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의 검찰이 MB가신들 무더기로 계좌 추적한 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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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본국에서 검찰이 이명박 정권의 핵심 실세들의 계좌를 추적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법조계 인사들과 본국 언론 등에 따르면 MB 정부에서 장·차관 등 고위직을 지낸 인사가 무더기로 지난해 6월께를 전후해 검찰로부터 ‘계좌 조회’를 당한 것으로 17일 전해졌다. 실제로 지난달 이명박 정부에서 장·차관과 청와대 수석비서관을 지낸 고위급 인사들 위주로 열린 송년회 자리에서 서로 대화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성격의 계좌 조회를 통보받았다는 인사가 1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한다. 계좌 조회에서는 입출금 명세와 거래를 주고받은 사람들의 인적 사항 등이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계좌조회를 당한 MB 측근들은 반발하면서 검찰의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이러한 검찰의 행태는 사실상 MB 정부 시절 극에 달했다는 점에서 이명박 정권 인사들이 부메랑을 맞은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검찰의 마구잡이식 계좌추적은 잘못됐지만, 사실상 이명박 정부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면서 이런 일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명박 정부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그 주변 인사들의 마구잡이로 내사하다가 결국 무리수까지 뒀고, 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MB 정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과 관련된 것이라면 그가 운영하던 맛집까지 특별 세무조사를 하는 등 권력기관을 동원했다. 결국 자신이 키웠던 개가 주인이 바뀌자 주인을 문 것과 같은 모양새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김백준 전 비서관

검찰이 이명박 정부의 실세들에 대한 무더기 계좌 추적을 한 사실이 알려지자 검찰은 처음에는 부인했다가 나중에는 이 사실을 인정했다. 검찰은 “한국석유공사의 하베스트 인수 과정을 수사할 당시 고발된 김형찬 전 메릴린치 서울지점장 계좌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연결계좌를 열다 보니 전 정권 고위직 인사들이 포함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지점장의 아버지는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다. 검찰은 거래 시점이나 액수 등에 비춰 석유공사 사건과 무관했고 다른 혐의점도 없어 더는 수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검찰이 계좌추적에 나선 인물이 전 정권의 총무비서관이었다는 점이다.


盧 측근 이 잡듯 뒤져
총무비서관은 청와대 내부의 살림살이를 도맡아 하는 자리로서 대통령의 최측근이 임명되는 것이 관례다. 특히 김백준 전 비서관은 이 전 대통령의 오랜 집사 역할을 했던 인물로 이 전 대통령과 관련된 재산에 대해서는 거의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검찰이 총무비서관의 계좌를 추적했다는 것은 사실상 전직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냥한 것과 마찬가지다. 계좌추적은 통상적인 압수수색과 달리 피의자가 알아채지 못하게 이뤄지는 은밀한 내사 수단이다. 검찰은 의미 있는 첩보가 접수되거나 의심 자금과 연결된 새 계좌를 발견했을 때 법원에 계좌추적영장을 청구해 혐의 유무를 검증한다. 검찰이 입출금 내역을 조회한 이명박정부 고위직 10여명은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 계좌에 금전거래 내역이 있었다.
총무비서관은 청와대 살림을 도맡는 자리기 때문에 정권이 바뀌어도 건드리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었다. 총무비서관이 했던 일들을 문제삼기 시작하면 그 부메랑이 고스란히 돌아오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불문율을 깬 것이 바로 이명박 정권이었다.

이명박 정부 시절 검찰은 정상문 참여정부 총무비서관이 재직 시절인 2004년 12월 하순 박 회장으로부터 백화점 상품권 1억원어치를, 2006년 8월 현금 3억원을 각각 받은 혐의로 2009년 정 전 비서관을 체포해 수사했고, 결국 그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법원은 “정 전 비서관은 구속영장 기재 범행내용의 주요부분에 대해 다투고 있는데 제출된 수사내용 만으로는 정 전 비서관이 바로 구속영장 기재와 같은 내용의 범죄를 범했다고 보기에 소명이 부족하다”며 영장을 기각했었다.

또한 법원은 “현재까지의 수사내용과 제출된 자료만으로 정 전 비서관을 구속하는 것은 정 전 비서관의 방어권 행사를 부당하게 제한할 우려가 있다”며 “이미 확보된 증거재료 등에 비춰보면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까지 보기는 어렵고, 수사 경과 및 정 전 비서관이 수사에 임하는 태도 등을 고려하면 도망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도 했다. 정 전 비서관의 비리 혐의를 밝혀냄으로써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려던 검찰의 계획은 빗나갔었다. 검찰은 정권이 넘어간 바로 직후인 2008년 초에도 정 전 비서관이 해운사로부터 로비를 받았다며 수사했으나 역시 불구속 기소에 그친 바 있었다.

검찰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계속 수사를 진행해 결국 정 전 비서관의 돈이 권양숙 여사로 흘러들어간 정황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결국 이로 인해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 소환 조사까지 받게 되는 일이 벌어졌다. 당시 검찰은 포괄적 뇌물죄라는 혐의를 적용하려 했으나 이에 대한 반대 여론이 검찰 내부에서도 적지 않았고, 결국 시간을 끌다 대통령의 서거를 불러왔다.

