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추적>박근혜 대통령이 내년 총선에 목을 매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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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총선을 향한 청와대 측의 총공세가 이어지는 모양새다. 대통령은 선거 관련 발언으로 오해받을 수 있는 말을 쏟아내고 있고, 청와대와 내각 인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나랏일은 뒷전으로 미뤄둔 채 오로지 총선만을 위해서 정권 수뇌부가 움직이고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든다. 총선이 반년 가까이 남은 상황에서 대통령과 측근들부터 나서서 선거 분위기를 만들고 이유는 무엇일까.
박근혜 대통령과 측근들의 총선 올인은 사실상 박정희 정권의 유신과 다름없는 장기 집권의 야욕이 깔려 있다고 볼 수 있다. 박 대통령은 내년 총선에서 친박 중심의 새누리당 승리 후 친박계 인사들 가운데 대권 후보를 내세울 것이 99% 확실하다. 이 후보를 통해 친박 정권의 재집권, 이를 통해 퇴임 후 안전판 확보 및 사실상의 수렴청정을 계획하는 것으로 보인다. 비록 과거 박정희 전 대통령과 같은 형태의 영구집권은 아니지만 퇴임 후에도 여전히 한국 정치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겠다는 것이다. 21세기 유신시대를 열어젖히려는 속셈이다. 최근 개헌논의가 나오는 것도 이 연장선상에서 이뤄진다고 할 수 있다. 설사 친박주자를 차기 대통령으로 만들지 못하더라도 그의 점지를 받아 국회에 입성한 수십명에 달하는 친박 의원들이 그를 차기 권력으로부터 보호해줄 것이라는 플랜 B도 숨어 있다. 여기에는 십상시를 비롯한 정윤회, 최순실 등 대통령의 측근도 포함되어 있다. 오랜 기간 정치권력을 향유하려 하는 현 정권의 검은 속셈을 파헤쳐봤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현재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 세력인 친박계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측근인 비박계로 나뉘어져 있다. 비박 또는 반박의 핵심 세력은 과거 친이계 세력이다. 두 집단은 현재 목숨을 건 싸움을 하고 있다. 현재 친박계의 걱정은 이것이다. ‘총선 후 김무성계가 확대되고 친박계가 몰락하면 박 대통령은 레임덕에 접어들고 친박계 대선주자는 들러리로 전락하는 것’. 반대로 김 대표 측의 걱정은 다음과 같다. ‘공천 게임에서 친박계에 밀리면 악 소리 한 번 못 내고 그길로 정치 인생은 끝’.
어느 쪽도 이 싸움에서 지면 그것으로 끝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래서 내년 총선은 여와 야의 싸움만이 아니라 여 대 여의 싸움이다. 현재 주도권은 친박계가 쥐고 있다.

朴이야말로 진실한 사람 돼야

박근혜 대통령은 10일 국무회의에서 “국민을 위해 진실한 사람들만이 선택받게 해 달라”고 발언했다. 청와대는 4대 개혁과 경제활성화 법안들의 국회 처리를 촉구하는 원론적 취지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대중들이 보기에는 내년 총선을 앞둔 심판의 메시지라고 볼 수밖에 없는 발언이다. ‘나를 따르는 세력이 민생세력이고, 그 세력이 선거에서 승리해야한다’는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박 대통령의 선거 관련 발언은 이번이 세 번 째다. 그가 선거 발언을 할 때마다 유력 정치인들이 권력 밖으로 사라졌다. 따라서 이번 발언은 박 대통령의 영향력이 센 대구에 이어 부산도 물갈이 대상이 될 것이라는 ‘순차 물갈이설’이 급부상하고 있다. 그러면서 여권 내부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여당 대표이자 부산의 맹주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조바심이 커져 가고 있다.

