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20대 총선 재외국민 투표 ‘폐지론’이 불거지는 이유

투표를 해야할 이유가 없어 대부분 포기

재외유권자 200만명중 고작8%만 참여

비효율적 캠페인-동포사회 홀대 작용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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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국 정치풍토에 환멸…냉대 받는 재외국민투표

‘이런 투표 뭣 때문에 하나?’ 냉소적 반응

재외선거장제20대 국회의원총선거(이하 총선) 재외투표가 지난 4일로 끝났다. 역시 예상대로 초라하고 저조한 실적 이었다. 막대한 예산에도 불구하고 LA지역 투표율이 지난 19대에 비해 엄청난 수치로 폭락해 (별첨 도표 참조)벌써부터 재외선거 폐지론까지 나오고 있다. 이처럼 LA등 재외선거가 저조한 것은 우선 재외선거 제도가 아직도 동포들에게 불편만 조장시켰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재외 동포를 대변할 제도를 본국 정치권이 마련하지 못하고 홀대했기 때문으로도 분석되고 있다.
물론 재외동포들의 투표 불참에도 문제가 있다. 본국에는 약 4천2백만 유권자가 있는 반면 이번 재외선거 유권자는 고작 15만 정도며 정작 투표에 참여한 유권자는 8%에 불과할 정도로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이는 재외선거를 관장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재외공관이 상호 협력도 미비했고, 선거에 대한 홍보 부족과 종사원들의 교육 준비부족으로 투표 하러 온 일부 동포 유권자들의 심기만 불편하게 만들었다. 예산을  필요한 곳에 쓰기보다 외형적인 겉치레만 했을 뿐 비용을 흥청망청 쓰면서 과연 지난 수개월동안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LA공관 그리고 선거 캠페인에 나선 LA한인회 등을 포함한 일부 단체 관계자들의 활동은 ‘힘만 들었던 캠페인’ 쇼에 불과했다. 세계 최대의 해외동포 거주지를 관할하고 있는 LA 총영사관의 투표 과정은 종사원들만 북적이는 등 한마디로 예산낭비와 준비부족을 여지없이 노출시켰다. 이 같은 재외 선거에 과연 막대한 예산을 낭비하는 것에 본국 동포들이 어떻게 받아 줄지 의문이다.  <성진 취재부 기자>

지난 1일 금요일 LA총영사관내에 마련된 2층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치고 나온 C씨는 “2층 투표장에 들어서니 많은 종사원들이 일제히 쳐다보는 바람에 주눅이 들 정도”였다면서 “도대체 왜 그처럼 많은 종사원들이 있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푸념했다.
그리고 C씨는 “투표장에 투표하는 사람도 별로 없는데 기표소가 6개나 만들어 놓은 것도 이상 했다”면서 “영사관 1층 로비에도 안내원, 2층 엘레베이터에 내리니 안내원 투표장에 들어갔더니 또 안내원 투표지를 받고 나니 또 안내원…도대체 왜 이렇게 종사원이 많아야 되는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고 말했다. 간단히 생각해도 선거종사원 운영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될 수 있다.
이날 벌어진 해프닝 중에는 투표장에 들어선 미영주권자인 한 동포는 ‘내 친구인 후보자를 찍기 위해서 나왔다’며 투표지를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선거법에 의해 지역구 출신 후보에게는 투표 할 수 없고, 다만 정당 투표만이 가능했다. 그러나 이 유권자는 계속 ‘나는 정당에는 관심 없다’ 면서 막무가내로 지역구 투표지를 달라고 소리치며 요구하는 바람에 선거 관계자들이 곤혹을 치렀다.
물론 이날의 해프닝 주인공은 법적으로 볼 때 잘못이다. 현행 선거법상 영주권자는 지역구 후보자를 선택할 수 없다. 다만 지지 정당에만 투표할 수 있다. 하지만 왜 이런 해프닝이 일어나야 했는가를 볼 때 선거 홍보가 제대로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난립정당에 대한 사전 홍보부족

