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인터뷰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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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강남 조폭들과 연관돼 있다”

[인터뷰] 최순실 게이트 빗장 연 선데이저널 연훈 발행인“최재경, 친박 최경환이 천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빗장을 연 언론은 미국 LA에 위치한 선데이저널이었다.
선데이저널은 지난 8월 “청와대 내부에서도 미르 및 K스포츠 설립 과정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했던 직원들이 한 둘이 아니”라며 “위에서부터 내려오는 오더가 진행되는 프로세스가 정상적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청와대 내부에서 파다하게 퍼지고 있는 소문이 바로 최순실 배후설”이라고 보도했다. 한겨레가 ‘최순실’ 이름 석 자를 끄집어내기 한 달 전의 보도였다.
선데이저널 연훈 발행인은 지난 9월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비선 실세 최순실이 청와대를 상시적으로 출입했다고 폭로했으며, 송희영 전 조선일보 주필(당시엔 익명으로 보도)이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 연임로비에 관여했다는 의혹도 최초로 제기했다.
미디어오늘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100만 촛불을 불러일으킨 국면에서 다시 한 번 연훈 발행인에게 서면 인터뷰를 요청했다. 아래는 연훈 발행인과의 일문일답이다.

▲ 선데이저널 연훈 발행인. (사진=유튜브)

▲ 선데이저널 연훈 발행인. (사진=유튜브)

– 국내에서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100만 명 이상이 모여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촉구했다. 미국 현지의 반응이 궁금하다.
“애초에는 모두 반신반의했다. 현재는 최순실 자매의 국정농단 사건의 실체를 알고서 충격과 허탈감, 참담함을 넘어 분개하고 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삼삼오오 모이기만 하면 모두 ‘박근혜 대통령이 이렇게까지 망국정치를 할 줄 몰랐다’는 반응을 보이며 ‘하야’를 외치고 있다. 며칠 전 모 방송국에서 진행된 여론조사에서도 90% 이상이 ‘하야가 마땅하다’고 외치고 있을 정도로 박근혜 대통령이 자진해서 하야한다는 것이 미주한인사회 여론이다.”

– 선데이저널의 보도가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선데이저널 보도 가운데 현재 시점에서 사실로 드러났던 보도가 무엇인지 국내 독자들에게 설명해달라.

“최순실이 미르와 K스포츠 재단 설립에 깊숙하게 개입했고, 여러 대의 대포폰을 사용했으며, 청와대를 마음대로 들락날락했다고 우리가 보도한 것이 한국 언론을 통해 모두 사실로 드러났다. 날짜를 확인해보면 K스포츠재단 이사장이 최순실이 다니는 단골 마사지 가게를 운영했다는 보도도 선데이저널이 최초로 보도한 것이다. 선데이저널은 2007년과 2012년 두 번에 걸친 대선 때도 최태민에 대한 중정보고서 전문을 공개한 바 있다. 즉 단편적인 특종이 아니라 10년 가까이 최태민 일가를 추적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지난 2014년 정윤회 문건 파동 당시 우리는 최순실이 몸통이라고 지목하고 보도했음에도 검찰은 최순실을 소환 조사하기는커녕 오히려 사건을 덮는데 급급했다. 그때 검찰이 제대로 수사만 했더라도 미르나 K스포츠재단 비리 커넥션은 터지지 않았을 것이다.”

–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검찰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거라고 판단하나?
“검찰이 이제 와서 무슨 수사를 제대로 하겠나. 하루속히 특검을 통해 최순실 게이트가 아니라 박근혜 게이트라는 사실을 명명백백하게 국민 앞에 밝히는 일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한다.”

