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 특집-2] 힐러리가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는 마지막 실현 불가능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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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8일 대선에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예상외로 낙선하자 각가지 후유증이 불거져 나오고 있다. 그날 밤 대세가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으로 기울어지자 LA를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트럼프는 우리의 대통령이 아니다’라며 시위를 벌였고, 젊은 이들이 백악관 앞으로 몰려가 ‘트럼프 꺼저!’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이 같은 논란을 벌이는 가운데 Yahoo! News에서 “힐러리가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는 마지막 시나리오” (The one scenario that could still get Hillary into the White House)라는 보도를 해 눈길을 끌었다. Yahoo News는 “대통령 선거를 공식적으로 결정하는 ‘선거인단 투표’(electoral votes)에서 바뀔 수가 있다”라고 전했다. 현행 헌법에 따르면 오는 12월 19일에 실시되는 선거인단 투표에서 반란표가 나온다면 이론적으로 가능하다. 이 같은 역대 반란표 사례는 미국 역사상 12차례 있었지만 단 한 차례도 당락을 바꾸지는 못했다는 점에서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여전히 힐러리 측은 기대를 걸고 있다는 분위기다.
데이빗 김 (취재부 기자)

Yahoo News의 로라 이탈리오나 기자는 “힐러리가 전체 투표에서 약 20만 표를 리드했으나, 트럼프가 선거인단 270표 이상 확보해 승리했다”면서 12월 19일에 세 실시되는 선거인단 공식 투표일에 ‘반란표’가 나오면 힐러리가 백악관에 들어갈 수도 있다는 논리를 폈다.

지난 2000년 당시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와 알 고어 민주당 후보 간의 미 대선의 혼전이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그 어느 때보다 논란이 되었다. 그때까지 선거인단은 이미 결론이 마무리된 개표 결과를 확인하는 거수기 역할밖에 하지 않았지만 당시 대선에서의 상황은 사뭇 다르기 때문이었다.

플로리다주에서 유리한 국면을 이끌고 있는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의 승리가 확정되더라도 당시 남아있는 선거인단 투표에서 ‘반란표’가 나온다면 예기치 못한 상황이 벌어질 공산이 컸었다.

당시 마리오 쿠오모 전 뉴욕 주지사는 CNN의 한 프로에 출연, 반란표 가능성을 공식 제기했었다. 그는 “연방 대법원이 부시 후보의 손을 들어주더라도 선거인단 가운데 서너 명이 앨 고어를 찍지 말라는 법은 없다”고 말했다.

부시 후보가 플로리다를 차지할 경우 선거인 271명을 확보하고 고어는 267명에 그치지만 선거인 3명만 이탈하면 승패가 뒤바뀐다. 반란표가 2표만 나와도 대통령 선출은 의회로 넘어간다. 현재 24개 주는 선거인단에 특정 후보를 고르라고 강요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었다.

트럼프-당선불성실한 선거인(faithless elector) 투표

‘반란표’ 즉, “불성실한 선거인”(faithless elector)이란 투표하기로 맹세한 대통령 후보에게 투표하지 않고 다른 후보에게 투표했거나 누구에게도 투표하지 않은 사람을 뜻한다. 24개 주에서 불성실한 선거인을 처벌할 법 조항을 두고 있다.

1952년 미국 연방 대법원은 한 판결에서 선거인단에 선거 결과에 따라 투표할 것을 맹세시키고, 맹세를 거부하는 선거인을 명단에서 제외시키는 주법(state law)의 손을 들어주는 판결을 했다. 이후 각 주는 선거인단의 행동을 결정하는 권한을 갖게 됐다.

불성실한 투표를 한 선거인을 처벌하는 법의 합헌성 여부에 대해서 대법원이 판결한 바는 아직 없다. 많은 주는 불성실한 선거인을 처벌하는 것에 그치지만, 미시간 주의 경우 불성실한 투표 자체를 무효화시키기도 한다.

선거인단 명단은 일반적으로 대통령 선거 후보자나, 후보자가 속한 정당에서 고른다. 선거인단으로 뽑힌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정당과 후보자에 대한 충성심이 높은 사람들이다. 만약 불성실한 투표를 하게 된다면 엄청난 당내 비판에 직면할 위험성이 있다.

그러나 역대 반란표 사례는 미국 역사상 12차례 있었지만 단 한 차례도 당락을 바꾸지는 못했다.

그동안 “불성실한 선거인단”으로 인해 대통령 선거 결과가 바뀐 적은 없다. 2000년 워싱턴 DC의 선거인단 구성원이었던 바버라 레트 시몬스(Barbara Lett-Simmons)는 애초 맹세와 달리 앨 고어를 찍지 않고 기권했다.

이는 워싱턴 DC에 의회 의석이 배정되지 않은 데 대한 항의 표시의 일환이었다. 하지만 당시 승자는 조지 W. 부시였기 때문에 대통령 선거 결과와 무관한 항의였다,

1960년 대선에서는 오클라호마주 공화당 선거인단 중 한 사람은 자기당 소속인 리처드 닉슨 후보에게 표를 던지지 않았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당시 닉슨은 219표인 반면 당선자인 케네디는 303표를 얻었다.