이날 또 다른 한 동포는 투표장에 들어서 ‘정당이 어디 어디냐’고 묻고는 20개 정도라는 답변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 동포는 ‘왜 그처럼 많은 정당이 있는가?’라며 의아해 했다. 어떤 할머니 유권자는 ‘어느 정당을 찍어야 하나’를 묻는 촌극도 벌어질 정도였다.
이번 20대 총선에서 후보를 낸 정당수가 무려 21개나 된다. 하지만 대다수 유권자들은 정당이 많아야 3개 정도로만 생각하고 투표장에 들어왔다. 정당에 대한 사전 홍보가 없었다는 이야기다.
LA공관에 마련된 투표소에는 무려 20여명의 선거종사원들이 북적거렸다. 시간당 10달러의 보수가 지급되는 이들 종사원들 중에는 선거법과 투표 요령에 대한 사전 교육의 미비로 일부 투표자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번 총선을 위해 투표용지 발급기는 모두 7대, 기표소는 6개가 각각 설치됐다. 재외선관위 측은 하루 1500명 정도는 원활히 투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어떤 근거로 이 같은 수치가 나왔는지도 의문이다. 여기에 총영사관과 재외선관위는 혹시 발생할지 모르는 주차문제와 관련하여 충분한 공간을 확보했다며 한꺼번에 약 200대의 차량이 동시에 주차할 수 있게 했다.

그러나 이런 준비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유권자 등록도 부실했고 더구나 투표 기권자가 많아진 현실에서 주차장만 확보한다고 근본적인 효과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이번 20대 총선부터 인터넷과 우편을 통한 유권자 사전등록이 허용됐지만 아직도 투표만은 현장에서 직접 해야 했다. 이 때문에 사전등록자 수는 늘었지만 막판 기권이 예상대로 벌어졌다. LA공관 통계는 19대 총선에서는 투표율이 53%였는데 이번 20대 총선에서는 무려 35%로 추락 했다. 유권자 등록은 19대 보다 많았으나  20대 총선 투표장에는  많은  유권자들이 안 나왔다는 것이다.
즉 이번 20대 총선에서 LA지역 선거인이 7,020명이었고, 19대에서는 4,475명이었다. 그러나 정작 이번 20대 총선 투표 자수는 19대의 2,373명보다 약간 많은 2,508명에 그쳤다. 이것은 많은 수가 투표에서 기권했다는 것이다.
마치 본국 정치권이 하는 행태를 보니 투표를 해봤자 무슨 소용이 있느냐는 것이었다. 여당이나 야당이나 공천 과정을 보면서 많은 재미동포들은 ‘정당들이 저 모양이니 무엇을 기대할 수가 있나’라는 심정 이었다.

“투표할 의미를 찾지 못했다”
thumb_14575731967841본보 기자는 이번 투표에 기권한 일부 유권자들과 인터뷰를 가졌다.
LA코리아타운에 거주하는 동포 K씨는 “한남체인마켓에서 유권자 등록을 했다”면서 “최근 한국에서 여야 공천과정을 보니 정말 한심했다”면서 “이런 부류들을 대상으로 투표를 한다는 것이 오히려 창피하고 시간낭비’라고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오렌지카운티에 거주하는 동포 L씨는 “한인회에 가서 유권자 등록을 했다”면서 “투표장에 가는 것은 별로 어렵지 않지만 한국의 여야가 동포사회를 홀대하는 것을 보고는 마음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 L씨는 “내년에 시민권을 받으면 본국 정치는 잊고 살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바다 리노에 거주하는 동포 J 씨는 “유권자 등록을 했기에 투표를 할 마음도 있었으나 본국 정당들이 하는 꼴을 보니 투표가 필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샌프란시스코 공관까지 4시간을 달려 갈 가치가 없어 투표를 포기했다”고 정치권을 향해 쓴 소리를 내뱉기도 했다.

