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삼호드림, 해적몸값’싸고 세기의 소송전…해적에 준 몸값은 936만달러 최초확인

■ 해적과 협상은 영국로펌‘인스앤코’담당

■ 보험사들, 화주 측에 공동해손 지불 소송

■ 화주, 합의 뒤 원유받고 한푼도 지불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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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말리아 해적,
운명 가를 세기의 재판’주목

해적과의 협상, 몸값 지불 공동해손범위 여부에 촉각

지난 2010년 4월 소말리아해적에 납치됐던 대형유조선 삼호드림호 선원구출을 위해 해적에게 지급된 몸값은 936만달러인 것으로 <선데이저널>이 단독으로 확인했다. 삼호드림호 납치 뒤 선주인 삼호해운의 의뢰를 받은 영국 변호사들이 해적과의 협상에 나섰다는 사실도 처음으로 드러났다. 현재 갈렉스, 악사, 삼성화재 등 세계적인 보험사들이 이 몸값을 누가 부담할 것인가를 둘러싸고 뉴욕에서 소송전을 벌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삼호드림호는 지난 2010년 4월 4일 납치된 뒤 몸값을 지불하고 풀려난 뒤 1억6400만달러에 달하는 원유를 화주인 발레로마케팅앤서플라이사에 인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이때 발생한 손실, 즉 몸값 부담을 누가 하느냐하는 문제가 관건이다. 이번 소송 사건의 전말을 짚어 보았다.
안치용(시크릿오브코리아 편집인)

해적삼호해운소속 대형유조선인 삼호드림호는 2010년 3월 28일 이라크 바스라에서 바스라 경질유 33만203톤을 싣고 미국 텍사스주 갈버스톤항으로 항해하다 4월 4일 오만인근 아라비안해에서 소말리아해적에게 나포됐었다. 당시 이 배에는 한국인 선원 5명과 필리핀 선원 19명 등 모두 24명이 타고 있었다. 삼호해운은 끈질긴 협상 끝에 피랍 217일만인 11월 6일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몸값을 지불하고 선박과 선원 24명 전원을 구출했었다. 바로 이때 해적들에게 몸값을 지불하고 선박과 선원을 구출한데 대한 비판이 이어지면서 그 이듬해 ‘석해균선장’으로 유명한 ‘아덴만의 여명’ 작전이 탄생했던 것이다.

2011년 1월 15일 삼호해운소속 삼호주얼리호가 소말리아해적에게 납치되자 한국해군이 1월 18일 1차 구출작전에 이어 사흘 뒤인 1월 21일 ‘아덴만의 여명’작전을 감행, 5시간의 교전 끝에 선원 21명 전원을 구출하고 해적 5명을 생포하고 해적 8명을 사살했었다. 이때 석해균선장은 6발의 총을 맞고도 살아나 영웅이 됐던 것이다. 이처럼 아덴만의 여명작전은 바로 그 전해 삼호드림호 선원구출을 위해 해적에게 몸값을 지불했다는 비판에 따라 강력한 대응으로 전환하면서 탄생한 사건이었다.

해적들에 몸값 지불 거센 논란

지난 1월 11일 세계적 보험회사인 갈렉스, 악사, 알리안츠, 삼성화재 등 11개 보험사가 뉴욕남부연방지방법원에 삼호드림호의 화주인 발레로 및 화주의 보험사 서던마린앤애비에이션 언더라이터를 상대로 삼호드림호 구출에 몸값 등으로 지불된 손해를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소송에서 증거로 제출된 서류를 확인한 결과 소말리아 해적에게 지급한 몸값은 936만1700달러이며 해적과의 협상은 영국 런던의 로펌 인스앤코[INCE&CO] 변호사들이 협상을 담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 삼호드림 공동해손관련 소송장

