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특집] ‘김영란법’이 미국 진출 한국기업에 미치는 영향과 처벌규정

■ 김영란법, 미국에 진출한 한국 모든 상장기업에 적용

■ 한국기업일지라도 업무와 관련 의사표시만 해도 처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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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하다간 나스닥에서 퇴출당할 수도’

미국의 해외부패방지법(Foreign Corrupt Practices Act, FCPA)은 외국공무원에 대한 뇌물공여 행위를 처벌하는 법률이다. 그런데 이법이 이번에 한국에서 시행된 소위 ‘김영란법’과 맞물려 한국의 기업이나 개인들이 국내법 위반 시 미국으로부터 처벌을 받게 되는 위험을 안게 됐다. 미국의 해외부패 방지법(Foreign Corrupt Practices Act, FCPA)의 골자는 바로 뇌물금지 조항이다. 이 조항에서는 미국 증시에 등록된 한국 기업 들이나 개인들이 해당될 수 있다. 미국 증권시장에 증권이 상장되어 있거나 증권위원회(SEC)에 공시를 하도록 되어 있는 기업을 포함해 미국 증권시장에 상장하고 있는 경우 등의 외국기업 포함하고 있다. 또한 미국을 주요한 사업 소재지로 하거나 미국법에 따라 설립된 기업(domestic concern)(미국 국적자 및 거주자를 포함), 그리고 그 밖의 개인이 외국공무원에게 사업을 영위하거나 유지하기 위한 목적으로(with an intent to obtain or retain business) 금전 등을(money or anything of value)을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제임스 김 (객원 기자)김영란법

만약 한국 대기업 임원이 한국 정부 고위 공무원에게 50달러 이상의 식사를 제공했다가 ‘김영란 법’으로 처벌을 당할 경우, 자칫 미국에서도 처벌을 당하는 이례적인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문제의 대기업이 미국 증시에 상장됐을 경우다.

바로 미국 해외부패방지법(FCPA, Foreign Corrupt Practices Act)에 저촉을 받을 수 있다. 이법은 미국 증시에 상장된 모든 외국 기업에게도 해당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김영란법’ 위반 사실이 미국 수사기관에서 인지하게 된다면 미국 해외부패 방지법(FCPA) 위반으로 ‘벌금 폭탄’까지 맞게 될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이 같은 반부패 규정을 어긴 사실을 미국 법무부(DOJ)가 인지하게 되면 미국에서 최고 200만 달러에 이르는 과징금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개인 역시 최고 25만 달러의 벌금과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그뿐 아니다. 그 기업이 해당 국가에서 처벌당하면 심지어 미국 증시에서 퇴출당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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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과 조금이라도 사업 연관성이 있는 기업이 공무원이나 공직 유관단체 관계자 등과 업무를 진행할 때 김영란법을 위반하지 않도록 더욱 신경 써야 한다.

김영란법 위반하면 미국서도 법에 저촉

이번 ‘김영란법’은 기업 임직원이 공직자에게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 없더라도 기준 이상의 금품을 제공하거나 부정 청탁을 할 경우에도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뿐만 아니라 기업 임직원이 김영란법 위반으로 처벌받게 되면 양벌규정에 의해 법인도 처벌받고 부당이득 환수 소송을 당할 수도 있다.

따라서 현재 뉴욕 증시에 상장된 우리나라 SK텔레콤, 신한금융지주, 포스코, LG디스플레이, KT, 한국전력, KB금융, 우리은행 등 8개사뿐만 아니라 장외시장(OTC 마켓)에 해외주식예탁증서(DR)를 발행한 기업, 미국 업체와 합작 프로젝트를 진행하거나 컨소시엄에 참여한 기업 등이 모두 ‘잠재적 표적’이 될 수 있다.

미국과 조금이라도 사업 연관성이 있는 기업이 공무원이나 공직 유관단체 관계자 등과 업무를 진행할 때 김영란법을 위반하지 않도록 더욱 신경 써야 하는 이유다.

따라서 법조계에서는 미국 검찰은 속성상 전 세계를 모니터링하기 때문에 한국 기업 일지라도 김영란법 위반으로 공무원에 청탁을 하거나 금품을 준 것이 문제가 되면 언제든지 수사망에 들어 FCPA 관련 조사를 받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다.

다만 미국 FCPA는 대가성이 입증돼야 죄가 성립하지만, 현실적으로 미국 수사기관에 적발되면 대가성과 관련해 불복하거나 사실관계를 다투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기에 소송까지 불사했다가 졌을 때 입을 타격이 너무 크기 때문에 검찰과 타협하는 경우가 많다.

