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언론에서 보도되지 않은 숨은 1인치 기사] 청와대 내부 권력투쟁이 롯데 수사에 쏠리는 눈

이 뉴스를 공유하기

우병우-최경환 독주에 친박 원조들 제동‘칼 끝’

‘모든 것은 궁중 내 암투에서 시작’

지금 본국 모든 미디어의 관심은 검찰에 쏠려 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래 이와같은 동시다발적 수사가 진행됐던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검찰이 전방위적 사정에 나서고 있다. 롯데그룹, 대우조선해양, 농협, 정운호 게이트,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 국민의 당 김수민 의원의 리베이트 의혹 등 검찰이 나선 굵직한 사건만 해도 최소 5개 이상이다. 이 중에서 롯데그룹 수사의 경우 한 기업에 대한 동시적 수사 규모로는 사상 최대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저인망식 으로 진행 중이다. 검찰의 이런 강도 높은 수사의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청와대의 의중이다. 지금 검찰이 재계 5위 재벌 기업을 털고 있는 것이 대통령에게 사전 보고가 되지 않았다거나 지시를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그렇다면 대통령과 청와대의 의도는 무엇이고 칼끝은 어디를 겨냥한 것일까. 가장 설득력 있는 것은 청와대 내부의 권력투쟁이 롯데 수사를 키웠다는 주장이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신뢰를 한 몸에 받는 우병우 민정수석과 최경환 의원을 중심으로 한 원조 친박 간 권력투쟁이 치열하고 벌어지고 있는 모습이 이번 롯데 수사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우병우그동안 본지는 현 정부 내에서 원조 친박이라고 할 수 있는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와 문고리 3인방이 새로운 실세로 떠오른 ‘리틀 김기춘’ 우병우 민정수석과의 권력투쟁을 벌이고 있다고 지적해왔다. 실제로 양측은 청와대 내 인사를 비롯해 정부 요직의 인사권을 가지고 대립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원조 친박들이 추천한 후보들을 우 수석이 검증 과정에서 걸러내는 것이었다. 당연히 최 전 총리나 문고리 3인방 입장에서는 불쾌할 수 밖에 없는 행보들을 우 수석이 펼쳐왔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면서 우 수석과 관련한 각종 의혹들이 청와대 밖으로 흘러나왔다.

가장 대표적인 것인 우병우 수석과 어버이연합과의 커넥션이다. 우 수석과 어버이연합과의 연결고리에는 ‘삼남개발’이라는 회사가 있다. 삼남개발은 재향경우회와 SDNJ홀딩스가 각각 50%씩 투자해 만든 골프장 운영사다. 실제 기흥컨트리클럽(기흥CC)을 운영하고 있다. 삼남개발의 모회사 SDNJ홀딩스는 우 수석의 장인 이상달 정강중기·건설 회장이 2008년 사망하면서 장모 김모 씨와 아내를 포함한 4명의 처형·처제들이 각각 20%씩 지분을 물려받았다. 이에 따라 재향경우회는 삼남개발을 통해 기흥CC로부터 2014년 23억원, 2015년 21억원을 배당받았다. SDNJ도 같은 금액을 배당받았다. 재향경우회는 어버이연합에 2014년 4월부터 11월까지 어버이연합에 총 39차례 2500만원의 자금을 지원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 공교롭게도 우병우 수석이 민정수석실에 들어간 시기와 비슷하다.

우병우 민정수석 임명과 어버이연합 자금 의혹

우병우 수석은 2014년 5월 민정비서관으로 발탁된 데 이어 청와대 입성 8개월 만인 2015년 1월 민정수석 자리에 올랐다. 사실 이런 의혹들은 정권 핵심부나 사정기관을 통해서 흘러나오지 않으면 밝혀내기 어려운 정보인데, 이것이 야당 의원을 통해서 뜬금없이 흘러나오면서 청와대 주변에는 정보의 출처가 우 수석과 대립관계에 있는 내부 인사들이 꼽혔다.

