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취재]‘3.2조 수출 뻥튀기’ 모뉴엘 사기대출 사건 수출입은행, 4천만달러 미국법정소송 내막

■ 해외에 가짜공장 가짜직원, 수출가격 부풀려 3조2천억 불법대출

■ 홍콩 페이퍼컴퍼니로 빼돌린 후 자금 세탁해 국내반입 로비자금

■ 8달러 홈시어터PC 부품 3천달러로 4백배 부풀려 수출채권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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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수출 후 대출만기일 도래하면 다시 위장수출입 반복 수법

‘3조원대 사기대출에 벌금은 고작 1억’

지난 2014년말 한국을 깜짝 놀라게 한 모뉴엘 불법대출사건, 수출실적을 조작, 수출채권을 판매하는 방법으로 10개 한국은행으로 부터 무려 3조4천억원의 불법대출을 받은 이 사건의 불똥이 미국까지 번지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이 ‘버스 지나고 손드는 격’으로 지난달 25일 미국연방법원에 모뉴엘의 수출거래선을 상대로 4천만달러를 배상하라며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모뉴엘은 8달러짜리 전자부품 가격을 무려 4백배나 부풀렸고 한국수출입은행은 모뉴엘이 법정관리를 신청하기 1개월 전까지 이 가짜 수출채권을 매입, 거액을 지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수출채권은 은행이 이를 매입하는 순간, 이 채권을 판 수출기업은 변제 등 아무런 책임이 없어 하자가 발생할 시 은행은 수입기업에서 돈을 받아야 한다. 불법대출이 아니라 은행이 엉터리 물건을 잘못 구입한 것이다. 한마디로 은행이 멍청한 바보짓을 한 것이다. 그러나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의 손실은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다. 미국연방법원 소송자료를 통해 드러난 수출입은행과 모뉴엘의 불법거래실태를 파헤친다.
박우진(취재부기자)

탑사진

지난 2014년 10월 20일 강소기업으로 불리며 한국이 낳은 또 하나의 수출신화로 불리던 모뉴엘이 무너졌다. 전격적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이다. 그리고 1년 뒤인 지난해 10월 16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모뉴엘 대표 박홍석씨에 대해 징역 23년, 벌금 1억원, 추징금 361억원을 선고했다.

박씨는 2007년 10월부터 2014년 9월까지 가전제품, 즉 홈시어터일체형 컴퓨터[HTPC] 수출입대금을 부풀려 수출채권을 판매하는 등의 방법으로 10개 시중은행으로부터 3조4천억원의 불법대출을 받았다. 특히 이중 6772억원이 수출채권 매각을 통해 모뉴엘로 흘러들어갔고, 은행이 받지 못한 돈이 5400억원이 넘는다. 이 사건으로 법원은 박씨에게 역대 경제사범에 선고된 형량 중 최대징역에 해당하는 23년형을 선고할 정도로 엄청난 경제사기사건으로 분류된다. 군사반란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가 감형된 노태우 전 대통령의 형량도 17년이었다. 형량만 놓고 보면 노태우보다 더 무거운 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이상한 점이 있다. 시중은행들이 돌려받지 못한 돈이 5400억원이 넘지만, 박씨에게 부과된 추징금은 20분의 1수준인 361억원에 불과했다. 이처럼 박씨의 추징금이 은행 손실보다 턱없이 적은 것은 수출채권은 은행이 매입하는 순간 수출기업의 책임이 아닌 수출기업의 거래선인 수입기업의 책임이 되기 때문이다. 은행은 피해액을 모뉴엘에 받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모뉴엘의 거래선에서 받아야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박씨는 수천억의 은행돈을 받고도 추징금은 그 20분의 1에 그친 것이다.

