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귀향을 보는 마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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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만을 바라보는  ‘귀향’  미주에서도 이어져…’

귀향

▲ 코리아타운 CGV 극장에서 「귀향」 무료관람 행사가 열렸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실화를 담은 영화 ‘귀향’이 한국에서 지난 12일 300만 관람을 돌파한 가운데 미국에서도 11일 LA CGV극장과 택사스주에서 개봉해 조용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15일(화)에는 김좌진장군기념사업회미주본부(회장 권욱종)와 미주총연(회장 김재권), LA평통 (회장 임태랑) 등이 한인 고등학생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무료관람 행사를 벌여 ‘귀향 보기’ 캠페인에 힘을 실었다. ‘귀향’은 1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CGV와 댈러스시네 오아시스 극장에서 개봉 했다. 또 애플TV와 아마존TV에 서비스하는 KORTV를 통해 미국과 캐나다, 영국에서 상영됐다.
<성 진 취재부 기자>

지난 1월 23일 LA에서 미주 최초로 시사회를 가졌던 위안부 영화 ‘귀향’이 국내에서 지난달 24일 개봉한 이래 매일 박스 오피스 1위를 기록하면서 지난 12일에는 관객 300만을 돌파를  이제 400만을 목전에 두고, 계속 호조를 보이고 있다. LA에서는 지난 11일 코리아타운 CGV 극장에서 개봉 첫 회에 100여명 이상이 관람하면서 호조를 보였다.
특히 15일(화) 오후 6시15분과 6시30분 상영시간에는 한인고등학생과 대학생 150명을 무료 관람 행사로 이채를 띄었다. 이날 김좌진장군기념사업회미주본부는 LA평통과 미주총연등과 함께 한인 만15세 이상 고등학생 및 대학생 150명에게 위안부 영화 ‘귀향’을 무료관람을 실시했다.
이 행사를 주관한 김좌진장군기념사업회 권욱종 미주본부 회장은 “일제강점기에 우리 선조들이 탄압을 받았던 역사를 특히 청소년들에게 알려주기 위한 교육적 목적으로 무료관람 행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마운트 산 안토니오 컬리지에 재학하는 강은빈씨는 “미국에서 산다는 시원찮은 이유로 그간 우리나라 역사를 가까이 하지 않은 것을 사죄하는 마음으로 이 영화를 꼭 보고싶었다”면서 “ 할머니들께서 사람에게 치를 떨었지만, 사람에 인해 한을 푸실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도한다”고 글을 적었다.

세리토스에 거주하는 양미경씨는 “아들에게 이 영화를 보여주는 것이 일제 강점기에 우리 선조가 탄압을 받았던 역사를 알려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런 기회를 만들어 준 한인 단체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영화 ‘귀향’은 지난 1월 당시 그동안 국내에서 배급사와 극장을 잡지 못해 애를 먹다가 LA에서 김좌진장군기념사업회, 미주3.1여성동지회, 미주총연, LA평통, KOWIN, 홍익민화연구소, LA한인축재재단 등 단체들이 합동으로 성공적인 시사회가 입소문을 타고 국내로 들어갔다.
또한 가주에서 교과서에 위안부 내용 수록 캠페인 등 소식도 국내로 전해지고, 특히 3.1절과 맞물리고 ‘귀향’ 상영에 대한 여론이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무료관람은 한국에서도 최태성 대광고등학교 역사 교사가 지난달 26일 서울 강남의 메가박스 4~7관을 사비로 빌려 화제를 모았다. 그리고 edm유학센터(대표 서동성)도 지난 삼일절을 맞아 영화 귀향 무료 관람 이벤트를 진행했다.
지난 3월 1일까지 edm유학센터 페이스북에 영화 ‘귀향’ 응원메시지를 남긴 사람들 중 80명을 추첨해 귀향 무료 영화권 2매를 무료로 제공하는 이벤트였다. 삼일절 기념 이벤트는 기억해야 할 우리의 역사를 잊지 않고 함께 보고 나누자는 의미에서 edm유학센터가 영화관을 대관하여 진행한 이벤트는 지난달 26일부터 3월 1일까지 5일 간 edm유학센터 페이스북 (facebook.com/edmuhak)에서 댓글로 참여를 받았다.

“지인들에게 보라고 권유”

지난 11일 개봉 첫날 오후 LA코리아타운 CGV 극장에서는 관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오후 6시 15분 4회차 상영에서는 관객 수가 100명을 넘어섰다. 상영관 정원이 153명임을 고려하면 출발이 매우 좋은 편이라고 극장 측은 전했다. 전날 밤 10일 프리미어 상영에서는 45명이 영화를 관람 했다. 관람객 가운데 대부분은 50대 이상이었으며, 일제 강점기를 경험한 70대도 곳곳에 눈에 띄었다.
피터 김 CGV 매니저는 “일본인 관람객 8명도 영화를 보러 극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대 여성 관람객들도 꽤 있으며 미국 현지인들도 있었다”고 전했다. 극장 관계자는 “교회나 학교에서 단체관람을 문의하는 전화도 오고 있다”면서 “앞으로 단체손님들이 많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극장 내에서는 영화 상영 내내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한 많은 인생에 손수건을 꺼내 눈시울을 닦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실제로 일본군이 위안부로 끌려온 소녀들을 폭행하고 능욕하는 장면과 집단 처형을 하는 장면, 일본군 장교가 쏜 총에 주인공이 맞아 숨지는 장면 등에서는 한숨과 탄식이 교차했다.
자신을 40대라고 소개한 한 여성 관람객은 “말로 듣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실상을 보고 나니 가슴이 먹먹해 말을 할 수가 없었다”면서 “지인들에게도 꼭 영화를 보라고 권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귀향’은 개봉 이후 미국과 캐나다, 영국, 프랑스, 독일, 호주, 대만 등 각국에서 유학생 단체들과 한인 공동체를 중심으로 상영 요청 문의가 쇄도했다. UCLA, USC, UCI등을 포함해 하버드대와 예일대 등 유수 대학에서 한인 학생과 교수들이 상영회를 요청하기도 했다.
특히 미국 내에서 최근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영화 ‘귀향’이 동포사회에서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다. 앞서 캘리포니아 주 교육부는 2017년부터 공립고교 10학년(한국의 고교 1학년생)에 적용되는 역사•사회과학 교육 과정 개정안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포함했다.
또 유엔 인권이사회가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와 보상을 권고하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직접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만나기도 했다.

