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취재] LA 코리아타운 체감경기 ‘최악이나 못해 절망수준’

지난 주 5.2도 지진 빅원 공포에 시민들 불안

코리아타운 -윌셔가 한 복판에서 폭팔물 소동

시도때도 없이 노동청 보건국 마구잽이 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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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는 안되는데‘이리 채이고…저리 채이고…’죽을 맛

‘장사를 하라는 건지… 문을 닫으라는 건지’

코리아타운의 체감경기가 바닥에서 헤어날 줄을 모른다. “타운의 젖줄”인 다운타운 봉제, 자바 시장의 불경기는 여전히 바닥을 헤메고 여기에 각종사건 사고까지 겹치는 바람에 심리적으로 ‘최악의 상항’을 연출하고 있다. 지난 13일 한주가 시작되는 월요일 오전 코리아타운 윌셔상가 대로 한복판에서 폭발물 의심 물체 신고가 접수되 일대 대혼란을 야기했다. 이날 오후 7시쯤엔 타운 8가 선상에 있는 2층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차량 20여 대가 출동해 한시간 쯤에 불길을 잡았으나 노숙자 1명이 숨지고 3명이 구조됐다. 이같은 사건은 바로 하루전 프로리다 올랜도 지역에서 발생한 총기 테러로 인해 50여명이 죽고 50여명이 중상을 당하는 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기 사건으로 ‘타운도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다’라는 주민들의 공포감은 극에 달할 정도였다. 또한 지난9일 새벽에는 샌디에이고 인근에서 규모 5.2의 지진이 발생해 LA 지역에서도 바닥과 몸이 흔들릴 정도로 큰 진동을 느끼게 만들어 ‘빅원’에 대한 공포감까지 불러 일으켰다. 또 타운내 아파트 주차장에서는 한인 여성을 상대로 칼질을 하는 남성 에게 총격을 가하는 살인사건까지 발생했다. 여기에 오는 7월1일부터 최저임금이 올라 가면 업주들의 부담이 높아져 갈수록 비즈니스 하기가 힘들다는 불만이다. 이같이 불안한 나날속에 국제 유가가 브랙시트 불안으로 14일 현재 계속 하락해 브렉시트가 현실이 되면, EU의 영역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경기가 둔화할 것이라는 국제뉴스까지 보도되어 우려감까지 겹치고 있다.
성진 (취재부 기자)

코리아타운에서 지난 4년째 택시 기사를 하는 제임스 정(54)씨는 “뉴욕에서 힘들어 LA로 왔더니 더 힘든것 같다”면서 “경기가 나쁘니 한인들의 택시 이용률도 현저히 줄어들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정씨는 “특히 한국에서 오는 사람들도 요즈음은 씀씀이가 전과는 다르다”면서 “한국의 경기가 풀려야 코리아타운도 영향을 받는다”면서 계속 한숨을 쉬었다. 그는 “요즈음 식당들의 음식맛도 예전과 같지 않다”면서 “타산이 안 맞으니 음식도 제대로 만들지 안는 것 같다”면서 헛기침을 했다.

타운의 극심한 불경기는 샤핑센터를 가보면 금방 실감할 수 있다. 우선 ‘빈 공간’이 늘고 있고, 쇼핑객들의 왕래가 전에 없이 줄어들었다. 한때는 주차 공간이 없어 차를 대려면 몇바퀴나 돌아야 하지만 요즈음은 주차장에 들어서면 여기저기 주차공간이 많이 보인다. 그나마 주말에만 반짝할 정도이다.
이같은 현상은 웨스턴가의 코리아타운 플라자(KTP), 한국마켓 등과 6가의 시티센터, 윌셔가의 아로마센터, 8가의 옥스포드센터, 버몬트의 갤러리아마켓 등에서 확연히 느낄 수 있다.

장사는 안되고 렌트비는 올라가고

체감경기

▲ 고객 발길이 끊긴 자바시장 한인 상가들

8가 옥스포드 샤핑센터에 점포를 지니고 있는 한 관계자는 14일 “언제 경기가 좋았는지 이제는 기억도 나지 않는다”면서 “불경기가 계속 되다보니 이제는 렌트비 내기도 빡빡해졌다”며 “요즈음 들어 처음으로 비즈니스를 접을까 생각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제는 많은 한인들이 직접 쇼핑하는 것보다 온라인 쇼핑이 많아저 ‘아이 쇼핑’이라는 말도 없어져 버렸다”고 말했다.

