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취재> 뉴욕 BBCN 플러싱 지점 대여금고 4만달러 분실소송 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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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은행 대여금고 24만달러 분실의혹과 관련, 지난 2012년 LA에서 무장인질극까지 발생한데 이어 BBCN도 대여금고 현금분실문제로 피소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대여자가 대여금고열쇠를 분실해서 은행직원에게 다시 만들라고 했더니 돈이 깜쪽 같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대여금고속에 보관된 물건에 대해서는 본인 외에는 누구도 알 수 없기 때문에 돈이 보관된 사실을 입증할 수 없다는 점이다. 현재 대부분의 은행들이 대여금고속에 현금이나 귀금속 등은 넣지 못한다는 조건하에 금고를 빌려주고 있기 때문에 현금을 보관했다가는 낭패를 보기가 십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한인들은 대여금고에 현금 등을 보관하는 사례가 적지 않아 이 같은 사례가 재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된다.
<선데이저널>이 사건의 내막과 대여금고 문제점과 실태를 점검해 보았다.  박우진(취재부기자)

뉴욕 퀸즈 리틀넥에 거주하는 로버트 김씨 부부는 지난 8월 31일자로 뉴욕주법원 퀸즈카운티지방법원에 BBCN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장에 따르면 로버트 김씨와 부인 박문숙씨는 지난 2009년 10월 26일 BBCN 플러싱지점에서 세이프티디파짓박스, 일명 대여금고를 리스했다. 김씨의 대여금고 번호는 815400으로, 김씨와 부인 박씨 등 2명에게 대여금고 접근이 허용됐고 연간리스비용은 이들 부부의 계좌에서 매년 빠져나갔다.
문제는 약 2년 뒤 시작됐다, 2011년 7월 9일 김씨부부는 BBCN 측에 대여금고열쇠를 분실했다고 신고했다. 이 당시 전화를 받은 사람은 BBCN직원 P모(여)씨였으며 열쇠를 픽업하러 가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로 부터 이틀 뒤인 2011년 7월 11일 새 열쇠를 만들기 위해 대여금고가 강제로 오픈됐지만 김씨부부는 현장에 없었으며 은행 측으로부터 입회하라는 통보도 받지 못했다고 소장에서 주장하고 있다. 김씨부부는 나중에 은행으로 가서 은행직원 P씨로 부터 새 열쇠를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은행이 보관중인 문서에 따르면 열쇠를 교체할 때 작성된 문서에는 김씨부부의 이름이 적혀있고 자신들이 서명한 것으로 돼 있었다고 한다. 이들 부부는 서명한 적이 없고 P씨가 이 문서에 임의적으로 서명했다는 것이다. 열쇠교체 현장에 간 적이 없는데 은행서류에는 깜쪽 같이 조작돼 있다는 것이다.

열쇠교체 해당 직원의 의심쩍은 흔적들

 ▲ BBCN 대여금고 약관

이들 부부가 열쇠를 교체한 뒤 은행 대여금고를 열어본 것은 3번이라고 한다. 2011년 7월 25일과 2012년 3월 5일, 2015년 1월 29일등이다, 김씨부부는 2011년과 2012년 대여금고를 확인했을 때는 모든 것이 잘 보관돼 있었으나 2015년 1월29일 방문했을 때 대여금고에서 4만달러가 없어졌다고 주장했다. 당초 이들은 대여금고속에 8만달러를 넣어두었는데 그중 절반이 없어졌다고 밝혔다. 특히 대여금고 열쇠교체 때 자신들의 이름아래 서명을 했던 은행직원 P씨는 자신들이 돈이 사라진 사실을 알았을 때 이미 퇴직하고 난 뒤였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김씨부부는 은행직원이 대여금고 열쇠를 교체할 때 별도로 열쇠를 만들어서 가지고 있다가 퇴직하기 전에 김씨부부 몰래 돈을 가로챘다고 주장하는 있는 셈이다. 이들은 BBCN 측이 은행대여금고에 대한 안전을 책임지고 있으므로 없어진 돈을 모두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4만달러는 물론 변호사 비용 등까지 모두 BBCN이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씨부부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BBCN 측은 10월 28일 법원에 제출한 답변서를 통해 김씨 측의 모든 주장을 대부분 부인했다. 김씨가 이 은행에서 대여금고를 빌렸다는 사실만 인정했을 뿐 대여금고 열쇠교체사실, 은행직원 P씨의 서명 등, 모든 내용에 대해 부인하거나 이를 알 수 있을 만한 정보가 없다고 주장했다. 은행으로서는 지극히 당연한 대응이 아닐 수 없다.