▲ 삼호드림 공동해손관련 소송장

소송장에 따르면 삼호드림호는 지난 2010년 4월 4일 납치 후 몸값을 지불하고 풀려난 뒤 1억6400만달러에 달하는 원유를 화주인 발레로마케팅앤서플라이사에 인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이때 발생한 손실, 즉 몸값 등을 누가 부담하느냐 하는 것이었다. 대형화물선 용선계약 등에는 반드시 제너럴 에버리지, 즉 공동해손 조항이 포함된다. 공동해손조항이란 불의의 사고가 발생, 선장이 선박과 화물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 어떤 행동을 취했을때, 이에 따른 손해와 비용은 선주사와 화주사, 보험사등이 서로 나누어서 부담한다는 국제규칙이다. 즉 삼호드림호가 피랍된뒤 선박과 선원이 구출되고 원유가 무사히 화주에게 인도될 때 까지의 손해와 비용은 모든 이해관계자가 공동으로 부담해야 한다. 이에 따라 삼호드림호의 화물인 원유의 주인이 818만달러를 부담하기로 약속하고도 이를 지불하지 않기 때문에 보험사들이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삼호, 공동해손 선언 후 심경변화

삼호드림호는 2009년 9월 21일부터 1년간 삼성화재에 1억6288만달러의 손해배상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보험은 전쟁, 소요 등에 대한 피해에 대해서도 배상이 되지만 30만달러이하의 손해에 대해서는 배상이 되지 않고 30만달러이상일 경우에도 30만달러는 보험가입자가 부담하는 것으로 약정이 있다. 보험회사들은 선박, 항공기등 대규모보험은 사고가 났을 경우 위험부담을 줄이기 위해 재보험에 가입하므로 삼성화재는 4.5%만 위험부담을 안는 대신 90%는 갈렉스, 5.5%는 스타르에 재보험을 들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 해적들에게 이질로 잡혀있던 삼호주얼리호 선원들이 구출작전이 끝나자 갑판으로 나와 바람을 쐬고 있다. 선원들 뒤 선실 벽에 선명하게 난 총알 자국이 치열했던 총격전 상황을 가늠케 한다.

▲ 해적들에게 이질로 잡혀있던 삼호주얼리호 선원들이 구출작전이 끝나자 갑판으로 나와 바람을 쐬고 있다. 선원들 뒤 선실 벽에 선명하게 난 총알 자국이 치열했던 총격전 상황을 가늠케 한다.

삼호해운은 2010년 3월 25일 코치시핑과 삼호드림호 용선계약을 맺고 3월 12일 배를 넘겨주었으며 코치시핑은 3월 8일 발레로와 재용선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삼호드림은 3월 26일부터 사흘간 이라크 바스라에서 33만203톤의 바스라경질유를 선적한 뒤 3월 28일 선하증권을 화주인 발레로에게 발급했다. 원유 33만203톤은 207만6921배럴에 달하는 엄청난 양이었다. 선하증권 발급과 동시에 삼호드림호는 출항, UAE를 거쳐 텍사스 갈버스톤항으로 향하다 4월 4일 소말리아 해적의 공격을 받아 납치됐다. 이처럼 배가 피랍되자 선박소유주인 삼호해운은 3개월여가 지난 7월 29일 제너럴에버리지, 즉 공동해손을 선언했다. 삼호드림호 선박과 선원, 그리고 화물을 보호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던 것이다. 또 공동해손을 선언해야 모든 이해관계자가 손해와 비용을 나눌 수 있으므로 몸값 지불 등에서도 자유로운 것이다. 이에 앞서 7월 22일 삼호해운과 KSI, 화주는 공동해손의 비율을 정확하게 산정하기 위한 손해사정법인으로 영국으로 리처드호그린들리[RHL]를 선임한다는 데도 합의했다. 따지고 보면 이 모든 것이 몸값지불을 위한 것이었다.

