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특집 2] 트럼프 정부 출범과 극동 아시아 외교정책

■ ‘한국은 미국의 군사적 보호에 무임승차하고 있다’ 입장

■ 돈 많은 한국 인식 주한미군 주둔비 증액 두고 마찰 예상’

■ 북 5차 핵실험 이후 김정은 미치광이 취급 당선 후 급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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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가늠할 수 없는 도널드 트럼프 대아시아 정책

‘사상 최악의 대통령이 될 것인가’
‘역대 최고의 대통령이 될 것인가’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은 워싱턴 국회의사당 앞에서 오는 20일 낮 12시에 열리는 제45대 대통령 취임식을 통해 백악관 주인이 된다. 이날 취임식에는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을 포함해 조지 부시, 빌 클린턴 부부가 참석한다. 특히 힐러리 클린턴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부인으로서 트럼프 가족과 가까운 상석에서 취임식을 지켜볼 것으로 예상된다. 힐러리 클린턴은 트럼프 당선 이후에도 러시아가 해킹으로 대선에 개입했으며, 일반투표에서 자신이 승리했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이날 앞서 취임식에 참석하겠다고 발표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로라 여사도 “평화로운 정권 인수를 목격하게 돼서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한편 부시 전 대통령의 아버지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은 고령의 이유로 취임식에 불참할 예정이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외교·안보·군사 정책의 큰 틀과 동맹의 골격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미 언론들의 보도이다.
성 진 (취재부 기자)

도날드 트럼프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이 개신교 정통 복음주의로 채워질 전망이다.

세계적인 복음 전도자 빌리 그레이엄 목사의 아들이자 빌리그레이엄전도협회 대표인 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와 트럼프 당선인을 전도한 여성 지도자 폴라 화이트 목사, 히스패닉계 기독교 지도자인 사무엘 로드리게스 목사 등 복음주의권 인사들이 축복기도를 맡기 때문이다.

미국대통령취임식준비위원회는 이들 기독교 지도자가 오는 20일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취임식에서 성경 봉독과 대통령을 위한 축복 기도 등을 진행한다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미국 대통령 취임식은 그 자체가 개신교 예배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다. 취임식 20일 당일 오전 9시 ‘대통령의 교회’로 불리는 성 요한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면서 행사 첫 일정이 장식된다.

1933년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이 취임식 당일 이 교회에서 예배를 드린 이후 관례화됐다. 취임식장에 도착한 신임 대통령은 전국으로 중계되는 TV 등을 통해 국민들 앞에서 왼손을 성경에 얹고 오른손을 들어 취임선서를 한다.

선서 마지막에는 ‘신이여 굽어 살피소서(So HELP me God)’라고 간구하는 게 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 이후 지금까지 이어지는 전통이다. 취임식 마무리도 교회 지도자들의 축복기도로 채워진다.

아시아 통상 정책에 획기적인 변화 기대

트럼프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식은 역대 어떤 대통령보다도 더 전통적이며 복음주의적 색채가 강할 것으로 미국 언론들은 내다보고 있다.

“미국 대통령이 얘기하는 것이 미국 외교정책이다”(US foreign policy is what the president says it is.)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2차 대전 이후 미국 대통령의 외교정책 권한은 강화되어 왔다.

하지만 미국의 삼권분립제도 하에서는 엄연히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하고 있는바, 트럼프가 설령 고립주의 노선으로 급선회하고 동맹을 폐기하고 싶어 하더라도 제도적 제약에 직면할 것이다.

우선, 국회의 동의가 필요하고, 언론의 지지를 이끌어 내야 한다. 제4부라고 알려진 싱크탱크의 합의도 유도해야 한다. 의회와 언론, 싱크탱크는 미국의 국제주의 외교노선과 동맹정책에 대한 합의를 공유하고 있다. 이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트럼프의 외교·국방·동맹정책은 일정 부분 클린턴 쪽으로 수렴해 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트럼프는 외교통상정책에서 만큼은 자신의 입장을 관철시키려 할 것이고, 실제로 통상 정책에는 획기적인 변화가 발생할 것이다.

