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치용 특별진단] 한진해운發 물류대란이 미국에 미치는 영향 연방파산법원 채무동결 챕터15신청 속 내막

■ 챕터 15 신청, 자국법원판결근거로 미국 내 채무동결

■ 일부 용선사, 삼성전자-LG전자등 화주도 소송 ‘충격’

■ LA항 물량수송 마비 채무 동결…승인까지 22일 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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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무 3조1405억원 현재 상황으로서는 상환 불가능

한진해운 파산위기
2008년 금융위기이후부터 시작됐다

▲ 가압류결정이 내려진 한진몬데비디오호가 캘리포니아 롱비치항에 입항하지 못하고 외항에 머물고 있다.

▲ 가압류결정이 내려진 한진몬데비디오호가 캘리포니아 롱비치항에 입항하지 못하고 외항에 머물고 있다.

한진해운이 파산위기에 몰리면서 전세계로의 물류대란이 현실화되고 있다. 특히 아시아에서 미국으로의 전세계 수송량을 7%를 담당하는 한진해운의 화물운송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미국물류에 당장 불똥이 튀고 있다. 한진해운은 지난 2일 연방파산법원에 챕터 15, 채무동결을 신청했고 4일만인 6일 연방파산법원은 청문회를 연뒤 임시조건부보허명령을 내리고 9일 다시 청문회를 열기로 했다. 미국법원이 신속하게 가처분 성격의 임시조건부보호명령을 내렸지만 9일 다시 이를 심리하기로 함으로써 언제 최종결론이 내릴지는 아직도 미지수다. 하지만 연방파산법원이 물류대란의 파장을 고려, 굉장히 신속하게 이 사건을 처리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2013년 STX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미국법원에 챕터 15를 신청했을 때 승인까지 걸린 기간은 22일로 확인됐다. 한진해운은 STX보다 규모가 크고 채권자가 많다는 점에서 채무동결 승인까지는 STX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렇다면 특단의 대책없이 현상태가 계속된다면 한진해운을 통한 미국으로의 물량수송은 사실상 최소 한달간 마비될 수도 있다. 또 지난달 8월 31일 한진해운이 한국법원에 회생절차개시신청을 한 이래 미국연방법원에는 한진해운의 챕터 15 소송외에 용선사, 터미널운영사, 연료공급회사등이 바로 다음날인 지난 1일부터 2일까지 이틀간 7건의 소송을 제기하는등 소송이 쇄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선박에 대해서는 이미 채권자를 배를 확보해도 좋다는 체포영장이 발부된 것은 물론 일부 용선사는 한진해운은 물론 삼성전자, LG전자등 화주들을 상대로도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한진해운발 물류대란이 미국에 미치는 영향을 짚어본다.
안치용(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 한진해운상대 2016년 8월 31일부터 9월 5일 오후 7시까지의 연방법원 소송제기현황

▲ 한진해운상대 2016년 8월 31일부터 9월 5일 오후 7시까지의 연방법원 소송제기현황

파산법중 챕터 15는 지난 2005년 파산법에 신설된 조항으로, 외국기업이 회생을 추진할때 자국법원에서 받은 법정관리판결등을 근거로 미국내에서 채권자들의 채무변제요구와 소송으로 부터 보호해 주는 규정이다. 즉 세계적으로 영업하는 한국기업이 파산위기에서 한국에서 회생개시판결등을 받게 되면 미국파산법원에 이 판결을 제시, 동일한 채무동결효과를 얻는 제도다. 한진해운은 지난 1일 한국에서 회생절차개시결정을 받게 되자 그다음날인 2일 미국법원에 챕터 15을 신청했고 일단 지난 6일 오후 파산관련 청문회가 열렸고, 이날 밤 한진해운에 대해 임시조건부 보호명령을 내렸다. 한진해운의 작은 승리다. 하지만 재판부는 오는 9일 오전 10시 파산청문회를 계속한다고 밝힘으로써 이날 명령은 재판부가 ‘임시조건부 보호명령’이라고 표현한 데로, 9일까지 일시적으로 미국채권자들의 집행을 막는 가처분성격이 강하다. 재판부는 임시조건부보호명령문에서 ‘모든 사실은 임시적 근거에 따른 것이며 어느 누구도 이 명령문을 최종결론으로 활용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임시명령이며 그 임시는 빠르면 두번째 청문회가 열리는 9일오전, 또는 청문회 종결때까지만 유효하다고 볼 수 있다. 재판부는 한진해운이 9일 청문회때 미국내 채권자보호대책을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명령했다.

