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드라마에 등장한 ‘최순실 무속-오방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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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취임식에 등장한 제막식 행사도…”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와의 관계가 무속 스토리와 유사하다고 떠드는 와중에 최근 인기 상종가를 치면서 지난 6일 종영을 한 MBC 사극 드라마 ‘옥중화'(극본 최완규 연출 이병훈)에 오방낭이 등장해 화제가 되었다. 오방낭은 동양의 ‘오행사상’을 담은 흑, 백, 청, 홍, 황 오방색으로 장식한 주머니로,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 당시 ‘희망이 열리는 나무’ 제막식 행사에 등장했었다.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PC에서 오방낭과 관련한 사진이 등장해, 최 씨가 박 대통령의 취임식을 주도했다는 추측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이런 중에 지난달 30일 방송된 ‘옥중화’에서도 현실을 풍자하는 듯, 오방낭이 등장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극 중 윤원형의 첩인 종금 (이잎새)가 윤의 부인 정난정(박주미)에게 해를 가하기 위해 집안에 무당을 들이는 모습이 그려졌다. ‘옥중화’는 MBC 창사 55주년을 기념해 특별기획 사극 드라마로 옥에서 태어난 천재 소녀 옥녀와 조선 상단의 미스터리 인물 윤태원의 어드벤처 사극이었다.
데이빗 김 (객원기자)

옥중화지난달 30일에 드라마는 세도가 윤원형(정준호)의 또 다른 첩 종금은 대감의 부인 정난정이 궁으로 끌려간 것이 모두 자신이 예전에 쓴 부적 때문이라고 믿었다. 이에 종금은 정난정이 무당을 들였다. 집안 종들의 “마님도 안 계신 집안에 무당을 끌어들인다”며 손가락질했다. 종금은 무당에게 “정말 용하더구먼. 정난정은 정말 이것으로 끝장나는 것이오”하고 물었다.

그러자 무당은 “끝장을 내려면 더 공력을 쏟아야 한다”며 종금에게 비단 복주머니를 내밀었다. 무당은 “이것이 ‘오방낭’이라는 것이다”며 “간절히 바라면 천지의 기운이 마님을 도울 겁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과거 박근혜 대통령이 “간절히 바라면 온 우주가 도와준다”라고 했던 말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오방낭은 효력이 없었다.

한편, 전날 MBC 무한도전에서도 상공을 수놓은 풍선을 ‘오방색 풍선’이라고 표현하고, ‘불통왕’ ‘온 우주의 기운’ ‘요즘 뉴스 못 본 듯’ 등 요현 세태를 자막으로 빗대어 표현해 눈길을 끈 바 있다.

이는 과거 박 대통령이 “간절히 바라면 온 우주가 도와준다”라고 발언한 내용을 발언을 떠올리게 하는 대사로 눈길을 끌고 있다.

최순실 파문이 커지면서 “최씨가 최근 바뀐 정부와 국가정보원 상징 선정에 관여했다”는 등의 의혹 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 문양에 ‘변형된 태극’이나 용 등이 들어 있어서 일각에선 이를 ‘무속’ 측면과 연결하고도 있다.

정부는 지난 3월 67년 만에 정부 상징을 무궁화 문양에서 태극 문양으로 바꿨다. 이와 관련, 전직 문화체육관광부 고위 공무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정부 상징 교체 등은 모두 광고 감독 차은택 (47)씨가 주도한 것”이라고 밝혔다.

국정원도 지난 6월 18년간 써온 상징을 교체했다. 기존 상징은 이중 나침반 속에 횃불을 밝힌 모양이었는데, 이를 태극 문양 안에 횃불이 있고 그 주변을 청룡과 백호가 감싸는 디자인으로 바꿨다. 일각에서는 “미르재단 상징과 비슷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르재단 상징에도 ‘용 문양’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2013년 2월 박 대통령 취임식 당시 진행된 ‘희망이 열리는 나무(오방낭 복주머니•사진 아래)’ 제막식 행사도 무속 신앙과 관련지어 거론되고 있다. 오방낭은 청, 황, 적, 백, 흑의 오색 비단을 사용해 음양오행 원리에 따라 만든 전통 복주머니이다. 최근 공개된 최씨의 태블릿 PC에서 ‘오방낭’ 초안 사진이 담긴 파일이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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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 ‘옥중화’ 장면중 오방낭이 나오는 장면

문제의 ‘오방낭’ 등장

<옥중화>의 시대적 배경은 조선 명종 시대, 역사적 오명을 길이 남긴 윤원형과 정난정이 세도를 떨치고 그들의 뒷배를 봐주었던 문정왕후가 섭정을 펼치던 시기이다. 윤원형 일가의 악행은 이미 여러 사극을 통해 자주 등장했을 만큼 새로울 것이 없는 ‘클리셰’다.

