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누보시티 사건 경찰수사무마 판결문 파문

■ 미국구치소서 공중전화 통해 담당 수사관 매수 지시

■ 지명수배 뒤 수시로 한국출입…담당수사관들과 접촉

■ 매수 수사관, 검찰에 불구속 기소 의견 송치로 석방

이 뉴스를 공유하기

최두영회장, 한국 송환 뒤 긴급체포
48시간만에 풀려난 이유가 ‘기가 막히네!’

메인아르누보시티 분양사기와 관련, 최두영 회장이 검거된 가운데 최두영 회장이 이민법위반혐의로 미국구치소에 수감된 뒤 구치소공중전화로 처남에게 경찰에 뇌물을 주는 등 수사무마를 지시한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뇌물수수 경찰관에 대한 법원 판결문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이 소재불명으로 최 회장을 기소중지시키고 지명수배한 뒤에도 최 회장이 한국을 드나들며 직접 뇌물을 전달한 것으로 적시했다. 또 아르누보시티 한국분양자 39명이 이미 지난 2012년 12월 약정수익금을 위반했다며 김홍래 아르누보에스알 대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 불과 5개월만에 1인당 3천백만원씩의 승소판결을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본보가 단독으로 입수한 아르누보시티관련, 경찰의 뇌물수수 판결문을 통해 최두영 회장의 신출귀몰한 행적을 추적해 본다.
박우진(취재부기자)

지난 2012년 2월 7일, 아르누보시티 분양사기 피해자들에게 가뭄의 단비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한국 검찰의 범인인도협정 요청에 따라 연방이민단속국이 로스앤젤레스의 한 식당에서 최두영 아르누보시티 회장을 체포했다. 이민단속국은 최씨가 합법신분이 아닌 불법체류자임을 확인하고 즉각 이민국 구치소에 수감했다. 또 이민단속국에 최 회장이 한국에서 지명수배중임이 통보됨에 따라 이민국은 최 회장을 최대한 빨리 한국으로 송환시키기로 했다. 피와 땀, 그리고 눈물로 번 돈 수십만달러씩을 날렸던 아르누보시티 피해자들은 이제야 돈을 찾을 수 있게 됐다며 희망에 부풀었다. 그러나 2월 29일 마침내 최두영 회장이 한국으로 송환, 강남서로 인계됐지만 경찰의 불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 긴급체포 48시간만에 불구속 기소혐의로 일단 석방됐다.

LA체포 직후 담당수사관 다각도로 매수

미국에서 한국인 상대로 경제사범을 체포하기도 힘들 뿐더러 그 경제사범을 한국으로 송환시키기는 사실상 하늘의 별따기이다. 하늘의 별을 땄다고 비유할 만큼 천신만고 끝에 최두영 회장을 한국으로 송환시켰지만 최는 그보다 더한 묘책을 발휘, 48시간만에 석방돼 자유를 누렸던 것이다. 그 비법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그런 궁금증이 본보가 단독으로 입수한 한 판결문에서 그 비밀이 밝혀졌다. 아르누보시티 분양사기와 관련, 뇌물수수, 변호사법위반혐의 등으로 실형이 선고된 최씨의 처남 박순경씨, 김기용 강남경찰서 경제5팀장, 류경하 강남경찰서 사이버수사대장등 3명에 대한 판결문이 바로 판도라의 상자였다. 이 판결문에 따르면 최씨는 이민국 구치소에 수감된 뒤 공중전화로 한국의 처남에게 전화를 걸어 경찰에게 뇌물을 주고 수사무마 시나리오를 지시했다는 것이다. 재소자가 구치소에서 공중전화로 사건무마를 지시했다는 것은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다.