▲ 한진해운, 챕터 15 신청서

▲ 한진해운, 챕터 15 신청서

파산법원 파산 검토 22일만에 결정

그렇다면 과연 최종결론까지는 얼마나 걸릴까, 그 좋은 예가 2013년 STX팬오션의 챕터15 신청사례다. STX팬오션은 지난 2013년 6월 17일 한국법원에서 회생절차개시결정을 받은뒤 3일만인 6월 20일 뉴욕남부연방파산법원에 챕터 15를 신청했다. 그러나 연방파산법원이 STX팬오션에 챕터 15, 즉 채무동결을 승인한 것은 7월 12일 오전 10시5분이었다. 챕터 15신청으로 부터 승인까지 걸린 시간은 22일이었다. STX 팬오션의 당시 채무는 약 4조정도, 하지만 한진해운의 채무는 6조를 조금 넘는다. 또 한진해운은 초대형 해운회사로 STX팬오션보다 채권자가 많고 복잡 다단하다.

STX팬오션이 챕터 15를 신청했을 때 보민벙커오일, 오션커넥트마린, 두펠코시핑, 두펠코스틸, 월드퓨얼서비스 싱가폴, 월드퓨얼서비스 유럽등 STX팬오션 채권자들이 연방파산법원에 이의를 제기했었다. 이에 따라 연방파산법원이 이를 검토하고 조정하는 데 시간이 걸린 것이다. 한진해운은 부채가 STX팬오션보다 채무가 많은 것은 물론 채권자가 훨씬 더 많은 만큼 이의제기도 덩달아 늘어날 것이란 추정이 가능하다. 따라서 한진해운은 챕터 15승인에 STX팬오션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많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특히 첫 청문회일정은 노동절 연휴 첫날인 3일 낮에 결정되면서 재판부가 한진해운측에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24시간내에 통보하라고 했지만, 과연 얼마나 통보가 됐을지, 또 우편이나 이메일로 통보를 했더라도, 노동절 연휴기간이므로 많은 채권자들이 청문회 일정을 제대로 몰랐을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인지 6일 청문회때는 채권자중 단 1개회사, 토털터미널이라는 항만터미널운영회사만이 한진해운의 챕터 15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같은 상황을 감안, 재판부가 9일 다시 청문회를 열기로 한 것이다. 9일 청문회에는 채권자들이 본격적으로 이의를 제기할 가능성이 큰 것이다. 그렇다면 녹록치 않은 것이다. 하지만 미국법원이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재판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기록적으로 빠른 시일내에 챕터 15 승인이 내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한진해운 선박 70여척이 압류등을 우려 목적지 항구에 기항하지 못하고 공해상을 떠돌고 있다. 미국주변도 마찬가지다. 만약 한진해운의 챕터 15 승인에 한달이 걸린다면 한달간 한진해운을 통한 미국운송은 전면 마비된다. 대재앙이 예상되는 것이다. 현재처럼 한진해운이 용선사나 터미널, 운송회사등에 비용을 지불할 처지가 안 될 경우는 챕터 15, 즉 채무가 동결될 때까지 미국기항은 무기한 마비된다. 만약 미국측 관계사에 지불할 돈이 마련될 때만 이같은 사태를 막을 수 있는 것이다. 그만큼 심각하다.