사건개요변제책임 없는 수출채권 은행에 팔아 수천억 챙겨

수출채권 매입 등을 통해 수출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한국수출입은행, 이 국책은행이 모뉴엘사건과 관련, 지난달 25일 캘리포니아 중부 연방지방법원에 모뉴엘의 거래선인 ‘아시’와 ‘아시컴퓨터 테크놀러지’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손해배상청구액은 4천만달러, 우리 돈으로 약 5백억원에 가까운 돈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아시컴퓨터가 모뉴엘에 보낸 구매주문장을 수출입은행에서 매입했으므로, 그 구매주문장에 해당하는 물품대급을 은행에 지급하라는 것이다. 이 소송장에는 모뉴엘이 어떤 방식으로 ‘1센트의 변제책임도 없는’ 수출채권을 팔아 수천억원을 챙겼는지 그 전말이 상세하게 설명돼 있다. 수출채권은 변제책임 자체가 발생할 수 없다. 은행은 기업에서 물건을 사고 돈을 지급한 것이지 돈을 빌려준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변제책임이 없는 것이다. 따라서 수출입은행은 돈을 챙긴 모뉴엘이 아니라 주문자인 아시컴퓨터측에 대금지급을 요청하는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수출채권이란 상품은 사후 송금방식으로 외상수출거래에 의해서 발생된 수출채권을 수출기업으로 부터 무소구조건방식으로 매입하는 수출팩토링상품이다. 기업의 매출채권, 즉 외상채권 중 수출에 의해서 발생한 것이 수출채권이며, 이 수출채권을 은행이 대금지급기일전에 할인해서 사들이는 것이다. 말하자면 기업이 물건을 수출하고 대금을 받기 전에 은행이 그 채권을 매입해 줌으로써 기업을 도우고 수출을 늘리자는 취지에서 개발된 무역금융상품 중 하나인 것이다. 이 경우 수출기업은 수출대금을 빨리 회수함으로써 환차손등을 막을 수 있는 것은 물론 운전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거래가 바로 무소구조건이다.

▲(왼쪽) 수출입은행의 모뉴엘 소송장 -아시측 관련인사 3명 내역 ▲ 수출입은행의 모뉴엘 소송장 -한국검찰 수사결과 모뉴엘은 8달러도 안되는 제품을 2980달러로 약 4백배나 부풀렸다는 내용

▲(왼쪽) 수출입은행의 모뉴엘 소송장 -아시측 관련인사 3명 내역 ▲ 수출입은행의 모뉴엘 소송장 -한국검찰 수사결과 모뉴엘은 8달러도 안되는 제품을 2980달러로 약 4백배나 부풀렸다는 내용

특히 무소구조건이란 수입자가 파산함으로써 설사 은행이 매입한 수출대금을 받지 못하더라도 이를 수출기업에 청구하지 않는다. 즉 수출채권을 매각한 기업은 아무 책임이 없는 것이다. 수출기업은 돈을 떼일 염려없이 수출에만 전념해서 수출만 많이 하라는 것이다. 이처럼 수출을 촉진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상품이지만 수출채권 매각기업은 아무런 책임이 없기 때문에 수출기업이 수입기업등과 짜고 서류 등을 조작한다면 은행돈을 마음대로 빼돌릴 수 있다. 수입기업이 엉터리 구매주문서만 발급하고 은행과 보증회사 등이 적당이 눈만 감으면 수천억원을 순식간에 챙길 수 있는 제도로 악용되는 것이다.

수출입은행, 엉터리 회계감사 재무제표에 넘어가

소송장에 따르면 모뉴엘이 수출입은행을 노크한 것은 지난 2013년 6월이었다. 모뉴엘은 중국 건축자재분야에서 최대 규모인 중국국영기업 ‘중국건축자재수출입공사’에 전자제품을 수출할 수 있는 길이 열렸지만, 신용거래이기 때문에 당장 유동성이 부족하다며 ‘수출채권’을 매입해 줄 수 있는 지 문의했다. 이에 따라 수출입은행의 이종현이사는 같은 해 8월 모뉴엘본사 등을 방문해 실사를 거친 뒤 8월 19일 중국회사에 대한 모뉴엘의 수출채권 2천만달러를 매입했으며, 그 대금은 이듬해 2월 14일 정확히 수출입은행에 입금됐다.