최두영최씨의 체포소식이 전해지자 수사기관은 ‘국외도피사범 송환호송 경찰관 선정’, ‘기소중지자 소재발견발고’등의 보고서를 올리며 최씨의 송환에 대비했다. 하지만 물밑에서는 최씨의 또 다른 음모가 주도면밀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판결문에 따르면 최씨의 처남 박순경씨는 2012년 2월 23일 김기용팀장에게 5백만원을 전달한 혐의와 관련, 검찰진술에서 ‘당시 최두영이 미국에서 체포돼 긴박하게 상황이 전개됐는데 최두영이 미국수용소안의 공중전화를 이용해 김정술[변호사사무실 직원]에게 천만원, 김기용에게 5백만원을 주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2012년 2월 23일 최두영이 미국에서 체포돼 강제 송환될 상황이었고, 박순경, 류경하[강남서 사이버수사대장]가 최두영이 송환되면 친분이 깊은 김기용에게 모든 사건을 일괄해 처리해 줄 수 있는지 청탁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박씨는 또 ‘2012년 2월 22일 1500만원을 현금으로 인출했다’고 수사기관에서 진술, 최씨는 이미 2월 22일 이전에 미국구치소에서 처남 박씨에게 공중전화로 사건무마를 지시한 것으로 추정됐다. 박씨가 작성한 경비 사용내역에 ‘2월 22일 친형으로 부터 2천만원을 송금받아 김정술에게 1천만원, 김기용에게 5백만원을 지급했다’고 기록된 것도 2월 22일 이전 공중전화를 통한 지시를 뒷받침하고 있다.

기소중지 상태에서 한국 자주 드나들어

최 회장의 지시로 2월말 박씨는 잇따라 수사관들을 접촉하고 소정의 뇌물을 전달했음이 판결문을 통해 확인되고 박씨가 작성한 회의록에도 최 회장 사건을 담당하는 수서경찰서, 강남경찰서 2개팀을 접촉하고 수사담당자 성향을 파악, 조율가능성을 타진하는 것은 물론 분산돼 있는 사건을 통합처리하려는 물밑작업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부터 약 일주일 뒤인 29일 최 회장은 한국으로 송환돼 강남서로 신병이 인계됐지만 사전각본대로 불구속 의견 송치로 긴급체포 48시간만에 불구속 기소로 풀려나게 된 것이다.

검찰1미국 구치소나 교도소는 재소자의 가족과 재소자간 통화를 허용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이는 안부전화 등을 위한 인도적 차원에서 허용된 것이기 때문에 엄격히 따지면 최 회장은 미국구치소 내에서 또 다른 범죄를 모의하고 실행하는 범법행위를 저지른 셈이다.
최 회장은 이미 기소 중지된 후에도 한국을 수시로 출입했다는 사실도 충격적인 사실도 드러났다. 기소중지란 소재불명일 경우 공소시효를 정지시키는 것으로 체포될 때까지는 자동으로 지명 수배되는 제도다. 최 회장과 이재성, 김우영 등 6명은 지난 2010년 11월 15일 심모씨 등 뉴욕동포 3명으로 부터 강남경찰서에 고소되는 것을 시작으로 이 사건과 관련, 2012년 11월 29일까지 모두 8차례에 걸쳐 검찰과 경찰에 피소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2011년 2월 18일 이 사건으로 이미 실형이 선고된 이재성, 김우영이 최씨를 특가법상 횡령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고, 소재불명을 이유로 기소 중지됐다. 또 2011년 5월 30일 피해자 장모씨가 이들 6명을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으나 역시 최 회장은 소재불명을 이유로 기소 중지됐다. 즉 2011년 2월 18일과 2011년 5월 30일 서울중앙지검 고소사건으로 기소중지된 것이다.

그러나 판결문에 따르면 최 회장과 처남 박씨는 2011년 5월 16일 역삼 아르누보시티 사무실에서 전 강남서 사이버수사대장 류경하에게 수사무마 및 수사진행상황을 알아봐 달라는 부탁과 함께 2백만원을 전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2011년 10월 20일 역시 최 회장과 박씨가 역삼 아르누보시티 사무실에서 류씨에게 수사무마부탁과 함께 현금 백만원을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 회장이 류씨에게 현금을 전달한 장소는 두 차례는 모두 역삼동으로 밝혀졌으며 이는 최두영 회장이 한국에 머물고 있었음을 뜻한다. 전달 시기는 같은 해 2월 18일 서울중앙지검 고소된 뒤 3개월 뒤와 8개월 뒤이므로 이미 기소중지된 시점 이후임이 분명하다. 최 회장이 검거된 곳은 2012년 2월 미국 LA였다. 그렇다면 최 회장은 검찰의 기소중지에 따른 지명수배 속에서도 한국에 들어가 뇌물을 전달하고 미국에 돌아와 아무런 일도 없다는 듯 일상의 자유를 누리는 등 한국과 미국을 유유히 오고 갔음을 의미한다. 최두영 회장의 전방위로비에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도 무장 해제됐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이다.

