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와이드 취재> 파산 A&P 슈퍼마켓 매장 쟁탈전 한인업체간 진검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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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동부지역의 최대 슈퍼체인 A&P의 파산으로 불꽃 튀는 슈퍼마켓 쟁탈전이 한창인 가운데 H 마트, 보고파 등 뉴욕지역에 본사를 둔 한인업체들을 비롯해 동부지역의 6개한인업체도 인수전에 뛰어들어 역전에 대역전극이 연출되는 등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한인업체들은 8개 인수에 성공했으나 이중 한인업체들끼리 경쟁을 벌였던 매장의 인수자가 법원심리과정에서 뒤집어지는 등 스릴러 영화를 방불케 하는 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최고가를 써내서 낙찰자로 선정되고도 크레딧 부족 등의 이유로 A&P가 손해를 무릅쓰고 차점자와 계약을 하겠다며 법원의 승인을 얻어낸 것이다. 최소 30년에서 50년이상 운영할 수 있는 핵심상권의 매장을 둘러싸고 생사를 건 진검승부가 펼쳐진 것이다.
지난 7월 19일 파산보호를 신청한 A&P는 자구계획으로 296개 전체매장을 매각, 부채를 갚겠다고 선언, 사실상 자구계획이라기 보다는 매장을 모두 팔아서 그 한도 내에서 빚잔치를 하고 손을 털고 나오겠다는 계산이다. 이에 따라 일부 대형유통업체와 우선매매협정을 체결한데 이어 지난 10월1일과 2일 일반매물에 대한 입찰, 10월8일에 우선매매협정 대상 매장에 대한 입찰을 실시했으며 현재 2백개 매장정도가 팔렸고 공개입찰에서 구매자가 나타나지 않은 매장에 대해서는 별도로 임자 찾기에 나서고 있다. 
박우진(취재부기자)
 

A&P 슈퍼마켓 쟁탈전에 참가한 한인업체들은 H 마트, 보고파 등 뉴욕지역에 본사를 둔 한인업체들이 6개, 펜실베이니아주와 델라웨어주의 한인들이 각각 1개등 모두 8개 매장인수에 성공했다. 그러나 낙찰자가 선정된 뒤 계약이 진행되고 법원승인을 받는 과정에서 일부 매장은 한인업체들의 불꽃 튀는 경쟁으로 주인이 3번이나 바뀌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이번 입찰에 참여한 한인업체 중 가장 극적인 장면을 연출한 업체는 히스패닉시장의 강자로 평가받는 ‘보고파’체인이다.
A&P의 파산이전부터 좋은 관계를 가지고 이들로 부터 7개 매장을 인수한 경험이 있던 보고파는 사전에 매각정보를 입수하고 글로벌일반공개입찰 직전인 지난 9월 25일 4개 매장에 대한 우선매매협정을 체결했다. 우선매매협정에 따르면 보고파는 뉴저지주 엘리자베스매장을 3백만달러에, 페어뷰매장은 227만5천달러, 뉴욕시 브루클린의 플랫랜드애비뉴매장은 355만달러, 뉴저지주 노스버겐매장은 292만5천달러등, 모두 4개매장을 1175만달러에 사들이기로 한 것이다. 또 입찰보증금으로 제안가의 5%인 58만7500달러를 납입했다.

우선매매협정이란 글로벌일반 공개 입찰 이전에 특정매장에 대해 매입의사를 밝힐 경우 이 매장에 대한 우선입찰권을 부여해서 대상매장을 일반매물에 대한 입찰에서 제외하는 것이다. 그래서 일반매물입찰이 끝난 뒤 별도로 실시되는 우선매매협정대상매장 입찰에서 우선매매협정당사자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업체가 없다면 기존 매매협정이 그대로 인정돼 낙찰을 받는 것이다. 반대로 누군가 더 ‘지르는’ 업체가 있다면 우선매매협정은 무효가 되는 것이다. 돈놓고 돈먹기인 것이다. 입찰참가자는 글로벌일반공개입찰에 대해서는 입찰가의 5%를 입찰보증금으로 사전에 납입하게 하지만 만약 우선매매협정대상매장입찰에 참여하려면 입찰가의 10%를 보증금으로 내야 한다. 입찰참여의 문턱을 높임으로써 그만큼 우선매매협정체결 당사자를 보호하는 것이다.

