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대선 특집 1] ‘아웃 사이더’가 주인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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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본부, ‘대규모 불법 이민자 추방 사태 없을 것’

2016년 미국 대선에서 언론과 선거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면서 각가지 쇼크와 후유증이 계속 나오고 있다. 투표 전만 해도 CNN•뉴욕타임스 등 주요 언론이 일제히 클린턴의 당선을 유력시했으나, 보기 좋게 예상이 깨진 것이다. 이로써 미국은 8년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끈 민주당 정권을 마무리 짓고 트럼프의 공화당 정권이 들어서게 됐다. 워싱턴 주류 정치계에서 ‘아웃사이더’로 취급받던 트럼프가 백악관에 입성하게 되면서 미국 사회에 대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트럼프가 이기면 ‘대규모 추방 사태’가 올 것이란 이야기도 나돌았으나, 공화당 본부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성 진 (취재부 기자)

대선특집12016 미국 대통령 선거는 역사상 가장 인기 없는 후보들 사이의 경쟁이었다. 민주 공화 양당의 후보들은 ‘비호감’의 대명사였다. “거짓말쟁이”와 “막가파식 행동”을 대변하는 두 후보를 왜 찍어야 하는지 헷갈리는 선거였다. 하지만 그럴수록 더 선거에 관심이 가는 “미친 선거”가 되어갔다.

〈ABC〉가 시행한 출구조사에서 60퍼센트 이상이 힐러리 클린턴과 트럼프가 대통령이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실제 투표에서도 투표 가능 인구 2억 1천만 명 중 7천만~1억 명 가까이가 투표에 불참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양대 주요 정당 후보들이 각각 득표한 것보다 많은 숫자다. 특히 청년층에서 투표율이 격감한 것으로 보인다.

선거 전 여론조사에 따르면, 18세에서 35세 사이의 청년 중 25퍼센트 이상이 클린턴과 트럼프 중 누가 대통령이 될 것인지보다 유성이 지구에 충돌할 것인지에 더 관심이 많다고 답변했다.

미국 사회에 만연한 기성 정치에 대한 반감 때문이다. 여기에 양극화 현상은 깊어가고 경제 위기로 미국의 실질 임금 평균값은 1973년보다도 낮아진 반면, 부유층은 더 부유해져 2015년 상위 1퍼센트 가 전체 국민소득의 22퍼센트를 차지했다.

지난 2008년 오바마는 미국 역사상 최초로 흑인 대통령으로 국민들의 크나큰 지지를 업고 당선했지만, 경제는 나아지지 않았고 빈부격차 문제는 해결되기 는커녕 더한층 심해졌다. 오바마가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라는 점 때문에 사람들은 인종차별 문제도 나아질 것이라 기대했지만, 최근에 들어 부쩍 경찰의 흑인 살해는 계속되어 계속 논란이 커져가고 있는 상태다.
오죽하면 ‘흑인 들의 목숨도 소중하다’라는 말까지 생겨날 정도였다.

반면 트럼프는 온갖 추잡한 성차별적•인종차별적 발언을 일삼았지만 전통적으로 공화당을 지지했던 보수적 투표층을 결집시켰다. 이번에 트럼프 지지 표는 5천6백만 표 수준으로, 2008년 대선 때 공화당 후보 존 매케인이 득표한 5천9백만 표와 맞먹을 정도가 되었다.

트럼프 당선인이 이민자와 여성을 희생양 삼아 백인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되찾아 주겠다는 공약에 많은 사람들이 반감을 품었지만, 수사만 조금 다를 뿐 구조조정을 밀어붙이고 경찰력을 강화해 유색 인종에 대한 차별적 공격을 계속하겠다는 점에서 트럼프와 별반 다르지 않은 클린턴을 신뢰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이번 미국 대선 결과를 지켜본 많은 사람들은 트럼프가 당선하면서 인종차별적 우파들이 환호하는 것에 크게 불편을 느낄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의 앞날에도 커다란 불안정 또한 잠재해 있다. 지난 동안 트럼프의 막말과 같은 허황된 공약들은 실현되기도 어려울뿐더러, 억만장자인 그도 미국 경제의 문제를 해결해 주지 못할 것이다. 자칫하면 그의 성차별, 여성비하, 인종차별적인 발언들은 시민운동의 타깃이 될 수도 있다.

시민운동의 타깃이 될 수도

지난해 1월 트럼프가 처음으로 대선 출마 의사를 밝혔을 때 만도 지지율은 고작 1%에 불과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기성 정치에 분노한 유권자들의 민심을 꿰뚫는 통찰력과 미디어의 속성을 활용한 전략으로 단숨에 공화당의 유력 경선 후보로 떠올랐다.