하지만 <옥중화>는 ‘클리셰’ 였던 윤원형 일가의 시대를 좀 더 세밀하게 추적해 처음에는 신선했다. 언제나 역사 속에서 한 편이었던 문정왕후와 윤원형 그리고 정난정, 하지만 <옥중화> 속 이들은 그간 다른 사극과 달리 그 ‘악의 축’ 내의 분란과 갈등을 주요 동인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문정왕후(김미숙 분)의 허수아비 같던 아들 명종(서하준 분)은 조선의 ‘서태후’라 칭해지며 절대 권력을 휘둘렀던 어머니 문정왕후의 섭정을 극복하고자 노력하는 인물로 등장하고 그의 궁 밖 미행을 둘러싼 문정왕후의 단식 투쟁 에피소드처럼 갈등을 만들어 낸다.

그런가 하면 굳건한 절대 악의 무리였던 윤원형 일가의 내분도 새롭다. 기녀에게서 태어난 서자에게 마음이 가는 윤원형(정준호 분)과 그런 윤원형마저 쥐락펴락하며 문정왕후의 경제적 뒷받침을 하는 상단까지 이끄는 실질적 능력자 정난정(박주미 분)의 갈등도 신선했다.

또한 문정왕후와 윤원형 일가의 권세를 그간 사극들이 ‘정치’에 방점을 찍어왔던 것과 달리 <옥중화>는 정치자금을 손에 쥔 문정왕후와 문정왕후 경제권의 뒷배로서 자금 동원에 골몰하는 정난정이라는 정치권력의 ‘경제’에 방점을 찍으며 사극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처럼 MBC 주말드라마 <옥중화>의 시작은 화려했다. 사극 명장 이병훈 감독과 최완규 작가의 만남, 거기에 창사 55주년 기념 50부작이라는 거대한 장정의 시작은 조선시대 감옥 ‘전옥소’라는 신선한 배경과 그곳에서 비운의 운명을 안고 태어난 한 소녀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많은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지난 6일 밤을 끝으로 <옥중화>는 화려했던 서막에 비해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옥중화’는 최종적으로 ‘막장 판타지 사극’이란 오명만 떠안고 막을 내렸다. 방송 전부터 ‘사극 거장’ 이병훈 PD의 드라마 ‘마의’ 이후 오랜만의 작품이자 세트에만 30억 원 이상의 제작비가 투입된 만큼, 시청자들의 많은 기대감을 모았지만 시청자들의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이상하고 묘한 구석이 많았던 사극이었다.

게다가 MBC가 드라마 ‘대장금’를 잇는 한류 사극의 탄생을 기대했던 상황에서 ‘옥중화’는 예상 밖 부진에 시달려야 했고, 시청자들로부터 작품성을 두고 혹평도 받아야 했다.

지난 6일 밤 10시 방송된 마지막 회를 끝으로 막을 내린 MBC 주말드라마 ‘옥중화’는 지난 4월 30일 첫 방송 당시 17.3%(닐슨 코리아 전국 집계 기준 / 이하 동일)의 시청률로 출발했으나, 5회에서 20.3%를 달성한 이후 줄곧 16%~19%의 시청률을 기록해왔다. 지난달 2일 방송된 41회가 21.4%의 시청률을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계속해서 20%대 이상의 시청률을 나타 냈고, 지난달 30일 방송된 49회가 22.6%의 자체 최고 시청률을 달성했다.

시청률 10%대를 넘기기 쉽지 않은 방송 현실에서 시청률 20%대를 달성했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지만, 사실 그간 MBC 주말드라마가 기록해온 평균 시청률에 비하면 한참 부족한 수치다. 전작인 ‘결혼 계약’의 최고 시청률은 22.9%였고, ‘결혼 계약’의 전작은 ‘내 딸, 금사월’의 최고 시청률은 34.9%였다.

시청률이 모든 것의 판단 기준이 돼서는 안 되지만 보다 훨씬 많은 제작비와 인력이 투입된 사극이 기대에 못 미치는 부진한 결과를 가져온 이유에는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옥중화’가 혹평을 받은 이유에는 상당히 많은 이유가 있지만, 그중 작품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주인공 옥녀 역 진세연의 역량 부족이 가장 많은 질타를 받았다. 50부작의 작품이 끝나도록 개선되지 않는 거친 숨소리와 특유 끝을 올리며 숨을 내쉬는 말투, 염소가 우는 듯한 목소리 등이 방송 내내 지적을 당했다.

시청자들의 거센 비판에도 진세연은 초지일관으로 한결같은 연기력을 유지하는 등 개선 의지조차 없어 보였다. “공기 반, 대사 반”이라는 굴욕은 진세연을 내내 따라다닐 수밖에 없었다.