A&P – 보고파간 우선매매협정

보고파가 우선매매협정체결로 사전에 ‘찜’해둔 4개 매장에 대한 입찰일은 지난달 8일, 만일 이날 입찰에서 덤벼드는 사람이 없으면 보고파가 4개 매장의 리스권을 승계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변이 연출됐다. 4개 매장 모두에 경쟁자가 뛰어든 것이다. 따라서 당초 보고파가 제안한 가격으로는 인수가 불가능해졌고 피를 말리는 입찰전쟁이 펼쳐졌다. 우선매매협정을 통해 거의 인수가 확정됐던 보고파는 목숨을 건 수성에 나서야 했고 다른 업체들은 죽기 살기로 탈환에 나선 것이다. 결과부터 말하면 사전에 입찰가를 냈던 4개 매장 중 2개 매장은 보고파가 낙찰에 성공했지만 2개 매장은 결국 뺐기고 말았다. 4전2승2패를 기록한 것이다.

▲ A&P – 보고파간 우선매매협정 ⓒ2015 Sundayjournalusa

지난달 8일 입찰에서 막상 뚜껑을 열어본 결과 보고파가 지난 9월 25일 3백만달러에 가계약했던 엘리자베스매장은 무려 2배에 가까운 574만6천달러에 낙찰 받았고 227만5천달러를 써냈던 페어뷰매장은 304만천달러에 낙찰 받았다.

엘리자베스매장에는 레메스수퍼마켓이, 페어뷰매장에는 키푸드라는 거대업체가 각각 복병으로 나타난 것이다. 엘리자베스매장은 리스기간이 2041년 8월 31일로 앞으로 26년이 남았고 페어뷰매장은 2043년 2월 28일까지 28년이 더 남아있다. 미리 매복을 하고 있다가 매장탈환에 나선 것이고 보고파는 엘리자베스매장에는 당초보다 약 2배나 많은 실탄을, 페어뷰매장에도 30% 많은 실탄을 쏟아 부으면서 복병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함으로써 수성에 성공했지만 나머지 2개매장의 전투에서는 쓰라린 패배를 맛봐야 했다. 역전패당한 것이다. 보고파가 우선매매협정을 체결한 4개 매장 중 가장 높은 가격을 제안했던 뉴욕 브루클린 플랫랜드매장과 뉴저지주 노스버겐의 초대형 매장 등 2개 매장 낙찰에 실패한 것이다. 브루클린 플랫랜드매장은 당초 가장 높은 가격을 써 낼 정도로 공을 들이던 매장이었고 뉴저지주 노스버겐매장은 매장면적이 5만6천스퀘어피트에 달할 정도의 초대형매장이어서 그 아픔은 무엇보다도 컸다. 10월 8일 입찰결과 이 두개 매장은 한인업체들의 의뢰를 받고 입찰에 참가한 미국부동산업체가 낙찰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리앤어소시에이츠라는 이 업체는 노스버겐매장을 680만달러에, 브루클린매장을 500만달러에 각각 낙찰받았다. 보고파의 당초 제안가보다 노스버겐매장은 2.3배, 브루클린매장은 약 70% 높은 가격에 리스권이 팔린 것이다.

브루클린매장의 기존리스 만료일은 2036년 4월 30일로 21년이 더 남았고, 노스버겐매장 리스는 2032년 12월 31일까지로 17년이 더 남아 있었다. 리스권을 따내기만 하면 이 황금상권에서 약 20년 이상 장사는 보장된 것이고 그 이후에도 건물주와의 재계약에 성공한다면 50년 이상 장사가 가능한 것이다. 바로 이 점 때문에 황금상권을 둘러싼 혈투가 벌어지는 것이다.
 