▲뉴저지 파산법원, 6일 한진해운 챕터15관련 청문회 9일 개최명령 내림

▲뉴저지 파산법원, 6일 한진해운 챕터15관련 청문회 9일 개최명령 내림

올해 6월30일 현재 6개월간 4634억원 손실

한진해운은 지난달 30일 채권단협의회가 추가자금지원을 거부하자 하루뒤인 3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회생절차개시신청서를 제출했다. 회생이란 기업을 청산할 때 까지 보다 계속 존속할 때 가치가 더 많다고 생각될 때 채무상환을 일정기간 동결함으로써 기업이 다시 살아나도록 하는 절차다. 한진해운이 법무법인 넥서스를 통해 회생절차개시신청을 하자 서울중앙지방법원 제6파산부는 31일 신청접수즉시, 채권자들의 강제집행과 가압류, 가처분, 담보권실행을 위한 경매절차를 금지한다는 가처분결정부터 내렸다. 회생절차를 개시할 것인지 판단하는 동안 채권자들이 채권을 행사해서 기업이 파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즉각적인 조치를 내린 것이다. 그리고 이례적으로 단 하루만인 9월 1일 19시, 즉 오후 7시에 회생절차개시 결정을 내렸다. 단 하루만에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한진해운이 우리나라 물류운송의 큰 부분을 담당하는 것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엄청난 물동량을 담당하기 때문에 이같은 물류운송이 중단돼 글로벌경제가 마비되는 것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풀이된다.

서울중앙지방법인 제6파산부는 9월 1일 결정문을 통해 한진해운에 대한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하고 석태수 한진해운 대표이사를 관리인으로 선임했다. 그리고 오는 19일까지 채권자 목록을, 20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회생채권및 회생담보권 주식등을 신고토록했고, 다음달 5일부터 19일까지 약 2주동안 회생채권에 대한 실사를 실시키로 했다. 또 한진해운측은 오는 11월 25일까지 회생계획안을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재판부는 한진해운 주식은 대한항공이 33.23%, 채무자인 한진해운이 3.08%. 우리사주조합이 0.34%를 소유하고 있다고 밝히고 2013년말 손실이 7122억원, 2014년말 손실이 4634억원, 2015년말 손실이 220억원, 올해는 6월30일현재 6개월간의 손실이 4634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또 올해 6월 30일기준 1년이래에 만기도래할 채무가 3조1405억원에 달하나 현재 재무상황으로서는 상환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이처럼 한진해운이 파산위기에 몰린 것은 2008년 금융위기이후 글로벌경제 위축으로 물동량 감소, 운임하락이 발생, 실적이 악화되고 2012년 유럽의 경제위기와 중국의 경기둔화로 물동량 회복은 더디지만, 2012년부터 화물선은 크게 늘어나 수익이 악화됐다는 것이 재판부 판단이다. 재판부는 이대로 두면 한진해운이 파산할 우려가 있으므로 채무자회생및 파산에 관한 법류상 회생절차 개시사유가 있고 기각사유는 없다고 판단, 회생절차 개시결정을 내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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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조 이상 빚더미 한진해운‘회생 가능성 없다’판단‘줄 소송’이어져

미국 연말 대목 앞두고
심각한 물류대란 현실화

챕터 15 영향 받게 될 미국법인 리스트로 제출

한진해운은 9월 1일 저녁 7시 회생절차개시결정을 받자 마자 바로 다음날인 9월 2일 오후 8시 51분21초에 뉴저지 연방파산법원에 챕터 15신청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진해운이 뉴저지 연방파산법원에 이를 신청한 것은 한진해운 미국법인 소재지가 뉴저지에 있기 때문이다. 한진해운이 뉴저지 연방파산법원에 챕터 15를 신청한 것은 큰 다행이다. 뉴저지 연방파산 법원이 기업들의 파산보호신청에 가장 관대한 법원중 하나로 정평이 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여러개 주에서 법인을 설립하고 영업을 하는 미국법인들도 만약 파산을 신청할 때는 뉴저지에 신청하는 경우가 많다. 이른바 ‘법원 쇼핑’이다. 시장이나 백화점에서 물건을 고르듯 어느 법원이 자신에게 가장 유리할까 고려하는 것이다.