– 현재 선데이저널이 주목하고 있는 이슈는 무엇인가?
“지금 시점에서는 당연히 검찰의 축소 수사다. 이를 위해 최재경 신임 민정수석을 중심으로 해서 검찰이 어떻게 판을 짜고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과거의 수사 행적으로 볼 때 최재경은 정치 지향적 검사다. 이명박 BBK 수사 검사로 잘 알려져 있으며 일각에서는 최재경 민정수석을 검찰 최고의 ‘칼잡이’라고 부르거나 실력에 품성까지 갖추었다고 하지만 실제 본지 기자가 겪고 취재한 최재경은 알려진 것과는 다른 부분이 있는 인물이다. 그가 검찰에 몸담고 있을 때 마지막 행적들이 이를 잘 말해준다.”

–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최재경은 2007년 대선 당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이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당시 이명박 후보의 BBK 주가조작 사건,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의 실소유 의혹도 수사하게 됐다. 수사 대상은 변하지 않았지만 피의자의 신분은 그해 12월 당선이 확실시되는 제1야당의 대통령 후보로 바뀌어 있었다. 최재경 특수1부장 팀장의 특별수사팀을 꾸린 검찰은 대대적인 수사를 벌여 대선을 2주일 앞둔 2007년 12월5일 BBK 주가조작 사건과 이명박 후보의 다스 실소유 의혹을 모두 무혐의 처분했다. 4개월 전 ‘제3자의 차명재산으로 보인다’는, 즉 이명박 재산으로 추정되는 도곡동 땅 매각대금이 다스로 흘러들어갔는데도, 검찰은 이명박과는 관련이 없다며 면죄부를 줬다. 4개월 전 수사 결과까지 뒤집어가며 유력 대선후보의 모든 의혹을 통 크게 털어준 것이었다. 이때부터 최재경 검사에게는 ‘BBK 검사, 정치 검사’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이명박 검찰의 최후의 오점이라 할 수 있는 내곡동 사저 사건에서도 최재경 중수부장 역할은 적극적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퇴임 뒤 살게 될 집터를 내곡동에 마련하면서, 자신이 부담해야 할 땅값 가운데 10억 원 정도를 경호처에 떠넘긴 파렴치한 범죄였음에도 무혐의로 사건을 종결했다.”

– 최재경 민정수석을 누가 천거했는지도 관심사였다.
“그를 천거한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이 이번 사건의 핵심이다. 최순실이 잔돈에 눈이 어두워 저지른 범죄라면 최 의원은 오늘의 최순실 게이트를 초래한 대우해양조선에 수조원의 대출이 나가게 압력을 행사한 인물이다. 그것도 모자라 롯데그룹으로부터 50억을 수뢰하는 등 온갖 논란을 일으켰다. 친박 원조 실세 최경환이 이번 사태를 수습하려 검찰의 칼잡이인 최재경을 민정수석에 임명한 것은 검찰의 방패막이로 이용한 것 아니겠나. 그 배후에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있다고들 의심한다. 이에 비춰보면 박 대통령은 권좌를 내려놓을 의사가 전혀 없다.”

– ‘정윤회 문건’ 보도 역시 청와대가 수사에 개입하거나 ‘문건 유출 프레임’으로 판을 짠 것이 드러났다. 선데이저널도 이런 상황을 예측하지 않았나?
“2012년 대선 전 선데이저널 표지 제목이 ‘대통령이 되지도 않겠지만,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고 썼고 ‘박근혜의 꽃뱀행각’이라는 타이틀로 △최태민과의 연인관계 △청와대 금고에서 나왔다며 6억 원을 전두환에게 받았으며 △신기수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지금의 성북동 자택을 무상으로 받았다는 내용 등을 다뤘다. 최순실과 정윤회가 박 대통령을 싸고 도는 것을 잘 알았기 때문에 그렇게 쓸 수 있었다. 정윤회가 2014년 문건 유출로 주목받아 한국 언론이 정윤회에 주목할 때, 선데이저널 표지 제목은 ‘이제는 최순실이다’였다. 핵심은 최순실이었는데 최순실을 지키기 위해서 정윤회를 내어 준거다. 당연히 정권 후반 최순실이 정국의 핵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었다. 최순실이 저질러놓은 만행이 너무 많았고,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이었다. 강남에 힘 좀 쓴다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최순실이 갑질을 너무한다는 말이 파다했다.”