가장 치열했던 브루클린 플랫랜드매장

10월 8일 A&P가 매장매각업무를 일임한 뉴욕 맨해튼의 와일갓칠 로펌에서 있었던 경매에서 브루클린 플랫랜드매장의 입찰은 382만5천달러부터 시작하면서 보고파와 리앤어소시에이츠간의 물고 물리는 대접전이 시작된 것이다.
두 업체간 물고 물리는 접전 끝에 리앤어소시에이츠는 416만6천달러로 시작, 마지막에 445만6천달러를 불렀고 보고파는 466만6800달러를 던졌으나 낙찰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결국 리앤어소시에이츠가 브루클린매장 낙찰자로 선정된 것이다.

▲ 파산법원, 보고파 브루클린매장 매입 승인명령
ⓒ2015 Sundayjournalusa

이날 경매의 하이라이트는 뉴저지 노스버겐매장이었다. 베이스라인이 315만달러였다. 이 판에는 복병이 2명이나 더 있었다. 거의 먹었다고 생각했던 보고파와 브루클린매장입찰에서 승리한 리앤어스시에이츠,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노리스타운푸드파트너스’도 입찰에 참여한 것이다.

공교롭게도 노리스타운푸드파트너스를 대표한 입찰자는 폴 박. 한국업체 3개가 맞붙은 것이다. 입찰시작이 선언되자 136번입찰자 폴박이 먼저 나섰다. 325만달러를 불렀다. 3개업체가 참여함으로써 ‘판’은 순식간에 커져버렸다. 3개업체가 한두번씩 부르다 보니 어느새 5백만달러를 훌쩍 넘었다. 경매고유번호 136번이 550만달러를 부르자 404번이 6백만달러를 불렀고 급기야 109번 보고파가 650만달러를 불렀다. 경매사가 30만달러씩 올려서 불러달라고 했다. 404번이 다시 나섰다. 680만달러, 또 무거운 침묵 끝에 다시한번 리앤어소시에이츠가 다시 낙찰자로 선정된 것이다. 이에 따라 보고파가 당초 점찍었던 4개 매장 중 2개를 리앤어소시에이츠가 먹은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한인업체들끼리 치고받으면서 가격이 두배나 오른 셈이다.

물고 물리는 건물주들의 대반격

재미난 것은 건물주의 대공세다. 가장 민감하게 반대한 것이 뉴저지 노스버겐의 건물주였다. 건평만 5만6천스퀘어피트, 1600평에 달하는 이 매장은 기존 리스는 2032년 12월 31일까지로 17년이나 더 남아있다. 건물주 입장에서는 어떻게 하든 리스를 되찾아 와서 다시 계약을 하고 싶었겠지만 노스버겐 건물주는 9월 25일 보고파가 우선매매협정을 통해 이 매장을 사들이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곧바로 파산법원에 이의를 제기했다. 리스계약서에 중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을 이용해서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나중에 재판부가 어떻게 판단하든 간에 ‘못 먹는 감 찔러나 본다’는 기세로 일단 걸고 본 것이다. 그러다 10월8일 입찰에서 보고파가 탈락하고 리앤어소시에이츠가 낙찰자로 선정되자 건물주가 바빠졌다. 이번에는 리앤어소시에이츠 낙찰에 반대한다는 이의제기신청을 했다. 명분도 있었다.

▲ 노스버겐매장 랜로드, 이의제기 신청서 
ⓒ2015 Sundayjournalusa

리앤어소시에이츠가 슈퍼마켓운영업자가 아니라는 점이며 실체도 불분명하다는 게 낙찰반대이유였다. 건물주입장에서는 확신이 섰다. 리스는 슈퍼마켓을 한다는 가정 하에 승계가 되는 것인데 슈퍼마켓업자가 아닌 부동산업자라는 핑계로 리스권을 찾아올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한 것이다.