그 이유는 첫째, 미국의 유권자들은 일반적으로 안보· 군사·동맹정책보다 자신의 경제이익과 직결된 사안으로 인식하고 있는 통상정책에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유무역에 대한 국가적 합의는 국제주의적 외교노선이나 안보 동맹정책에 대한 합의만큼 공고하지 못하다.
둘째, 트럼프는 ‘기회주의적(opportunistic) 보호주의자’가 아니라 ‘확신범적인 (convinced) 보호주의자’이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보호주의는 90년대 초반부터 여태까지 매우 일관성이 있다. 건설업을 하던 부친 밑에서 어렵게 일하던 노동자들이 자유무역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는 경험적 확신도 있고, 성공한 사업가로서 국가 간의 거래에서 어떻게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자신감도 있다.

시진핑이 와도 햄버거 먹을 것

트럼프는 간섭주의+패권주의적인 미국의 외교 노선을 다시 고립주의 노선으로 돌리려는 태도를 보인다. 철저히 실리를 추구하는 트럼프의 외교노선에서 중요한 키워드는 ‘햄버거 외교’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국익에 도움이 안 되는 국가의 정상이 미국을 방문할 때는 국빈만찬 대신에 햄버거나 주면서 일 얘기나 하겠다는게 트럼프의 지론이다.

이미 2015년 8월, 시진핑 주석의 방미를 앞두고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 등을 언급하면서 자신이 대통령이라면 시진핑에게 만찬 대신 맥도널드 빅맥 햄버거 세트나 주면서 일 이야기나 하자고 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그는 지난해 6월 15일에는 다시 햄버거 외교를 강조했다. 명시적으로 언급한 국가는 중국과 북한이다. 트럼프는 김정은과 대화 용의가 있지만 그가 방미한다면 국빈만찬은 없을 것이고 햄버거나 같이 먹으면서 핵협상을 할 것이다라고 발언했다.

또 “(중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 지도자들이 방문할 경우) 일찍이 보지 못했던 국빈 만찬을 제공할 것”이라며 “컨퍼런스 룸에서 햄버거를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1기 내각 인선에서 국가안보라인을 모두 퇴역 장군 출신으로 채웠다. 문민통제 원칙까지 깨면서 미친개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군부 강경파의 대표주자인 제임스 매티스 퇴역 해병대장을 국방 장관으로, 역시 퇴역 해병대장인 존 켈리를 국토안보부 장관으로, 퇴역 육군 중장인 마이클 플린을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임명한 것은 앞으로 트럼프의 안보정책이 상당히 강경하고 공격적이 될 것이라는 예상을 하게 된다.

트럼프는 또 김정은의 리더십을 평가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대통령 선거운동 연설 집회에서 ‘김정은은 보스 기질이 있으며 20대에 권력을 잡아서 북한의 장성들을 휘어잡은 것이 놀랍다.

김정은을 상대로는 게임을 할 수 없다’라는 식의 발언을 한 적이 있다. 그러다가 다시 김정은을 이 세상에서 사라지게 할 수도 있다는 발언을 했다가 지난해 5월 에는 자신은 김정은을 만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발언에서 김정은을 미치광이라고 불렀다.

중국을 이용해 북한 핵포기 통제 천명

특히 지난해 6월 15일에는 자신이 북한에 갈 일은 없고 김정은이 미국에 오면 국빈만찬 대신에 햄버거를 주겠다고 발언했다. 김정은이 방미를 해서 핵협상을 하면 자신이 핵포기를 유도하는데 성공할 가능성이 최대 20%는 될 것이라고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가 북한과 대화를 할 경우 데니스 로드먼이 가교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로드먼과 김정은의 친분이 유명한데, 트럼프와도 오랜 친구이기 때문이다.

김정은의 독재 기술은 그렇다 쳐도 일단 트럼프가 대권주자가 된 공화당 전당대회에서는 북한은 노예 국가라고 명시하긴 했다.