▲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박홍석 모뉴엘대표 [모뉴엘 홈페이지]

▲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박홍석 모뉴엘대표 [모뉴엘 홈페이지]

성공적인 첫 거래였지만 결과적으로 모뉴엘이 수출입은행에 던진 미끼였다. 이 거래를 시작으로 수출입은행의 점점 더 깊은 늪으로 빠져드는 계기가 됐다.
모뉴엘은 첫 거래대금이 입금되기 훨씬 전 미국 아시컴퓨터 수출채권을 사달라고 요청했다. 모뉴엘은 중국기업 수출채권을 매입한지 채 2개월이 안된 시점이며, 중국기업 대금이 입금되기 4개월 전인 2013년 10월 15일 아시컴퓨터와 주문자상표부착방식의 수출계약을 체결했다고 주장했다. 아시는 모뉴엘제품의 미국, 캐나다, 라틴아메리카지역의 독점 수입 및 공급업자이며 제품주문 180일 뒤 수출대금을 받은 계약이 캘리포니아주법에 따라 체결됐다는 것이다. 이 계약서에는 수출입은행이 ‘혹’할 정도의 더 매력적인 조건이 추가됐다. 박홍석 모뉴엘 대표와 프란체스 추 아시사 이사 사이에 체결된 이 계약에서 아시는 첫해에 2억달러. 그 다음해에 4억달러를 모뉴엘에 주문할 것이며 이는 아시의 1년 구매물량의 30%에 달한다고 명시했다.

수출입은행이 아시의 신용을 입증할 추가 자료를 요청하자 모뉴엘측은 당신들이 아씨측의 재정담당부사장인 빌 첸과 직접 접촉하라며 이메일 주소를 알려줬다. ‘우리가 말하면 안 믿을 테니 당신들이 직접 물어보라. 자신있다’ 이런 식 이었던 것이다. 2013년 11월 18일 수출입은행이 빌 첸에게 신용도를 입증하라는 이메일을 보내자 그 다음날 빌첸은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아시의 재무제표를 보내왔다. 그렇지만 회계감사를 받은 재무제표가 아니었다. 그냥 하나의 엑셀파일에 불과했던 것이다.

한국무역보험회사, 사기사건에 훌륭 조연역할

수출입은행은 빌첸에게 다시 이메일을 보내 회계감사담당자의 서명을 요구했다. 이런 와중에 한국무역보험공사가 드디어 등장한다. 한참 신용도체크를 하던 중에 2013년 11월 20일 한국무역보험공사가 보증서를 발급한 것이다. 한국무역보험공사는 이 보증서에서 모뉴엘이 2006년 아시에 1백만달러 이하를 수출했지만 2009년 8100만달러, 2012년 1억8천만달러로 급성장했다고 적었다. 보증서만 봐서는 너무나 고무적인 성장세다. 은행으로서는 이 회사의 수출채권을 산다면 떼일 염려가 없고 할인을 통한 이익과 수수료 등을 벌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는 것이다. 물론 이 보증서 내용은 검찰수사결과 모두 거짓으로 드러났다.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이 사기사건에 매우 비중 있는 조연역할을 한 것이다.
이로 인해 수출입은행은 또 다시 모뉴엘의 수출채권매입에 나선다. 2014년 6월까지 모뉴엘의 신용한도는 2900만달러였다가 법정관리 직전인 2014년 9월 4천만달러로 늘어나게 된다. 그리고 결국 모뉴엘은 이 한도를 최대의 신용한도인 4천만달러까지 수출채권을 모두 팔아먹고, 수출입은행은 4천만달러를 몽땅 떼이고 마는 엄청난 사기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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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례가 없는 대출사기사건에 놀아난 금융권…뒤늦게 ‘허둥지둥’ 소송
◼ 얼굴에 철판 깔은 ‘수출입은행-한국보증보험’ 직원 뒷돈 받고 한통속