이 랜로드의 공세로 말미암아 또 한번의 대역전극이 연출된다. ‘절치부심’한 건물주가 치밀한 반격작전을 세운 뒤 이의제기 마지막 날인 11월 2일 전격적으로 이의를 제기했고 사실상 리앤어소시에이츠입장에서는 피니스블로우였다. 그러나 노스버겐매장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노스버겐랜로드가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브루클린 플랫랜드매장의 랜로드도 낙찰자를 꼼꼼히 살펴보게 됐다. 더구나 A&P까기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 대역전극의 결론부터 말하자면 최고가를 제시, 2개 매장을 낙찰받은 리앤어소시에이츠가 2개 매장을 다시 뺏기게 됐다는 것이다. 또 리앤어소시에이츠가 탈락하고 다시 최종리스계약대상자로 선정됐으니 그게 바로 차점자인 ‘보고파’였다. 이 2개 매장의 주인이 당초 보고파로 거의 확정됐다가 리앤어소시에이츠로 바꼈으나 또 다시 ‘보고파’에게 떨어진 것이다.

자격미달 한인업체 꼼수부리다 퇴출

노스버겐랜로드에게 공격의 빌미를 제공한 것이 리앤어소시에이츠의 정체성이다. 과연 이 회사는 무엇을 하는 회사냐는 것이다.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업자가 아니라는 점이 문제였다. 리앤어소시에이츠는 미전역을 대상으로 하는 거대부동산회사다. 그야말로 메인스트림을 주름잡는 거대회사였다. 하지만 슈퍼마켓업체는 아니라는 것이다. 뉴욕에서 슈퍼마켓 브로커로 활동하는 A씨가 이 회사에 입찰을 대행해 달라고 요청했고 리앤이 이를 받아들임으로써 리앤이 입찰에 참여, 2개 매장을 낙찰 받은 것이다. A씨는 리앤에 자신이 수퍼마켓 8개를 운영한다고 말했지만 실제로는 입찰 자격조차 얻지 못해 리앤에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매장을 낙찰 받으면 브루클린 흑인시장에서 성공한 한인업자 이모씨에게 매장을 넘길 생각이었다. 이씨는 일생일대의 기회로 생각하고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지만 에이의 크레딧문제 등이 드러나면서 결국 리앤이 최종낙점을 받지 못함으로써 모든 꿈이 수포로 돌아가고 만다.

11월 2일 노스버겐랜로드가 제기한 이의신청에 따르면 자신들이 낙찰자인 리앤어소시에이츠의 사장과 리스승계를 논의해 본 결과 리앤은 부동산업자로 680만달러에 계약을 진행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밝혔다는 것이다. 그러니 리앤의 리스승계에 반대한다는 것이다. 계약을 할 의사가 없는 회사가 낙찰자로 선정되면 실제 업자의 선정이 지연되고 매장이 텅텅 비게 되면 이미지가 나빠지고 큰 손해를 입게 된다는 것이었다. 노스버겐랜로드는 리앤사장과의 대화내용은 물론 이를 입증할 매니저의 증언, 기존 리스계약서등을 모두 첨부, ‘리앤불가’라는 쐐기를 박았다.

이에 따라 11월 5일 이의 제기에 따른 파산법원 히어링이 진행됐고 이 자리에서 리앤의 사장이 차점자와의 리스계약을 진행하는 데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자신들이 낙찰자로 선정됐지만 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11월 11일 노조가 리앤사장을 불러서 데포지션을 했다. 이 자리에서 리앤사장은 노스버겐매장은 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11월 5일 2개매장 모두를 포기하겠다는 입장을 선회, 노스버겐만 계약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는 브루클린 플랫랜드매장은 지키겠다는 뜻이다.
11월 13일에는 리앤직원이 ‘노스버겐매장 리스권 매입에 관심이 없다’는 문서를 파산법원 재판부에 제출해 브루클린 플랫랜드매장은 계약을 진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힘으로써 이에 대한 법원승인절차를 남기게 됐다.

