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백악관 기자실 폐쇄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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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백악관 관행이 없어질까 언론계 촉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새 대통령 취임에 반대하는 시위가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일어난 가운데 20일 도널드 트럼프는 제45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그러나 과거 미국의 대통령 취임에서 볼 수 없었던 역사상 최대 규모로 발생한 시위는 워싱턴 DC에서만 200명 이상이 연행되고, 경찰만도 10여 명이 부상했다. 시위대들은 “나의 대통령이 아니다”, “지금 그를 탄핵하자” 등의 문구를 들고 행진했다. 이날 백악관 인근 곳곳에서 최루탄과 섬광탄이 발사되는 등 하루 종일 어수선했다. 한편 트럼프의 백악관은 독립 이래 유지해온 백악관 기자실을 폐쇄할 것도 고려 중이라는 일부 언론 보도에 미 언론계는 물론 세계가 트럼프의 백악관을 주시하고 있다.
성 진 (취재부 기자)

트럼프반대시위

▲ 트럼프 취임 반대 시위를 하는 시민들.

CNN 등에 따르면, 20일 워싱턴 DC 등 수십 개 지역에서 시민과 활동가 수만 명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새 대통령 취임 반대 시위를 열었다.

가장 격렬한 시위가 일어난 워싱턴 DC에선 217명이 연행되고 경찰 6명이 부상을 입었다. 검은색 옷을 입은 반파시스트 시위대 ‘블랙 블록’은 백악관 근처 도심의 상점과 버스 정류장을 부쉈고 신문 가판대와 쓰레기통으로 길을 막고 불을 지르며 트럼프 취임에 격렬하게 반대했다. 경찰은 이들에게 최루탄과 섬광탄을 투입해 해산을 시도하면서 충돌도 빚어졌다.

한편 이날 백악관에 공식으로 입성한 도널드 트럼프가 백악관에서 기자들을 쫓아내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일부 보도에 백악관 기자단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최근 허핑턴포스트지는 도널드 트럼프의 팀은 수십 년 간 백악관 브리핑 룸에 있어왔던 기자단을 쫓아낼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허핑턴포스트지는 트럼프 대선 캠페인 당시 ‘괘씸죄’로 눈밖에 난 언론이다. 지난 14일, 에스콰이어는 차기 정권이 기자들을 백악관에서 ‘쫓아낼지도 모른다’고 보도했다.

이에 백악관 출입기자 단장 제프 메이슨은 지난 15일 오후에 성명을 내고 차후 백악관 공보비서 스파이서와 만나 “그들이 무엇을 제안하고 있는지 더 명확하게 알아보려 한다”고 말했다.

성명은 다음과 같았다.
<현재 브리핑 룸은 접근을 요청하는 모든 기자들에게 열려 있다. 우리는 그것을 지지하며 앞으로도 언제나 그럴 것이다. 백악관 출입기자단은 브리핑 룸과 웨스트 윙, 고위 공직자들에 대한 접근을 열어두기 위해 싸울 것이다. 우리는 백악관 현장의 기자들의 조사로부터 대통령과 고문들을 가리려는 모든 움직임에 격렬히 반대한다.>

또 베테랑 백악관 출입기자인 아메리칸 어번 라디오 네트웍스의 에이프릴 라이언도 지난 14일에 트윗에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다.
“백악관에서 기자들이 쫓겨나서는 안 된다. 기자들이 쫓겨난다면 우리가 언론에 있어 러시아와 중국과 다를 게 무엇인가.”

익명의 고위 관계자가 언론을 ‘야당’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백악관 인근의 백악관 컨퍼런스 센터나 아이젠하워 이그제큐티브 오피스 빌딩이 새로운 브리핑 장소로 거론된다고 한다.

지난 15일에 트럼프 측 주축 인사들은 언론 브리핑 장소를 옮기는 것을 고려했다고 시인했으나, 이는 기자실 폐쇄가 아니라 기자들을 더 많이 받기 위한 논리적 이유였다고 주장했다. TV 인터뷰에서는 기자들이 현재 있는 백악관 사무실에서 일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으나, 오래된 이 관행이 계속될 것이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언론이 ‘야당’

백악관기자실

▲ 백악관 기자 회견실.

백악관 출입 기자들이 백악관 안에서 일한 지는 한 세기가 넘었다. 1970년부터는 미디어 브리핑 룸에서 주로 일해왔다. 브리핑 룸에는 지정석이 49개 있으며, 수십 명의 다른 기자들이 옆에 서서 질문을 할 수 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최근 CBS의 ‘페이스 더 네이션’에서 차기 정권은 “국내와 전 세계에서 오는 관심을 가진 사람들과 언론들을 최대한 많이 수용하고 싶다”고 밝혔다.