승소판결 받았지만 실효성 전혀 없어

최씨가 송환직후 이틀 만에 자유의 몸이 되자 류씨에게 집중적으로 뇌물을 주며 수사무마에 나서게 된다. 당시 류씨는 2011년 7월 27일 퇴직했으며 경위로 재직하다 강등징계처분을 받아 경사로 퇴직한 점으로 미뤄 다른 비리혐의로 경찰을 떠난 것으로 추정된다. 최 회장은 풀려나자마자 2012년 3월부터 류씨에게 1년3개월간 9천6백만원상당을 주면서 수족처럼 부리며 CCTV를 살펴보듯 수사상황을 모니터한 것으로 드러났다. 류씨는 박씨의 회사인 도시공간개발에 취직해서 월급을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월급을 가장한 금품수수이며 변호사법위반이라고 판단했다.

검찰2식당, 룸싸롱 접대는 옛말이고 맛사지샵 등에서 접대하는 것은 예사였다. 특히 초급경찰간부들이 골프장을 내 집 드나들듯 다녔던 것으로 드러났다. 최 회장측은 일부 경찰에게 일 년에 10여회나 골프접대를 한 사실도 재판 과정에서 밝혀졌다. 이 사건과 관련,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증거는 모두 121번까지 2356페이지에 달했고 법원은 뇌물을 준 최 회장의 처남 박씨에게 가장 낮은 형량이 선고됐다.
직무와 관련, 뇌물을 받은 공무원의 불법에 엄중한 처벌을 가했다고 볼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박씨에게는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박씨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된 반면 뇌물을 받은 류씨에게는 징역 1년 6월, 김씨에게는 징역 1년의 실형이 선고됐고, 항소와 상고가 모두 기각돼 1심 선고형량이 확정됐다.

이 사건과 관련된 형사재판이 모두 5건에 사법 처리된 사람은 7명으로 모두 유죄가 선고됐고 최두영 회장은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그러나 이미 4년전 민사소송을 통해 승소한 케이스도 있는 것으로 확인돼 재미동포 피해자들은 만약 소송을 해서 승소하더라도 실제로 돈을 받기는 힘들 것으로 보여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강지화씨등 39명의 한국내 아르누보시티 분양자들은 지난 2012년 11월 26일 레지던스호텔 운영자인 김홍래 아르누보에스알 대표자를 상대로 약정수익금 위반 소송을 제기해 5개월만인 2013년 5월 2일 승소판결을 받아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 번호는 2012 가합 99254호로 서울중앙지방법원 제30민사부가 담당한 것으로 확인됐고 김홍래씨는 항소하지 않아 패소판결이 확정됐다. 이 소송의 소송가는 12억8백여만원으로, 1인당 3천백만원상당의 손해를 배상받게 된 것이다.

법인 완전자본잠식 승소해도 받을 길 없어

(주)아르누보에스알의 법인등기부등본 확인결과 2007년 1월 8일 설립 등기된 법인으로 부동산관리용역, 숙박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며 강원도 강릉시 교통을 주소지로 한 김홍래씨가 사내이사, 박순경씨가 감사를 맡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법원은 감사는 회사운영을 감독하는 직위인 만큼 유일한 이사인 김씨를 대표자로 본 것이다.

재미동포 분양자들도 한국 사기피해자들과 비슷한 사기를 당했다. 아르누보시티 분양 뒤 아르누보 에스알 빌딩을 레지덴설 호텔로 운영해 3년간 분양가의 연 8%에서 10%의 확정수익을 보장한다는 말에 현혹돼 은행이자보다 훨씬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투자했었다. 그러나 모두 사실과 달랐다. 그렇다면 재미동포 분양자들도 김홍래씨와 아르누보 에스알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다면 승소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문제는 승소해도 과연 돈을 받을 수 있는 가하는 문제다. 아르누보 에스알 법인은 살아 있지만 자본금 5천만원업체로 사실상 도산상태이기 때문에 승소해도 사실상 실체적 이익을 얻을 수 없을 것으로 보여 소송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 최두영 회장이 하루속히 풀려나 돈을 벌어 변제하게 하는 최악의 방법까지도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