법원, 최고 가격보다 낮은 업체에 낙찰

공개입찰에서 최고가를 제시, 낙찰자로 선정되면 24시간내에 계약진행의사를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한다. 이에 따라 10월8일 리앤이 낙찰자로 선정된뒤 10월 9일 가계약서를 만드는 과정에서 리앤이 리스매입계약자로 자신들이 아닌 A씨를 기재하려 함으로써 A&P로 부터도 진정성을 의심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A&P는 A씨가 낙찰자격도 얻지 못해 입찰에 참여하지도 못했는데 계약당사자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반대입장을 표한 것은 물론 계약의사를 24시간내 구체적으로 입증하지 못해 매각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간주했다. A&P는 A씨와 이씨는 1700만달러의 재산이 있고 6개월 리스를 선납하는 한편 노조를 만나 위로금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를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A&P는 11월 17일 파산재판부에 브루클린 플랫랜드매장을 ‘보고파’에 넘기겠다며 11월 19일 법원심리에서 이를 승인해 달라고 요구했다. 최고가격 낙찰자인 리앤대신 ‘보고파’를 선택한 것이다. 이는 최고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리스권을 매도하겠다는 것으로 손해를 무릅쓰고 보고파에 팔겠다는 것이다. A&P는 이 승인요청서에서 10월8일 입찰과정 속기록, 11월 11일 리앤사장의 데포지션 속기록 등을 증거로 제출했다. 11월 19일 오후 2시 30분으로 예정된 심리를 앞두고 리앤측도 11월 18일 당초 입찰결과대로 브루클린매장을 자신에게 넘겨야 한다는 청원서를 파산재판부에 제출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날 오후 늦게 브루클린랜로드가 리앤측에 리스가 승계되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담은 문서를 제출했다. 그야말로 결정타였다. 브루클린 랜로드는 실제 계약당사자로 거론되는 A씨와 이씨가 제출한 자산증명서등에 대한 조사를 했다며 이에 대한 회계사등 전문가의 견해를 증거로 제시하고 브루클린매장을 인수할 만한 재력이 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브루클린 랜로드는 A씨가 재산증명으로 제출한 것은 은행통장과 부부의 생명보험증서뿐이라며 A씨의 재력과 신뢰를 문제 삼았다. 집도 한 채 없는 것이다. 앞서 A씨는 리앤사장을 만나 자신이 수퍼마켓매장 8개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는 리앤사장의 주장과는 상당히 상반되는 내용이다. 리앤사장은 데포지션에서도 A씨의 이 같은 주장내용을 샅샅이 증언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구나 랜로드는 A씨가 한때 운영했던 매장과 상호가 동일한 매장이 지난달 렌트비도 안내고 밤에 야반도주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 업체가 A씨와 관련이 있는지를 추가로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건물주는 이씨는 브루클린지역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고 있음이 확인됐고 롱아일랜드에 저택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브루클린매장의 재고까지 인수해 매장을 운영할 정도의 재력은 아니기 때문에 자신들의 매장리스권이 리앤에 승계되는 것을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11월 19일 심리가 진행됐고 11월 20일 오후 늦게 법원의 판단이 전해졌다. 법원은 이날 브루클린 매장 리스권을 차점자인 ‘보고파’에 매각하겠다는 A&P의 신청을 승인했다. 이로써 ‘보고파’는 죽다가 살아난 것이다.

보고파 2500만불 투입 예상 자금난 우려

이에 따라 뉴저지 노스버겐매장은 리앤이 스스로 포기함으로써 ‘보고파’에 돌아가게 됐고, 브루클린매장은 리앤이 계약의사를 밝혔음에도 법원의 결정에 따라 역시 보고파의 몫이 됐다. 당초 리앤은 노스버겐에 680만달러, 브루클린에 5백만달러를 제시, 낙찰받았으나 A&P는 보고파의 차점낙찰가인 노스버건 650만달러, 브루클린 470만달러에 계약함으로써 약 60만달러 낮은 가격에 매각한 셈이 됐다. A&P측은 법원에 제출한 문서에서 ‘파산보호를 신청한 데다 11월 30일까지 모든 매장의 문을 닫는 상황이기 때문에 불확실성을 선택할 수는 없었다’고 밝혔다. 브루클린 매장을 30만달러 더 받고 리앤과 계약했다가 잘못되기 보다는 30만달러 덜 받고 확실한 계약을 선택한 것이다.