NBC의 ‘미트 더 프레스’에서 차기 비서실장 라인스 프리버스는 아이젠하워 이그제큐티브 오피스 빌딩에 가면 기자들이 서너 배 더 많이 들어올 수 있으므로 ‘접근성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프리버스는 기자들이 백악관에서 계속 일할 수 있을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방송 후 ‘미트 더 프레스’의 호스트 척 토드는 ‘기자들을 백악관 밖으로 옮기는 것’은 전 세계 권위주의 정권에게 상징적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고 트위터에 썼다.

션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15일 폭스 뉴스의 ‘미디어버즈’에서 브리핑에 더 많은 기자들을 부르면 ‘더 큰 접근성’이 생길 것이라 말했다.

펜스, 프리버스, 스파이서는 모두 개별적으로 백악관은 18 에이커라고 말하며, 아이젠하워 이그제큐티브 오피스 빌딩으로 옮긴다 해도 백악관 안이라고 주장했다.

스파이서는 몇 주 째 백악관 출입 기자들에게 있어 ‘평소처럼 일했던 것은 끝났다’고 말해왔지만, 인수위원회는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는 기자들에게 말하지 않고 있었다.

트럼프 언론 담당을 맡은 스파이서는 1990년대에 시작된 관행인 매일 TV 브리핑을 없애는 것을 논의해 왔다. 브리핑 룸의 의자 배열을 바꾸는 것도 언급했는데, 이는 수십 년 동안 출입기자단이 담당했던 일이다.

백악관에서 기자들을 내보내는 것은 미국 대통령과 언론과의 관계에 상징적 변화를 일으킬 것이며, 트럼프가 꾸준히 비난하고 정당성을 부인하려 했던 언론과 트럼프와의 싸움을 더욱 키울 것이다.

2016년 선거 운동 동안 트럼프 측은 허핑턴포스트를 포함한 십여 개의 뉴스 매체를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행사에서 언론인들을 쫓아내고, 언론인들의 행동반경을 제한하고, 기자를 마구 밀치는 걸 용납하기도 했다. 트럼프의 언론 비난은 권위주의 지도자들의 행동과 비슷했다.

그는 기자들을 무대와 트위터에서 줄곧 비난했다. 대선 승리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유례가 없는 선거 운동 중의 트럼프의 언론 공격은 당선 후에도 계속될 거라는 두려움을 낳았다. 백악관과 기자들의 관계는 법보다는 선례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대선 하루 전에 허핑턴포스트는 “트럼프가 일간 브리핑을 그만두거나 기자들을 백악관에서 쫓아낸다 해도 막을 방법은 없다”고 보도했다.

가장 공격적인 탐사 보도는 브리핑 룸 밖에서 이뤄지지만, 기자들은 대중을 대신해 질문을 하기 위해서는 백악관 공무원들과 가까운 곳에 있어야 한다.

폭스 뉴스의 국내 뉴스 최고 책임자이자 전직 백악관 출입기자 단장인 에드 헨리는 지난 15일에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기자들이 1년 동안 백악관 컨퍼런스 센터로 옮겨야 했던 때를 떠올렸다.

“재앙이었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 당시 백악관 언론 담당이던 토니 스노우와 대통령을 볼 일이 훨씬 줄어서 아주 힘들었다. 백악관 안이 아닌 길 건너에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헨리가 방송에서 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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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취임사는 ‘미국 우선주의’ 강조

도날드트럼프도널드 트럼프가 지난 20일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에 공식 취임했다.

트럼프는 이날 정오 워싱턴 의회 의사당 앞 광장에 마련된 취임식장에서 존 로버츠 대법원장 앞에서 오른손을 들고 대통령 선서를 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사를 통해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강조했다. 트럼프는 기성 워싱턴 정치를 공격하며 변화를 약속했으며, 미국이 다시 강해지기 위해 미국인의 단결을 호소했다.

취임 선서 직후 마이크를 잡은 트럼프는 16분 동안 때로는 낮은 목소리로, 때로는 강경한 어조로 프롬프트에 뜬 취임사를 읽었다. 자신이 직접 쓴 취임사를 읽어가면서 톤이 높아지는 순간이 있었지만, 즉흥적인 코멘트는 없었다.

트럼프는 우선 자신의 취임이 단순한 권력 이동이나 정권교체가 아니라고 외쳤다. 정치인이 가졌던 권력을 국민에게 되돌려주는 날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정치인들이 번영했지만, 일반 국민에게는 혜택이 돌아가지 않았으며 공장은 문을 닫았다고 주장했다. “너무 오랫동안 수도의 작은 그룹이 정부의 성과물을 차지했다. 그들의 승리는 여러분의 승리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는 “오늘은 여러분의 날이다. 미국은 여러분의 나라다. 진짜 중요한 것은 어떤 당이 우리 정부를 통치하느냐가 아니라, 국민에 의해 정부가 통제되는 것”이라면서 “오늘은 국민이 다시 미국의 통치자가 된 날”이라고 외쳤다.

