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지경세상] 한인의사와 동거하다 딸까지 출산한 후 버림받은 여인의 한 맺힌 소송사건 전말

■ ‘평생 책임진다’는 구두약속…NJ는 효력 없어 패소 판결

■ 2010년부터 동거 딸 출산 직후 갈라서 양육비 청구소송

■ 동거에 따른 계약서나 각서 없으면 법적 보호 받지 못해

이 뉴스를 공유하기

뉴저지주 2010년 동거인 별거수당 관련법개정

동거인 구두약속은 무효, 합의문서만 법적효력

동거 시작 전에 ‘합의각서’ 받아 둬라

동거계약서뉴저지에서 개업 중인 한 한인 카이로프렉터가 지난 2010년 자신의 환자인 한인여성을 만나 동거하다 딸을 출산한 뒤 마음이 돌변, 이들 모녀를 버리자 이 여성이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여성은 한인 카이로프렉터가 ‘10만달러를 줄테니 영원히 내 인생에서 사라져라’는 등 막말을 일삼으며 ‘평생 당신의 생계를 보장하겠다’는 구두약속을 내팽겨 쳤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어찌된 영문인지 뉴저지주 법원과 연방법원은 모두 원고인 한인여성의 소송을 기각했다. 법원은 의사 김씨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이는 바로 지난 2010년 뉴저지주가 개정한 ‘동거녀별거수당 지급’ 관련법의 ‘동거인에 대한 생계보장은 구두약속은 인정하지 않으며 반드시 문서합의가 있어야 한다’는 규정 때문이다.
천륜과 인륜사이에 배신으로 얼룩진 이번 사건의 개요를 <선데이저널>이 짚어 보았다.
박우진(취재부기자)

이 여성은 현재 뉴저지주가 2010년 개정한 동거녀별거수당지급법안은 구두약속을 법적으로 보장하는 다른 뉴저지주법들과 상충될 뿐 아니라, 연방헌법에 보장된 동등권을 위배한다며 제2항소법원에 항소를 제기한 상태다. 만약 이 항소심에서 이 여성이 승소한다면 뉴저지주 관련법이 폐지되고 수정되는 것은 물론 동일한 케이스의 많은 사람들에게 엄청난 파급효과를 미치게 되는 중대한 판례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이 사건은 구두약속만 믿고 동거하는 것은 무모한 짓이며 동거 전 반드시 계약서를 작성해야 한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한인카이로프렉터를 둘러싼 ‘동거인에 대한 구두생계보장약속의 법적 효력’분쟁 전말이다.

딸 출생 후 돌변한 동거남 상대 양육비소송

뉴저지주 한인밀집지역인 팰리세이즈팍에서 테라피센터를 운영하는 올해 40대 초반의 카이로프랙터 김모씨. 김씨는 지난 2009년 5월 카이로프랙터 면허를 받은 뒤 한인타운에서 개업했다. 통증치료 등을 전문으로 하는 카이로프렉터의 특성상 교통사고 치료환자들이 많았다.

김씨는 개업의로 활동하던 중 2010년 자신보다 두 살이나 많은 한 여성 교통사고환자 이모씨를 치료하게 됐다. 그리고는 의사 김씨가 어느 날 밤 환자인 이씨에게 술이나 한잔 하자고 제의한 뒤 이씨에게 평생을 책임지겠다고 유혹했다.

결국 그해 6월부터 살림을 차려 동거에 들어갔고 2012년 3월 두 사람사이에 딸이 태어났으나, 의사 김씨의 마음이 변해 딸 출생 3개월 뒤인 2012년 6월 자신과 딸을 버리고 떠났다는 것이 이씨가 소송장에서 밝힌 내용이다.

약 2년간 동거했고 그 사이 딸이 태어난 것이다. 갓 태어난 딸을 두고 생계가 막막했던 이씨는 김씨에게 ‘평생을 보장하겠다’ 던 약속을 지키라고 요구했다. 이에 김씨는 2012년 3월 숙식비로 4천달러, 2012년 6월 18일 5천달러, 2012년 11월과 12월 각각 2천달러를 지불했다.

한인카이로프랙터상대-소송장

▲ 한인카이로프랙터상대 소송장

그 뒤 이씨는 버겐카운티법원에 양육비를 신청했고 법원은 2012년 12월 12일 김씨에게 2012년 9월 10일부터 소급해서 매주 363달러를 이씨에게 지급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러다 김씨는 2013년 3월 8일 척추수술을 받게 됐고 딸을 돌볼 수 없어 매주 3백달러를 주고 베이비시터를 구하게 됐고, 이때부터는 베이비시터 비용 3백달러를 포함, 김씨로부터 매주 663달러를 받았다.

그러다 김씨는 2014년 5월 이씨에게 더 이상 지원을 못하겠다며 매주 3백달러씩인 베이비시터비용은 내지 못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내 인생에서 영원히 사라지라’는 말과 함께 딸이 내 의료보험에 등재된 것이 싫으니 메디케이드를 신청하라고 요구했다.