또 김영란법이 시행으로 한국기업뿐만 아니라 한국에 지사를 설치했거나 합작법인 형태로 한국에 진출한 동포기업들이나 미국 기업의 한국 지사도 FCPA에 걸려 처벌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외국 기업들도 속지주의 원칙에 따라 국내에서 김영란법을 위반할 경우 동일하게 처벌받기 때문이다.

일례로 IBM 코리아와 LG-IBM(LG전자와 IBM 코리아의 합작사)은 지난 1998년부터 2003년까지 정부기관 전산장비 납품계약을 따내기 위해 한국 공무원들에게 수차례 금품과 룸살롱 접대 등 향응을 제공했다가 국내 수사기관에 적발됐다.

이후 IBM 본사는 2011년 미국 측 당국으로부터 FCPA 위반 혐의로 조사받은 뒤 1000만 달러(약 113억 8000만 원)에 달하는 벌금을 물었다. 사실상 ‘뇌물’로 인정되는 금액 기준이 매우 낮은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이 같은 사례가 더욱 늘어날 수 있다.

뇌물 적발 시 ‘양벌규정에 저촉’ 체포될 수도

미국 해외부패방지법(Foreign Corrupt Practices Act, FCPA)의 골자는 바로 뇌물금지 조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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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해외부패방지법(Foreign Corrupt Practices Act, FCPA)의 골자는 바로 뇌물금지 조항이다. 최근 미국이 해외부패방지법 위반사범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어 미국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국내 기업에 주의가 요망되고 있다. 적발되면 거액의 벌금을 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최고 경영자나 임원들이 현장에서 체포나 수감될 수도 있다.

최근 미국이 해외부패방지법 위반사범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어 미국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국내 기업에 주의가 요망되고 있다. 적발되면 거액의 벌금을 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최고 경영자 나 임원들이 현장에서 체포•수감될 수도 있다.

지난 2011년 4월 일본의 플랜트 회사인 JGC는 나이지리아에 액화석유가스공장을 건립하면서 나이지리아 공무원에게 뇌물을 준 것이 미국 검찰에 적발돼 약 2억 2000만 달러에 이르는 제재 합의금을 지급해야 했다. 미국이 최근 강화하고 있는 해외부패방지법 위반으로 적발된 것이다.

해외부패방지법은 미국과 연결고리가 있는 미국 내외의 회사들이 ‘외국공무원’에게 ‘뇌물’을 ‘제공하거나 하려 했을 경우’에 이를 제재하는 법률을 말한다.

지난 2004년 5건에 불과했던 해외부패방지법 집행건수가 해마다 증가해 지난해에는 74건에 육박했다. 특히 거액의 합의금을 지급한 상위 10개 기업 중 8개 기업이 외국 회사인 데다 지난 2010년엔 처벌 액수 총액인 18억 달러 중 94%가 해외기업에게 부가돼 ‘해외기업 부패 사냥법’ 이라고도 불린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2011년 3월에는 한국 IBM-Korea와 LG-IBM이 한국 정부로부터 5000만 달러 규모의 컴퓨터 조달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한국 내 16개 정부기관 주요 공무원에게 20만 달러 이상의 현금을 쇼핑백에 넣어 뇌물로 지급한 것이 적발돼 IBM 본사가 미화 1000만 달러 상당의 부당이득금 및 제재금 부과처분을 받았다.

또 지난 2011년 6월에는 영국의 대형 고급 주류회사 다아지오(Diageo) 한국지사가 조달계약과 조세감면을 위해 한국 공무원들에게 떡값을 제공한 혐의로 적발돼 부당이득금 합계 1600만 달러 상당의 제재금을 내기도 했다.

미국의 해외부패방지법의 영향으로 우리나라도 1999년 1월 4일 국제 상거래에 있어서 외국 공무원에 대한 뇌물방지법을 제정했다. 이 법은 그동안 적용되지 않다가 지난 2011년 5월 인천지검이 중국 국영항공사 지사장에게 뇌물을 제공한 항공물류업체 대표 및 여행사 대표를 뇌물방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FCPA는 미국 기업이 외국 공무원에게 ‘사업을 획득하거나 유지하기 위해 현금, 현금 지불에 대한 약속, 선물 등을 제공할 경우’ 막대한 액수의 벌금 등 책임을 묻는 부패방지법이기도 하다. 문제는 연방 법무부(DOJ)가 ‘미국 기업’의 범위를 굉장히 광범위하게 해석해 자국 기업과 동일한 처벌 기준을 적용한다는 점이다.

