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칼럼] 김영옥 대령을 교과서에서 삭제 시킨 황당한 대한민국

이 뉴스를 공유하기

‘그는 군사적 영웅이 아니라
사회적 약자의 영웅이였다’

김영옥 대령

▲ 고 김영옥 대령의 생전 모습

재미 한인사회의 롤 모델이며, 미국 주류사회에서도 영웅으로 존경받는 김영옥 대령은 지난 2011년부터 한국의 초등학교 5학년 국어 교과서에 3쪽 분량으로 수록됐으나, 작년부터 교과서에서 슬그머니 삭제됐다고 한다. 그런데 그 삭제 이유가 가관이다.

첫째 이유가 ‘한국의 차세대 역할 모델로 왜 구태여 미국 시민권자인 김영옥을 가르쳐야 하는가’라고 했다. 두 번째 이유는 ‘김영옥 대령은 미군 장교 출신으로 6.25 전쟁에 참전한 점이 문제가 된다’고 지적한 일부 편찬 관계자들이 있다고 했다.

삭제된 두 가지 이유의 공통분모는 ‘미국’이라는 점이다. 삭제를 주도했던 인물들은 다분히 미국을 싫어한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일부의 의견이지만 김영옥 대령이 6.25 전쟁에 참전한 것도 못 마땅하다는 지적이다.

미국을 싫어하고 6.25 전쟁에서 대한민국을 위해 싸운 우리의 국군장병이나, 우리나라를 도와 함께 싸웠던 미국과 유엔 참전국들을 미워하는 측은 북한 공산집단과 이를 추종하는 종북세력들이다. 북한이나 종북세력들은 6.25 전쟁이 자기네들의 통일 해방전쟁인데 이를 방해한 것이 미국이라고 떠들고 있다.

6.25 전쟁 영웅에 대한 그릇된 편견

북한이나 종북세력들이 줄기차게 선전해서 아직까지 성공한 것이 있는데 ‘6.25 전쟁은 남한에서 북침 한 것’이라고 가르친 내용이다. 한국의 중고등학생들의 60% 정도가 이 거짓말을 참말로 알고 있다는 현실이다. 그런 거짓 내용을 가르치는 일부 교사들이 과연 교육자인지 묻고 싶다. 거짓을 줄기차게 가르치는 이들이 과연 존재할 가치가 있는 것인지도 묻고 싶다.

김영옥 대령을 교과서에서 삭제시킨 관계자들이 주장하는 ‘미국 시민권자 롤모델을 왜 한국의 차세대들에게 가르쳐야 하는가’라고 하는 이유에 대하여 정말 말문이 막힌다. 한때 국내에서는 미국으로 이민 간 동포들을 “반역자”, “매국노”라고 까지 폄훼한 적이 있었다.

대한민국이 복수국적 허용국가이며, 현재 우리나라 초등 교과서에는 헬렌 켈러, 라이트 형제, 알프레드 노벨, 오드리 헵번, 잭 웰치부터 아메리칸 원주민(“아메리칸 인디언”이라고 하는 말은 인종차별적인 언어로 미국 교과서는 가르치고 있다. 원주민들도 이 말을 극히 싫어하고 있다)인 시애틀 추장까지 많은 외국인이 수록되어 있다.

한국 민족의 독립정신을 불어넣기 위해 서울에 독립문을 세웠던 서재필 박사는 한국 이민자로서 미국 시민권 1호이다. 그렇다면 김영옥 대령을 교과서에서 삭제시킨 주도자들에게는 서재필 박사도 한국의 초등학생들에게 가르쳐서는 안 되는 첫 번째 인물이어야 할 것이다.

이념주의가 낳은 비극의 실체

김영옥 대령(1919~2005) 일제 강점기에 미국에서 독립운동가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미군 장교로 미국에서 태어난 일본인 2세들을 이끌고 2차 대전에 참전해 독일군 상대의 모든 전투를 승리로 이끈 전설적 영웅이다.
이탈리아 로마와 피사 해방 전의 주역으로 이탈리아 최고 무공훈장을 받았고, 프랑스의 부뤼에르와 비퐁텐 해방 전의 주역으로 프랑스 최고 무공훈장을 받았다.

전쟁이 끝나자 이번엔 성공적 사업가로 변신해 활동하다가 6.25 전쟁이 터지자 조국을 위해 자원, 재입대해 한국전선에 참전했다. 그 전선에서 유럽전선 불패 신화를 중공군 상대로 재현하며 중부전선 북상의 주역이 됐고, 조국은 그에게 최고 무공훈장을 수여했다.
1960년대엔 군사 고문으로 한국에 들어가 미사일 부대를 창설하는 등 조국이 경제 발전에 매진하도록 군사적 방패가 됐다.

김영옥 대령 교과서

▲ 고 김영옥 대령의 내용이 수록된 교과서 모습.

그가 존경받는 이유가 2차 대전과 6.25 전쟁에서 잘 싸운 공적 때문만이 아니다. 그가 추앙받는 더 큰 이유는 군인으로서가 아니라 제대 후에 인도주의적 삶의 족적이 더 감동적이기 때문이다.
그가 31년 군생활을 마치자 미국 정∙재계가 러브콜을 보냈으나 모든 부귀영화를 마다하고 사회봉사에 여생 33년을 바쳤다.
특히 가정 폭력 피해 여성, 고아, 입양아, 노인, 청소년, 빈민 등 인종의 벽을 초월해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자신을 바쳤다.

오늘날 한인단체들의 충실한 롤 모델

오늘날 미주류 사회와 한인사회를 연결시키고 2세들에게 주류사회 진출을 돕고 있는 한미연합회(KAC), 한인청소년회관(KYCC), 한인건강정보센터(KEIR) 등을 포함한 1.5세 단체들이 처음 생겨났을 때 이들 단체들의 충실한 안내자가 바로 김영옥 대령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김영옥 대령 전기를 집필한 한우성(김영옥평화센터 이사장) 재미 언론인은 언젠가 “내가 김영옥 대령 전기를 쓰면서 그의 군인 생활에 집중하다가 그만 그의 후반기 인생의 중요한 면을 쓰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지난 2009년 미국은 김영옥 대령을 기리며 LA지역의 공립 중학교의 하나를 ‘김영옥 중학교’로 명명했다. 한국인을 미국 공립학교의 이름으로 명명한 것도 이례적이며 미 한인 이민 역사상 최초다. 이 명명은 김영옥 대령의 군인으로서의 영웅적 공적 때문이 아니라, 군인이 아닌 인간 김영옥이 사회적 약자를 위한 사회 봉사 활동 공적 때문이었다.

LA 근교 리버사이드에 있는 UC리버사이드 부설 한인연구소 이름도 ‘김영옥재미동포연구소’다.
앞으로 미국 정부는 그에게 최고 시민훈장인 대통령자유훈장을 수여할 예정이고, 프랑스는 그를 기리는 조형물을 그가 나치와 싸웠던 지역에 건립할 예정이라고 한다.

미국 땅에서 태어나 소수민족이라는 인종차별과 멸시를 하느님 아래 평등한 인간이라는 의지로 극복하고 세계를 무대로 기상을 떨친 인물, 그런 김영옥 대령을 대한민국 교과서에서 편견적인 이유 하나만으로 삭제당하는 것을 우리 미국 동포가 보고만 있어야 한다는 것에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성 진 취재부 기자)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