▲ 한진해운 화의개시 신청서

▲ 한진해운 화의개시 신청서

한진해운은 챕터 15 신청서에서 전날 서울중앙지법의 회생절차개시 결정문 원문과 영문번역본을 첨부, 이를 미국법원에서도 인정해달라고 요구했다. 또 한국법원이 관리인으로 임명한 석태수 한진해운 사장의 진술서도 첨부했고 미국파산법에 따라 미국내 법원에 계류중인 한진해운상대 각종 소송의 상대방 리스트와 챕터 15의 영향을 받게 될 미국법인의 리스트로 함께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서류에 따르면 미국내 법원 또는 미국내 상사중재원에 계류된 한진해운상대 소송은 모두 11건, 이 결정에 영향을 받게 될 미국법인은 14개라고 밝혔다. 이 14개에는 캘리포니아등의 항만 터미널과 용선사, 철도회사등과 하나은행, 이스트웨스트뱅크등이 포함됐다.

또 박근혜정부 초대 국무총리에 지명됐다 각종 비리의혹으로 자진사퇴한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이 고문을 맡고 있는 법무법인 넥시스가 한국법원에 제출한 한진해운 화의개시신청서와 한국법원의 화의절차개시 결정문등도 원본과 영문번역본을 제출했다. 이에 대해 뉴저지 연방파산법원은 한진해운 챕터15신청 다음날인 3일이 토요일이며 노동절연휴의 시작임에도 불구하고 신청 약 15시간만인 3일 낮 12시 27분 59초에 챕터 15관련 청문회일정을 확정했다. 연방파산법원은 명령문을 통해 6일 오후 2시에 청문회를 연다며 한진해운에 이 명령 24시간내에 모든 이해관계인에게 청문회개최일정을 통보하라고 명령했다. 챕터 15의 긴박성을 감안, 신속히 청문회 일정을 잡았지만 이제 챕터 15승인을 받아내기 위한 기나긴 여정의 시작일 뿐이다. 채권자등 이해당사자들이 이의를 제기하면 할수록 결정은 늦어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적지 않은 채권자들이 이의를 제기할 것이란 사실이 최근 연방법원에 제기된 한진해운 상대 소송을 통해 확인된다.

한진해운 전 직원 밀린 임금에 대한 소송 제기

한진해운이 화의개시를 신청한 8월 31일 이후 9월 5일까지 약 6일, 그러나 노동절 연휴를 제외하면 9월 2일까지 3일간 제기된 소송만 8건이다. 이중 1건은 한진해운의 챕터 15신청임을 감안하면 7건이 제기됐다. 이 7건 중 6건이 항만터미널, 용선사, 선박유 공급 회사 등의 밀린 대금 지급을 요구하는 소송이며, 1건은 임금 등 노동법관련 소송이었다. 한진해운 파산이 우려되자 한진해운의 전 직원도 재빨리 밀린 임금등에 대한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 연방법원이 월드퓨얼에게 한진몬테비디오호를 가압류하라는 체포영장