구두약속은 법적효력 불인정 패소판결

김씨는 이때 10만달러를 한번에 주는 것으로 모든 관계를 정리하자며 3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김씨가 내건 조건은 첫째, 자녀에 대한 지원을 중단한다. 둘째, 다른 지원을 요구하지 않는다, 셋째 나에게 접근하지 않는다’라는 내용이 골자였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이씨는 이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고 2014년 9월 뉴저지주 버겐카운티법원에 김씨를 상대로 양육비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양육비 소송은 미국헌법에 규정된 것이므로 같은 해 10월 29일 버겐카운티법원에 제기했던 소송을 자진철회하고 이에 앞서 2014년 12월 3일 뉴저지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0년-개정된-뉴저지주-동거인-별거수당-관련법

▲ 2010년 개정된 뉴저지주 동거인 별거수당 관련법

이씨는 연방법원에 제기한 소송에서 첫 만남에서 별거, 그리고 그 후의 생계지원내역 등을 밝힌 뒤 양육비등 PALIMONY, 이른바 동거인 별거수당 지급판결을 요청했다. 이씨는 소송장에서 뉴저지주의회가 지난 2010년 ‘동거녀[남]에 대한 구두의 생계보장약속은 인정하지 않으며 오로지 문서합의만 유효하다’며 관련법을 개정했지만 이는 뉴저지주의 다른 법과 상충되고 연방헌법에 보장된 동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뉴저지주는 동거녀 별거수당 관련법에서 2010년 이전까지는 구두약속도 구속력이 있다고 인정했지만 주의회가 이 법을 개정, 문서합의만 인정한다는 규정을 마련했고 2010년 1월 18일 존 코자인 주지사가 서명으로 발효됐던 것이다.

그러나 이씨는 바로 이 규정은 부동산거래등 상거래에 있어 구두합의를 했고 이를 위반했다면 피해를 입은 측은 이에 대해 보상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규정한 뉴저지주 다른 법과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뉴저지주는 1996년 이전까지만 해도 부동산거래 등에 있어 구두합의위반을 사기죄에 포함시키지 않았으나 1996년 구두합의라도 명백한 증거가 있다면 법적 보장을 받을 수 있다고 법을 개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현재 뉴저지주 동거녀별거수당 관련법은 다른 법과 상충되며, 이는 동등한 권리를 인정받도록 규정된 연방헌법도 침해했다는 것이 이씨의 주장이다.

버겐카운티법원-기각판결

▲ 버겐카운티법원 기각판결

그러나 연방법원은 지난해 6월 18일 원고인 이씨의 주장이 이유없다며 기각하고 피고인 의사 김씨의 손을 들어주게 된다.

제2항소법원 항소 법조계 예의주시

소송과정에서 뉴저지주 검찰청도 2010년 개정된 동거녀 별거수당 관련법안이 적법하다고 주장했으며, 연방법원은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연방법원에서 패소한 이씨는 이틀 뒤인 6월 20일 1심 재판부에 항소의사를 밝히고 즉각 제2항소법원에 항소를 제기했다.

이씨는 또 연방법원 항소 뒤 지난 2월 4일 버겐카운티지방법원에도 동일한 내용, 동일한 논리로 의사 김씨와 뉴저지주 검찰청, 즉 뉴저지주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뉴저지주 검찰청은 이 소송에 대한 기각을 요청했고 원고인 이씨는 지난 7월 14일 뉴저지주 검찰총장의 기각요청을 하면서 팽팽한 법리논쟁을 펼쳤다.

그러나 버겐카운티지방법원은 지난 7월 22일 이씨의 주장이 ‘이유 없다’며 다시 패소판결을 내린 것은 물론 앞으로 뉴저지주법원 관할권 내에서는 김씨에 대한 소송도 금지한다고 명령했다. 김씨가 승리한 것이다.

현재 이씨는 버겐카운티지방법원 소송과는 별개로 연방법원 1심 패소에 따라 제2항소법원에 항소한 사건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 만약 연방항소법원이 1심판결을 뒤집고 이씨의 손을 들어주게 된다면 뉴저지주 동거인 별거수당 관련 법률은 폐기될 수 밖에 없다. 통계에 따르면 제2항소법원의 판결이 연방대법원에 가서 뒤집어 질 확률은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따라서 제2항소법원에서 이씨가 승리한다면 뉴저지주의 관련법은 폐기될 확률이 크다고 볼 수 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동거녀 또는 동거남이 평생 사랑하며 생계를 보장하겠다는 달콤한 말만 믿고 동거에 들어갔다가 헤어진 뒤에는 단 한 푼의 생계비도 받지 못한 채 막막한 생활을 하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큰 희망을 주게 된다.

구두생계보장약속 계약서 없으면 불인정

미혼모-증가-추이

▲ 미혼모 증가 추이

미국에서 무수한 남녀가, 특히 뉴저지 주에서도 많은 남녀가 결혼 없이 동거에 들어갔다 헤어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동거녀[남]에 대한 구두생계보장약속의 법적 효력’을 다투는 이번 사건은 큰 관심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만약 1심판결이 뒤집힌다면 그야말로 대사건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연방법원 1심과 뉴저지주법원에서 패소한 만큼 연방항소심에서 재판부가 과연 누구의 손을 들어줄 지는 미지수다. 만약 패소한다면 적어도 뉴저지 주에서만큼은 동거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현재도 법적으로 뉴저지에서는 생계보장약속을 구두로 받는 것은 물론 이를 계약서로 쓰서 도장까지 찍지 않는 한 동거인으로 부터 생계를 보장받을 수 없다.

특히 한국적 사고방식으로 본다면 여성에게 더욱 각별한 것이다. 동거하다 자녀를 낳게 되면 미혼모로 키울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여성의 피해가 더욱 크다고 볼 수 있다. 이 사건이 무분별한 동거에 다시 한번 경종을 울리고 있는 것이다.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