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총선 후폭풍 동시다발 사정 나선 박근혜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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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독한 한파 밉보인 정ㆍ재계 인사들에   칼바람 예고

총선 참패 후 정신 줄 잃은 朴
공포정국 조성…‘스스로 墓穴파다’

4.13 총선에서 대패한 박근혜 대통령의 레임덕이 시작됐다. 본국의 의회 권력은 야당에게 넘어갔고, 새누리당에도 거센 후폭풍이 불고 있다. 오직 박 대통령을 위시한 청와대만이 선거 패배의 책임을 애써 외면한 채, 레임덕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검찰이 동시다발적 수사에 나선 것은 사실상 사정 정국을 조성해, 임기 말 권력 누수를 막겠다는 정권의 의지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따라서 이번 사정 정국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박 대통령이 남은 2년을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를 엿볼 수 있다. 일단 현 정권은 전 정권 관련 기업인 대우조선해양, 효성, 부영 등을 타깃으로 수사를 시작한 후 정치권으로 그 보폭을 넓힐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으로는 박준영 국민의 당 당선자를 비롯해, 박지원 당선자 그리고 김무성 전 대표 및 유승민 의원 등이 타깃이 될 것이란 말이 나오고 있다. 특히 박지원 의원의 경우 본지가 확보한 쪼개기 후원금 관련 자료를 검찰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검찰과 박 의원 간 악연이 다시 시작될 수도 있다. 본지는 조만간 이 장부를 공개할 예정이다. 어쨌든 박근혜 정부가 겸손한 자세로 국민에게 사과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사정 칼날을 휘두르며 공포 정국을 조성하겠다는 것은 여전히 오만과 독선에 빠져 있는 것임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박근혜한국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검사장 이영렬)은 국세청이 수십억원대 조세포탈 혐의로 고발한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 사건을 접수받아 3차장검사 산하에 배당했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부영그룹에 대한 세무조사를 진행하고, 이 회장 개인뿐만 아니라 부영주택 법인 등 그룹 계열사가 거액 세금을 탈루한 정황을 포착했다. 특히 2007년 캄보디아 진출 이후 그룹의 2700억원대 자금지원 과정에서 법인 자금이 정상적으로 관리되지 않은 단서를 잡고 많게는 1000억원대의 추징에 나설 방침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르면 이날 조세 사건을 담당하는 공정거래조세조사부(부장 이준식)나 그간 부영 관련 비리 첩보를 들여다 봐온 특수1부(부장 이원석)에 수사를 맡길 방침이다. 국세청 고발 내용과 함께 부영그룹 자금 흐름 전반을 살펴 해외 비자금 조성 의혹 등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특수3부(부장 최성환)는 대우조선해양 감사위원회가 전·현직 경영진의 방만경영 및 분식회계를 통한 손실 축소·은폐 의혹을 지적한 사건을, 특수4부(부장 조재빈)는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차남 조현문 변호사가 2014년 형인 장남 조현준 효성 사장 등 그룹 경영진을 거액 배임·횡령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각각 맡고 있다.

MB 관련 기업

특히 세 회사 모두 이명박 정권에서 급성장하거나 연관이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단 대우조선해양은 이명박 정권에서 권력에 휘둘리며 회사가 누더기가 됐다. 특히 2015년 2분기 3조원대 적자를 내면서 경영진이 회사의 경영실적을 축소·은폐해 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감사위원회는 지난 7월부터 배임 의혹에 대해 내부 감사를 벌였고 지난달 9일 서울중앙지검에 수사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냈다. 진정서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2010년 9월 추진했다가 2013년 중단한 오만 선상호텔 사업에서 400억여원의 손실을 입는 등 방만하게 사업을 추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재임 시절 대학 동창인 지인 소유 회사에 ‘일감 몰아주기’를 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남 전 사장은 이명박정부 시절인 2006년 3월 대우조선해양 사장으로 선임됐다.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수사는 이미 MB 정권에서도 진행됐으나 부실수사로 마무리되면서 ‘꼬리자르기’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2009년 7월 대우조선해양의 납품비리 의혹을 수사해 이 회사와 자회사인 대우조선해양건설의 임원 5명을 기소했다. 이들 중에는 남 전 사장에 의해 대우조선해양건설 전무로 영입된 건축가 이창하(59)씨도 포함됐는데, 검찰은 그를 남 전 사장의 ‘비자금 조성책’으로 의심했다. 그러나 이씨가 제대로 입을 열지 않아 수사가 더 이상 진전되지 못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이씨가 납품업체에서 받은 돈은 모두 이씨 개인이 챙긴 것으로 결론 났다.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2차 수사’는 1년 후 재개됐다. 남 전 사장이 2009년 2월 연임을 위해 MB정부 실세였던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을 상대로 로비를 했고, 그 대가로 천 회장 측에 대우조선해양 협력사인 임천공업과 계열사의 주식(26억여원 상당) 등을 건넸다는 첩보가 바탕이 됐다. 대우조선해양이 2004~2008년 임천공업에 지급한 선급금 570억원 중 일부를 돌려받아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첩보도 있었다. 한마디로 ‘이모 대표(임천공업)→남 전 사장→천 회장’의 비리구도가 나타나면서, 검찰은 2010년 7월 임천공업 압수수색과 함께 이 사건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김무성 유승민그러나 막상 뚜껑이 열린 수사는 전혀 다른 결과로 진행됐다. 이 대표와 천 회장은 원래부터 친분이 있었고, 이들의 주식거래는 임천공업에 대한 금융기관 ‘대출 성사 로비’ 명목으로 조사됐다. ‘선급금 의혹’에 대해 이 대표는 “당시는 조선업 호황시절이라 공급물량이 딸려 오히려 임천공업이 대우조선해양에 ‘갑’이었다. 남 전 사장에 비자금을 상납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수사가 이들의 진술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검찰은 세 사람 가운데 남 전 사장만 쏙 빠진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천 회장은 이 대표로부터 47억원 상당의 금품을 ‘직거래’로 받은 혐의(알선수재)로 구속 기소됐다. 청와대 고위 인사와의 친분설 등 루머가 끊이지 않았지만 남 전 사장의 ‘연임 로비’ 의혹은 실체가 없다는 게 검찰이 선택한 결론이었다. 남 전 사장은 이렇게 번번이 수사망을 피해갔지만, 그렇다고 검찰에 수사 단서가 전혀 없었던 건 아니다. 1차 수사 당시 검찰은 이창하씨로부터 “2004년 두 차례에 걸쳐 남 사장 부인에게 8,000만원, 2007년엔 남 사장의 유럽 출장 직전 2만유로(한화 2,496만원)를 직접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그러나 검찰은 남 전 사장에 대한 소환조사 한 번 없이 “구체적 청탁은 없었다”는 이씨의 말과, “돈을 받은 적 없다”는 남 전 사장 부인의 진술만 듣는 조사 끝에 사건을 내사종결 처리했다. 결국 당시 검찰의 수사 의지가 미진했다는 지적에 대해 수사팀 관계자는 “필요한 조사는 다 했지만, 혐의가 명확히 입증되지 않아 별다른 도리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일각에서는 당시 검찰이 남 전 사장의 비위 의혹에 대해 수사를 보다 더 강도 높게 진행했다면 막대한 공적 자금이 투입될 지금의 대우조선해양 부실 사태를 미연에 방지했거나 부실 규모를 줄였을 것이란 비판이 제기된다. 따라서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롯한 정권 실세들에 대한 연루 여부 때문에 축소됐던 수사가 이번에 다시 진행될 경우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청와대발 사정정국