최경환이 때문인지 몰라도 6월 초에 있었던 청와대 수석급 인사에서 우병우 수석이 교체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으나, 결국 그는 유임됐다. 우 수석에 대해서는 ‘권한이 너무 집중된다’는 평가가 있고, ‘넥슨 주식 대박’ 사건의 진경준 검사장 승진 당시 인사 검증에 대한 책임론도 나왔지만 결국 살아남았다. 청와대 측은 이를 두고 “의혹만으로 일하고 있는 사람을 교체하지 않겠다는 게 대통령의 철학”이라고 해명하면서, 그에 대한 대통령의 신뢰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줬다.
그러자 이번에는 원조 친박의 좌장이라고 할 수 있는 최경환 전 총리가 묘하게도 언론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주 본지가 보도한 바대로 현재 최대의 관심을 받고 있는 롯데 수사에 최 전 부총리의 이름이 거론되면서 입지가 상당히 좁아진 상황이다.

실제로 박근혜 정부로 넘어오면서 롯데가 주요 보직에 앉힌 인물은 소진세 현 대외협력 단장, 롯데월드타워을 실질적으로 관장하던 노병용 롯데물산 사장(구속)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은 공교롭게도 최경환 전 부총리와 대구고 동문이었다. 최 전 부총리와 두 사람은 대구고 출신 기업인과 정부 인사가 만든 ‘대구 아너스 클럽’에 가입돼 있으며 소 단장과 노 사장 역시 해당 클럽 멤버다. 소 단장은 박근혜 정부에서 롯데슈퍼, 코리아세븐을 총괄하는 사장으로 임명되기도 했으며 노 사장은 제 2롯데월드몰 완공을 위해 롯데물산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기도 했다. 이들은 지난 2013년 롯데 세무조사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인데, 당시 국세청 조사국장이자 현 국세청장인 임환수 청장 역시 대구고 출신이었다. 임 청장은 최 전 부총리가 국세청장까지 밀었던 인물로 정권 말까지 국세청장직 유임이 유력한 인물이다. 당시 세무조사 뒤 오너가 구속까지 당한 CJ와는 달리 롯데는 서울국세청 조사4국의 전방위적 조사에도 불구하고 600억원의 추징금만 납부하는데 그쳤다. 이 과정에서 국세청이 검찰에 롯데를 고발하지 않은 점에 대해서도 당시 업계에서는 현 정권의 실세와 유착된 인물들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롯데 수사가 시작되자마자 최 전 부총리의 이름이 거론된 것 역시 잘 짜여진 시나리오가 이미 존재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할 수 있다.

롯데, 국세청 전방위 조사에도 불구 유야무야

이런 시나리오를 만든 인물로 거론되는 인사 역시 우 수석이다. 그는 이미 검찰 수사를 좌지우지 할 정도로 검찰에 대한 입김이 강한데다, 최근에는 최측근인 최윤수 전 서울중앙지검 3차장을 국내정보를 총괄하는 국가정보원 2차장에 앉히며 정보권력까지 독점했다. 사정권에다 정보 권력까지 얹은 우 수석은 그야말로 사정기관을 원하는대로 움직일 수 있는 힘을 얻은 셈이고, 이를 통해 정적을 제거하려한다는 시나리오는 전혀 설득력이 없어 보이지 않는다.

여기에 롯데가 원조 친박인사들에게 구명로비를 벌였다는 소문까지 청와대 내부에 파다한 상황이어서 우 수석에게 롯데 수사는 그야말로 ‘일거양득’의 효과를 기대할 만한 카드였던 셈이다. 실제로 박 대통령은 지난 7월 광복절 특사에 재벌 총수를 포함시키는 안을 준비하고 있었었으나 롯데발 형제의 난이 터지자 곤혹스러워했다고 한다. 더군다나 재벌가의 볼썽사나운 모습은 박 대통령이 신동빈 회장 등 총수들과 청와대에서 만찬을 가진 지 사흘 만에 터졌다. 재계와의 유화적 스탠스로 경제 살리기에 나섰던 박 대통령과 현 정권에 롯데가 찬물을 끼얹은 셈이 됐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는 사정 당국이 광범위하게 내사를 진행 중이란 소식을 듣고 친박 핵심부에 구명을 시도했다고 한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에게까지 직접 줄을 대려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또 박 대통령 친인척은 물론 현 정권에서 최고위직을 지냈던 원로급 친박계 정치인에도 선처를 호소한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 동향이 심상치 않자 필사적으로 현 정부 핵심부와 접촉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롯데의 이러한 움직임은 오히려 ‘역풍’을 일으켰고, 이러한 분위기는 검찰 수사에까지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우 수석은 로비 대상으로 원조 친박 인사들을 의심하고 있다. 대구고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 것도 여기에 있다.