뒷돈 받고 5천억원 보증보험발행
배경에 朴정권 실세 대출압력 ‘영향력’

수출입은행이 매입한 아시의 수출채권은 36장의 구매주문장에 따른 것이다. 이 구매주문장에 따라 수출입은행은 모두 4차례 모뉴엘의 수출채권을 매입했고, 맨 첫 거래의 대금만 받은 뒤 그 다음 3회에 걸쳐 매입한 수출채권 4천만달러는 단 한 푼도 대금을 받지 못했다.
제1차 수출채권매입은 2014년 1월 7일에 이뤄졌다. 아시가 모뉴엘로 부터 2980달러짜리 홈시어터일체형컴퓨터[HTPC]를 5백대씩 149만달러에 매입한다는 구매주문장이 모두 8장, 전체 금액이 1192만달러에 달했다. 모뉴엘은 2013년 12월 18일 선적을 완료했다는 증명서를 제출했고 수출입은행은 2014년 1월 7일 수출채권을 매입했다. 대금지급기일은 6개월 뒤인 2014년 6월 16일이었고 수출입은행은 정확히 이날 아시의 홍콩법인명의로 1192만달러를 받았다. 첫 수출채권 매입은 대금을 성공적으로 회수한 것이다.

허위 선적증명서 한 장으로 수출채권 매입

그러나 이 거래도 석연찮은 점이 발견된다. 대금지급기일이 6개월이므로 아시의 구매주문은 12월 16일 정도에 이뤄진 것으로 추측된다. 그렇다면 주문 이틀 만에 선적을 마치는 매우 이례적인 거래였다. 그럼에도 수출입은행은 큰 의심을 하지 않은 것이다.

▲ 수출입은행이 웹사이트에 설명한 수출채권상품 내역

▲ 수출입은행이 웹사이트에 설명한 수출채권상품 내역

제2차 수출채권매입은 1차 수출채권대금을 지급받은 지 3일 뒤인 2014년 6월 19일 이뤄졌다. 구매주문장 8매였으며 물량도 1차 때와 똑같았고 2014년 6월 12일 선적증명서를 제시했다. 선적증명서제시 1주일 만에 돈을 지급한 것이다. HTPC 5백대씩 모두 4천대, 1192만달러였다. 아시의 대금지급기일은 6개월 뒤인 2014년 12월 9일이었지만 수출입은행에는 1센트도 입금되지 않았다.
제3차 수출채권매입때는 매입금액이 1698만달러로 늘어났다. 제품은 똑같았고 5백대씩 구매주문장 11매와 2백대 구매주문장 1매등 모두 12매였다. 선적은 6월 17일 이뤄졌다고 주장했고, 수출입은행은 6월 26일 수출채권을 구매했다. 아시의 대금지급기일은 같은 해 12월 14일이었지만 대금은 입금되지 않았다. 수출입은행이 2차 수출채권을 매입한 뒤, 불과 1주일 만에 다시 수출채권을 매입했고 그 금액이 2900만달러에 달한다. 순식간에 3백억원이 모뉴엘에 넘어간 것이다.

제4차 수출채권매입은 2014년 9월 24일이었다. HTPC 5백대짜리 구매주문장 7매에 220대 구매주문장 1매 등 3720 대로 전체 인보이스 금액은 1109만5600달러였다. 모뉴엘은 수출입은행이 8월 22일 선적을 마쳤다고 거짓 송장을 제시했고 수출입은행은 9월 24일 이를 매입했다. 그러나 지난해 2월 18일 대금지금기일까지 단 한푼도 입금되지 않았다. 특히 4차 수출채권을 매입한 9월 24일은 모뉴엘이 법정관리를 신청하기 1개월 전이었다.