효성의 경우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돈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는 회사다. 본지가 제기했던 해외비자금 의혹 등으로 이미 조석래 회장이 법적 처벌을 받은데 이어, 이번에는 차남 현문 씨가 제기한 의혹 등이 검찰의 손으로 넘어갔다. 이 사건은 이미 지난해 10월 특수 4부에 배당됐으나, 그동안 속도조절을 하다가 선거가 끝나자마자 속도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현문 씨에 의해 제기된 의혹은 크게 세 가지다. 먼저 회사에 근무하지 않는 직원을 마치 신규 채용한 것처럼 꾸미고, 급여를 지불하는 방식으로 회사돈을 빼돌렸다는 의혹이다. 이에 대해 현문 씨 측은 “조 사장이 스포츠 마케팅 업무에 채용하겠다고 해서 통장 등을 주었더니, 알리지도 않고 자신의 통장으로 오랫동안 돈을 수시로 입출금해왔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장남인 조현준 사장이 지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영국 고급 장신구 업체 드비어스의 대리점 사업을 하면서 횡령, 분식회계, 계열사 불법 지원 등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룩셋이라는 사명의 회사는 조 사장의 비서 이 모씨가 대표였지만, 실제로 조 사장의 회사라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조 사장이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수억원 상당의 장신구를 가지고 나가는 등의 방식으로 회사 자산을 빼돌렸다는 의혹도 있다.

▲(왼쪽부터)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 사장

▲(왼쪽부터)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 사장

둘째로 홍콩 고급 상권으로 유명한 랜드마크 아트리움에 룩셋이 매장을 내는 과정에서 효성이 임대료 등을 지원해주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마지막으로 미술품 사업을 개인적으로 벌이다 입은 손실을 효성이 보전해주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효성은 조 사장이 아트펀드(미술품을 사고 팔아 수익을 내는 펀드) 형태로 운영한 사업에 지급보증 등을 서 주었고, 사업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미술품을 매입해줘 결과적으로 200억원 가량의 손실을 입었다. 반면 조 사장은 15억원 가량의 이득을 얻었다. 또 타일 등을 납품하는 B사가 2013년 50억원에 매입한 자재를 효성에 73억원에 납품하는 등의 과정이 정상적이지 않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 회사는 회계감사 주기인 5년을 앞두고 회사를 폐업하던가, 자산을 거의 남기지 않는 등의 행태를 보였다.

정치권으로 확대?

재계와 전 정권 사정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진 후에는 그 칼날이 정치권과 공직사회를 향할 가능성이 높다. 정치권과 공직사회 사정은 레임덕 방지를 위해 사용되는 일반적인 방법이다. 특히 검찰이 어떤 식으로든 정치권, 특히 야당의원들을 털기 시작하면 여론은 다시금 야당에게 등을 돌릴 수 밖에 없다. 이런 생리를 박근혜 정부는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다.

일단 시작은 총선과 관련한 불법 선거에 초점을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검찰은 박준영 국민의 당 당선자에 대한 소환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박 당선자는 비례대표 공천을 대가로 3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박지원 의원 역시 검찰의 타깃에 올라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박 의원의 쪼개기 후원금 관련 장부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본지도 이를 입수해 조만간 보도할 예정이다.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을 손 볼 것이란 말도 제법 설득력 있게 나돌고 있다. 청와대는 이번 총선 패배의 원인이 박근혜 대통령의 독선이 아닌 두 사람이 문제를 일으켰기 때문이라고 보고 상당히 불쾌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분명한 것은 박근혜 정부가 이번 총선 패배의 원인을 내부에서 찾지 않고 외부에서 찾고, 군사정권 때나 사용한 방식을 통해 레임덕을 차단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청와대의 해법은 내년 대선 또 다른 역풍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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