화주, 1억6400만달러 원유 돌려받아

그 뒤 삼호해운은 주보험사인 갈렉스와 함께 영국의 변호사들을 투입해 소말리아 해적과의 협상에 나섰고 11월 6일 갈렉스가 936만1700달러의 몸값을 지불하고 풀려난 것으로 드러났다. 삼호드림호는 오만으로 가서 7개월여간 억류생활을 한 선원들을 전원교체하고 12월 17일 선주인 삼호해운, 용선사인 KSI, 화주인 발레로사의 합의하에 삼호드림호를 UAE로 보낸 뒤 원유를 제미니 글로리호로 옮겨 싣고 텍사스 갈버스톤항으로 무사히 운송했다. 원유를 다른 배로 옮겨서 수송한다는 합의서 계약당시 KSI와 화주인 발레로, 화주 보험사인 서던 마린은 제너럴에버리지, 즉 공동해손 책임을 분담하겠다며 본드를 발행한 것은 물론, 서던마린은 공동해손부담 보증서까지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원유를 넘겨받기 전인 2010년 12월 10일 화주가 이에 동의한 것이다. 그러나 정작 1억6400만달러어치의 원유를 받고 나서는 화주의 마음이 바뀌었다. 손해사정법인인 리처드호그린들리는 2014년 9월30일 분담금 조정을 마치고 10월 3일 화주인 발레로측의 공동해손 분담금이 818만달러라는 사실을 통보했다, 그러나 발레로는 지금까지 단 한 푼도 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RHL이 발행한 손해사정서에 따르면 삼호드림호가 납치된 뒤 런던의 변호사들이 선주와 보험사를 대리해 해적들과의 몸값협상에 나섰고 이에 따라 몸값이 936만1700달러로 확정됐고 이를 지불함으로서 선원과 선박이 풀려났다고 기록돼 있다. 공동해손은 몸값이 가장 큰 것으로 밝혀졌고 오만의 살라라항과 UAE의 푸자이라항 기항과 그에 따른 비용, 화물 피해액, 대체선박수송비용, 협상팀의 비용, 법률비용 등이 포함됐다. 또 2002년 건조된 삼호드림호의 가치는 6435만달러로 평가됐으며 이는 선박가치 6500만달러에서 수리비용 65만달러를 제외시킨 것이다.

선원 몸값 아닌 선박 화물의 몸값

삼호드림호는 석방된 뒤 오만을 거쳐 1월 25일 두바이에 입항해 1월 31일 수리조선소 드라이독에 들어가 2월 14일까지 보름간 수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화물인 원유의 가치는 인보이스상 금액 1억6427만달러에 프리미엄보험료 4만1066달러가 더해져 1억6430만달러로 평가됐다. 이 같은 세세한 평가를 거쳐 선박 및 화물, 선박연료 등은 2억2053만달러에 공동해손 비용은 1147만달러로 책정됐고 이중 화주측 분담액이 818만달러가 된 것이다.

▲ 삼호드림 공동해손 산정내역서중 몸값지불내역

▲ 삼호드림 공동해손 산정내역서중 몸값지불내역

결국 2억2053만달러를 지키기 위해 1147만달러, 즉 5.2%의 비용이 들어간 셈이다. 화주측으로서는 818만달러를 내고 1억6430만달러어치의 원유 33만톤을 지킨 셈이다. 원유가 대비 4.98%의 비용이다. 그런데 화주는 원유를 받고 나서는 4.98%의 비용이 아깝다고 입을 씻은 것이다. 손해사정인이 선박과 화물등의 가치를 평가할때 선원 24명의 몫은 전혀 가산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선박과 화물이 중요했고 선원들은 뒷전이었던 것이다. 결국 936만여달러는 선원의 몸값이 아니라 사실은 선박과 화물의 몸값이었던 셈이다.

이 소송의 쟁점은 공동해손의 범위에 해적과의 협상, 몸값 지불 등이 포함되는지 여부다. 보험사측은 선박과 선원을 지키려는 선장의 어떠한 행위도 공동해손에 포함된다고 주장하는 반면 화주측은 해적에 대한 몸값지불은 공동해손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주장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판결여하에 따라 해적 운명에도 영향

즉 이 사건 판결여하에 따라 소말리아 해적들의 운명도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공동해손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내리면 보험사나 선주사는 몸값을 지불하며 선박을 구해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거꾸로 공동해손에 해당된다면 소말리아해적들은 몸값을 쉽게 받아낼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소말리아 해적들의 운명을 결정할 세기의 재판이며 그래서 전세계 보험사와 선사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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