미국 증권시장에 증권이 상장되어 있거나 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SEC)에 공시를 하도록 되어 있는 기업(ADR을 미국 증권시장에 상장하고 있는 경우 등의 외국기업 포함), 미국을 주요한 사업 소재지로 하거나 미국법에 따라 설립된 기업(domestic concern)(미국 국적자 및 거주자를 포함), 그리고 그 밖의 개인이 외국공무원에게 사업을 영위하거나 유지하기 위한 목적으로(with an intent to obtain or retain business) 금전 등을(money or anything of value)을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도덕적 해이 외국 기업에 대한 수사 확대

미국의 해외부패방지법은 닉슨 대통령 당시 워터게이트 사건 수사 과정에서 400여 개의 미국 기업들이 해외에서 3억 달러 이상의 뇌물을 뿌렸다는 사실과 다나카 가쿠에이 전 일본 총리의 구속까지 야기한 록히드 사건(1976년)이 비슷한 시기에 알려지며 미국 여론이 들끓었고 기업인들의 반발에도 ‘도덕 외교’를 표방하던 카터 행정부는 명분을 밀고 나가 법을 관철시켰다.

국제 ‘반부패라운드’도 여기서 비롯됐다. ‘미국 기업의 발목만 묶였다’는 불만에 미국 정부는 다른 나라들을 압박해 1997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반부패 협약 체결을 유도해 부패 문제를 국제적 이슈로 만들었다.

워터게이트 사건(Watergate scandal)은 1972년부터 1974년까지 2년 동안 미국에서 일어난 각종 일련의 사건들을 지칭하는 말로서, 미국의 닉슨 행정부가 베트남전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명했던 민주당을 저지하려는 과정에서 일어난 권력 남용으로 말미암은 정치 스캔들이었다.

특히 회계 관련 규정을 위반할 경우 기업에 대해 민사 및 형사책임이 부과될 수 있고 미국 해외부패 방지법 처벌 사례를 살펴보면 이들 중 상당수는 회계 관련 규정을 적용한 것이다. 본 회계 관련 규정 은 다시 이른바 “회계서류 관련 규정과 내부통제로 나뉜다.

미국은 OECD 협약 회원국들의 보다 활발한 집행 노력을 유도하는 한편, 자국의 관할권을 적극적으로 해석하여 특히 집행실적이 저조한 국가들의 기업에 대해 적극적인 수사를 벌이고 있다.

미국 법무부는 2010년 초에만 BAE Systems Plc, AlcatelLucent, Daimler AG, Techip 등 여러 외국 기업 들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하였다.

또 미국 정부는 특정 산업부문을 겨냥한 수사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법무부는 의료기기•석유•가스 등 단발적인 사건을 통해 부패구조가 드러난 특정 산업부문에 대한 집중적인 수사를 전개해 왔다.

2009-2010년경부터는 제약 등 특정 산업부문의 전반적인 부패 관행의 개선을 목표로 해당 산업의 구조와 실태에 대한 기초조사를 실시하고, 이어 선제적으로 동시다발적인 수사를 전개하고 있다.

美 법무부, SEC, FCPA, 관련부서 시스템 강화

해외부패방지법(FCPA)에서는 개인이 소를 제기할 수는 없고, 뇌물금지 조항 및 고의에 의한 회계 조항 위반에 대한 형사사건의 집행은 법무부(Department of Justice)가, FCPA 위반에 대한 민사사건의 집행은 SEC가 담당하고 있다.

FCPA를 위반한 법인과 개인은 벌금과 징역형 및 과징금을 부담하게 되는데, 벌금의 액수와 징역형의 강도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고, 그 때문에 미국에서는 FCPA compliance와 관련된 내부통제 시스템의 구비를 통한 사전예방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도 강조되고 있다.

최근 법무부와 SEC는 FCPA 관련 부서를 강화하면서 FCPA를 더욱 엄격하고 강력하게 집행할 것 임을 공공연하게 밝히고 있는데, 실제로 2008년 이후 FCPA 처벌 액수와 사건 수가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이고(특히 2010년 한 해에만 FCPA 위반으로 인한 처벌 액수가 무려 18억 달러에 이르렀다), 그와 함께 개인에 대한 기소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FCPA 위반으로 인한 타격은 해당 기업 또는 개인에게는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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