은행으로서는 대여금고에 현금이 들어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가 없기 때문에 김씨부부의 대여금고내 보관물품이 무엇이 됐던 간에 그것이 분실됐는지, 그대로 있는지 알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은행 측은 대여금고의 열쇠가 분실되고 교체됐다는 주장, 대여금고를 세 번 방문했다는 주장 등에 대해서도 전면 부인했다. BBCN이 부인할 수 없는 기본적 사실마저 부인한 것은 지나치다는 주장이다. 열쇠교체, 대여금고 방문사실 등은 은행기록에 나와 있기 때문에 입증되는 것이다. BBCN이 불변의 사실 등, 인정할 것은 인정을 하고 대응을 해도 충분히 승산이 있음에도 과민대응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 BBCN, 대여금고분실소송 답변

불확실한 대여금고 리스조건이 발목

더 큰 문제는 바로 대여금고 리스조건이다. 통상 은행 대여금고의 열쇠가 분실되면 은행 측이 열쇠수리공을 부르되 대여금고의 주인과 은행 측, 열쇠수리공 등 3자가 입회한 가운데 기존 대여금고를 열어 내용물을 확인하고 대여금고 주인에게 새 금고를 배정하게 돼 있다.
미주류은행을 포함한 대부분의 은행들이 이 같은 조건하에 대여금고를 빌려주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절차를 리스조건에는 명시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다.

BBCN의 대여금고 리스조건도 이처럼 열쇠분실 시 문제에 대해 명확히 규정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마디로 두루뭉술하게 처리해 둔 것이다. 열쇠분실 때 새 열쇠를 어떻게 만들고 누가 입회하는가에 대한 규정이 없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으로 은행 측에 유리한 계약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김씨부부는 소송장에서 BBCN의 대여금고 리스조건을 명시했고 BBCN 측도 답변서를 통해 이 대여금고 리스조건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이 대여금고 리스조건의 2번이 열쇠 및 분실 때 규정을 담고 있으며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대여금고를 빌린 사람은 2개의 대여금고 키를 받게 되며 대여금고 보증금은 열쇠를 은행에 반납할 때까지 돌려주지 않는다.

만약 열쇠를 잊어버리면 다른 키는 은행에 즉시 반납해야 하고, 은행은 새 대여금고를 금고대여자에게 배정하거나 대여금고에 새 열쇠를 장착하도록 한다, 금고대여자는 은행 측에 열쇠분실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과 모든 키를 분실했을 때의 비용을  보상해야 하며 이는 금고대여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은행측은 대여금고 열쇠를 복사해서 보관하지 않는다’. 즉 대여금고의 열쇠를 분실했을 때 열쇠수리공을 불러 금고대여자 입회하에 금고를 연다거나, 새 열쇠를 만든다든가 하는 구체적 규정이 전혀 없는 것이다. 따라서 김씨 처럼 대여금고를 열쇠를 잊어버린 뒤 내용물을 분실했을 때, 대여금고 주인의 입회 없이 열쇠를 만들고 은행 측이 독단적으로 금고내용물을 확인했다고 하더라도 대여금고 주인은 일체 항변을 할 수가 없도록 돼 있다.

물론 은행 측은 대여금고가 어떠한 해도 입지 않도록 하고 안전하게 보관될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강구하지만 대여금고의 내용물에 대해서는 일체 책임을 지지 않도록 한다는 조건도 포함돼 있다,
이처럼 대여금고 리스조건은 금고대여자에게 절대 불리하도록 돼 있다. 또 비밀금고의 특성상 내용물은 제3자가 알 수 없어 입증이 불가능하다는 점도 금고대여자에게는 원천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 즉 은행대여금고에 뭔가를 넣었다가 잊어버리기라도 하는 날에는 하소연할 데가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과 중국인등은 대여금고에 돈이나 귀금속을 두는 일이 허다하다. 은행강도들이 한인은행이나 중국은행을 털때 목표는 은행금고에 보관된 현금이 아니다. 바로 대여금고에 현금과 귀금속이 목표인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은행의 금고보다 고객들 대여금고에 더 돈이 많기 때문이다.