현재 올림픽가의 코리아타운 갤러리아 관리를 맡고 있는 ‘팩코 인베스트먼트’ 앨런 박 대표는 “타운 소매업계의 극심한 불황으로 대부분 샤핑센터 내 빈 자리가 늘고 있으며 이를 타개하기 위한 뾰족한 대책은 없다”고 말했다.
타운내 샤핑센터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한인 김모씨는 “어떤 샤핑센터 소유주는 입점한 업소들이 사업체 유지에 어려움을 겪을 정도로 장사가 안 되는데도 불구하고 수입을 늘리려고 렌트비를 계속 올리기만 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누가 남아 장사를 하겠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마디로 앞날의 전망을 가늠할 수 없다는 것이다.

타운내 경기는 바닥을 치고 있는데 타운내 상업용 건물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이에대해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매물은 부족한데 수요가 높기 때문에 건물 공실률과 위치에 관계없이 가격이 비싸다”고 지적했다.
지금 LA시 역사상 가장 거대한 규모라는 재개발 붐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LA 다운타운을 포함해 코리아타운은 주민들에게 경기부양이란 심리적 요인도 주고 있지만 ‘과연 저런 현상이 얼마나 경기부양에 도움이 될까’에는 의구심을 지니고 있다.

다운타운과 연결된 코리아타운의 면적이 불과 5스퀘어 평방마일에 불과한데, 현재 수십여개의 크고 작은 아파트와 콘도, 호텔, 주상복합 프로젝트들이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조그만 자투리땅만 있어도 아파트와 콘도가 들어서고 그래도 부지를 찾기 힘들어지자 개발업자들이 돈다발을 뿌리며 오래된 주택들을 매입해 아파트나 콘도를 짓고 있어 공사때문에 비지니스가 갈수록 어렵다.
남가주 정부연합(SCAG)의 자료 등에 따르면 2000~2014년 LA 한인타운에서는 단독주택 약 855채와 아파트 약 894유닛이 재개발을 위해 철거되고 아파트 4,858채가 신축되거나 공급된 것으로 나타나 3,109채의 순증가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주거비 안전문제로 탈 LA러시

SCAG는 철거된 주거 유닛들이 노후해 가격이나 렌트가 낮았지만 새로 건설된 아파트의 절대 다수는 렌트가 너무 높아 서민층들이 부담을 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2000년 당시 한인타운 인구는 약 16만7,000명이었으나 2014년에는 1만명이 줄며 6% 감소를 보였다. 한인타운의 높아진 주거비를 감당하지 못한 서민층들이 타지역으로 이주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금의 한인타운은 고급 럭서리 아파트는 차고 넘치지만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시작하는 사회 초년생이나 젊은 부부, 학생이나 노인들은 적정한 렌트수준의 아파트를 찾지 못하는 ‘렌트 대란’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 코리아타운은 스튜디오까지도 1,500달러까지 요구하고 있고 1베드룸은 2,000달러, 2베드룸은 3,000달러를 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경기하락 최저임금 치안문제 불안감

여기에 세계 경제의 성장 둔화 우려 때문에 미국이 올해 경기침체에 들어갈 가능성이 20%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1일 파이낸셜타임스(FT) 따르면 지난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정례회의 이후 51명의 전문가들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한 결과다.
이는 앞으로 2년 안에 미국이 경기침체에 진입할 가능성을 15%로 예상했던 지난해 12월에 비해 전망이 어두워진 것이다. 여기에 중국의 경기 둔화는 미국 경제가 취약하다는 불안을 다시 일깨웠다고 FT는 지적했다. 올들어 중국발 쇼크로 글로벌 증시는 6% 하락했으며 미국 주식시장은 5% 떨어졌다.

이제 타운이 살아 남으려면 타인종 고객유치의 새로운 패턴 유입과 새 상품개발과 과감한 세일작전 등을 도입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계속되는 사건사고로 인한 주민들의 불안과 7월1일부터 단계적으로 실시되는 최저임금제가 업주들의 목을 죄고있다. 불과 몇년 뒤부터 시간당 급료가 15달러가 되면 일단 종업원들에 대한 대대적인 감원조치가 예상되고 소매업소도 가족중심제로 바뀔 가능성이 농후하다. 대규모 제조업들이 대거 LA와 카운티를 이탈할 것이 확실시되고 대거 실업자들이 거리로 몰릴 상황이다.
정치인들의 단순 정치 논리가 결국 LA를 파탄으로 몰고 올 수 있다는 예언들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내년부터 중국정부의 미국 부동산 투자 중단조치로인해 지금도 에스크로들이 줄줄이 깨지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중국인들의 코리아타운 선호가 이어질지도 미지수다.