홍만표 게이트에서도 벗어나

결국 롯데 사건은 외견상으로는 재계수사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현 정권의 권력투쟁으로 인해 그 외형이 훨씬 커졌다고 보는 것이 정설이다. 게다가 롯데 수사는 우 수석에게 쏠리는 외부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향하게 한다는 점에서 본인 입장에서 봐도 나쁠 것이 없다.
본지 보도로 화제가 된 홍만표 변호사와 우병우 민정수석 간 커넥션 의혹이 대표적이다. 최근 법조게이트로 비화한 홍만표 변호사는 사건을 문의하러 온 사람들에게 “내가 누구누구와 잘 안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했다. 오죽하면 홍 변호사를 일컬어 “안면으로 변호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홍 변호사가 판 사람의 이름 중 우병우 민정수석의 이름도 포함되어 있었다. 특히 박근혜 정부에서 더욱 빈번했다는 것이 법조계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증언이었다. 이로 인해 홍 변호사에 대한 수사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우 수석에게도 의심의 눈초리가 쏠렸을 가능성이 높았으나, 결국 롯데 수사로 인해 홍만표 게이트를 사실상 막을 내렸다. 전직 검사장과 현직 검사가 엮인 법조계 최악의 스캔들로 거론된 이번 사건은 결국 홍 변호사의 탈세 혐의만 부각된 채 개인 비리로 마무리되는 분위기다.
그 배경에 당연히 우병우 수석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것이 법조계의 공통된 분위기다.

———————————————————————————————————————————————————–

효성 조현문도 우병우 접촉하더니 롯데 신동주까지

왜, 큰 사건만 터지면
‘우병우’ 이름이 거론되는 이유는?

신동주

▲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롯데 수사의 핵심 질문 중 하나는 신동빈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불리해진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반격을 위해 검찰에 수사 단서를 제공했는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일각에서는 신동주 회장이 지난해 경영권 분쟁에서 확보한 관련 정보를 검찰에 제보했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검찰이 수사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알려진 혐의 중 일부가 신동주 회장 측의 주장과 겹치기 때문이다. 신 전 부회장 측은 그동안 롯데가 중국과 홍콩 법인에서 1조원이 넘는 손해를 봤다고 주장해 왔는데, 이는 롯데그룹이 해외 투자 과정에서 비자금을 조성했는지를 확인하고 있는 검찰 조사와 궤를 같이 한다.

갑자기 귀국하고 압수수색 때 자신과 신격호 총괄회장이 없었던 점도 우연으로만 보기에는 석연치 않다. 신 전 부회장은 6월 8일 밤 일본에서 급히 귀국했다. 검찰이 대대적인 암수수색을 벌이기 이틀 전이다. 이튿날 신 총괄회장이 숙소이자 집무실인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4층을 떠나 병원에 입원했고, 신 전 부회장이 동행했다.

신 전 부회장 측은 공식적으로 검찰 수사와의 연관설을 부인하고 있다. 경영권 분쟁 당시 고소·고발 과정에서 검찰에 제출한 자료는 재무제표, 지분구조 등 공개된 자료에 불과하다며 현재 진행 중인 검찰 수사와는 상관이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그러나 롯데그룹에서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신동빈 회장에 대한 소송전을 진행하면서 확보한 롯데 계열사 회계장부 분석자료 등을 검찰에 제공했다고 보고 있다. 얼마 전부터 신 전 부회장 측이 검찰을 상대로 롯데그룹의 문제점에 대한 수사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는 정보가 입수돼 롯데그룹이 우려했다는 소문도 흘러나온다.

법조계에서는 효성그룹 조석래 회장의 둘째 아들인 조현문 전 부사장이 우병우 민정수석에게 직접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알려진 전례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형제의 난에서 벌어진 그룹 경영권 다툼이 정권 실세의 손을 빌어 확전된 사례가 이번 롯데그룹 수사에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