트럼프는 북한 체제에 변동을 주고 싶으면 중국을 압박해야 한다고 했다. 1차 대선 토론에서도 중국을 이용해 북한을 통제해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는 중국 수입품에 관세 45%를 매기겠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중국 무역적자에 대해서 매번 언급하면서 불공정 무역이라고 비난하곤 했다. 그는 중국이 너무 위협스러울 정도로 강해졌고 일본, 멕시코에 대해서도 경제적으로 미국이 지고 있다면서 기성 정치인들을 비난해왔다.

이에 대해 만약 중국 수입품에 45% 관세를 매긴다면 중국은 미국 국채를 시장에 내놓을 수 있다고 경고했었다.

특히 매번 강조하는 부분이 미국은 중국을 상대로 무역에서 최근 1년에 5050 억 달러(원화로 약 600조 원)를 손해보고 있다고 하면서 중국, 멕시코와 그 외의 국가들과의 무역에서 조건을 조정한다면 현재 19 trillion dollar에 달하는 미국의 국가 부채를 8년 안에 거의 대부분 삭감할 수 있다는 것이 트럼프의 계획이기도 하다.

지난해 유세장에서 거의 매번 멕시코에 대해서도 무역적자를 언급하면서 북미 자유무역협정을 폐기해야 한다는 것이 트럼프의 지론이다.

트럼프의 미국의 국가부채 8년 안에 대부분 삭감계획은 닉슨의 워터게이트 사건을 파헤친 워싱턴 포스트 소속의 유명한 기자 밥 우드워드와의 지난해 4월 2일 대담에서도 나온 내용이다.

당시 트럼프는 19조 달러(원화로 약 2.2 경원)란 국가부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면서 “나는 이 문제를 나름 빨리 해결할 수 있다. 왜냐하면 수치 통계적인 사실들로 볼 때…. 내가 보기엔 8년 정도면 된다. 이유를 알려주겠다”면서 “무역협정을 재조정하면 된다, 밥. 미국의 무역협정은 정말 나쁘게 이루어지고 있다.

중국과의 경우 미국은 1년에 5050억 달러(약 600조 원)를 손해보고 있다. 우리는 모두를 상대로 계속 손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37년 만에 대만 총통과 통화 ‘중국 비난’

트럼프의 외교정책에서 놀랄만한 것은 바로 중국과 대만의 문제이다. 미국이 대만과 단교한 지 37년 만에 트럼프가 차이잉원 대만(중화민국) 총통과 통화했다. 문제는 이통화 사건은 1970년대 이래 이어온 미국의 중국 외교정책 및 미중관계의 관례를 깬 행동으로, 중국 공산당의 강력한 비난이 예상된다.

리처드 닉슨 행정부 이래 이전 미국 정부는 표면적으로 대만 정부와 소통하지 않고 ‘타이완 관계법’을 위해 민간 교류 만을 해왔기 때문이다. 이 관례를 깨고 정부 요인인, 그것도 정부 수반인 대만 총통과, 중국 공산당과의 상의 없이 소통했다는 것이 앞으로 중국과의 외교정책에 큰 문제로 부상하게 될 것이다.

이에 트럼프는 자신의 트위터에 “미국은 대만에 수십억 달러의 무기를 팔면서 나는 축하 전화를 받지 말라는 게 흥미롭다”라는 글을 써서 불편한 심기를 표출했다. 그리고 양자 간의 사전 숙지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가 대만 총통과의 전화통화는 중국의 입장에서는 뒤통수를 맞은 격이다. 오히려 트럼프의 고립주의적 성향이 자국의 세력 확장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고 내심 트럼프 당선을 반겼기 때문이다.

일단 중국 공산당의 관영 매체 환구시보는 미국보다는 대만 당국 탓이고 차이잉원을 응징해야 하며, 트럼프와는 대화로 풀어야 한다고 주장을 나서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중공쪽 언론이 트럼프에게 무조건 유화적인 태도를 보인 건 아니고 트럼프에게 외교에 무지한 어린이, 입 조심해야 한다는 등의 수위 높은 비판도 했다.

