세이즈절벽의 경관을 해칠 것이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LG전자가 만약 144피트 고층건물 신축제안을 철회하고 새로운 설계를 한다면 잉글우드클리프타운정부가 이를 신중히 검토해 허용여부를 결정하라’고 판시했다. 즉 LG전자입장에서는 2011년 이전 상태로 돌아가 모든 절차를 다시 밟으라는 것으로 타운정부와 LG전자는 완패한 셈이다. 뉴저지지역 최대일간지인 버겐레코드 등은 이에 대해 ‘지역주민인 2명의 여성이 모든 면에서 완벽하게 승리했다’고 평가했다. 이는 곧 LG전자가 뉴저지의 자연절경을 파괴하려 했음이 명백하며 이 같은 행위가 영원히 법원판결에 남아 환경파괴기업이라는 주홍글씨가 새겨졌음을 의미한다.

2012년초로 거슬러 올라가면 타운정부가 고도변경을 승인했다며 LG전자는 의기양양했다. 더구나 같은해 10월 잉글우드클리프타운의회는 부지가 25에이커이상일 경우 고도제한을 8층높이로 상향조정한다는 조례까지 제정하며 LG를 응원했다. 또12월에는 연방환경보호청 뉴저지지부도 LG전자 건물신축을 지지한다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 2013년 5월 박근혜대통령 방미당시 LG신사옥반대광고  ⓒ2015 Sundayjournalusa

고도기준치의 4배 이상 강행하다 덜미

그러나 바로 같은 시기에 이 지역의 터줏대감격인 록펠러가문이 나섰다. 록펠러가문의 명예를 걸고 팰리세이즈절벽의 절경을 지키겠다며 LG전자의 건물신축에 반대 입장을 공식 표명했다. 사실 이쯤 되면 LG전자는 허용고도의 4배가 넘는 건물을 포기하고 더 낮은 건물로 설계를 변경했어야 했다. 부지가 27에이커에 달하기 때문에 8층 건물을 저층으로 바꾸는 대신 단층 면적만 넓히면 얼마든지 같은 규모의 건축이 가능하다. 하지만 LG전자는 눈도 깜짝하지 않았다. 지역주민들과 환경단체들은 점점 약이 오르면서 분노하기 시작했고 전국적 환경단체등과의 연계등 모든 수단을 동원하게 된다.

2013년 3월 뉴저지 버겐카운티지방법원은 양측이 협상을 하라고 명령했지만 LG전자는 이미 타운정부가 승인한 사항이라며 한 치의 양보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법원의 협상명령은 한편으로는 지역주민들의 주장이 절반은 받아들여진 것이어서 이때부터 신축반대의견이 공론화되기 시작한다.

2013년 5월 박근혜대통령이 취임이후 첫 미국방문길에 올랐다. 하지만 LG전자의 자연파괴논란으로 인해 톡톡히 망신을 당하게 된다. 지역주민들이 돈을 모아서 미국최대 일간지중 하나인 워싱턴 포스트의 일부 판에 광고를 게재한 것이다. 이들은 LG전자가 144피트높이의 건물을 지었을 경우를 상정한 팰리세이즈절경의 사진을 광고에 실었다. 그야말로 백문이 불여일견, 이 사진을 보면 ‘누구나 이 건물이 이 지역에 절대로 지어져서는 안 된다’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인상적인 사진이었다. 특히 이 광고에는 ‘박근혜 대통령님 제발 환경파괴 좀 막아주세요’라는 문구와 태극기까지 게시됨으로써 LG전자뿐 아니라 대한민국 대통령과 한국전체 이미지가 큰 타격을 받았다.

주민 전직 주지사 록펠러가문까지 가세

지역주민뿐 아니라 뉴저지주 전직 주지사들도 LG전자 고층빌딩신축 반대운동에 앞장섰다. 이들은 LG전자가 144피트높이의 건물을 지었을 경우를 상정한 팰리세이즈절경의 사진을 담은 포스터도 돌렸다. 그야말로 백문이 불여일견, 이 사진을 보면 누구나 이 건물이 이 지역에 절대로 지어져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인상적인 사진이었다.

