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 4도 올라가면 뉴욕•상하이 물에 잠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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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경악시킨 최악의 파리 테러 사건으로 프랑스가 비상사태에 직면했는데 세계기후조절을 위한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가 당초 예정대로 이달 말 프랑스 파리에서 열릴 것으로 알려졌다. 로랑 파비위스 프랑스 외교장관은 지난 13일 파리에서 발생한 테러에도 불구하고 “유엔 기후변화 당사국총회는 예정대로 열려야 한다”고 밝혔다. 파비위스 장관은 회의장 주변 보안 대책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는 30일 개막하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는 한국과 미국 등을 포함해 195개국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 당사국총회에서는 교토의정서를 대체할 새로운 기후변화 대응체계 수립 등을 놓고 협상을 벌인다. 이번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를 앞두고 기후변화의 위험을 경고하는 연구결과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는데 그중 한 보고서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수억 명이 거주하는 세계 대도시들이 속속 물에 잠기고, 기후변화에 취약한 빈곤층이 극빈층의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들이다. AFP통신이 전하는 경고를 알아본다.   <데이빗 김 객원기자>

 ▲ ▲ 왼편 사진은 기온 4도 올라갈 때이고, 오른편은 기온 2도 올라갈 때 모습이다.

최근 AFP통신은 과학자와 언론인으로 구성된 미국의 비영리단체 ‘클라이밋 센트럴’(Climate Central)의 보고서를 인용해 은 지구 평균기온이 섭씨 4도 오르면 현재 6억 명 이상이 살고 있는 지역이 물에 잠긴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지난 8일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뉴욕시의 경우 지구 평균기온 4도 상승할 때 월스트리트가의 명물인 황소 동상의 뿔만 물 위로 보일 정도가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중국 상하이, 인도 뭄바이, 호주 시드니,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영국 런던,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 등의 대도시와 해안 지역이 침수 된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에서 가장 심각한 타격이 예상되는 곳은 바로 중국이다.
평균기온 4도 상승시 피해가 큰 세계 도시 상위 10곳 중 상하이, 톈진, 홍콩, 타이저우 등 4곳이 중국에 있기 때문이다. 해당 도시들을 포함해 침수 예상지역에 현재 살고 있는 중국 인구는 1억 4천500만 명이나 된다. 인도, 베트남, 방글라데시 등 남아시아 지역의 피해도 이에 못지않다고 이 단체는 전했다.
이러한 기후 변화로 일본은 3천400만 명이, 미국은 2천500만 명이, 필리핀은 2천만 명이, 이집트는 1천900만 명이, 브라질은 1천600만 명이 각각 현재 삶의 터전을 잃게 된다고 한다.

유엔 등 국제사회가 기후변화 대응 목표로 삼고 있는 ‘평균기온 2도 상승’을 달성하더라도 피해는 만만치 않다. 이 경우에도 해수면이 평균 4.7m 상승해 현재 2억8천만 명이 사는 지역이 물에 잠기게 된다고 클라이밋 센트럴 보고서는 전망했다.
보고서 작성자인 벤 스트로스는 “섭씨 2도만 올라가도 장기적으로는 다수의 해안 지역에 생존 위협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와 같은 해수면 상승 시나리오는 200년 이상에 걸쳐 서서히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심지어 최대 2천년까지 걸릴 수도 있다고 이 단체는 내다봤다.
이 단체는 COP21 개최 전에 이번 연구결과를 공개함으로써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학술지에 먼저 논문을 싣는 관행을 따르지 않았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가난하면 기후변화에 더 취약”