 ▲왼쪽부터 서청원 최고위원, 정갑윤 부의장, 최경환 부총리, 서상기위원, 김태환위원

대통령의 발언과 동시에 현재 정부 주요 내각 인사들과 청와대 인사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총선 출마를 위해 직책을 벗어 던지고 있다. 현재 거론되는 내각 및 청와대 인사들만 최소 20여명에서 최대 30명을 넘어서고 있다. 최경환 부총리를 비롯해 황우여 사회부총리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유일호 국토교통부장관 등 내각 인사들만해도 전체 장관들의 30% 수준이다. 너무 많은 장관들이 출마를 예고하고 있어, 본국의 보수언론마저 이를 비판하는 정도다. 게다가 이들 상당수가 격전지가 아닌 ‘공천=당선’을 의미하는 텃밭을 노리면서 당 안팎에서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나라도 여당도 사실상 1인 독재

정국은 본지가 예고했던대로 흘러가고 있다. 본보는 김무성 대표 사위 이상균 씨의 마약사건이 터진 후인 지난 10월 4일자 보도를 통해 향후 치열한 권력투쟁 후 친박 인사들의 당권 접수를 예고한 바 있다. 다음은 당시 보도의 일부분이다.
“사위 이상균 씨에 대한 마약보도가 신호탄이 됐다. 이 사건은 이미 지난해 12월 법원 선고가 이뤄진 것으로 당시에는 언론의 조명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9개월이 지난 이 달 돌연 이 사건이 터지면서 김 대표의 입지는 급속도로 위축되어 갔다. 김 대표의 입지 축소는 곧 청와대의 당권 접수를 의미한다. 청와대가 당권을 접수하면서 노리는 것은 잘 알려진대로 공천권이다. 정치권 관계자에 따르면 청와대가 노리는 것은 강남과 대구 경북 지역 그리고 강남의 공천권이다. 현재 정치권 논의에 따르면 대구 경북 지역 의석수는 20석이 될 가능성이 높고, 서울에서 새누리당 입김이 강한 강남 3구와 용산 등의 지역수를 합치면 35~40석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적어도 이 지역의 공천권만큼은 놓치지 않겠다는 입장이 확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국회의원수 중 당선이 확실한 35~40석의 지역에 대한 공천권을 가져가겠다는 것은 사실상 20대 국회에서도 자신의 당을 좌지우지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박 대통령은 현재 청와대 참모들과 측근 의원들을 이 지역에 공천할 생각으로 전해지고 있다.”

다음 수순은 당연히 친박계 출신들을 대거 국회에 입성시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를 위한 1차 관문인 공천을 위해서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을 찍어냈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다양한 카드로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사위 마약 사건이나 해성산업 주가조작 사건이 다 그 연장선상에 있다.

김무성 공천권 행사 가능성 극히 적어

박 대통령은 측근 대부분을 당선이 확실한 지역에 내보내려 하고 있다. 강남과 송파, 서초 등의 강남 3구와 TK 지역이 그곳이다. 현재 강남권 의원 중 상당수가 친이계 의원들이다. 이 전 대통령이 어떤 식으로든 정치적 타격을 입을 경우 이들의 입지 또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마약 사건이 확대될수록 청와대 입장에서는 나쁠 것이 전혀 없는 싸움이다. 박 대통령의 욕심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있다. 이른바 PK까지 자신의 사람들을 내리꽂으려 하고 있다. 이곳 역시 새누리당 텃밭이다. 보통 당선이 확실한 지역구들은 당 대표를 비롯해 공천 지분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적당한 수준에서 나눠먹는 것이 관례인데 박 대통령은 이곳은 모두 가지려 하는 것이다. 당연히 여당 대표인 김무성 대표가 반발할 수 있지만, 손발이 묶인 그로서는 내세울만한 카드가 별로 없다. 그래서 야당과 선거구 및 선거제도 등을 가지고 자신의 발언권을 확대하려고 하지만 그가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을만한 가능성은 낮다.