진세연이 연기력을 지적당한 대표적인 장면은 신내림 장면, 명종(서하준 분)에게 “죽여달라”라고 말하는 장면, 문정왕후(김미숙 분)에게 끌려가 모질게 뺨을 맞는 장면 등이다. 신내림 장면에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괴상한 울음소리를 냈고 눈까지 뒤집는 등의 과한 연기로 실소를 자아냈다.

명종이 후궁 첩지를 내리려 하자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 말하는 장면에선 거친 흐느낌이 극 몰입의 방해를 불러왔다. 눈을 크게 뜨고 문정왕후를 바라보는 장면에선 알 수 없는 표정 연기로 한계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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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중화’의 주연인 진세연(왼쪽)과 고수.

천재 옥녀가 조선의 비선 실세?

무엇보다 개연성을 상실한 옥녀 캐릭터는 공감을 얻기 어려웠다. 그냥 묻지도 따지지도 않아야 하는 천재 캐릭터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기이한 캐릭터였다. 당대의 기인 토정 이지함, 풍수가 전우치, 의적 임꺽정, 명기 황진이, 의녀 대장금 등을 만나 배움을 얻는 과정은 어디에도 없었고 그냥 옥녀는 남다른 천재성으로 모든 걸 습득한 여성 캐릭터로만 그려졌다.

심지어 명나라 사신단과 중국어로 인삼까지 거래하는 등 어학에도 상당한 천재력을 발휘해 시청자들의 실소를 자아냈다. 옥녀가 처한 위기는 막장 천재성에 의해 모두 극복, 해결 가능했다. 심지어 조선의 왕 명종까지 옥녀의 천재성에 의지했고 옥녀의 말에 따라 국정을 운영했던 만큼, 옹주가 되기 전 옥녀는 조선의 비선 실세였다.

‘옥중화’는 당초 기획 의도를 전혀 살리지 못했다. ‘옥중화’의 시작은 조선시대의 가장 초라한 그곳, 전옥서였다. 그곳에서 태어난 옥녀가 세상의 온갖 기인들을 만난 후 성장해 억울한 사람들을 변론하는 외지부가 된다는 이야기가 ‘옥중화’의 본래 기획 의도. 하지만 결과적으로 ‘옥중화’는 옥녀의 신분 회복과 옥녀와 윤태형(정준호 분), 정난정(박주미 분)의 대립각만 돋보였을 뿐이다.

외지부는 옥녀의 양아버지 지천득(정은표 분)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등장한 직업적 장치로만 소비됐을 뿐, 백성들의 억울함을 풀어주겠다는 옥녀의 의지는 어디에도 없었다. 게다가 전옥서 다모-체탐인-소격서 도류-상단 대행수 등의 과정을 거친 옥녀와 왈파-상단 행수-평시서 주부-외지부를 거친 윤태원의 이야기는 그저 직업 체험기에 지나지 않았다.

윤태원(고수 분)은 옥녀의 멜로 상대였지만 러브라인은 지지부진하기 짝이 없었고, 존재감도 희미해져 갔다. 심지어 극 중반부 자신이 권력을 갖지 못한다면 정난정에게 대적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하고 돌연 흑화한 바 있는데, 흑화한 이후 이렇다 할 활약 없이 다시 정의로운 외지부가 되려 해 시청자들의 의문을 자아냈다. 이럴 거면 왜 굳이 성지헌 부친까지 죽음에 이르게 하는 등 어째서 흑화를 했느냐는 지적만 들었다.

중간 투입된 명종(서하준 분)은 생각보다 많은 분량에서 등장했지만 옥녀를 향한 일관되지 않는 감정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혼란을 가중시켰다. 옥녀에게 이성적인 감정을 품었던 명종은 갑자기 옥녀를 지키겠다며 후궁 첩지를 내리려다 좌절된 이후 돌연 고민 없이 마음을 쉽게 정리하는 듯했지만, 옥녀가 옹주라는 신분이 드러나자 크게 충격받지 않고 현실에 바로 수긍하는 모습을 보였다. 남자 주인공 캐릭터는 시청자들을 계속 갸웃거리게 만들었지만, 감독과 작가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극 중 기생 이소정(윤주희 분)은 당초 옥녀, 윤태원과 삼각 러브라인을 형성하게 되는 인물이었다. 초반 윤태원은 이소정에게 “그쪽 마음을 얻어보겠다”는 말로 이소정의 마음을 흔들었고, 이소정은 이후 윤태원에게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것을 듣고 싶다며 좋아하는 마음을 고백한 바 있다.

윤태원의 존재감이 희미해지면서 이 세 사람의 삼각 러브라인 역시 증발해버렸고, 이소정은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그저 소소루 기생 캐릭터로만 소모되고 말았다. 감독과 작가는 극 초반 판을 전부 야심 차게 깔아놨지만 종반에 가면서 수습이 전혀 안 되어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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