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칼럼]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LA한인회의 존재감

이 뉴스를 공유하기

LA한인회, 잃어버린 불명예를 회복하는 길

‘한인회는 동포사회에서 어떤 존재인가’
본보가 만나본 많은 사람들은 한인회에 대하여 ‘무관심’이라고 했으나, 실제로는 한인회가 제대로 활동을 하지 않았기에 ‘관심이 없다’는 것이었다. 한인회는 필요한 단체인데 제 기능을 하지 않았기에 ‘존재가치’를 지니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역대 LA한인회장들 중에 적어도 2명의 한인회장은 한국을 방문하였을 때 고국 동포가 ‘한인 회장은 어떤 역할인가’라는 질문을 받았는데, 답변을 “말하자면 LA한인사회의 대통령 격이다”라고 했다고 한다. 얼마나 허망하고 황당무계한 대답인가!
한인회장이 LA대통령이라는 무개념
코리아타운에서 택시 기사로 근무하는 C씨(45)는 소위 한인회 이사들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면서 친구를 통해 수년전 한인회 이사라는 사람을 만났는데 명함부터 내밀며 ‘나는 한인회 이사’라고 하길래, ‘한인회가 무엇을 하는 단체인가요?’라고 물었는데, 답변이 가관 이었다고 했다.
그 이사라는 사람은 “말하자면 LA한인회는 미국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단체”라고 했다는 것. 한국에 갔었던 한인회장이 말한 ‘대통령 격’이라는 것과 다른바 없다.
이 택시 기사는 “한인회에서 봉사하는 사람들은 우선 우리타운에서 어렵게 생활해 나가는 동포들의 문제에 관심을 두었으면 한다”면서 “소위 한인회 이사라고 떠드는 사람들의 위치에서는 누구 도움 없이도 살아 갈 수 있는 상태가 아닌가”라며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아가는 동포들의 문제는 한인회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목청을 높였다.
그는 “서류문제로 항시 불안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동포들도 있고, 제대로 된 직장을 다니지 못하고 일용직으로 떠도는 사람들도 많다”면서 “한인회라며 이처럼 어두운 그늘에서 살아가는 동포들의 문제에 관심이라도 가져야 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어 이 택시 기사는 “한인회 회장이나 이사들이 감투가 아닌 진정한 봉사자의 자세를 보여 주었으면 한다”면서 “소외된 동포들에게 삶의 희망을 주는 단체가 한인회 이미지가 되었으면 한다”고 바람을 털어 놓았다.
현재 산타모니카 컬리지에 재학하면서 장차 UC계통의 4년제 대학으로 전학을 꿈꾸는 G씨는 “우리 유학생들도 어려운 문제들이 많다”면서 “우리도 같은 한국인인데 한인회는 우리에 대한 문제는 중요시 생각을 안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한인회로 가면 영사관으로 가라하고, 영사관에 가면 교육관에게 가라 한다”면서”우리를 귀찮은 존재로만 보는 것 같아 씁쓸했다”고 말했다.

자랑스럽지는 못해도 의무는 다해야
한인회라는 단체 자체에 대해 관심이 없다는 P씨는 현재 비영리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는 LA한인회에 대하여 질문을 던지자 “한인회라는 단체 자체에 관심이 없다”면서 “요즘 행태를 보면 건물주인 안방 차지 싸움만 하는 단체가 아닌가”라고 말했다. 한미동포재단 문제와 관련한 소송을 두고 한 말이다.
또 그는 “돈 주고 빌트모어 호텔 빌려 한복패션 쇼 하는 것이 한인회가 할 일이냐”고 지적했다. 더 묻고자 했는데 그는 손사래 치면서도 내뱉은 구절이 기자의 가슴을 찡하게 만들었다.
“한인회라면 적어도 커뮤니티에 대한 사랑스런 마음을 지닌 단체가 되어야 한다”면서 “적어도 기능적 역할이 무엇인지, 한인회에 주어진 권리와 의무가 무엇인지를 자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적어도 한인회라면 정상적으로 상식적인 활동을 해야 한다”면서 “그리고 우리들의 2세와 3세들을 위해서 창조적인 활동도 생각해야 하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한인회 단체 자체에 관심이 없다는 P씨는 역설적으로 말하면 한인회에 대한 애정이 너무나도 강한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오늘의 한인회가 제 기능을 하지 않기에 미운 감정으로 쏟아낸 말이 아닌가로 여겨진다.
수년전 한인회 이사를 2대째 활동했던 L모씨는 “LA한인회도 동포사회의 변화에 따리 변해야 된다”면서 “70년대와 지금은 엄청난 변화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지금의 한인회는 동포사회가 무엇을 요구하는지를 잘 파악해 수용할 자세를 갖추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한인회의 회장이 2년마다 임기가 바뀌면 새 회장은 무언가 새로 하려고 한다”면서 “그런 관계로 한인회의 연속성이 끊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제는 한인회가 사무국 중심제로 운영이 필요하고  장기적인 계획도 수행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들어야 한다”고 권고 했다. 그는 이어 “무엇보다 한인회 정관을 개정하여 사무국 제도를 전문화 시킬 필요가 있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영속성 있는 재정기금의 확보가 급선무이다”라고 강조했다.

전문성 가진 사무국 직원 확충부터
현재 타운 내 비영리단체에서 활동하는 K모씨도 한인회의 사무국 전문성을 지적하면서 “도대체 오늘의 LA한인회 역사가 50년이 지나고 있는데 아직도 정부의 그랜트를 지원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고 반문했다. 그는 “지금까지 33대를 지난 온 한인회가 간판만 지니고 온 것밖에는 달리 무엇을 했는가”라고 비난을 서슴지 않았다.
이렇게 지적한 그는 “이번 33대 한인회도 이월된 기금이 별로 없다고 들었는데 이런 현상은 ‘다람쥐 챗바퀴돌기’나 다름없다”면서 “한인회 장기적 포석을 위한 발전기금을 형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리고 그는 “발전기금은 한인회가 지출하는 경상비와는 달리 특별한 목적에만 사용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인회가 진정성을 가지고 봉사를 한다면 한인회에 기금을 낼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면서 “한인회 임원들 스스로가 감투가 아닌 진정한 봉사자의 자세로 나간다면 너도 나도 기금을 내는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성진 기자)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