타운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시도 때도 없이 들이닥쳐 마구잽이로 검사를 하는통에 장사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 ‘이들이 무서워 장사를 못할 지경이다’라고 토로한다. 여기에 거리에 넘쳐나는 홈리스 처리문제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영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해 경찰에 신고전화해도 사건사고가 없기때문에 갈 수 없다는 반응이라 어쩔 수 없이 홈리스들을 문 앞에두고 장사를 하니 고객들의 불편과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각종 사건사고 소식과 빅원여파에 고객의 발길은 끊어지고 2주째 찌프리고 흐린 날씨 만큼이나 LA체감 경기는 여름에도 불구하고 혹독한 겨울날씨와 흡사하기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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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운의 젖줄”다운타운 자바와 봉제시장

이기철 총영사 봉제업계 방문 위로해

이기철

▲ 다운타운 자바시장을 방문한 이기철 총영사가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있다.

지난 9일 이기철 LA총영사는 전체 동포경제 발전에 견인차 역할을 담당해 왔으나 최근 침체 위기에 직면한 의류•봉제업계의 현장을 살펴보고 의견을 청취코자 LA자바시장과 한인 봉제업체를 방문해 관심을 모았다. 앞으로 총영사관은 동포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업계대표들과의 간담회 등을 통해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지원방안을 강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의류,봉제업계 방문에는 과거 남가주한인봉제협회장을 지내고 현재는 파커 비즈니스 컨설팅을 운영하는 박철웅 대표가 동행했다.

박철웅 대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연방정부 단속에 봉제, 자바시장이 꽁꽁 얼어 붙었다”면서 “가장 심한 현상은 외지에서 오는 바이어들이 끊겼다는 점이다”라고 지적했다.

자바시장 문제점은 우후죽순격으로 너무나 많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한때는 건물만 세우면 잘됐다. 그때는 키머니도 있었다. 지금은 이런 현상이 많이 줄어들어 현상유지도 힘들다는 것이다. 여기에 7월1일부터 최저임금이 올라가 업주들의 부담이 가중되어 최근에는 그야말로 ‘야반도주’하는 현상이 늘어만 간다는 것이다. 일부 업주들은 네바다 라스 베가스나 택사스주 또는 멕시코나 베트남 중국 등지로 진출을 꾀하고 있으나 아직은 두고 보아야 할 점도 많다는 것이다.
이를 타개하기위해서는 박 대표는 ‘상생의 법칙’을 지켜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차피 봉제나 자바시장이 한번은 정리가 되어야 할 것”이라면서 “너도 살고 나도 사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 생산되는 소위 ‘Made in USA’제품을 제값을 받고 팔아 수입제품과 차별을 두어야 하며 상품의 질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내에서 생산을 하게되면 자연히 고용도 늘게되고 시장도 안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대표는 “의류협회는 ‘제값 받기 운동’을 펴야하고, 국내시장을 도모하는데 힘쓴다면 길이 보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봉제업소에 대해서도 “이제는 각종 규정을 준수하여 정상 영업에 매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박대표는 “자바시장과 봉제업소가 활성화 되어야 코리아타운도 사는데 정말 앞을 볼 수가 없어 답답한 심정”이라고 했다.

자바시장 경기가 역대 최악이라고 할 정도라 예전처럼 ‘명동거리’를 연상시키듯 쇼핑객과 바이어들이 붐비는 현상은 사라졌다. 여기에 빈 상가가 늘고 있다. 한때 한인 의류도매상가의 상징처럼 군림해 온 샌페드로마트에는 요즘 빈 상가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다운타운 부동산 에이전트에 따르면 샌페드로 상가는 한창 때 가장 핫한 곳은 1500스퀘어피트 규모 유닛의 매매가가 300만~400만 달러나 했다. 렌트비도 1500스퀘어피트의 경우 월 1만5000~1만6000달러까지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매매가 거의 끊긴 것은 물론, 렌트비도 스퀘어피트당 6~7달러 수준으로 빠졌다고 한다.

샌페드로마트는 한인 의류도매상가로는 유일하게 ‘키머니(key money)’ 관행이 있던 곳인데 이제는 키머니를 받지 않는다고 해도 리스가 잘 안 나간다고 한다.

한편 요즈음 달라진 현상은 자바시장에도 IT 바람이 불면서 페이스마트에 관련 업체들이 들어서고 있는데 앞으로 IT시장이 어떻게 형성이 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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