 ▲ 이스트웨스트뱅크-BBCN 턴 5인조 은행강도

은행금고보다 대여금고 노리는 은행 강도들

지난 2011년 8월 6일 한인들에게도 잘 알려진 이스트웨스트뱅크 로랜드하이츠지점이 쥐도 새도 모르게 뚫렸다. 지붕에 올라간 뒤 정확히 금고 위 지붕을 뚫고 침투한 것이다.

이 사건의 범인은 모두 5명, 지난해 7월 29일 연방검찰이 이들을 기소했다. 연방검찰 기소장을 보면 이들 5인조강도가 이 은행의 원래 금고에서 훔친 돈은 14만7천달러에 불과했다. 대신에 대여금고에서 훔친 금품은 원래 금고의 백배에 달했다. 이들 강도가 65개 대여금고 열쇠를 드릴 등으로 깨부순 뒤 떨어간 금품은 현금과 귀금속을 합쳐 무려 1400만달러에 달했다. 금은보화가 모두 대여금고에 들어있었던 셈이다. 물론 특정 대여금고는 많은 금품이, 일부 금고에서는 금품이 없을 가능성도 있지만 강도가 털어간 대여금고수와 금액을 감안하면 1개 대여금고에서 평균 21만5천4백달러를 털어간 셈이다. 대여금고 1개에 있던 금품의 가치가 은행 원래금고의 보관액보다 많은 것이다.

그로부터 1년1개월 뒤 이들은 한인은행을 털었다. 이들 5인조는 2012년 9월 8일 BBCN 뱅크 다이아몬드지점을 노렸다. 이들은 정찰–지붕접근–구멍뚫기 등 이스트웨스트뱅크를 털 때의 방식대로 BBCN을 털었다. 금고 위 지붕위에 예쁜 구멍을 뚫고 사뿐히 금고로 들어간 것이다. 당초 은행강도직후 언론에 보도된 BBCN의 피해액은 은행금고에 보관된 현금 43만 달러, 대여금고 60개의 현금과 귀금속 2백만 달러로 알려졌었다. 하지만 연방검찰 수사결과 그 피해액은 당초 언론보도의 2배에 달했다. 2014년 7월 29일 기소장에 따르면 BBCN의 피해액은 은행금고 현금 43만 달러 외에 대여금고 피해액이 4백만 달러에 달했다. 1개 대여금고당 평균 6만6천 달러씩 털린 것이다.

공교롭게도 이들 5인조 강도는 아시안계 은행을 노렸다. 그래서 중국인과 한인들의 대여금고 이용패턴을 알 수 있는, 사실상의 유일한 자료가 도출된 것이다. 중국인과 한인들의 경제규모도 다르겠지만 중국인들이 한인보다 현금이나 귀금속을 대여금고에 약 3.5정도 많이 쌓아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이들은 은행 원래금고보다 상대적으로 접근이 쉬운 대여금고, 그것도 아시안들이 주 고객인 은행을 골랐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아시안들이 대여금고에 현금과 보석을 보관하는 것이 알려지면서 이제 은행강도의 표적이 된 셈이다.


 ▲ 이스트웨스트뱅크-BBCN 강도 기소장

현금 거래 많은 중국인 한국인이 범죄 타켓

부동산전문변호사들에 따르면 한인과 중국인들의 현금동원력에 혀를 내두르는 일이 한 두 번이 아니라고 한다. 1-2백만 달러의 주택거래에 수십만 달러의 현금을 동원하는 일도 있다는 것이다. 변호사들이 그같이 출처가 불투명한 돈을 알고도 묵인할 수 없기 때문에 현금을 준다고 하면 자리를 피하고 거래당사자, 즉 부동산을 사고파는 사람만 다른 방에서 돈을 헤아린다고 한다.