또 맨해튼 125가의 대형입간판에도 LG신사옥 반대광고를 걸기도 했다. 2013년 6월 6일 브랜던 번, 짐 플로리오, 토마스 킨, 크리스티 휘트먼 등 4명의 전직 뉴저지주지사들이 LG전자에 편지를 보내서 143피트 빌딩 신축계획을 철회해달라고 요청했고 이 같은 사실은 뉴욕타임스에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LG전자도 이에 맞서 뉴욕타임스에 전면광고를 실으면서 자신들의 입장을 설명하기도 했다.

닷새 뒤인 11일에는 연방환경보호청이 LG본사 신축을 지지했던 6개월전 입장을 철회하고 자연파괴행위를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편지를 LG전자에 보내고 환경보호단체 등에도 이 같은 사실을 통보했다. 
이로 부터 약 한달 뒤인 7월 8일 이 지역 일간지인 스타레저가 사설을 통해 반대입장을 공식천명했다. 스타레저는 ‘팰리세이즈절벽을 보호하라’는 사설을 통해 ‘144피트의 신축건물은 주변 숲보다 높이가 2배 이상 높아서 절벽의 경관을 영원히 바꾸게 된다’며 ‘LG전자가 녹색건물과 에너지 절약 건물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역사적인 가치가 있는 절벽의 절경을 망친다면 LG가 주장하는 좋은 의도도 훼손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타레저는 ‘LG전자가 고도만 낮춘다면 모든 인허가가 빨리 진행되고 비용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밝히기 까지 했다.

그러나 소귀에 경 읽기, 소에 아무리 책을 읽어 줘봐야 알아듣지 못한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 ‘너는 떠들어라, 나는 나대로 한다’는 기세로 LG전자는 이해 11월 14일 기공식까지 해버렸다. LG전자는 기공식이라고 사진까지 찍어서 돌리는 등 홍보에 열을 올렸지만 사실은 친환경건물로 짓는다며 나무 몇 그루를 심는 행사였다. 하지만 기공식이라고 선전하면서 이제는 ‘이미 배는 떠났으니’  항의해도 소용없다는 식으로 고층빌딩 신축을 공식화시킨 것이다.

뉴저지주의회 ‘LG전자 먹튀방지법’제정

억누르면 더 세게 튀어 오른다는 것이 작용-반작용의 법칙이다. 이번 사태에서도 작용-반작용의 법칙이 여지없이 작용했다. 2014년 3월 환경보호단체들이 LG전자 상품에 대한 불매운동에 돌입했다. 4월에는 앤드류 코오모 뉴욕 주지사와 찰스 슈머 뉴욕주출신 연방상원의원도 반대행렬에 동참했다. LG전자는 마치 자신들의 맷집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일체의 동요없이 자신들의 계획을 밀어붙였다. 4월말에는 드디어 뉴저지주 의회가 가세했다. 이른바 ‘LG전자 먹튀방지법’제정에 나선 것이다.

 ▲챨스 랭글 연방하원의원, LG신사옥 반대서한
 ⓒ2015 Sundayjournalusa

뉴저지주 상하원의원들은 포트리로 부터 뉴욕주 경계까지 2천피트지역, 즉 허드슨강부터 내륙쪽으로 약 6백미터 지역 내에는 어떤 타운이든 고도 35피트이상의 건물을 지을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1년6개월여가 지난 아직까지 통과되지는 않았지만 항소법원의 판결에 따라 탄력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그해 7월 타운의회도 입장을 180도 선회했다, 2012년 10월 LG전자를 위해 25에이커이상 부지에는 8층 높이 건물을 지을 수 있도록 조례를 제정했지만 약 1년 10개월만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 타운의회는 ‘지역내 모든 건물의 높이를 35피트로 제한한다는 내용의 조례를 제정하기로 한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됐음에도 LG전자는 완강한 버티기에 나선다. 그렇다면 잉글우드클리프타운이 아닌 다른 곳에 LG전자 사옥을 신축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것이다. 환경단체는 물론 정치인까지 나서고 주의회가 규제를 하려 하자 타운의회도 보조를 맞춘 것이다.

