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토픽거리가 된 한국인 막가파 기내난동 진상 백태

■ 하와이행 70대 남성 요가핑계로 난동 여객기 회항

■ 만취상태 40대 남성 기내화장실 흡연 승무원 폭행

■ 한국행 국적기에선 부인이 남편에 3시간 기내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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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무원 물어뜯고
말리는 승객에 박치기까지…

최근 한국인들의 해외여행이 늘어나면서 볼썽사나운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해외여행 중 비행기내에서 난동에 가까운 소란을 피우면서 두 손, 두 발이 꽁꽁 묶인 채 미국사법당국에 인계되는 사례도 계속되고 있다. 항공법위반은 연방법원 관할인 만큼 연방법원에 넘겨져 구류를 살다가 간신히 보석으로 석방돼도 적지 않은 벌금을 내야 한다.
최근 하와이에서는 70대 남성이, 괌에서는 40대 남성이 기내에서 소란을 피우다 연방사법당국에 체포됐고, 하와이에서 일본으로 가다 회항되는 사례까지 발생했다. 회항하게 되면 형사처벌은 물론이거니와 회항에 따른 비용까지 고스란히 물어내야 한다. 현재 연방법원에서 진행 중인 한국인의 기내난동 소송의 실체를 짚어본다.
박우진(취재부기자)

기내난동

지난 3월 26일 하와이 호놀룰루 국제공항을 출발한 일본 나리타행 유나이티드 903편, 태평양을 가로지르며 열심히 일본으로 날아가던 비행기가 이륙 1시간 반 만인 3월 26일 낮 12시 50분, 느닷없이 호놀룰루 국제공항으로 되돌아왔다. 한국인 승객의 기내난동 때문이었다. 현재 하와이연방법원에 계류 중인 이 사건 소송서류를 살펴본 결과 이 여객기 40L좌석에 앉아있던 한국인 승객인 71세 배형태씨가 승무원에게 소리를 지르는가 하면 욕설을 퍼붓고, 자신의 아내까지 밀치는 등 폭력을 행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3월 28일 FBI가 제출한 소송장에 따르면 당시 조종사는 승무원들로 부터 소란사실을 보고받고 자신이 확인한 결과 점점 더 난동이 심해져 호놀룰루 회항을 결심했다고 진술했다. 이 소송장에는 조종사 등 승무원 4명, 해병대원 5명, 배씨의 부인 김봉례씨의 진술까지 모두 10명의 진술이 짧게 기재돼 있었다.

난동 말리는 해병대원에 박치기

승무원들의 진술은 대체로 일치했다. 승무원이 한국어로 배씨에게 조용히 하고 자신의 자리에 앉으라고 지시했지만 배씨는 승무원들이 앉는 점프시트를 앉아서 일어나기를 거부했다는 것이다. 다른 승객들에게도 욕설을 퍼부었고 이를 말리는 부인을 몇 차례 내치기도 했다. 그리고는 그는 점프시트에 앉았다가 복도에 앉았다가를 반복하며 요가를 한다고 주장했고 말리는 사람에게는 고함을 질렀다. 결국 승무원들이 주변 승객들의 도움을 받아 배씨를 제압했다. 하와이는 미 태평양사령부가 있는 곳이다. 따라서 군인들이 많은 곳이고 마침 이 비행기도 미 해병 4명과 해군 1명이 탑승 중이었고, 이들이 승무원들을 도와 배씨를 제압한 것이다. 그러나 배씨는 해병도 무서워하지 않았다. 해병들이 배씨를 붙잡으려 하자 배씨는 죽이겠다고 소리쳤고 해병들에게 박치기를 하는가 하면 이빨로 물어뜯기 까지 했다. 온갖 진상을 다 부린 것이다.

배씨의 부인 김봉례씨도 남편을 자리로 돌아가게 하려 했으나 요가를 한다며 말을 듣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자신을 밀친 것도 사실이지만, 10일 동안 잠을 자지 못해 매우 피곤하고 화가 난 상태였다고 진술했다. 아마도 시차에 적응하지 못해 잠을 자지 못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아내는 자신을 밀쳤어도 남편이 힘든 상황임을 열심히 설명한 것이다. 배씨도 수사당국에서 식사를 제공할 때 자리에 앉아있기 싫어서 뒷좌석에서 요가를 했는데, 승무원이 무례한 말투로 자리로 돌아가라고 해서 화가 났다고 밝혔다. 또 아내가 승무원 편을 들어서 더 화가 치밀었다며 11일 동안 잠을 자지 못해 몹시 흥분된 상태였음을 참작해 달라고 호소했다.

▲ 하와이발 나리타행 여객기에서 난동을 부린 혐의로 기소된 배형태씨, 소송장

▲ 하와이발 나리타행 여객기에서 난동을 부린 혐의로 기소된 배형태씨, 소송장

1945년생인 배씨는 지난 2013년 8월 20일 발급된 여권을 소지하고 있었으나 모두 재판부에 압수됐으며 4월 8일까지 12일간 수감돼 있다 가까스로 2만5천달러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연방항공법에서 승무원 직무방해는 최대 20년에 벌금 25만달러, 보호관찰 3년이 선고될 수 있는 중범죄다. 특히 배씨는 재판초기에 자신의 무죄를 주장, 주위를 놀라게 했다. 결국 4월 14일 무죄주장을 철회하고 21일 유죄인정합의서에 서명했다. 재판부는 7월 28일 오후 1시 30분을 선고공판 기일로 잡았다. 재판부는 배씨가 유죄를 인정함에 따라 이미 수감됐던 12일 징역형을 선고하는 대신 회황 등에 소요된 돈 4만3600달러의 벌금을 부과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재판부의 선고일정을 감안하면 배씨는 7월말까지 4개월간 하와이에 있어야 할 형편이지만, 재판부는 추방형식을 통해 배씨를 일단 한국으로 돌려보내고, 선고공판이 끝나면 벌금을 납부받는 형식을 취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비행기에서 난동을 부렸다가 그 죄를 단단히 받은 것이다.