보고파는 이외에도 지난 10월 1일 일반입찰에서 뉴욕 롱아일랜드 브랜트우드매장을 60만달러에 낙찰 받았지만 이 낙찰 또한 문제가 있어 ‘리앤’처럼 탈락위기에 처했다가 우여곡절 끝에 최종 낙찰을 받았다. ‘보고파’는 이 매장에 60만달러를 제시했고 10월8일 가계약서까지 작성했지만  ‘오로라’라는 회사는 80만달러를 제시했다며 10월 22일 이의를 제기했다. 오로라가 20만달러나 더 많은 가격에 입찰했다면 당연히 오로라가 낙찰돼야했지만 10월 1일과 2일 경매물건이 70-80개에 달해 이 같은 일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오로라’는 11월 11일에도 다시 이의를 제기, 구두로는 보고파보다 67%나 높은 1백만달러를 제시했다며 자신들이 낙찰자가 맞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바로 그 다음날인 11월 12일 오로라가 모든 이의제기신청을 철회한다는 의사를 파산법원에 밝혔다. 법원 밖에서 물밑협상이 진행됐을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기세를 올리던 오로라가 자신들의 주장을 굽힌 것이다.

‘보고파’가 오로라에게 얼마의 위로금을 건넸는지는 알 수 없지만 ‘보고파’ 낙찰가보다 최소 20만달러 높은 값을 제시했다고 한 만큼 입찰관련 경비와 ‘눈물값’등을 포함, 10만달러 상당에 이를 것이라는 것이 부동산업계의 분석이다.
끝내 ‘보고파’는 단숨에 5개매장을 인수함으로써 기존에 19개 매장을 24개로 늘린 것이다. 매장개수로 단번에 25% 성장한 것이며 매장면적으로 보자면 그 보다 더 큰 성장이다. 지난 1988년 남미를 거쳐 미국으로 이민 온 고 안휘일씨가 설립한 ‘보고파’는 종업원이 1800명에 이르며, 언어장벽이 없는 히스패닉시장을 공략, 탄탄한 입지를 굳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보고파는 최근 브랜드명을 푸드바자로 변경하고 동양식품을 취급하기 시작하는등 서서히 한인시장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이번 인수전을 통해 한인시장공략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보고파’의 이번 인수가 ‘보고파’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지는 더 두고 봐야 한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당초 이 5개 매장인수금으로 보고파가 책정한 돈은 1235만달러였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해짐으로써 보고파가 실제로 낙찰받은 가격은 2058만7천달러, 여기에 위로금, 시설비, 랜로드 큐어어마운트등을 포함하면 2500만달러 이상을 투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예상보다 인수경비가 2배나 더 들어가게 됐다. 한인업체들끼리 치고받으면서 가격이 두 배정도 부담을 안아 현금동원력에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주최대 아시안수퍼마켓체인인 H마트도 이번 인수전에 뛰어들어 뉴욕 롱아일랜드 제리코 매장 인수에 성공했다. H마트는 당초 7개 매장에 입찰하기로 하고 38만5천달러의 입찰보증금을 납입했다. 그러나 H마트는 이미 뉴욕의 한인과 아시안 거주지의 주요입지를 확보한 상태이기 때문에 내실을 기하기로 하고 롱아일랜드 제리코 매장에 집중, 10월 1일 입찰에서 이 매장을 345만달러에 낙찰을 받은 것이다. 이 매장은 한인들이 많이 사는 힉스빌, 사요셋, 뉴욕최고 부촌중 하나로 꼽히는 머튼타운에 인접해 있어 H마트의 롱아일랜드 진출의 교두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1968년 건립된 이 매장은 부지가 0.96에이커, 약 1180평에 건평이 만664평방피트, 약 3백평에 달하며 8차선 대로변에 위치해 있다.
지난 10월 12일 파산법원에 제출된 H마트 낙찰통보서에는 10월 1일 공개입찰을 통해 낙찰자로 선정됐고 이튿날인 2일 A&P측과 리스매입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H마트가 리스매입에 337만5천달러, 기존매장시설[FF&E] 매입에 7만5천달러 등 345만달러를 지급하며, A&P는 42년전인 1973년 11월 28일 이 매장 임대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42년동안 월바움매장이 터를 닦아 놓은 요지인 것이다.