이 같은 방식으로 수출입은행이 4차례 매입한 수출채권, 즉 5200만달러를 선지급하고 1200만달러만 회수한뒤 3999만1600달러가 모두 미수채권으로 남게 됐다. 이 구매주문장은 모두 프란체스 추가 서명한 것이었다. 수출입은행은 멍하니 있다가 모뉴엘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10월 23일에야 빌리 첸에게 이메일을 보내서 돈을 달라고 했지만 답장이 없었고, 이종현이사는 미국으로 날라 갔으나 프란체스 추와 빌리 첸을 만나지 못하면서 사태는 이상한 방향으로 전개되기 시작했다.

수출입은행 모뉴엘 ‘짜고 친 고스톱’ 비판

우려곡절 끝에 10월 27일 이 이사는 가까스로 헨리 첸을 만나서 모뉴엘에 PC를 주문했다는 답변을 들었고 10월 29일 이 같은 내용의 이메일도 받았다고 밝혔다. 이 이사는 정작 미국에 갔지만 구매주문장 서명자인 프란체스 추의 소재조차 몰랐던 것이다. 아무리 기다려도 돈이 들어올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감감무소식이었다. 소식이 올리 없었다. 12월 15일 수출입은행은 헨리 첸에게 전화해 프란체스 추가 누구인지 물었고 헨리 첸은 추는 아시의 아시안담당 구매책임자로, 아시와는 특수계약자의 관계라고 답했다. 그러나 바로 그 다음날 헨리 첸은 2,3,4차 주문물량이 도착하지 않았다며 모뉴엘의 계약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수출입은행이 3차례에 걸쳐 수출채권을 매입한 때는 2014년 6월 19일, 6월 26일, 9월 24일이다. 2014년 12월초에 2900만달러가 입금돼야 했지만 돈이 입금되지 않았어도 수출입은행은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 첫 번째 조치를 취한 것이 모뉴엘 법정관리신청 3일 뒤인 10월 23일이었다. 소송장에서 수출입은행은 자신이 피해자임을 상세히 설명했다. 모뉴엘과 아시에 대한 피해자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국민의 입장에서 볼 때 수출입은행의 조치는 직무태만과 다름없었으며 모뉴엘과 ‘짜고 친 고스톱’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밖에 없다.

특히 한국 국세청이 허위매출 채권을 적발하고 조사한 것이 2012년이라는 것이 국내언론의 보도다. 관세청이 이를 조사한 것도 2014년 중반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수출입은행은 이미 정부기관이 한창 허위매출을 적발하고 조사한 뒤에도 수출채권을 매입해 줌으로써 모뉴엘에 특혜를, 국민들에게 바가지를 씌운 것이다.

수출입은행은 소송장에서 지난해 1월 23일 서울중앙지검이 박홍석 모뉴엘 대표이사와 직원들을 특가법상 사기, 재산국외도피, 관세법위반, 외국환 거래법위반, 뇌물공여, 배임증재, 사기방조등의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수사결과 놀라운 사실이 발견됐다. 모뉴엘이 아시에 수출한 것은 2980달러짜리 홈시이터일체형컴퓨터가 아니라 8달러짜리 전자부품인 것으로 밝혀졌다. 즉 수출대금을 372.5배나 부풀린 것이다. 소송장에는 4백배가량을 부풀렸다고 기재돼 있다. 수출입은행은 아시가 4천만달러를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200억원 미끼로 5000억 사기 보증