따라서 앞으로 유권자등록이나 투표율을 올리는 방도는 본국의 정치권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선 우편 및 인터넷 투표 도입이 선결 과제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본국 정치권이 당리당략에 빠져 이를 도외시하고 있는 것이다. 야권에 지지표가 많은 젊은이들이 인터넷에 강하다는 사실에 여권이 이를 막고 있는 반면, 노인층을 포함 보수계가 좋아 하는 우편투표에 대하여 야권이 결사반대다. 그러면서 ‘국민의 편에서 일한다’고 소리치는 여야는 과연 누구편인가.
이번 20대 총선은 지난 2012년 19대 국회의원 총선거와 18대 대통령 선거에 이어 4년 만에 실시되는 것이다.
이 총선을 위한 유권자 등록은 지난해 11월15일부터 지난 2월13일까지 91일간 진행됐다. 영주권자로 분류되는 재외선거인은 투표를 하기 위해서 유권자 등록•신청을 해야 했고, 유학생과 주재원, 여행자 등은 국외부재자 신고를 하면 투표할 수 있었다.
LA총영사관은 지난해 11월부터 재외선거인 신고•등록을 받기 위해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그리고 한인타운 대형 마켓과 교회, 지•상사 등에 재외선거 유권자 등록 시작을 알리는 포스터를 부착했다. 또 각 지역 한인회와 단체들을 중심으로 선거 참여 홍보에도 적극 나섰다.
이처럼 비상체제를 가동시키고 선거 캠페인을 벌였으나 결과는 참패였다. 19대 총선보다 투표율 이 폭락했다.

명분뿐인 홍보예산 유명무실
LA총영사관의 동포담당 영사를 포함해 일부 영사들은 동포들을 만나면 ‘시민권자냐 영주권자냐’를 묻고 영주권자라고 하면 투표 등록지를 주곤 했다. 물론 안하는 것보다는 좋겠으나 이런 식의 등록 권유는 효율적인 방법이 아니다.
유권자 등록 캠페인을 위한 전략적 시스템을 전혀 가동시키지 못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홍보전략 이었다. 그런데 이 홍보전략을 제대로 세우지 못했다. LA공관에 파견된 윤재수 선거관이나 총영사관측은 본국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시하는 것 이상의 방법을 구사하지 못했다.
선거를 위하여 LA총영사관 인터넷 사이트는 정말 허술했다. 해외 유권자들이 찾아 볼 수 있는 정보는 거의 없었다. 지난해 11월부터 선거를 위한 비상체제에 들어갔다는 공관의 사이트는 전혀 이를 반영하고 있지 못했다.
미주한인사회는 주로 한인언론으로부터 정보를 얻는 것이 거의 생활화 되어있다. 신문 TV라디오 등이 거의 40%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실정인데 선거에서 이를 적절히 활용하지도 못했고, 홍보예산 자체가 부실하게 책정되어 있었다. 그런 반면 재외선거관 등 인건비 등은 높았다.

선관위 예산안에서는 그동안 재외국민들이 요청해 온 홍보 강화 등도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2년 총선과 대선 재외선거 당시 상당수의 재외동포들이 재외선거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지 못해 참여율이 낮았던 것으로 나타나면서 홍보 부족이 큰 문제로 지적된 바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산책정에서 이런 점들은 전혀 개선되지 못했다.
코리아타운에 거주하는 K모 씨(광고 에이전트)는 “한인 언론으로부터 재외선거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실제 어떻게 실시되는지도 몰랐다”면서 “선거관계 기사도 단편적인 것이 대부분 이었다”고 말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국회에 제출했던 2015년 예산안에 따르면 홍보 예산은 전체 액수에서는 2015년 13억600만원(미화 약 130만 달러)이 책정돼 2011년의 12억7900만원보다 2700만원이 늘었지만 TV광고나 라디오 신문광고 예산은 감액된 반면 포스터 제작이나 홍보용품 인터넷 홍보 예산은 증액됐다.