H마트, 성장보다 안정 택해

H마트는 ‘비노조’를 전제로 이 매장 입찰을 승인받았다. 하지만 노조가입자들인 기존 매장직원들이 자신들의 고용승계를 주장하며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하고 있고 노조도 자신들의 조합원을 직원으로 받아들여 달라고 법원에 호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달 16일 법원승인을 받을 예정이었으나 수차례 연기됐고 11월 23일 파산법원 안건으로 상정돼, 이날 법원의 최종승인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H마트는 확장도 좋지만 새로운 확장이 기존 경영에 부담이 돼서는 안된다는 확고한 방침을 가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만약 파산법원이 노조원들의 고용승계를 요구한다면 제리코매장인수를 철회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안정되게 기업을 끌고 가는 것이 H마트에 이득이 되고 나아가서 미국에서 한인을 가장 많이 고용한 기업으로서의 한인사회에 대한 사회적 책임도 다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 H마트, 제리코매장 낙찰결과  ⓒ2105 Sundayjournalusa

H마트는 당초 맨해튼 중심부에 3개, 브루클린에 1개 등 뉴욕시 관내에 4개, 롱아일랜드에 1개, 웨스트체스터카운티 용커스에 1개, 뉴저지에 1개등 7개 매장인수를 추진했다. 이에 따라 9월 11일 입찰보증금 38만5천달러를 납입했었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롱아일랜드 제리코매장 1개를 선택한 것이다. H마트가 당초 인수를 염두에 둔 맨해튼 매장들은 985만달러, 790만달러에 각각 낙찰됐고 브루클린 61스트릿 매장도 6백만, 용커스매장은 413만달러에 낙찰되는 등 그야말로 천문학적 금액에 거래됐다. 만약 치열한 경쟁 끝에 이들 매장을 낙찰받았다면 오히려 H마트 경영에 큰 부담이 됐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런 점에서 롱아일랜드진출의 확실한 거점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제리코매장 1개에만 집중한 것은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H마트는 낙찰자로 선정된 뒤 10월 15일 최우진 COO가 법원에 제출한 낙찰승인요청서를 통해 32년 전 설립돼 11개주에 5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이 9억6천만달러, 직원수는 3500명에 이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H마트 한 개 회사의 매출이 한화로 1조천억원 상당에 달하는 것이다. H마트에 여러 개의 자회사가 있는 점을 감안하면 연매출은 1조5천억원이 넘을 것이라는 게 수퍼마켓 관계자의 예상이다.

필라델피아 첼튼마켓 낙찰결과

메이저급 한인업체 외에도 펜실베이니아주와 델라웨어주의 한인들도 각각 1개씩 A&P매장 인수에 성공했다. 김영S씨가 운영하는 펜실베이나주 등록법인 첼튼카멧은 필라델피아 첼튼소재 PM매장을 52만5천달러에 인수했다. 이 매장은 필라델피아 176-82 웨스트 첼튼애비뉴에 소재하고 있으며 지난달 9일 법원에 낙찰통보가 됐고 지난달 26일 김사장이 매장운영의 적격자임을 설명하는 서류를 법원에 제출했다. 김사장은 ‘노리스타운 쓰리프트웨이’라는 법인명으로 입찰했고 낙찰뒤 첼튼마켓으로 법인명을 변경했다고 설명했으며 지난 9일 법원의 최종승인을 받았다. 이 첼튼마켓은 리스가 2047년 3월 31일까지 남아있어 앞으로 32년간은 걱정없이 장사를 할 수 있다.

또 마이클 송씨등이 운영하는 L&S 프라퍼티스도 델라웨어 뉴캐슬매장을 75만달러에 매입했다. 이 매장은 뉴캐슬의 2044 뉴캐슬애비뉴에 소재하고 있으며 2032년 3월 31일까지 약 17년정도 리스기한이 남아있다. 마이클 송사장은 지난달 21일 A&P측과 리스계약을 체결했고 리스권이 40만달러, 시설인수비가 35만달러로 확인됐다. 이 낙찰에 대해서도 랜로드의 반대가 있었지만 결국 지난 19일 법원의 최종승인을 받음으로써 인수가 확정됐다.