급기야 수출입은행은 구매주문장에 서명한 프란체스 추나 빌리 첸, 헨리 첸등 3명이 아시컴퓨터의 직원인지 조차 불확실하다는 밝히며 이들은 아시의 이름을 빌려서 사기를 친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결국 모뉴엘측은 이들에게 각각 1인당 백만달러이상의 뇌물을 준 뒤 사기행각에 동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출입은행이 알고 있는 이들에 대한 정보는 이메일 주소 뿐이었다. @asipartner.com 이라는 이메일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선데이저널>이 도메인 검색결과 이 이메일주소는 미국의 중견전자제품 대리점인 캘리포니아주 소재 아시컴퓨터가 사용하는 도메인이 아니라, 플로리다의 정체불명의 페이퍼컴퍼니가 신청한 이메일 주소로 확인됐다. 수출입은행은 아시의 주소가 캘리포니아주 월넛의 19850 E BUSINESS PRAKWAY라고 밝혔지만 이 주소는 이 소송 피고가 아닌 아시 파트너의 주소로 확인됐다.

모뉴엘이 수출채권 매각방식으로 국내은행 10개에 끼친 손해가 6672억원에 달하며 이중 1200억원 정도는 수입업체로 부터 대금을 받았지만 5400억원은 회수하지 못했다.
말하자면 1200억원을 미끼로 4배이상을 사기 쳐 가로챈 것이다. 그렇지만 정작 돈을 챙긴 사람은 변제책임이 없는 것이다. 이중 한국무역보험공사 보증액이 4928억원이다. 무역보험공사가 국내은행 손실, 모뉴엘의 사기를 부추긴 것이다. 하지만 무역보험공사는 ‘은행들이 수출채권 등의 매입과정에서 현지실사 등을 제대로 하지 않아서 생긴 문제’라며 은행 측으로 화살을 돌리고 있다. 하지만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 직원 등이 뇌물을 받은 것은 모두 사실로 드러났다. 수출입은행 비서실장인 서모씨는 중소-중견금융부 부장으로 근무하면서 9천만원상당의 뇌물을 받아 징역4년이 선고됐다. 무역보험공사 부장 허모씨도 8천여만원을 받고 보증총액한도 상향조정 등의 편의를 봐준 것으로 드러나 징역 4년이 확정됐다. 특히 기획재정부 감사결과 수출입은행에서 모뉴엘 부실대출과 관련된 제재대상이 무려 57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조직 전체가 부정에 눈감는 것에 그치지 않고 부정에 가담했다고 해도 할 말이 없을 정도다.

박 정권 경제 실세들 수사 은폐 축소

앞으로 미국연방법원에 이 소송과 관련된 증거들이 무더기로 제출되면 수출입은행의 비리가 고스란히 노출될 것이다. 또 모뉴엘이 다른 미국업체에 엉터리수출을 미끼로 수출채권을 팔았다면 수출입은행이 아닌 다른 한국은행들의 손해배상소송이 잇따를 것이다. 하지만 모뉴엘이 작정하고 수출주문계약서등을 조작하고 은행들이 이를 알고도 돈을 받고 눈감았다면 수입기업은 아무런 실체가 없는 페이퍼컴퍼니일 가능성이 크다. 아무리 소송을 해도 단 1센트조차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큰 것이다. 한국은행들은 채권을 확보할 수 있는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 비록 페이퍼컴퍼니라 하더라도 구매주문장 서명자들은 모뉴엘로부터 뒷돈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므로 이들에 대한 신원을 파악, 숨긴 재산을 찾아서 소송과 동시에 가압류조치부터 취해야 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런 어마어마한 모뉴엘의 사기부정대출 배경에 박근혜 정부의 경제책임자 실세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고 실제로 지난 검찰 수사과정에 서 이들에 대한 수사를 축소 내지는 은폐한 것으로 알려져 재수사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여기에 한국은행들, 특히 수출입은행,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 국책은행들과 무역보험공사 등의 금융권 고위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 역시 정부 차원에서 차단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태는 눈덩이처럼 커질 공산이 적지 않다. 검찰은 신중한 재수사와 소송을 통해 국민들의 손해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 국민에 대한 마지막 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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