반란표 사례 많았지만 당락 바뀌지 않아

선거인단(Electoral College) 선출방식은 주마다 다르다. 당에 대한 충성도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한다는 인선 기준은 같다. 선정 방식은 소속당의 주 위원회가 선거인단을 직접 지명하거나 당원 선거를 통해 뽑는 방식 이 있다.

선거인단은 전직 주지사에서 시민운동가, 돈 많은 기부자, 은퇴 교사 등 다양하다. 선거인단이 되는 사람은 당의 활동에 열심인 골수당원이 대부분이다. 각 당 지도부는 ‘반란표’ 가능성을 일축하지만 이번과 같은 박빙의 승부 때는 예외도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헌법에 의거 선거인단은 4년마다 미국의 대통령과 미국의 부통령을 뽑는 공식적인 기구이다. 미국의 주와 워싱턴 DC는 인구비례로 선거인단을 뽑는다. 자치구(territory), 해외 영토 등은 선거인단을 뽑지 않는다.

선거인단의 총수는 538명인데, 이는 미국 하원(435명)과 미국 상원(100명)의 숫자를 합친 535명 에 워싱턴 DC의 선거인단 3명을 합친 것이다.

선거인단 숫자가 가장 많은 상위 6개 주는 다음과 같다. 캘리포니아 주(55명), 텍사스 주(38명), 뉴욕 주(29명), 플로리다 주(29명), 일리노이 주(20명), 펜실베이니아 주(20명) 반면, 알래스카 주, 델라웨어 주, 몬태나 주, 노스다코타 주, 사우스다코타 주. 버몬트 주, 와이오밍 주 등은 각자 선거인단 숫자가 3명에 불과하다. 각 주의 하원의원 숫자는 인구조사 결과에 따라 10년마다 바뀌기 때문에 그때마다 각 주의 선거인단 숫자도 바뀌게 된다.

지난 8일에 실시된 선거는 미국의 각 주와 워싱턴 DC의 유권자들은 직접 대통령 후보에 투표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특정 정, 부통령 후보를 지지하기로 서약한 선거인단에 투표하는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주에서는 승자독식제 (winner-takes-it-all)을 채택하고 있다. 승자독식제는 해당 주에서 한 표라도 많은 표를 얻은 후보에 게 선거인단 전체가 표를 몰아주는 방식을 뜻한다.

비록 선거인단이 연방법에 따라 특정 정, 부통령 후보에 대한 지지 서약을 할 필요는 없지만, 대부분 의 경우 선거인단은 애초 약속한 대로 정, 부통령 후보에게 투표한다.

선거인단 많은 곳에 집중 선거운동

선거인단이 뽑히는 방식은 각 주마다 주 법에 따라 다르다. 메인 주와 네브래스카 주를 제외하면, 각 주는 승자독식제에 따라 선거인단을 지정한다. 대통령 선거일에 나오는 투표용지에 대통령 후보의 이름이 나오기는 하나, 선거권자들은 실제로는 정, 부통령 후보에 투표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주의 선거인단에 투표하는 것이다.

이번처럼 11월 8일 대통령 선거일 이후에 선거인단은 별도의 선거인단 투표(12월 19일)를 통해 대통령과 부통령을 선출한다. 언론이나 여론조사 기관에서는 국민 투표를 가정하고 여론조사를 하지만, 실제로는 간접 선거의 방식으로 미국의 정, 부통령이 뽑히는 것이다.

대선 후보가 승리하기 위해서는 선거인단 투표에서 과반수(현행 제도에서는 270명 이상)의 표를 얻어야 한다. 만약 과반수를 얻은 정, 부통령 후보가 없다면 해당 대선 결과는 미국의 제12차 개정 헌법의 우발사태 처리절차에 따라 결정된다. 현행 선거인단 제도에 따르면, 만약 두 명의 대통령 후보가 선거인단 투표에서 각각 269표를 얻어서 동률이 되면, 별도의 절차에 따라 당선인이 결정된다.

미국의 제12차 수정헌법에 따르면, 선거인단 투표에서 과반수를 받은 대통령 후보가 아무도 없을 때 하원은 즉시 회의를 열고 대통령을 선출해야 한다.

이 경우 하원은 선거인단 득표를 가장 많이 한 3인 중에 한 사람을 골라야 한다. 각 주의 하원 의원 은 하나로 묶여 한 표로 처리된다. 이 경우 워싱턴 DC은 한 표도 얻지 못하는 셈이다. 과반수의 주에서 찬성표를 받은 후보는 대통령 당선자가 된다. 우발상황에서 하원의 대통령 선출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2/3 이상의 하원의원이 참석해야 한다. 대통령 선출이 시작되면 대통령 선출이 완료될 때까지 계속해서 투표가 이뤄진다.