트럼프는 지난해 12월 12일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구속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중국이 (미국을 도와) 북한 핵개발 제재도 안 하고, 미국 상품에 대해 고율의 관세를 매기며, 환율 조작으로 대미 무역수지를 대폭 흑자로 가져가는데, 중국이 미국을 안 도와줄 거면 미국이 왜 (중국이 요구하는) 하나의 중국을 지켜줘야 하나?”라고 말했다.

즉, 대통령에 취임하면 미중간 분쟁 협상 카드로 양안 문제를 올리겠다는 뜻이다.

물론 중국은 이에 대해 트럼프에 경고했다. 트럼프는 이에 대해 코웃음으로 화답했다. 트럼프는 “중국은 UN 회의장에서 북한 제재에 찬성한 뒤에 옆방에 가서 북한 대사와 술 마시며 낄낄대고 있다” 간단하게 말해서, 트럼프는 대북제재 카드로 대만과의 외교 문제를 올려서, 북한과 대만을 하나의 협상카드로 묶어버린 것이다.

“한국이 미군 주둔비 더 내야”

트럼프는 한국이 미국의 군사적 보호에 무임승차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트럼프는 선거 유세 중 “한국은 미국의 군사지원으로 수억 달러를 벌어들이지만 미국은 얻을 수 있는 게 없다”는 발언과, “김정은은 미친 것 같다. 미친 거나 천재, 둘 중 하나”라는 발언을 하면서 “한국은 위대하고 훌륭하다.

내가 하는 일과 관련해 TV 4천 대도 방금 주문했다”면서 “삼성, LG, 샤프 등 이런 제품은 다 한국서 오는 것이고 그들은 막대한 돈을 번다”라고 했다.

이런 트럼프의 한국에 대한 태도를 한국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된 이후에 급조해서 만든 발언이라고 생각하는 한국인들이 대부분인데 트럼프는 4년 전인 2012년 초에도 공화당 후보로 똑같은 발언을 했다. 아니, 그보다 훨씬 전인 1990년 플레이보이지와의 인터뷰에서도”한국이나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나라들은 미국을 상대로 엄청난 돈을 벌고 있는데 왜 우리 가 돈 뜯기는 것도 모자라서 그들을 도와줘야 하냐”라는 인터뷰를 했다.

트럼프는 알고 보면 이 문제에서 아주 오래전부터 꾸준히 일관된 생각을 견지하고 있는 것이다.

대선을 위한 일시적 공약이 아니라 정립된 본인의 생각이다. 결론적으로 이게 설득력도 있으니 미국 시민들은 트럼프의 생각에 대해 긍정적으로 본다는 것이다.

한미 상호방위조약 6조를 보면, 한 국가가 일방적으로 통보한 후 1년 뒤 조약을 종지 시킬 수 있다. 대신 트럼프는 백악관에서 보상을 내놓으라는 말을 하면 한국이라면 2분 안에 내놓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발언도 했다.

무서운 건 미국이 정말로 한미 상호방위조약과 주한미군 철수를 두고 협박하면 정말로 ‘보상’을 내놓을 수밖에 없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국 입장에선 한미동맹이 깨지는 것이 재정적 손해는 양반이라 여겨질 정도의 초월적인 피해일 수 있으니… 당장 양대 거대 정당 둘이 모두 한미동맹을 강조하고 있는 정치판을 보자. 하지만 정말로 미국이 외교적 신뢰성을 모두 포기하는 이러한 행동을 할지는 의문이다. 한국이 미국과 가까운 이유 중 하나가 아무리 그래도 미국은 누구네들마냥 막 나가지는 않는다는 신뢰이다.

트럼프는 주한미군의 무조건적인 철수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고, 주한미군 주둔비용 분담률에 대한 조정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한국이 부담하는 주한미군 주둔비용은 1년에 1조 원 정도인데 트럼프의 생각으로는, 한국의 무역규모와 한국이 입는 수혜에 비해서 대가가 너무 적다는 것. 대한민국의 국방 신뢰도가 부족한 상황에서, 주한미군이 철수할 경우 한국 내 외국자본이 이탈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는 의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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