▲ 필라델피아 첼튼마켓 낙찰결과 ⓒ2105 Sundayjournalusa

중국계도 모두 4개 매장을 인수했다. 뉴욕 퀸즈 자메이카소재 부동산개발회사인 상하이엔터프라이즈유한회사는 뉴욕 롱아일랜드 서폭카운티소 그린론의 월바움매장과 뉴욕 업스테이트 허드슨강인근 해스팅의 A&P 매장을 사들였다. 이들의 낙찰가도 만만치 않은 가격이었다, 그린론매장은 326만달러, 해스팅매장은 92만8천달러에 낙찰받았다. 역시 수퍼마켓운영회사가 아니라 부동산회사라는 점 때문에 건물주의 반발이 있었지만 상하이측이 무난하게 무마했고 지난달 29일 법원의 최종승인을 획득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아시안업체 2위로 평가받는 ‘타와’의 뉴욕진출이다. 30년 전 캘리포니아지역에서 99센트스토어로 출발해 슈퍼마켓업에 진출한 ‘타와’는 뉴저지에 2개 매장을 확보, 미 동부진출의 징검다리를 놓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타와’는 지난달 1일 글로벌공개입찰에 참여, 뉴저지주 에디슨매장을 370만달러, 뉴저지주 저지시티매장을 280만달러에 인수했다. 다행히 타와가 진출한 지역은 한인들이 집중적으로 거주하는 지역은 아니며 한인슈퍼마켓도 없어서 당장 한인업체와 경쟁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이 지역을 발판으로 뉴욕으로 동진하고 롱아일랜드로 진출하면 H마트 등 한인마켓과의 일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타와’는 대만출신 중국인인 로저 첸이 지난 1984년 설립한 업체로, 99센트로 출발, 1988년 수퍼마켓업에 진출했으며 캘리포니아일대에 4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타와’측이 법원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밝혔다.

한인, 슈퍼마켓업계 강자 부상

이처럼 이번 슈퍼마켓쟁탈전에서는 한인업체는 최소 8개, 중국업체는 4개를 인수함으로서 한인업체가 완승을 거둔 셈이다. 슈퍼마켓업계에서는 한국인이 중국인에 앞서는 이유는 이민의 배경에서 출발한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이민자중 슈퍼마켓업자의 강자는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이민자들이라는 것이다. 도미니카이민자들이 ‘파파앤맘’형태로 가족들의 노동력을 투입, 수퍼마켓에 진출해서 그 임금을 따먹으면서 수퍼마켓의 강자로 자리잡았다.

 ▲ 타와측 매매승인요청서 ⓒ2015 Sundayjournalusa

1960년대부터 브라질과 파라과이등으로 농업이민을 갔다가 미국으로 다시 이민온 한국인들이 뉴욕에 자리잡은뒤 스패니시어가 가능했던 덕분에 도미니카인들을 벤치마킹을 하며 슈퍼마켓업계에서 입지를 넓혀 나갔다는 것이다. 그래서 중국계보다 앞설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보고파’등이 이 같은 방식으로 성장한 대표적 케이스에 속한다.

또 하나는 1970년대 한국건설업체들의 중동진출붐이 한창일때 사우디아라비아의 한국건설 인력등을 대상으로 한국식품을 공급하던 경험이 미국사업에 큰 도움이 됐다는 지적이다. 사우디아라비아로 보내는 컨테이너를 미국으로 보내면서 미국에서의 한국슈퍼가 자연스럽게 자리잡게 됐고 그 노하우가 발달하면서 강자로 우뚝 섰다. H마트등도 바로 이 같은 경험 속에 뉴욕에 진출한 뒤, 대형슈퍼가 들어설 수 있는 주요입지를 장악하면서 서비스의 질을 높임으로써 아시안 슈퍼마켓 중 최강자의 자리에 올랐다.
가장 큰 관심사는 과연 단숨에 외형 25%성장을 이룬 ‘보고파’가 만만치 않은 자금 부담을 이길 수 있느냐하는 것이다. 보고파가 이번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정상궤도에 오른다면 한 단계 더 큰 도약을 이루며 아시안 슈퍼마켓업계에 또 다른 강자로 부상하게 돼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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