법을 고치지 않는 이상 유권자 외면
특히 한국에서 송출되는 해외위성방송을 통한 광고만 허용되는 TV광고는 3억4000만원(미화 약 30만 달러)이 책정 돼 2011년의 3억5000만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한인 라디오 방송 광고에 책정된 예산은 7600만원(미화 약 7만 달러)으로 2011년 9400만원(미화약 9만달러)에서 1800만원이 줄었다. 신문광고도 2011년과 동일하게 1억 500만원(미화 약10만달러)이 편성됐다.
재외동포들의 한인 언론 의존도가 높다는 사실과 지난 2011년 세계한인언론연합회가 파악한 전 세계 한인언론의 숫자(신문 315개 방송 306개)를 감안하면 홍보예산은 턱없이 부족한 액수였다. 지난 2006년 소수계 언론연합인 NCM과 2013년 아시안아메리칸법률교육재단(AALDEF)의 전국 설문 조사 결과 에서는 각각 미국 한인의 49%와 46%가 뉴스와 일상 정보를 한인 언론을 통해서 얻는 다고 대답했다.
반면 포스터 제작 배부 예산은 2011년 5700만원(미화 약 5만달러)에서 2015년 1억2000만원 (미화 약 10만 달러)으로 증가하는 등 인쇄물 등을 이용한 홍보 예산은 크게 늘었다. 하지만 한국과 달리 넓은 지역에 동포들이 퍼져 살고 있는 미국 같은 국가에서 선거 홍보 포스터 등 인쇄물은 거의 제 효과를 내지 못했다. 한마디로 한국에서 한던 방식을 해외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고집했기 때문 이다.

한편 재외선거관리 예산은 83억7300만원(미화 약 830만 달러)이 편성됐다. 이는 2012년 19대 총선을 앞두고 책정됐던 2011년 예산 133억2500만원(미화 약 1,300만 달러)에 비해 37%가 줄어든 것이다.
과거 선거에서 해외 투표소가 너무 적다는 지적에 따라 이번  20대 총선에선 남가주 지역에 2개소 등 총25개를 늘렸다. 하지만 이처럼 투표소를 늘렸으나 태부족이었다. LA공관지역만도 아리조나주와 뉴멕시코주 네바다주 동포들은 여전히 지난 19대 총선 때처럼 먼 길을 와서 투표를 해야 했다.
리노 거주 J씨는 “재외투표를 시키려면 LA이나 네바다 주나 동등한 조건을 만들어 주어야지 동포들 숫자가 적다고 투표소를 만들어 주지 않는 것은 배타적이다”면서 “무엇 때문에 자동차로 4시간 이상 걸리는 샌프란시스코 공관까지  왕복 8시간을 소비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에 따르면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재외유권자수는 15만 4217명으로 집계 됐다. 이는 전체 재외 유권자수로 추정되는 198만 여명의 7.8% 수준이며 지난 19대 총선보다 24.8%가 증가한 수치다.

투표소 25개 증가 효과 없어
20대 총선 재외투표는 지난달 30일 뉴질랜드 오클랜드 분관을 시작으로 전 세계 113개국 ,198개 재외투표소에서 재외유권자 15만4217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4일까지 엿새간 치러진 재외선거 투표율이 41.4%를 기록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투표는 전 세계 113개국, 198개 재외투표소에서 이뤄졌으며 재외유권자 15만4217명 가운데 6만3797명이 참여했다.
이는 지난 19대 총선 재외선거 투표자수 5만 6456명에 비해 7341명(13%)이 증가한 것으로, 추정 재외선거권자 198만 여명의 3.2% 수준이다. 여전히 한 자리수에 머물고 있다. 재외선거인 영구 명부제 도입과 중앙선관위 인터넷 누리집을 통한 신고, 신청 확대, 공관 외 투표소 25개소 및 파병부대 4곳의 추가투표소 등이 투표율을 끌어올렸다고 선관위는 분석했으나 투표소를 25개 증가해서 크게 달라진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1만3914명(36.8%)으로 가장 많은 재외국민이 참여했고, 중국 8524명(38.3%), 일본 7600명(27.6%) 순으로 나타났다.