이런 시나리오대로 친박계 의원들이 공천을 받게 된다면 100석에서 130석 사이가 될 것으로 보이는 새누리당 국회의원 중 아마 50석 전후한 인사들이 박근혜 정부 내각 및 공기업, 청와대 등에서 일한 친박 순혈 의원들로 채워질 전망이다. 여기에 정권을 위해 일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공천 과정에서 친박에 줄을 서서 받는 의원들이 당선된다면 최소 절반이 넘는 최대 계파가 여당의 당권을 접수하게 된다.

상명하복 친박계 인사 공천에 전력

박근혜 대통령의 다음 수순은 친박 대권 주자를 내세우는 것이다. 현재 본국 언론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해 황교안 국무총리, 최경환 부총리, 오세훈 전 서울시장, 안대희 전 대법관 등의 이름을 자꾸 흘러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특히 반 총장의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정치권에는 ‘반기문 대망론’이 확산되고 있다. 오 전 시장의 이름도 부쩍 본국 언론에 자주 흘러나오고 있다. 어느 쪽이든 박심이 있다는 식으로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친박 인사들이 경쟁을 하면 할수록 1등이 되는 주자는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다. 박심이 있다는 것이 나쁠 것이 없다. 박 대통령은 친박 대선 주자를 띄움과 동시에 야권 인사들을 저격하는 투 트랙 전략을 쓸 가능성이 높다. 최근 야권 유력 주자인 박원순 서울시장과 관련한 루머들이 찌라시 등에 도는 것도 박 대통령을 지지하는 보수 측에서 만드는 것으로 보인다.

친박계 분위기에 밝은 정치권 인사들의 더 큰 그림은 박 대통령 퇴임 이후까지 그려져 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유년 시절 이후 20년 가까이 청와대에 살면서 공주 생활을 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정권을 잡은 후 94년 정치권에 복귀하기까지 야인으로 살았지만 영남대 이사장, 육영재단 이사장 등을 역임하면서 한 번도 바닥으로 떨어진 일반인의 삶을 산 적이 없다. 오히려 청와대에서 살다가 일개 대학 이사장을 한다는 것이 그에게는 바닥과 같은 삶이었을 수도 있다. 정치권 복귀 이후에는 줄곧 그를 중심으로 정치인들이 모였다. 박근혜란 네임브랜드를 얻기 위해 그를 다시 공주로 떠받드는 정치인들이 수두룩했다. 그는 2005년 한나라당 대표에 뽑힌 이후로 미래권력이란 칭호를 얻으며 대통령 버금가는 권력을 누렸다. 이명박 정권 때는 대통령 이상의 영향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퇴임 이후에도 여왕의 삶은 계속

그랬던 그녀가 5년 단임제 대통령의 임기를 마친 후 평범한 사람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적지 않다. 박 대통령은 여전히 막후에서 권력을 좌지우지 하려 할 것이 자명하다. 본인은 나라를 위하는 충정이라 말하겠지만, 그의 인기에 힘입어 대통령과 국회의원에 오르는 사람들은 그녀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설사 친박 대통령을 만들지 못한 다해도 50여명이 넘는 친박계 의원들은 전 정권 사정의 바람에서 그를 지켜줄 것이다. 십상시를 비롯한 정윤회, 최순실 등 대통령의 측근도 지켜줄 것이다.
박 대통령이 꿈꾸는 것은 5년 단임제 대통령의 임기만을 잘 마치는 것이 아니다. 오래오래 권력을 향유하면서 아버지의 명예를 회복하고, 아버지가 꿈꾸던 나라를 만드는 것이 그의 인생의 목표다. 하지만 부친이 이를 위해 권력을 포기하지 않았던 것처럼 박 대통령 역시 방법만 다를 뿐 혼자만의 애국심을 위해 권력을 오래 쥐고 있으려하는 것은 빼다 박았다. 21세기판 서태후의 출현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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