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를 유창하게 말하는 히스패닉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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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 동상’을 만나고 싶다는 크리스 마티네즈

히스패닉 소년

▲ 히스패닉 소년 크리스 마티네즈(왼편)가 아버지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우리의 옛 선조들은 서당에서 글을 읽는 아해들의 낭랑한 목소리에 보람을 느꼈다. 이제 아메리카 땅에서 우리나라 사람이 아닌 이방인이 우리의 글을 낭랑하게 읽는다는 사실을 선조들이 아신다면 어떻게 생각하실까.
미국 땅에서 우리의 뿌리교육을 관장하는 곳이 여러 곳이지만 LA한국교육원(원장 권영민)은 우리들의 2세나 3세들에게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교육해 한인 학부모들에게는 이미 정평이 나있는 기관이다. 이곳에는 다양한 뿌리교육 프로그램이 있어 한인 어린이나 성인들이 편리하게 배우고 있다.
이곳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은 비단 한인들뿐만 아니다. 우리와는 다른 인종들도 한국과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LA한국교육원을 찾는다.
어느날 교육원의 한 직원으로부터 ‘한국어 클래스에 히스패닉 소년이 우리말을 너무 잘해 신통 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교육원 교실을 찾았다. 복도 벽에는 학생들이 그린 묵화 작품들이 전시 되어 있었다. 어린이 학생들이 학업 시간을 앞두고 친구들과 재잘대고 있었다.
휴게실에서  처음 만난 히스패닉 소년 크리스 마티네즈(Chris Martinez)는 기자에게 한국식으로 꾸벅 큰 절을 했다.
현재 공립학교 5년생인 히스패닉 소년 크리스는 기자가 ‘만약 한국을 방문할 기회가 된다면 어디를 가고 싶은가’라고 영어로 물었더니, “한국을 방문하는 기회가 된다면 ‘세종대왕 동상’을 제일 먼저 가보고 싶습니다”라고 또렷한 한국말로 대답해 처음부터 기자를 놀라 게 만들었다.

‘왜 세종대왕 동상을 보기를 원하는가?’라고 기자가 한국어로 물었다. 맑은 눈동자에 크리스는 “한국 선생님으로부터 한글을 만드신 왕이라고 배웠습니다”면서 “그래서 만나고 싶습니다”라고 역시 또렷한 한국말로 대답했다.
기자는 휴게실 서고에서 <친구>라는 책을 꺼내들고  ‘오랫동안 사귄 친구가 진짜 친구다’라고 적힌 한글을 읽어보라고 했더니 숨 막힘도 없이 줄줄 읽어 버렸다.
‘한글말을 배우기가 어렵지 않은가’라고 물었더니, 크리스는 “선생님께서 한글을 과학적인 언어라고 가르쳐주시어 과학적으로 이해를 하면서 배우니 어렵지 않습니다”라고 매우 합리적인 답변으로 또 한 번 기자를 놀라 게 만들었다.
한국어를 배우게 된 동기가 궁금했다. 옆에 있던 크리스의 아버지 마티네즈 씨는 “집에서는 스페니시를 언제나 하게 되고, 학교에 가게 되면 저절로 영어를 배운다”면서 “그 다음 언어를 생각했는데 공립학교에서 이중 언어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을 배우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티네즈씨는  “크리스 역시 한국어에 남다른 흥미를 느끼며 열심히 더 배우려고 해서 한국 교육원을 알게 됐다”면서 “이곳에서 크리스는 한국어 습득을 크게 향상시켰다”면서 LA한국 교육원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았다.
아들 크리스와 딸 한 명을 둔 마티네즈씨는 “매일 방과 후에 아들과 함께 LA한국교육원에 오는 것이 즐겁다”면서 “나중에 아들이 커서 한국과 미국을 위해 일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떡볶이가 좋아요”
크리스가 현재 재학하고 있는 공립학교는 코리아타운 내 8가에 위치한 로버트 F. 케네디 커뮤니티스쿨의 글로벌에듀케이션 앰배서더 스쿨 (Ambassador School of Global Education)이다. 그는 이 학교에서 이중언어 프로그램으로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크리스가 재학하고 있는 글로벌에듀케이션 앰배서더 스쿨은 로버트 케네디 커뮤니티 스쿨에 소속 된 6개 학교 중 하나이다. 이 학교는 세계를 이끌어갈 인재 육성을 위해 학생 개개인의 능력과 목적, 방향에 포커스를 맞춘 특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특히 각 학교마다 그 성격에 맞는 후원기관 단체들이 다양한 지원을 병행하고 있는데 특히 크리스가 재학하고 있는 글로벌 에듀케이션 앰배서더 스쿨과 글로벌 리더십 앰배서더 스쿨의 경우 아시아 소사이어티 등이 메인 스폰서로 한국어와 중국어 이중언어 교육, 아시아 지역 학생들과의 지속적 인 교류 등을 주요 커리큘럼으로 삼고 있다.
이처럼 공립학교에서 이중언어 프로그람을 통해 한글을 처음 배운 크리스는 LA한국교육원에서 실시하는 한국어 클래스에 다니면서 실력이 한층 높아졌다.
크리스는 미국 땅에서 태어난 멕시코인 2세다.  지난 2000년 그의 부모는 처음 멕시코에서 미국의 조지아 주로 이주했다. 그리고 2008년에 LA로 이주했다.
크리스는 한국어를 배우면서 자연히 한국에 대해 이것저것에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 부모와 함께 한국식당 도 찾게 되면서 유독 김밥, 볶음밥, 떡볶이를 좋아한다고 크리스는 말했다.  ‘떡볶이가 왜 좋은가’ 라고  물었더니 “매운맛이 매력입니다”라고 답했다.
크리스가 좋아하는 한국 TV프로그램은 ‘런닝맨’과 ‘수퍼맨…’이다. 그는 “한국 TV프로그램은 정말 재미있습니다”면서 “한국어를 이해하는데도 크게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물론 그에게는 한국인 친구들도 많다.
많은 교육학자들은 어린이들이 6세-12세 사이에 가장 큰 교육적 영향을 받는다고 했다. 크리스도 한국교육원에서 한국어를 배우면서 한국의 자랑스런 문화전통을 자연적으로 습득하게 되어 나중에 성장해 사회에 진출해서 한국과 미국을 보는 시각을 더욱 성숙하게 지니게 될 것이다.
미국의 사회를 다양한 이민그룹으로 구성됐다고 하여 ‘멜팅팟’(Melting Pot)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LA한국교육원은 인종, 문화의 다양성을 존중해 여러 문화 역사를 하나로 용해(Melting)하지 않고 각각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글로벌 인재를 육성하려는 목표를 지향하기에 크리스와 같은 어린이도 ‘한국인의 친구’로 자라나고 있는 것이다. (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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