이에 앞서 5월에는 챨스 랭글 연방하원의원도 LG전자 미주사장에게 편지를 보내 신사옥건축 재검토를 요청했고 6월 3일에는 토마스 디나폴리 뉴욕주 감사원장도 ‘LG전자의 평판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신사옥건설부지가 27에이커에 달하는 만큼 높이를 낮춰달라고 요청했다. 이정도면 뉴욕 뉴저지에 입 달린 정치인, 힘 있는 정치인들은 다 나선 셈이다.

여성주민 2명 건축허가 반대 집요한 소송

그러다가 마침내 지난 6월 23일 LG전자가 4년에 가까운 분쟁을 끝내고 록펠러가문, 잉글우드클리프시장, 환경단체 관계자등과 고도를 낮추겠다고 전격 합의했다. 144피트높이의 8층 건물을 69피트 높이의 5층 건물로 바꾸는 대신 환경단체 등은 소송을 취하하기로 한 것이다. 이로써 모든 분쟁이 종식된 듯 했다. 그러나 아니었다. 환경단체들은 소송을 취하했지만 원고 중 2명의 여성이 소송취하에 반대하면서 소송을 계속했다.

 ▲ LG전자 뉴욕타임스 광고
 ⓒ2015 Sundayjournalusa

LG전자가 지난 7월 30일 항소법원에 모든 결정권한을 조닝보드에 넘겨달라고 요청했지만 이들 2명이 반대함에 따라 기각됐고 소송은 계속 진행됐다. LG전자로서는 환장할 노릇이었지만 잘못된 선택에 대한 대가였다. 결국 항소심은 계속돼 지난 5일 최종적으로 법원심리를 했고 21일 원심판결이 뒤집힌 것이다. 어떤 면에서는 잉글우드클리프타운정부가 LG에 대한 건축심의를 다시 하게 함으로써 건물층수를 낮추더라도 다시 심의를 받아야 하는  LG입장에서는 유리한 판결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판결문에 LG전자 신축건물이 팰리세이즈경관을 해친다고 판단된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어서 앞으로 타운심의에서도 이같은 법원판결을 반영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래서 훨씬 더 까다로운 심사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 사건으로 LG전자는 숱한 비판을 받아왔다. 대한민국의 재벌들이 워낙 사회적 비판에 익숙하고 사회적 비판은 자신들에 대한 직접적 경제적 손실로는 이어지지 않는 다는 판단에서 욕을 먹어도 신경 쓰지 않는다. 재판 판결이 아니면 어떤 비판이나 비난도 그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없음을 잘 알기 때문이다. 비판 받아도 아프지 않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욕을 먹은 것 이상으로 실제 피해도 적지 않다. 2년이면 완공돼 이미 입주했어야 마땅하지만  5년동안 벽돌 한 장 올리지 못함으로써 LG로서는 재산세는 재산세대로 물어가면서 땅은 놀리는 피해를 입은 것이다. 5년이라는 시간상 손해, 기회비용을 놓친 측면도 적지 않다, 하지만 워낙 싸게 매입했으므로 버틸 수 있는 것이다.

이 사건의 진정한 피해자는 바로 재미동포, 대한민국 국민, 대한민국인 것이다. LG전자가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이기 때문에 재미동포와 대한민국 이미지에 먹칠을 함으로써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은 것이다. 아무런 잘못도,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지만 이처럼 재미동포와 한국은 환경파괴기업과 비슷한 이미지로 미국사회에 각인되고 있는 것이다. 한 기업의 잘못된 행위가 그들의 조국에 엄청난 사회적 손실을 안긴 것이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재벌들의 로비가 워낙 일상화됐고 그들의 로비가 안 먹혀 들어가는 데가 없었기에 그 같은 무대포 경영을 미국에서 고집한 것으로 보인다. 자그마한 타운정부에 5명정도의 타운의원들이기에 LG전자의 이해관계를 어떻게든 인식시키기는 쉽다고 판단했을 것이고 일정부분 성공했을 것이다. 그러나 타운정부와 타운의회외에도 지역주민들이 있었던 것이다.