– 선데이저널이 미처 취재하지 못했던 부분 중 국내에서 유의미하다고 생각하는 보도는 무엇인가?
“아무래도 JTBC 보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TV조선이 동영상을 확보한 것도 그렇고. 그런 자료들은 미국에서는 확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으니까. 두 언론의 보도가 화룡점정이었던 셈이다. 특히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 중앙일보 등이 연일 우리도 미처 파악하지 못했던 세세한 부분까지 밀착 취재한 것이 100만 인파가 몰려 ‘박근혜 하야’를 외치는 결정적 계기가 된 것으로 본다.”

– 교포들의 반응에 더해 미국인들의 반응과 외신의 반응도 궁금하다.
“앞서 말한 것처럼 충격 그 자체다. ‘설마 그 정도까지야’ 하던 생각들이 완전히 빗나가자 배신감에 전율하고 있다. 외신들은 연일 대한민국의 통치자 박근혜 대통령의 주술정치를 비꼬며 조롱하고 있을 정도다.”

– 혹시 국내 언론이 잘못 짚고 있는 부분은 있나?
“검찰이 박 대통령이나 최순실에 대해 제대로 수사를 하고 있다는 뉘앙스의 보도가 많은데 이것은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박 대통령이 하야하지 않는 이유는 그만두면 곧바로 수갑 찬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서 자리를 지키는 것이고, 앞서 말한 것처럼 결국 최재경 수석을 임명한 것도 같은 이유다. 형식상으로는 헌정사상 첫 번째 현직 대통령 수사라고 하지만 사실상 면죄부 수사다. 그리고 최순실에 비해 우병우 관련 부분이 너무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데 최순실의 권력이 정권 중반을 넘어서면서 세졌던 건 우병우 수석이 청와대에 입성하면서부터다. 우연의 일치일까. 두 사람의 공생관계를 캐내는 것이 핵심이다. 우 수석의 바통을 넘겨받은 최재경 민정수석이 전임자 비리를 제대로 수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은 한 명도 없을 것이다.”

–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 어떤 부분인가.
“그건 기사를 통해 확인해달라. 지금도 열심히 취재 중이다. 기다려 달라.”

– 선데이저널이 단독 보도를 했지만, 특종에 대한 자부심 외에도 ‘국정농단’과 관련해 만감이 교차할 것 같은데.
“박근혜가 대통령이 된다면 미래가 없다고 감히 단언했다. 사실 교포들이 애국심이 더 크다. 대한민국이 잘 돼야만 이곳에서도 어깨를 펴고 산다. 그런데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었을 때 그야말로 만감이 교차했다. 그렇게 안 됐으면 싶으면서도, 나라가 엉망이 되어가는 모습들이 취재를 통해 하나 둘 확인할 때 그 마음은 설명하기 어렵다. 설마 하면서도 실체를 확인했을 때의 기분이랄까. 최순실-정윤회 부부의 국정농단 사건 중 드러난 건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 우병우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거라고도 전망했는데, 현재 한국 검찰의 상황에 비춰봤을 때 전망과 예측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보는가?
“우병우 기사를 쓰면서 아마도 개인회사의 횡령 배임 부분에 대해서만 약식기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는데, 그렇게 흘러가고 있지 않나. 사실 우병우 수사 핵심은 민정수석으로서의 직무유기, 처가 부동산 매입 과정에서의 권력 남용 등인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면죄부를 주고 있다. 검찰총장이 직무유기에 대해 수사하라고 했지만 쇼일 뿐이다. 최순실 게이트 마지막 퍼즐은 우병우다. 얼마 전 조선일보 보도를 통해 우병우가 팔짱을 끼고 수사 검사들은 두 손을 앞에 모으고 마치 죄인처럼 서 있는 모습을 실제로 우리 눈으로 확인하지 않았나. 온 국민이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는데도 이러니 그 전망과 예측이라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