공관별 투표자수는 일본대사관 3111명, 상하이총영사관 2970명, LA총영사관 2508명, 뉴욕 총영사관 2158명, 호치민총영사관 1779명의 순이다.
이번 20대 총선에는 재외선거 유권자들이 보다 쉽고 편하게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영구 명부제’를 도입하고 공관 외 추가 투표소도 설치하는 등 새로운 제도가 반영되면서 투표율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추가 투표소로 설치된 일부 지역에서는 30일부터가 아닌 1일부터 주말에 걸쳐 진행되는 경우도 있었다. 남가주 지역에서 LA공관 투표소는 지난달 30일부터 투표가 실시됐으나, 오렌지카운티와 샌디에고는 지난 1일 부터 실시됐다.
왜 이렇게 투표 일시를 다르게 했는지 그 이유는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아마도 오렌지카운티와 샌디에고는 LA지역보다 유권자수가 적어서 그렇게 단축을 한 것으로 유추할 수 있지만 투표일을 다르게 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정작 후보자의 선거공약서는 투표 시작일인 지난달 30일보다 3일이나 지난  2일에 공개돼 재외국민 대다수가 정당만 보고 투표하거나 눈대중으로 공약을 훑어보고 찍는 사례가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재외선거 비용 국내 40배 넘어
LA에서 7년째 거주하고 있는 영주권자 B씨는 “사실 아직 공약을 다 보지 못했다”며 “7년 동안 미국에서 자란 내 아이들은 오로지 부모를 통해서 대한민국이라는 자신의 뿌리와 국가관을 인식하기 때문에 투표권을 행사하는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샌디에이고에서 지난 2일 투표권을 행사한 박사과정생 B씨는 “주말밖에 투표할 수 있는 시간이 없는데 후보자 공약 발표는 시간상으로도 좋은 스케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공약의 실용성을 판단하는 기준은 부산에 살고 있는 가족들의 의견을 많이 참고했다”고 전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공약이 공개되기 전에 재외국민 선거가 시작된다는 지적은 앞으로 시정 해야 할 부분”이라며 “현행법상 공약 제출 기한이 4월 1일인데다 재외선거의 경우 각 나라에서 진행된 재외국민 선거 투표용지를 국내로 가져와야 하기 때문에 그 기간을 감안해서 정한 투표 일”이라고 말했다.
공약 발표 전에 투표가 실시된 재외투표는 이처럼 여러모로 문제점을 노출했다.

한편 19대 당시 재외선거 관리 예산은 293억원(미화 약 3천만달러)으로 한 표당 사용된 비용은 약 52만원(미화 약 500달러)이었다. 이에 비해 국내에서의 1인당 총선 비용은 1만2473원(미화 약 12 달러). 예산만 쳐도 1인당 재외선거 비용은 국내의 40배가 넘는다.
19대총선과 18대 대선을 합하여 재외선거에 투입한 비용은 400억원(384억원)에 달했다.
이번 20대 총선에서 750만 재외동포사회를 대변할 국회의원이 단 한명도 없게 되었다는 사실이 문제였다.
이에 대해 최근 LA한인회가 한인단체장회의를 소집해 ‘더 이상 본국 정치권에 대해 짝사랑을 그만 두자’며 ‘본국에서 관심을 갖도록 우리 동포사회가 힘을 기르는 수밖에 없다’며 자성론이 커졌다.  우선은 재외동포사회가 우선순위에서 밀린 이유에 대해 스스로의 뼈아픈 자기반성이 필요하다는 의식을 갖았다는 사실에 위안을 갖게 되기도 했다.
미국 선거에서도  잘 나타나지만 모든 것은 표로 연결되는 것이다. 미국은 유권자등록 캠페인이 매우 활발하게 되어있다. 이런 점을 우리는 배워야한다.

재외동포 권익향상 달콤한 사탕발림
지난 수개월동안 LA총영사관과 LA한인회 등을 포함한 일부 한인단체들이 한인마켓 등을 돌며 유권자 등록 캠페인을 벌였지만 수고한 만큼의 실적은 거의 없었다.
이것은 효율적인 캠페인 전략이 없었다는 의미다. 고기가 없는 강가에 그물만 들고 소리쳐 보았자 피라미 한 마리도 건지지 못하는 것과 같다. 한인타운 마켓을 돌아다니는 캠페인은 쇼맨십에 불과한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재외동포사회가 가장 반성해야 할 부분은 따로 있다는 생각이다. 이번 총선 에서도 드러난 형편없이 낮은 재외국민선거참여율이다. 가정이기는 하지만, 만약 재외유권자 200백만 명중 절반가량인 100만 표가 이번 20대 총선에서 움직였다면, 과연 이렇게까지 우리 재외동포 사회가 공천과정에서 철저히 홀대를 받고 외면당했을까 곰곰이 반성해볼 필요가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재외유권자수를 자세히 들여다본다면 문제점이 더욱 뚜fut해진다. 선관위 측은 이번 20대 총선 전체 재외동포 750만명중 유권자 198만명중에서 불과  8%인 약 15만 8천명만이 재외국민선거 등록을 마쳤다고 했다. 지난 19대 총선에 비해 27% 늘어난 수치지만, 사실상 재외선거인 15만 8천명은 전체 유권자수를 감안할 때 총선에 영향을 주기는 턱없이 미미한 숫자다.