이 같은 기후변화에 따른 보고서에 세계은행도 ‘충격파: 가난에 미치는 기후변화의 영향 관리’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기후변화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세계적으로 오는 2030년 까지 1억 명이 추가로 극빈층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계은행은 기후변화에 따른 농작물 수확 감소, 자연재해 증가, 질병 유행의 영향에 빈곤층이 더 취약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2030년까지 농작물 수확량이 5% 감소함으로써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의 식품 가격이 12% 오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소득의 60%를 식비로 쓰는 빈곤층에 큰 부담으로 작용 한다.
또 세계 평균기온이 섭씨 2∼3도 올라가면 2030년까지 말라리아 감염 위험성이 있는 인구가 기존보다 약 1억5천만 명, 5% 증가하고 15세 이하 어린이 사망자가 4만8천 명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자연재해의 경우에도 주로 튼튼하게 지어지지 않은 집에 사는 빈곤층이 더 많은 손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 지난 1998년 온두라스를 강타한 허리케인 ‘미치’로 빈곤층 재산피해가 3배 컸다는 게 그 사례다.
기후변화로 인해 극빈층이 가장 많이 늘어날 것으로 꼽힌 지역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와 남아시아다. 특히 인도에서만 2030년까지 농작물 감소와 질병 증가로 인해 4천500만 명이 극빈층으로 내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김용 세계은행 총재는 성명을 통해 “기후변화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가장 큰 충격을 준다”면서 “지금 우리의 도전 과제는 기후변화로 인해 극빈층으로 추락할 수천만 명의 사람들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은행측은 다만 사회안전망•의료서비스 확대, 홍수 방지•조기경보 시스템 강화, 더위에 강한 농작물 생산 증대 등의 선제 조치를 취하면 빈곤층에 미치는 기후변화의 부정적 효과를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과 프랑스 대립

한편 오는 30일 파리에서 열릴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법적 구속력 있는 합의가 이뤄질 것인지를 두고  미국과 프랑스가 정면 대립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12일 “상황을 통제할 수 있는 법적 구속력이 포함되지 않는 합의는 있을 수 없다”고 단언했다. 로랑 파비위스 프랑스 외무장관도 “이번 회의에서 법적 구속력이 있는 합의가 반드시 도출될 것”이라며 “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의 발언은 아마도 혼선이 있었던 듯하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는 전날 케리 장관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이번 COP21에서는 각국이 탄소 배출량을 감축하도록 하는 법적 구속력을 지닌 합의가 도출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데 대해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케리 장관은 “교토 의정서 처럼 의무적인 탄소 감축량을 제시하는 방법이 아니라 저탄소 경제 성장을 위한 투자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기후변화협약에 있어 탄소 감축을 강제하는 조약이 도출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이번 COP21 회의 의장국인 프랑스는 탄소 배출량을 감축하는 법적 구속력 있는 합의를 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자국 내 정치적 반발을 의식한 미국은 법적 구속력이 있는 조치를 꺼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상원 과반 의석을 차지하는 공화당은 기후변화에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있어 불투명한 법적 구속력이 있는 조약에 회의적인 상황이다.

그러나 중국과 프랑스는 이달 말 파리에서 논의할 기후변화협약에 구속력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 는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외신과 중국 언론이 지난 2일 보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당시 중국을 국빈 방문한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기후변화에 대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양국 정상은 기후변화협약의 상호 신뢰와 효율적인 이행을 위해 5년마다 점검이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프랑스는 이번 파리에서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 의장국으로서 기후변화 협약이 당면 현안이지만 회의의 성공을 위해서는 중국의 협조가 절대적이다.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 세계의 25%를 차지한다.
이번에 세계 196개국이 참여하는 파리 COP21 목표는 온실가스 배출 기준치 등 2020년 이후 적용될 신 기후체제 합의문을 도출하는 것이다.
그러나 주요 탄소 배출국인 미국을 비롯해 중국, 인도, 러시아, 유럽연합(EU), 일본 등 각국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해 합의문 도출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COP21 의장국인 프랑스는 이번 총회에서 법적으로 구속력이 있는 신 기후체제를 구축해 5년마다 점검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중국은 프랑스와 달리 법적으로 구속력 있는 체제는 ‘처벌적’이라 면서 반대해왔다.
온실가스 배출에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간 감축 부담을 나누는 문제가 논란의 중심이었다.
공동성명은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개발도상국에 대해 능력에 따라 탄력적으로 적용해야한다는 점을 인정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회담에서 이번 방중이 양국간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파리에서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 대한 중국의 협조를 거듭 요청했다. 그러면서 내년 중국에서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성공을 위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올랑드 대통령은 국제금융기구가 필요한 개혁을 진행하는 것을 지지한다며 사실상 위안화의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편입에 찬성의 뜻을 표명했다.
시 주석은 양국간 정치적 상호신뢰의 증진과 함께 원전, 항공기 제조 등 대형 프로젝트에서 협력과 무역 및 투자증진을 모색하고 1천명의 연수생을 파견해 인문 교류에서도 성과를 거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지난 중불 정상회담을 통해 파리에서 기후변화 합의를 위한 ‘큰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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