‘누가 뭐래도 내갈길 간다’ 방심하다 직격탄

이 싸움은 처음부터 답이 뻔한 싸움이었다, LG전자와 환경보호단체 등의 대립이었지만 조금만 더 깊이, 냉정히 생각해 본다면 미국에서 제품을 만들어 팔아야 하는 제조사와 이를 사서 쓰는 소비자의 싸움이다. 판매자가 소비자를 이길 수 없는 것이다. 또 표를 가지고 있는 유권자와 표를 얻어야 하는 정치인의 역학관계를 생각하면 답이 나온다. 정치인의 유권자의 뜻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 LG전자 층수낮춘 새 조감도 ⓒ2015 Sundayjournalusa

그래서 정치인들은 사건이 커지면 커질수록 표를 의식, 유권자의 충실한 종이 되고, 큰 사건일수록 언론의 관심도 많아지므로 정치인들의 언론노출기회가 커지므로 해당지역이 아닌 다른 정치인들까지 불나방처럼 가세, 유권자들의 편에 서는 것이다. 그런데도 자신들의 당초 계획대로 고층빌딩을 짓겠다는 뜻을 고수한 LG전자는 ‘무뇌아’에 가까운 것이다. 스타레저가 사설로 잘 지적했다. 고도만 낮추면 인허가도 빨리 진행되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초중학생도 알 수 있을 법한 것을 LG전자는 간과하면서 5년을 허송세월한 것이다.

LG 전자에도 나름 뛰어난 경영자임을 자처하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그들이 거대한 힘에 눌러 옴짝 달싹 못했다는 동정론도 돌고 있다. LG전자 미주본사 신축을 추진하고 승인을 받을 시기에 구본무 LG그룹회장의 장남 구광모씨가 과장으로 근무했던 것이다. 일부에서는 구씨가 미주본사에 근무할 당시 결정된 사항이기 때문에 무리를 해서라도 원안대로 밀고 나가려 했을 것이라는 분석을 제기하고 있다. 재벌그룹의 오너가 관여한 사항이기 때문에 누구하나 소신대로 처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사건을 보면 LG전자가 층수만 낮추면 해결될 것을 너무나 무리한 고집으로 사회적 문제로 발전시켰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일부에서 나돌고 있는 이같은 분석은 바로 이같은 의문점을 해소하는 데는 유용하다는 점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런데 너무 눈치만 보다가 너무 대형사고를 내고 만 것이다.

같은 회사끼리 담보권 위해 수상한 내부거래

현재 LG전자는 미주본사 신축예정지에 2.4마일 떨어진 1000실반애비뉴 건물을 지난 1991년 금성전자[골드스타일렉트로닉스]명의로 312만달러에 매입, 미주본사건물로 사용하고 있다. LG전자는 IMF직후인 1998년 5.46에이커규모인 이 건물을 1253만달러에 1000실반애비뉴어소시에이츠유한회사에 매도했지만 사실은 LG전자가 설립한 회사로 드러나 실제로는 LG가 계속 소유했다. 그러다 2003년 7월 1일에는 다시 LG전자가 이 부동산을 1152만달러에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건물에 대한 버겐카운티 감정가격은 지난 2008년 1993만달러까지 치솟았고 지난 2012년부터 올해까지는 1710만달러를 유지하고 있다. 1998년 금성전자가 이 건물의 소유법인만 변경한 이유는 IMF 당시 현금 유동선 확보를 목적으로, 미주사옥을 담보로 은행대출을 추진했고 은행이 담보권을 확실히 보장하기 위해 설사 파산을 하더라도 부동산 담보권을 지킬 수 있는 특수목적법인의 설립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당시 외부감정평가기관의 감정가인 1253만달러에 특수목적법인으로 소유권을 넘긴 뒤 은행대출을 받았고 2003년 은행대출을 다 갚은 뒤 다시 LG전자 소유로 변경한 것이다. 2003년 이 건물을 되가져올 때 거래가격은 1백만달러 상당이 줄었다. 그 이유는 회계상 감가상각 등을 적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건물은 낡더라도 부동산 가치는 올라갈 수도 있다는 점에서 감가상각을 매매가에 반영한 것은 매우 독특한 방식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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