   ▲ 10월31일 검찰에 출석한 최순실씨를 둘러싼 취재진의 모습. ⓒ이치열 기자

▲ 10월31일 검찰에 출석한 최순실씨를 둘러싼 취재진의 모습. ⓒ이치열 기자

– 기사와 관련해 소송을 당하거나 압박을 받진 않는지 궁금하다.
“현재까지 소송당하거나 압박당한 일은 없다. 단지 지난 2012년 대선 전 ‘대통령이 되지도 않겠지만, 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라는 기사를 통해 ‘사생아’ 관련 언급 부분을 문제 삼아 고소를 제기했는데 지금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모르지만 본지 기사를 전재했던 ‘서울의 소리’ 백은종 편집인은 현재 2심 재판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 정윤회 문건 작성의 시작이 됐던 최씨 사무실에 입점해있던 K씨의 행방을 궁금해하는 독자들도 있다.(K씨는 최씨의 지인으로 국내 언론들도 “정윤회 문건의 발단은 정씨의 전 부인 최순실씨로부터 이들 부부의 사생활을 전해 들은 여성 K씨가 박동열 전 대전지방국세청장에게 관련 내용을 전하면서였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검찰에서 곤혹을 치르고 미국으로 온 K씨를 본인이 직접 만나 인터뷰했다. 그 사건 이후 미국에 한동안 거주하다가 현재는 한국에서 의류사업을 하고 있다. 최순실이 얼마나 무서운 여자인지 알고 있기에 사건 이후 벌벌 떨고 거의 숨어 살고 있었다. 최순실은 실제로 한국의 조폭들을 관리하거나 거느리고 있으며 자기 이해관계가 얽힌 사람들에게 조폭들을 동원해 철저히 복수를 한다고 말할 정도였다. 조만간 최순실과 강남 조폭들의 관계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검찰도 최순실의 자금 흐름을 쫒다가 강남의 조폭들에게 흘러 들어간 정황을 포착하고 이 부분을 극비로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 향후 정국은 어떻게 진행될 것 같나?
“이제는 야당의 역할이 중요한데 대표라는 사람이 헛발질을 하고 있으니 안타깝다. 최순실 입김으로 박지만과 육사 37기 동기들이 줄줄이 물을 먹어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군부 동향이 심상치가 않다는 보고서가 나돈다는데 정국은 둘째 치고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본다.”

– 조선일보 등 보수언론들이 “새 판을 짜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가능한 일이다. 한국에서 가장 오래 권력을 유지하고 있는 곳이 언론 아닌가. 언론의 양면성도 이번 사건을 통해 잘 드러나고 있다. 우병우 수석이 송희영 조선일보 주필을 건드린 것 자체가 몰락을 자초한 것이다. TV조선이 최초로 미르재단과 K스포츠 재단의 의혹을 제기하고 우리가 배후에 최순실이 있다고 최초로 폭로하지 않았나? 그리고 물밑협상을 통해 원만히 해결하던 양상이 급격하게 돌아서자 조선일보가 청와대를 융단폭격했다. 조선일보와 청와대의 치킨게임이 오늘의 사태를 불러일으킨 것으로 본다.”

– 한국의 독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검찰은 박 대통령 조사 시기를 15일로 정하고 있다며 방법에 대해 말을 아꼈다. 검찰 안팎에서는 현재 박 대통령을 참고인 신분으로 방문조사하거나 서면조사로 갈음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지만 국민적 감정으로 볼 때 피의자 신분으로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박 대통령이 두 재단 설립 모금과 관련해 세세하게 지시했다는 비서관이나 수석들 진술이 나오지 않았나. 대한민국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나 박근혜 대통령이 세운 나라가 아니다. 대한민국이 마치 자신들의 소유물인양 가지고 놀았다는 사실에 분노해야 한다. 그녀가 대통령 권좌에서 내려올 때까지 분노하고 투쟁해야 한다.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박근혜는 고집불통이라 절대로 내려올 사람이 아니’라고 했다. 이 말은 곧 ‘내려올 사람이 아니니 끌고 내려오라’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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