지난 19대 총선 때부터 막대한 국가예산이 투입되는 데 비해 이처럼 낮은 투표율이 계속되자 일각에서는 아까운 국민의 세금만 낭비하는 것이라며 재외선거 ‘폐지론’마저 나오는 실정이다.
사실 재외국민선거가 무려 40년 만에 다시 실시됐던 지난 2012년 제19대 총선 당시는 각 정당 들의 관심이 재외동포 유권자표에 쏠린 적이 있었다. 재외부재자를 포함해 200만 가까운 재외 유권자중 절반만 움직여도 총선은 물론이고 향후 18대 대선 판도에도 막대한 영향을 초래할 것 이란 자체분석 때문 이었다. 그런 탓에 여야 할 것 없이 모든 정당이 앞 다퉈 재외동포사회에 러브콜을 보낸 적이 있었다.
심지어 최소 2명 이상 비례대표 국회의원 자리를 주겠다고 호언장담한 여야 정당들도 있었다. 재외동포사회를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한 정당들의 공약도 쏟아졌고, 재외위원회까지 조직하는 등 여야 할 것 없이 법석을 떨었다. 그뿐 아니라 19대 총선을 앞두고 소속 국회의원들까지 전 세계를 돌며 재외유권자들의 표심잡기에 매달렸었다. 여기에 LA동포사회는 물론 각 지역의 재외동포 사회마저 부화뇌동해 ‘국회배지’라는 달콤한 유혹에 흔들리기 시작했다.

일부 단체장들의 본국 정치권 짝사랑
특히, 재외유권자들이 많이 거주하는 LA등 미주사회에서는 하늘에서 혹시 감이라도 떨어질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에 스펙관리차원(?)에서 한인사회 각종 단체장 감투자리를 두고 서로 싸우는 이전투구까지 벌어져 재외동포사회가 한동안 몸살을 앓기도 했었다.
그러나 19대 총선에서 막상 뚜껑을 열자 분위기가 급반전되고 말았다. 재외동포 유권자들의 선거참여율은 예상보다 훨씬 저조했고, 표도 거의 여야 비슷하게 반반으로 갈리자 여야 어느 정당 할 것 없이 어느 순간부턴가 동포사회에 대한 관심이 급속도로 식어버리고 말았다. 본국 정치계에 전혀 영향을 주지 못했다는 것이 여실히 들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결과는 재외동포사회의 국내 참정권 참여 열성이 적어서가 아니라 재외선거 제도 자체가 참여율을 낮게 만들었다는 것은 이제는 모두가 알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본국 정치권은 이를 개선하기는커녕 자신들의 당리당략에 눈이 멀어 재외동포 권익에 무관심을 보이는 것이다.

이와 함께 750만 재외동포사회를 대변하고 아우를만한 참신한 인물을 키워내어야 하는 것도 과제이다. 재외동포사회의 대륙별 한인회장단, 각국 한인회장단의 비례대표 추천이 충분한 대의명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혹시나 특정 인물이나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모양새로 외부에 비춰지지 않았는지에 대해서도 반성할 필요가 있다. 재외선거로 말미암아 현지 동포사회가 정치적으로 분열되는 결과만 낳고 있다는 날선 지적도 겸허히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재외동포 권익은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 아무도 재외동포의 권리를 가져다주지 않는다. 이번 20대 총선 공천 결과를 지켜보며 재외동포사회가 새로운 도전을 하지 않으면 결코 우리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법을  찾기 어렵다.
지금부터 4년 후 21대 총선까지 기다릴 여유가 없다. 바로 2년 후 다가올 19대 대선에서 재외동포 유권자들의 힘을 보여주어야 한다. 헌법소원 등 여러방법들을 통해 재외유권자 등록의 편리와 재외국민투표제도의 획기적 조치를 이루어  당당한 권리와 의무를 행사하는 것, 이것이 바로 우리 재외동포사회가 잃어버린 권익과 제목소리를 되찾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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