사정기관 총동원

이명박 정부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궁지에 몰아넣기 위해 수사했던 사건은 이것이 다가 아니었다. 이른바 노 전 대통령과 가깝다는 인사는 이 잡듯이 뒤졌다. 정 전 비서관에 대해 대검 중수부가 수사를 하던 시기, 대전지검 특수부에서는 노 전 대통령의 절친인 강금원 전 창신섬유 회장에 대해 수사했다. 대전지검 특수부는 강 전 회장이 2004년 이후 부산 창신섬유와 충북 충주 시그너스골프장의 회삿돈 266억원을 임의로 사용했을 뿐 아니라 자신의 벌금과 추징금 등을 회삿돈으로 납부, 회사에 36억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로 그를 구속하기도 했다. 또한 검찰은 그가 16억원 가량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도 적용했다.

검찰 뿐만이 아니었다. 검찰 수사의 단초를 제공한 국세청은 더 했다. 국세청은 노 전 대통령의 친구가 대표로 있었던 제주 제피로스 골프장, 노 전 대통령이 허리수술을 받은 ‘우리들 병원’ 그리고 노 전 대통령 단골집으로 유명했던 삼계탕집도 대상에 포함시켰다. 토속촌은 가끔 청와대로 삼계탕을 배달해 먹을 정도로 노 전 대통령의 단골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탄 곳이다. 또한 이 집 사장은 민주화 운동 인사들과도 적지 않은 친분이 있는 인물이다. 국세청에서는 ‘정기조사’라고 밝혔지만 그렇게 보기에는 그 조사 대상이 가지고 있는 공통점이 너무 선명했다. 이처럼 MB 정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가족은 물론이고 친구와 측근들까지 검찰 수사나 세무조사 대상에 올렸다. 노 전 대통령 측근 중에 검찰 조사를 받지 않았던 인물은 이해찬 전 총리나 유시민 전 장관 정도만 꼽을 수 있다. 한명숙 전 총리도 대한통운 사장으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기소됐으나 결국 무죄판결이 나왔다. 결국 이 때 생긴 악연으로 인해 한 전 총리는 별건 수사를 받았고, 최근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아이러니 했던 것은 당시 노 전 대통령을 겨냥했던 두 사정 기관의 수장이 노 전 대통령이 임명했던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임채명 전 검찰총장과 한상률 전 국세청장이 그들이다. 두 사람은 참여정부 말기에 임명되어 자신의 임기를 늘리기 위해 새로운 정권에 충성했다. 이를 위해 전 정관 인사들과 관련된 것은 무차별적으로 사정을 진행했고, 결국 어느 정도 성과를 인정받아 자신의 임기를 보장받았다. 두 사람이 전 정권에서 수장으로 임명될 수 있었던 것은 사정기관의 독립을 보장해야 한다는 노 전 대통령의 소신 때문이었다. 실제로 사정기관 관계자들은 지금도 가장 독립성을 보장받았던 때를 꼽으라면 참여정부 시기를 꼽는다. 김대중 정부 최고 실세였더 박지원 의원 같은 사람들이 수사를 받게 된 것도 이 덕분이었다.

현재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하는 안대희 전 대법관도 노 전 대통령 시절 중수부장을 하면서 정치권으로부터 외압에 굴하지 않으면서 대중적 인기를 모은 인물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사실상 참여정부가 유엔 사무총장을 만들어 준 것이다. 그런 그들이 정권이 바뀌자 전직 대통령을 물어뜯지 못해 안달이거나 이 정권 들어와서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줄을 서고 있다. 역사의 아이러니다.

MB 정부 때 다시 犬察로

사정기관이 다시 정권의 하수인이 됐다고 평가를 받은 것은 이명박 정부 시절이다. 그들은 정권 출범 초 전 정권 사정을 위해 무차별적으로 물어뜯었다. 한상대 전 검찰총장이나 이현동 전 국세청장 모두 이명박 전 대통령과 학연과 지연으로 엮여있던 인물로 이들은 정권 내내 대통령에게 충성을 다 바치다시피 했다. 이때부터 훼손된 사정기관의 독립성이 박근혜 정부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한 때 채동욱 전 총장이 검찰의 독립성을 주장했으나 어이없이 불거진 혼외자 논란으로 중도 낙마했다. 한 번 들인 습관은 변하지 않는다. 검찰은 정권이 바뀌자 이번에는 자신에게 잃어버렸던 칼을 쥐어준 전 정권을 겨냥했다. 포스코나 자원외교 비리 모두 전 정권 인사들이 연루된 사업들이다. 결국 검찰이 MB 정권을 겨냥한 것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MB 정부 입장에서는 부메랑이 돌아온 것과 마찬가지다. 그런 그들이 검찰이 계좌추적을 했다고 항변하는 것은 자신들이 했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기억상실증에 걸렸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이번 계좌추적은 박근혜 대통령의 사전 전결이 있었다는 말이 서초동 검찰주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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