만취상태에서 화장실 흡연까지

지난달 17일 괌에서도 한국인의 기내난동이 발생, 전 세계 각 신문의 해외토픽란을 장식했다. 지난 16일 오후 9시 40분 부산김해공항을 출발, 괌으로 향하던 대한항공 2115편 여객기에서 40대 남성 권성우씨가 난동을 부린 것이다. 이에 따라 권씨는 대한항공 여객기가 괌에 착륙한 17일 새벽 연방사법당국에 신병이 인도됐다.
괌 연방법원에 제출된 소송장에 따르면 권씨는 47A 좌석에 탑승, 맥주를 5병 마신 상태였다고 한다. 괌 도착을 한시간정도 남겼을 때 권씨는 기내 화장실로 가서 담배를 피웠고 승무원이 담배냄새를 맡았다. 승무원이 권씨에게 담배를 피웠냐고 물어보자 권씨는 담배를 피웠다고 순순히 답했다. 승무원은 기내에서 담배를 피우면 벌금을 내야 한다고 말하자 권씨는 적반하장으로 맥주 2병을 더 가져오라고 소리를 질렀고 승무원이 이미 취했기 때문에 맥주를 줄 수 없다고 하자 더욱 더 고함을 질렀다는 것이다.

▲ 부산발 괌행 여객기에서 난동을 부린 혐의로 기소된 권성우씨, 소송장

▲ 부산발 괌행 여객기에서 난동을 부린 혐의로 기소된 권성우씨, 소송장

이 정도면 여승무원이 감당하기는 힘들다. 승무원이 사무장에게 보고하자 사무장이 달려와 왜 술을 더 제공할 수 없는 지를 설명했지만, 권씨는 막무가내였다.
권씨는 맥주 2병을 더 주지 않으면 소란을 일으키겠다며 사무장을 위협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권씨는 자신의 자리에서 일어나 사무장에게 돌진하며 폭행을 가하려 했다. 권씨는 사무장의 멱살을 잡은 채 복도로 끌고 나가 싸움을 벌였고, 사무장이 주변승객들에게 도움을 청했다. 주변승객 4-5명이 사무장을 도와 권씨를 제압했고, 권씨는 두 손과 두 발이 꽁꽁 묶인 채 비행기 맨 뒷좌석에 억류됐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사무장은 손이 베이고 가슴과 등은 타박상을 입었으며 가슴을 찔리기도 한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권씨는 괌 공항 도착과 동시에 FBI에 신병이 인계돼 미국 감방생활을 시작했다.

권씨의 반항이 심해 전기충격기, 즉 레이저건으로 권씨를 제압해야 할 정도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권씨는 4월 21일 법정에 출석해 보석을 요구했지만 검찰이 이에 반대, 재판부는 보석을 허용하지 않았다. 권씨가 도주와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고, 미국시민이 아닌 한국국적자이므로 한국으로 도망갈 수 있다는 상투적인 이유였다. 또 정신질환여부에 대한 감정이 필요하며 다른 사람을 해칠 수도 있으므로 계속 감금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김씨는 일주일이상 감방신세를 면치 못했다. 권씨 또한 배씨와 똑같은 혐의가 적용돼 법적으로는 최대 징역 20년이 선고될 수 있다.

부인이 기내에서 남편 폭행 ‘체포’

지난 2014년 12월말에도 역시 미국 아틀란타를 출발, 인천으로 향하는 대한항공여객기에서 부부싸움으로 인한 소동이 벌어졌었다. 여객기내에서 아내가 남편을 3시간동안 닦달한 것이다. 승객 401명이 탑승한 A380초대형여객기속에서, 그것도 비지니스석에서 부부싸움이 발생했다. 비지니스석은 이코노미석보다 무려 4배나 비싼 좌석이다. 어느 정도 살만한 집의 중년부인이 남편과 싸우며 고성을 질렀고 남편은 기내 바로 피신했지만 부인은 바까지 쫓아가서 남편에게 접시를 던지는 등 난동을 부렸다. 승무원들은 남편을 이코노미석으로 피신시켰지만 부인은 이코노미석까지 추격, 승무원을 밀치며 행패를 부렸고, 이 행패는 무려 3시간동안 계속됐다고 한다. 결국 이 여성도 인천공항 착륙 뒤 공항경찰대에 인계됐고 수사를 받아야 했다. 천만다행인 것은 이 여성이 미국행이 아니라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에서 난동을 부렸기에 미국법의 처벌을 피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만약 미국으로 오는 비행기에서 소란을 피웠다면 그 즉시 체포돼 철창신세를 면치 못하는 것은 물론 한국보다 훨씬 강력한 처벌을 받았을 것이다.

잊을 만하면 발생하는 기내난동, 한국인들의 해외여행증가와 정비례해 기내난동도 늘어나고 있다. 모처럼 즐거워야 할 해외여행길이 고난으로 점철된 교도소행이 될 수 있다. 특히 미국행 항공기에서 기내난동을 부린다면 중벌을 피할 수 없다. 대대적 망신에 신체적 고통, 거기다 거액의 변호사비용과 벌금까지 물어야 한다. 자칫하면 한순간에 신세를 망치는 일이 된다, 손발만 꽁꽁 묶이는 게 아니라 인생자체가 꽁꽁 묶여버리는 기내난동, 이제는 그 악습을 끊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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