트럼프는 기존의 ‘정치 셈법’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인종•종교•여성차별 등의 발언으로 위기를 자초했다. 대선을 코앞에 둔 10월엔 ‘음담패설 동영상’ 공개로 낙마 위기까지 맞았지만, 모두 극복하고 백악관의 새로운 주인이 됐다.

이번 선거 결과로 미국의 양대 정당 중 하나인 민주당은 쇄락의 길을 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냉전이 끝난 뒤인 1993년부터 2016년까지, 24년 중 16년 동안 미국에서는 민주당이 집권했다. 경제 호황과 단일 패권 시대를 이끈 빌 클린턴 정부에 이어 조지 W 부시의 공화당 정부가 8년간 집권했지만 뒤이은 버락 오바마 정부는 정치적 흐름을 되돌리며 민주당 시대를 다시 열었다.

이번 대선에서 만일 도널드 트럼프가 아닌 다른 공화당 후보가 승리했다면 비록 정권은 바뀔지 몰라도 미국의 양당체제는 이전처럼 굴러갔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민주당이 느끼는 패닉은 이전의 대선 패배 때와는 강도가 다르다. 워싱턴포스트는 “민주당이 남부에서 멸종했다”고 했고, 민주당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 퇴임 이후 “아이디어가 고갈된 늙은 정당으로 전락할 처지”(내셔널 리뷰)에 놓여 있다.

이번에 민주당은 대선과 함께 치러진 상•하원 선거에서도 패했다. 투표일까지도 언론들은 ‘민주당 이 상원 다수당 지위를 탈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지만 이 또한 완전히 빗나간 예측이었다. 민주당은 대통령•상원•하원 선거에서 완패했고, 미 행정부와 의회는 2006년 선거 이후 10년 만에 공화당이 완전히 장악하게 됐다.

임기 6년의 상원은 이번 선거에서 전체 100석 가운데 34석이 선거 대상이었고, 임기 2년의 하원 은 전체 435석을 대상으로 선거를 치렀다. 공화당은 이날 상원 선거 결과 51석을 확보하며 47석의 민주당을 밀어내고 다수당 지위를 지켜냈다. 경합지역으로 예상됐던 7개 지역 중 공화당이 6곳을 차지했다.

공화당은 백중세로 예측됐던 인디애나(토드 영 현 하원의원), 미주리(로이 블런트 상원의원), 노스캐롤라이나(리처드 버 상원의원), 플로리다(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에서 승리한 데다, 민주당 박빙 우세로 분류됐던 경합지 펜실베이니아(패트릭 투미), 위스콘신(론 존슨)까지 현역 의원들이 지켜냈다.

하원 선거는 공화당이 개표 초반 일찌감치 과반인 218석을 넘기며 다수당 자리를 쉽게 지켰다. 선거 전 의석 분포가 공화당이 246석으로 민주당(186석)보다 60석이나 많았던 데다, 접전이 예상되는 지역구가 17개 안팎에 불과해 민주당의 과반 가능성은 애당초 낮았다. 9일 오전까지 공화당은 236곳에서 승리했고 민주당은 191곳을 차지했다. 혼전 중인 경합 선거구는 8곳이지만 민주당이 이를 모두 가져가도 소수당 지위는 변함없다.

전체 50개 주 가운데 12곳에서는 주지사 선거도 함께 치러졌다. 주지사 선거도 개표가 늦어진 노스캐롤라이나와 몬태나를 제외한 10곳에서 공화당이 민주당에 6 대 4로 승리를 거뒀다. 트럼프 캠프의 켈리언 콘웨이 선거본부장은 CNN에 “오바마 대통령이 트럼프 당선자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두 사람은 훌륭한 대화를 나눴으며, 워싱턴에서 곧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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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대 대통령 8번 맞춘 족집게 앨런 릭트먼 아메리카대 교수가 이번에도 트럼프 당선을 맞췄다

선거 결과 “족집게 도사”

1984년부터 2012년까지 8번의 미국 대통령 선거 당선인을 정확하게 예측한 앨런 릭트먼 아메리칸대 교수(68•)가 이번 선거에서도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을 맞혔다.

릭트먼 교수는 여론조사나 인구 통계, 경합주 분석이 아닌 현 행정부에 대한 평가와 집권당의 상태 등을 근거로 1984년 이후 모든 대선 결과를 정확히 맞혀서 유명하다. 그의 예측 모델은 ‘참과 거짓’을 구분하는 13개 명제로 구성됐는데, 거짓이 6개 이상이면 집권당 후보가 패배한다는 결론을 내린다. 그는 1860년부터 1980년까지 대통령 선거를 분석해 1981년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독특한 예측 모델을 만들었다.