▲ 연방법원이 월드퓨얼에게 한진몬테비디오호를 가압류하라는 체포영장

가장 발빠르게 미국법인에 소송을 제기한 회사는 라이베리아소재 용선사인 몽템프해운, 몽템프해운은 지난달 31일 메릴랜드주 연방법원에 한진해운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특히 몽템프해운은 한진뿐 아니라 삼성전자, LG전자등 한진에 화물수송을 맡긴 화주들까지 피고에 포함시켰다. 한진해운의 위기가 화주들에게 배달지연등에 따른 피해뿐만 아니라, 아예 물건까지 압류당할 가능성이 있음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몽템프는 소송장에서 지난 2011년 5월 16일 한진해운과 용선계약을 맺고 한진루이지애나호를 빌려줬으나 지난 6월 30일부터 지난달 29일까지 보름마다 한번씩 지급해야 하는 용선료를 5차례나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미납액이 169만달러에 달한다고 밝혔고, 9월부터는 자신들의 피해가 더 늘어나 매달 72만달러 손해를 보게 되며, 변호사비 50만달러까지 청구했다. 만약 9월말이 되면 청구액이 290만달러가 되고 한달에 청구액이 72만달러씩 늘어나는 것이다. 몽템프는 하루뒤인 지난 1일 피고중 일부의 주소지인 캘리포니아 동부연방법원에도 동일한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푼이라도 떼일까봐 철저하게 대비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13년 조디악에서 해스테이로 이름을 바꾼 싱가폴소재 용선회사 해스테이도 지난달 31일 캘리포니아 중부연방법원에 한진해운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싱가폴용선사인 조디악은 지난 2011년 5월 16일 라이베리아 선적인 한진뉴저지호를 한진에 빌려줬고, 조디악은 2013년 6월 28일 해스페이에 인수됐다. 조디악은 한진뉴저지호를 하루 용선료 2만3890달러, 대금지급은 15일 선불로 한진해운에 빌려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보름간 용선료는 약 36만달러상당, 한진해운은 지난 6월 22일부터 8월 6일까지 용선료 102만달러를 체납했으며 8월 21일 선불로 납입해야할 36만달러를 포함, 138만달러상당을 체납했다며 이에 대한 지급을 요청했다.

법원, 월드퓨얼의 한진몬테비디오호 압류신청 승인

선박유공급회사인 월드퓨얼도 지난 1일 캘리포니아 중부연방법원에 한진해운을 상대로 선박유대금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월드퓨얼은 지난 7월 24일 시애틀에서 한진몬테비디오호에 48만8천달러의 연료를 제공했으나 지난달 31일까지 이 돈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월드퓨얼은 이에 따라 한진몬테비디오호에 대한 압류를 신청했으며 연방법원은 월드퓨얼의 가압류신청과 동시에 같은 날인 지난달 31일 한진몬테비디오호에 대한 체포영장[WARRANT OF ARREST]을 발부했다.

체포영장으로 번역되지만 의역하면 압류영장에 해당한다, 이 압류영장에는 ‘지금부터 한진몬테비디오호를 월드퓨얼 소유 하에 두라’고 명령하고 ‘이 영장을 집행하는 즉시 지체 없이 법원에 통보하라’고 기재돼 있다. 즉 당장 가압류하라는 가압류결정이다. 바로 이 같은 가압류결정에 따라 한진몬테비디오호는 캘리포니아 롱비치항에 기항하지 못하고 캘리포니아 외곽을 빙빙 돌고 있는 것이다. 세계적 선박유공급회사인 월드퓨얼은 지난 2013년 STX팬오션 회생절차 때도 선박유 160만달러를 내지 않았다며 미국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 워싱턴주에 정박중이던 뉴앰비션호와 포스리더호등 3척의 선박을 압류했었다. 이처럼 월드퓨얼은 STX팬오션 선박을 압류했던 경력이 있으며 선박유대금을 미납한 한진해운측에도 지체없이 가압류결정을 받아낸 것이다.

캘리포니아주 최대의 컨테이너항구인 롱비치항, 한진해운은 이곳 항만터미널을 돈을 주고 빌려 자신들의 수송물량을 하역하고 있다. 하지만 이 항만터미널에도 임대료를 지급하지 못해 피소됐다. 롱비치의 ‘로스앤젤레스피어 400’의 소유회사인 APM터미널은 지난 2일 캘리포니아 중부법원에 한진해운을 상대로 임대료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한진해운이 지난 7월 13일부터 항만임대료 83만5천달러를 체납했다는 것이다. APM터미널은 임대료 외에도 월 1.5%의 체납가산금지급을 요구했다.