지난달 24일 국내에서 정식 개봉한 ‘귀향’은 7만 명의 후원으로 만들어진 작은 영화다. 이 영화는 제작에 착수한 지 13년 만에 7만5천 명이 넘는 국민 후원과 배우•제작진의 재능기부로 빛을 보게 됐다.
이 영화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강일출(88) 할머니가 미술 심리치료 중에 그린 ‘태워지는 처녀들’을 모티브로 하고 피해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만들어진 극영화다. 강 할머니는 2014년 7월 이옥선 할머니와 함께 미국 워싱턴과 LA를 방문하고 글렌데일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을 직접 찾기도 했다.
할머니들은 당시 “일본 정부는 우리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죽어 사라지기를 기다리고 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살아있을 때 반드시 (일본 정부로부터) 사과를 받고 명예를 회복할 것”이라고 외쳤다.
한국에서 ‘귀향’의 흥행 돌풍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지만,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역사적 진실은 입소문을 타고 미국에서도 흥행을 이어갈 전망이다.

민족사의 아픔을 담고

한편 ‘귀향’이 지난 12일, 300만 명을 돌파하는 날 또 다른 일제 강점기 소재 영화인 윤동주 시인의 이야기 ‘동주’는 100만을 넘어섰다. 두 영화는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저예산으로 만들어졌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들 작품의 동시 흥행은 대기업 자본이 장악한 영화시장에서 저예산 영화의 승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귀향’은 개봉 18일 차인 지난 12일 하루 14만을 추가해 누적 관객 303만 명을 기록했다. 개봉 25일 차인 ‘동주’는 하루 2만4000명을 추가하며 101만을 기록했다. 순제작비 26억 원과 5억 원으로 만들어진 두 영화의 손익분기점은 각각 관객 60만 명과 30만 명 정도였다.
저예산 영화의 특성상 대기업 상영관이 자사 투자나 배급이 아닌 상태에서 스크린 배정에 인색한 게 일반적이라 개봉 전에는 흥행 전망이 불투명했었다. 하지만 관객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대기업 이 스크린을 열었고 이후 입소문을 통해 영화가 흥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두 영화의 흥행은 천만 영화 이상으로 값지다. 스크린 독과점을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인위적 관객몰이가 일상화된 상태 에서 ‘귀향’ 300만 명과 ‘동주’ 100만 명은 순도 높은 흥행으로 평가되며 한국 영화사에 새로운 기록이다.

특히 지난해 한국영화 수익률의 경우와 비교할 때 두 작품 흥행은 더욱 도드라진다. 지난해 10억 원 미만 저예산 영화의 경우 수익률은? -42.4%였다. 평균제작비(52억 원) 미만 영화의 경우 수익률은? -56.9%로 더 떨어진다. 손해를 보는 게 일반적인 저예산 영화의 현실에서 ‘귀향’과 ‘동주’가 손익분기점을 넘기며 흥행한 것은 그만큼 가치가 상당하다는 평가다.
‘귀향’의 경우, 영화적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단점이 주목받기 보다는 고통당한 분들의 마음을 잘 위로했다는 정서가 퍼지면서 흥행에 탄력을 받았다. 개봉 17일간 박스오피스 1위의 자리를 지켰다. 300만을 넘긴 12일 개봉 후 처음으로 한 계단 내려서 2위를 차지했다. 한국영화 원로인 정진우 감독은 “영화가 잘 만들어졌다고 할 수는 없지만, 위안부 할머니들의 고통과 위로하는 마음을 잘 담았고, 그래서 마음에 드는 작품 이었다”고 평가했다.
‘동주’는 윤동주의 생애와 함께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혁명가 송몽규의 존재를 부탁시켰다. 국민시인으로 자리 잡은 윤동주의 시 세계와 흑백화면으로 표현된 영상은 감성을 자극하며 일제 강점기의 아픈 현실을 잘 전달했다. 천만 영화 <왕의 남자> 이준익 감독이 저예산 영화로 역량을 발휘했다는 점에서 의미 깊게 다가온 작품이다. 스크린 지원 없이 철저히 작품성으로 대결했고, 관객들의 호응을 끌어냈기 때문이다.
특히 두 작품은 최근 한일 위안부 문제 굴욕 협상 등이 이슈화 되며 더욱 관심을 끌었다. 3•1절을 앞둔 개봉 시기도 흥행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민족사적 아픔을 담아냈다는 점에서 꾸준한 상영을 통한 흥행이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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