릭트먼 교수는 지난 9월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에서 13개 명제 중 집권당인 민주당이 6개를 충족하지 못해 패배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가 민주당이 ‘충족하지 못했다’(거짓)고 판단한 명제는 ▲집권당이 중간선거 후에 이전 중간선거 뒤보다 많은 하원 의석을 보유하고 있다 ▲집권당 후보가 현직 대통령이다 ▲영향력이 두드러지는 제3당 또는 무소속 후보가 없다 ▲현재 행정부가 국가 정책에 중요한 변화를 주고 있다 ▲현재 행정부가 외교나 국방 분야에서 큰 성과를 냈다 ▲현재 집권당 후보가 카리스마가 있거나 국민적 영웅이다 등을 꼽았다.

정리하면 민주당은 2014년 중간선거에서 패배했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두 번째 임기이다. 또한 오바마 정부에서 건강보험개혁법(오바마케어)만큼 큰 변화를 줄 만한 정책을 추진하지 않고 있으며, 외교•국방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고 여기기 어렵다고 릭트먼 교수는 지적했다.

릭트먼 교수는 지난달 28일 워싱턴포스트와 추가 인터뷰에서도 트럼프가 승리할 것이라는 예측을 고수했다. 그 사이 ‘섹스 테이프’ 폭로와 성추문이 잇따르면서 트럼프의 지지율이 급락했지만, 핵심 명제에서는 비껴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달 인터뷰에선 게리 존슨 자유당 후보가 5% 정도의 지지율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집권당 후보가 승리하지 못할 수 있는 중요한 신호라고 봤다.

릭트먼 교수는 “나는 영매가 아니고 수정구를 보는 것도 아니다”라면서 “핵심은 역사 속의 많은 변화에 기반한다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다만 우리 정치의 근본을 바꿀만한 격변이 있을 때는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고, 이번 선거는 그럴만한 잠재력이 있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김정은 못 만날 이유 없어”

북한은 이번 미국 대선을 두고 힐러리 클린턴 후보보다는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을 선호했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이 북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 동안 트럼프 당선인이 밝힌 북한 관련 주요 발언을 VOA가 정리한 것으로 소개한다.

우선 트럼프 당선인의 북한에 대한 인식은 매우 부정적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9월 6일 버지니아 주 버지니아 비치 유세에서, “북한은 매우 적대적이고, 미국을 전혀 존중하지 않고, 잠재적인 파국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 지도자인 김정은이 갈수록 더 적대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11월 제4차 공화당 경선 후보 TV 토론회에서는 그는 김정은을 “미치광이”로 지칭하면서, “북한이 핵무기를 갖고 있다는 점이 미국의 문제”라고 말했다. 또 2월 미국 `CBS’ 방송과의 회견에서는 “중국을 시켜 김정은을 어떤 방식으로든 아주 빨리 사라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분쟁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기본입장을 취하고 있는 트럼프 당선인은 북한 문제도 미국이 아닌 중국이 해결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해왔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9월 버지니아 비치 유세에서 “북한은 중국의 ‘아기’이고, 중국의 문제이기 때문에 중국이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은 북한에 대해 실질적으로 완전한 통제권이 있지만, 미국을 약올리려고 북한에 대해 영향력이 없다고 말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2월 공화당 경선 후보 TV 토론, 3월 `뉴욕타임스’ 신문과의 인터뷰에서도 중국이 북한에 대해 실제로는 영향력이 크지만 없다고 말하고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5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는 “중국이 만남 한 번만, 전화 한 통화만 해도 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4월 대외정책 구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는, 중국이 북한의 고삐를 조이도록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의 경제력을 활용해 중국을 압박해 북한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은 몇 차례에 걸쳐 김정은을 만날 용의가 있다고 말해 관심을 끌었다. 트럼프 당선인은 5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과 북 핵 문제 해결을 위해 대화할 것이며, 그를 못 만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6월 애틀랜타 유세에서도 “김정은이 미국에 온다면 만나겠다”, “미국이 중국에 제공하는 국빈만찬은 차려주지 않고, 다만 회의 탁자에 앉아 햄버거를 먹으며 회담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김정은이 핵을 포기하도록 자신이 설득할 수 있는 가능성은 10에서 20 퍼센트 정도라면서도, 대화해서 나쁠 것이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또 선거 기간 내내 한국, 일본 등 동맹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주장하며, 방위비 분담금을 더 내지 않으면 미군을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공직 경험이 없는 점을 들어 후보 시절 발언이 그대로 이행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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