▲ 한진해운, 회생절차개시 결정문

▲ 한진해운, 회생절차개시 결정문

기업가치 5조, 존속가치 2조2천억 평가

또 소규모 운송회사도 소송대열에 동참했다.
시카고소재 운송회사인 AV로지스틱과 C&K 트럭킹은 지난 5월과 지난해 12월부터 한진해운과 계약을 맺고 화물을 운송했으나 지난 2일 현재 38만5천달러를 받지 못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처럼 한진해운의 회생절차 신청 뒤 3일간 제기된 미국소송이 노동법소송을 포함하면 7건에 달하는 등 소송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아마도 노동절 연휴 때문에 소송이 주춤했지만 연휴 끝에는 또 다시 소송이 폭주할 것으로 보인다. 한진해운이 아시아에서 미국으로의 이른바 미주노선에서 세계 6위로 전세계 물동량의 7%를 담당하기 때문에, 사실상 미국으로의 수송이 직격탄을 맡게 되고 그만큼 한진해운과 연결된 회사도 많고 돈을 지급받지 못한 회사도 많은 것이다.

한진해운은 컨테이너선 운송사업, 벌크선 운송사업, 터미널 운영사업등을 하고 있으며 컨테이너선이 용선 63척을 비록해 백척, 벌크선이 용선 22척을 비롯해 44척으로 전체 선박이 용선 85척을 포함, 144척에 이르고 있다. 터미널도 국내 4개, 미국2개, 일본 2개, 벨기에, 스페인, 대만, 베트남 1개등 12개에 이르고 컨테이너 야적장도 6개라는 것이 법무법인 넥서스가 적성한 회생신청서 내용이다, 현재 소송에 계류중인 사건은 123건, 소송가는 7105만달러에 달한다.
그렇다면 한진해운은 회생 가능할까? 현재 한진해운의 유동부채는 4조2169억원, 비유동부채는 1조8227억원등 부채가 6조225억원에 달한다. 한진해운은 당장 회사를 청산한다면 청산가치는 2조5117억원, 그러나 회사를 존속시킬 경우의 기업가치는 6조2194억원 또는 4조8386억원이라고 주장한다.

해상운송의 운임회복시점을 2017년 5월이라고 가정하면 기업가지가 6조원대, 운임회복시점이 2018년 1월이라고 한다면 4조8천억원대에 달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최악의 경우를 상정해도 존속가치가 2조2069억원이나 많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과연 채무를 동결한다 해도 한진해운이 회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장 지급해야 할 돈만 7천억원에 달한다지만 금방 1조원에 육박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채무를 동결해도 돈이 나올 구멍이 없다. 그렇다면 더 이상 한진에 배를 빌려줄 해운회사는 없을 것이며 각종 손해배상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다. 용선이 전체의 70%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살아남아도 소형해운사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

대한항공 조양호회장 1천억 조건부 지원

문제는 당장의 운영자금이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한진해운의 최대주주는 대한항공이다. 33% 대주주다. 대한항공이 최대주주라는 말은 조양호 한진회장이 대주주라는 의미다. 사실상 조양호회장의 회사인 만큼, 회사가 살아나면 조회장의 이득이 된다.
그렇다면 조회장이 회사를 살리기 위해 돈을 내놔야 하는 것이다. 채권단의 희생만 요구하는 것은 대주주의 자세가 아니다. 조회장은 대마불사, 설사 세계적인 회사를 죽이지는 않을 것이다라는 생각하에 회사의 운명이 백척간두에 있어도 대한항공등에서 내놓은 돈은 4천억원에 불과하다. 또 채권단이 추가지원을 거절하자 그때서야 뒤늦게 추가지원을 말했지만 그나마 그것도 조건부로 1천억원지원이었다. 조건부 지원은 과연 돈을 내놓을 것인지 진정성이 의심되는 행동이다. 조회장이 돈을 안내놓으면 회사는 망할 수 밖에 없고, 또 망해야 마땅하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같은 조회장의 태도와 관련,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임위원장은 지난 5일 ‘한진그룹과 대주주들이 사회적 책임을 지고 이 문제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안전하게 화물을 운송한 책임도 한진해운에 있고 한진해운은 한진그룹의 계열사’라고 강조했다. 조회장이 책임을 지라는 말이다. 너무도 당현한 말이다. 조회장이 기업인으로서의 책임을 등한시한다면 그의 주력기업 대한항공은 영원히 국민의 외면을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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