은행에서 사용하는 현금계수기까지 동원, 현금을 세는데 몇 시간이 걸리고 양측이 현금에 대한 확인이 끝나야 크로징이 마무리되는 것이다. 요즘에는 이런 일이 흔하지는 않지만 예전에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광경이었다는 것이 부동산 브로커들의 고백이다. 이 같은 현금들은 바로 은행대여금고나 집안의 소형금고, 심지어 벽을 뚫고 현금을 숨긴 뒤 시멘트로 바르는 일까지 생긴다고 한다. 집을 살 때 각종 점검을 위해 검사를 나가면 종종 구멍 뚫린 벽이 발견될 정도이며 운이 좋으면 숨긴 사람이 잊어버린 채 이사를 가고 집수리도중에 횡재를 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은행대여금고에는 최대 50만 달러까지 보관이 가능하다는 것이 정설이다. 대여금고중 가장 큰 사이즈의 금고에 1백 달러짜리 신권을 넣으면 50만 달러까지 들어간다는 것이다. 강운태 전 광주시장의 부인도 서울 모은행 반포동 지점에 대여금고를 소유하고 있었고 검찰이 암달러상을 수사하던 중, 강전시장의 부인이 달러를 많이 바꿨다는 진술이 포착됐었다.
이에 따라 이 부인에 대한 수사를 하던 중 대여금고를 발견했고 이 대여금고에서 30여만 달러가 발견됐던 것이다. 이처럼 한인들이나 중국인들은 대여금고에 돈을 보관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에 은행금고보다 대여금고를 노리는 범죄까지 초래한 것이다.

열 받은 분실자 지점장상대 사제폭탄 인질극까지

한미은행 대여금고 24만 달러 분실의혹도 마찬가지다. 분실이 아니라 분실의혹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사건은 2007년 3월 6일 김모씨부부가 한미은행 가든글로브지점 대여금고에서 24만 달러를 도난당했다고 신고했지만 아무리 경찰수사를 해봐도 결론이 나지 않고 은행에 책임을 묻기가 힘들었다. 급기야 2012년 3월 해당은행 지점장을 사제폭탄으로 위협하는 인질극까지 잉태한 것이다. 오죽 답답하면 인질극까지 벌였을까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지만 법적으로 보호받고 배상받기는 사실상 힘든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BBCN 홈페이지에는 아무리 찾아봐도 대여금고에 대한 설명이 없다. 대여금고가 이미 모두 대여됐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대여금고를 해지하는 고객이 있더라도 말썽거리만 되는 대여금고는 더 이상 운영하지 않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대여금고분실로 소송이 제기되면 십중팔구 은행이 이기지만, 그 소송비용도 은행에는 마이너스요인으로 작용하고 소송에 걸린다는 자체가 은행으로서는 이미지손상을 초래하는 등 손해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체이스뱅크도 마찬가지다. 체이스뱅크는 아예 지난 4월 대여금고에 현금이나 수집성이 있는 동전, 그리고 보석 등은 보관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대여금고 리스조건을 변경한 것이다. 다른 은행들도 비슷한 추세이며 아예 신설되는 지점들은 대여금고 임대 업무를 취급하지도 않는다, 미국인들은 통상 대여금고에 집문서나 보험증서등을 보관했지만 이제는 이들 문서들이 모두 디지털 문서화됐기 때문에 따로 보관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특히 지난 5월 연방 법무부가 은행직원은 5천달러이상의 현금을 은행에서 인출하는 고객에 한해 경찰이 신고하는 곳을 고려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BSA규정 피하려다 늑대에 한입에 홀라당

현재 1만달러 이상의 은행거래는 금융당국에 자동으로 보고되고 계좌에 의심스러운 행동이 포착될 경우도 의무적으로 보고하도록 돼 있다. 이제는 그보다 더 촘촘한 그물을 치고 출처가 의심스러운 돈을 추적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여금고에 현금이나 귀중품을 보관한다는 것은 자살행위나 다름없는 것이다. 현금을 좋아하는 한인들도 남의 돈이 되기 십상인 대여금고 현금보관을 중단하는 것이 좋다. 미국에서 가장 무서운 법이 BSA, 은행보안법과 돈세탁관련 법이다. 또 이제 현금은 술집 외에는 쓸 곳이 없다는 말이 있다. 이처럼 모든 돈거래가 백% 투명하게 드러나는 세상이므로 이제 한인들도 현금을 쌓아두는 일은 피해야 한다. 특히 이를 은행대여금고에 보관하는 것은 피해야 불상사를 막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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