우발상황 시 하원 대통령 선출

하원이 대통령을 선출한 경우는 1801년과 1825년 두 차례 있었다.

그리고 부통령 후보 중 선거인단의 과반수 득표를 얻은 사람이 나타나지 않으면, 상원에서 부통령 을 뽑게 된다. 이 경우 상원의원들은 선거인단 투표 상위 2명 중 한 사람에게만 투표할 수 있다. 우발상황 시 상원의 부통령 선출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상원의원의 2/3 이상이 출석해야 하며, 부통령 선출은 평소 의결 방식과 마찬가지로 이뤄진다.

제12차 수정헌법에 따르면, 상원의원의 과반수를 얻은 사람이 부통령에 선출된다. 현재 미국 상원의원이 100명이기 때문에, 과반수는 51명이다.

1837년 상원이 부통령을 선출한 사례가 한 차례 있었다. 당시 상원은 알파벳 순서대로 공개 선거를 했다. 당시 뽑힌 부통령은 리처드 멘터 존슨이었다.

선거인단 선거를 통해 정, 부통령이 뽑히지 않은 상태에서 대통령 취임일인 1월 20일을 맞게될 경우도 있다. 제12차 수정헌법 3항에 따르면, 이 경우 부통령 당선인이 하원에서 대통령을 뽑을 때까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된다. 이 때 부통령 당선인도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면, 1947년의 대통령직 승계법에 따라 현직 하원의장이 정, 부통령 당선인이 확정될 때까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된다. 아직 이런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이 같은 선거인단 제도에 대한 논란도 있다. 선거인단 제도에 대한 찬반 의견은 주로 서로 연관된 4가지 주제를 놓고 벌어진다. 간접 선거, 일부 주에서 나타나는 불균형적인 표의 힘, 승자독식 제도, 연방주의가 그것이다.

선거인단 제도를 반대하는 측에서는 공통적으로 각 주별 투표권 배분을 문제 삼고 있다. 선거인단 제도를 둘러싼 의회의 논쟁을 연구한 개리 버(Gary Bugh)에 따르면, 현행 제도 개혁에 반대하는 측은 대개 전통적 방식으로 이야기한다. 반면 개혁을 주장하는 측은 좀 더 민주주의적 시각을 이야기하는 경향이 있었다.

1824년의 경우, 6개의 주에서 선거인단을 뽑지 않고 주 의회에서 지명했다. 따라서 해당 6개 주의 일반 투표 결과는 불명확했다. 1824년 미국 대선에서 선거인단의 과반수를 얻은 후보가 나타나지 않았고, 미국 하원에서 대통령을 결정했다.

선거인단 제도 평등의 원칙에 위배

선거인단 제도의 반대자들은 대통령 당선자가 일반 투표 결과에서는 패하는 상황이 민주주의 체계 가 작동하는 일반적인 개념과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1인 1 표제가 아닌 선거인단 제도가 정치적 평등의 원칙을 위협한다는 일각의 견해도 있다.

이론적으로 보면, 후보들은 50개 중에서 선거인단 숫자가 가장 많은 11개 주에서만 승리해도 대통령이 될 수 있다.

55명의 선거인단을 가진 캘리포니아, 38명의 텍사스, 29명의 뉴욕, 29명의 플로리다, 20명의 일리노이, 20명의 펜실베이니아, 18명의 오하이오, 16명의 미시간, 16명의 조지아, 15명의 노스캐롤라이나, 14명의 뉴저지 주의 선거인단 숫자를 합치면 과반수인 270명을 넘는다. 2008년 미국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는 위의 11개 주 중에서 9곳에서 승리해 222명의 선거인단을 챙겼다.

선거인단 제도의 지지자들은 일반 대중의 직접선거를 도입하게 되면 대도시에만 시선이 집중되고 농촌 지역은 희생될 것이라 주장한다.

이번처럼 일반 투표에서 더 적은 표를 얻은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는 상황은 미국의 연방주의적 성격과 관련이 있다.

일반 투표에서 이기고도 대선에서 패배

현행 선거인단 제도의 결과들은 전국적 일반 선거가 법적으로도 실질적으로도 대선의 결과에 영향력을 줄 수 없음을 의미한다. 일반 투표와 선거인단 투표에 상관관계가 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선거권자나 후보자 모두 선거인단의 존재를 염두에 둔 선거전략을 펼친다고 가정할 수밖에 없다. 선거전이 치열한 상황에서 각 후보는 선거인단을 최대한 많이 확보하는 방식으로 움직이게 된다.

메릴랜드 주의 주상원의원 조지 에드워즈는 선거인단 제도에 대해 2011년 저서에서 다음과 같이 평했다. “미국은 정치적으로 영향력이 큰 대통령을 선거인단을 통해 뽑는 유일한 국가이며, 대통령 후보자가 일반 투표에서 가장 많은 숫자의 표를 받지 않아도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는 유일한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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