또 “미국이 다른 나라의 군대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며 동맹국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거듭 제기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1월 20일은 국민이 이 나라의 통치자가 된 날로 기억될 것”이라며 “오늘은 권력을 워싱턴에서 국민에게로 돌려주는 날”이라며 국민 위주의 정치를 강조했다.

‘국민의 시대’로 변화시키겠다고 선언한 트럼프는 곧바로 ‘미국 우선주의’로 화두를 옮겼다.

수십 년 동안 미국 산업을 희생하면서 외국의 산업을 번창하게 했고, 미국 군사력을 고갈시키면서 다른 나라의 군대를 지원했다고 비판했다. 또 미국을 보호하지 못하면서 다른 나라의 국경을 지켰으며, 어마어마한 돈을 외국에 쏟아부으면서도 미국의 인프라스트럭처는 절망적인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상황을 “미국에 대한 학살”이라고 정의하고 “미국에 대한 학살은 멈춰야 한다”면서 “지금 이 순간부터 미국 우선주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 우선주의의 연장선에서 보호무역을 강화할 것임을 내비쳤다.

“무역, 세금, 이민, 외교 등의 모든 결정은 미국인 노동자와 미국인 가정에 도움이 되도록 할 것”이라면서 “우리의 일자리, 우리의 국경, 우리의 꿈을 되찾아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나의 단순한 두 가지 원칙은 ‘미국산 제품을 사라! 미국인을 고용하라!’는 것”이라고 외쳤다.
트럼프는 미국인이라면 인종에 상관없는 단결과 애국심을 호소하기도 했다.

“애국심에 문을 열면 편견이 자리 잡을 여지가 없다”, “피부색이 검든, 갈색이든, 하얗든 우리 모두는 똑같이 애국자의 빨간 피를 흘린다. 우리는 모두 위대한 미국 깃발을 향해 경례한다”고 말했다.

“오늘이 국민의 정부 시작”

트럼프는 선거운동 기간 동안 그랬던 것처럼, “우리가 함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는 말로 연설을 마무리했다.

“우리는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 할 것입니다. 우리는 미국을 다시 자랑스럽게 할 것입니다. 우리는 미국을 다시 안전하게 만들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함께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 것입니다.”

이날 가랑비가 내리는 가운데 열린 취임식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내외와 상•하원 의원 그리고 외교사절 등 귀빈 1천여 명과 일반인 수십만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됐다.

취임 연설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에서 상•하원 의원들과 오찬을 한 뒤 백악관에 이르는 2.7㎞ 도로에서 90분간 차량 퍼레이드를 펼쳤다.

이어 백악관에 도착해 공식 업무를 시작했으며, 이날 밤에는 워싱턴 시내에서 열리는 3곳의 경축 무도회에 참석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미국인들의 비호감도가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허핑턴 포스트가 21일 보도했다. 심지어 호감도보다 비호감도가 높게 나타났다는 소식이다.

이 신문은 16일 미국 여론조사기관 갤럽에 따르면 지난 4∼8일 전국의 성인남녀 1천32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트럼프 당선인의 비호감도는 55%로 집계됐다.

이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 직전의 18%에 비해 3배 이상 높은 것이자 이전 조지 W. 부시(아들 부시),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때의 36%, 26%보다도 월등히 높은 것이다.

반면 트럼프 당선인의 호감도는 40%에 그쳐 전임자들보다 크게 낮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78%, 부시 전 대통령은 62%, 클린턴 전 대통령은 66%의 호감도를 각각 기록한 바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소속 정당 내 호감도 역시 82%에 그쳐 전임자들보다 낮았다.
오바마(민주당•95%), 부시(공화당•97%), 클린턴(민주당•92%) 등 전•현직 대통령 3인은 모두 취임 직전 소속 정당 내 호감도가 90%를 웃돌았다.

의회전문지 더 힐은 “전임자 3명과 비교할 때 대통령 취임 직전 기준으로 비호감도가 호감도보다 높은 유일한 당선인”이라고 전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 당선인 역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전임자들보다 비호감도는 높고 호감도는 낮아 트럼프 당선인과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펜스 당선인의 비호감도와 호감도는 각각 37%, 42%로 조사됐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경우 비호감도와 호감도가 각각 29%, 52%였으며 이전의 딕 체니 전 부통령은 23%와 61%, 앨 고어 전 부통령은 22%와 63%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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