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중앙일보, 벼룩시장상대로 저작권 손해배상 청구한 내막

■ 지난달 27일 뉴욕남부연방법원에 소송 제기

■ 손해배상청구액 -기사 1건당 15만 불 청구

■ 제목은 물론 기사 몽땅 베낀 증거 6건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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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룩시장 외에도 유사한 기사도용 확인하는 대로 줄 소송 예고

기사 무단도용 정보지들
더 이상 남의기사 도둑질 못한다

지난해 보스톤의 한인인쇄매체를 대상으로 상표권과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던 뉴욕중앙일보가 올해는 새해벽두부터 뉴욕지역 벼룩시장 등을 상대로 저작권침해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 놀라운 것은 손해배상 청구액이다. 무단으로 도용한 기사 1건당 15만 달러씩을 요구했다. 더구나 뉴욕중앙일보는 벼룩시장 외에도 유사한 도용사건을 확인하는 대로 해당매체와 해당사업주를 피고에 추가시킬 것이라고 밝혀 무더기 줄 소송을 예고했다. 뉴욕지역에서 주 2-3회 발행되는 정보지들이나 일부 주간지들이 일간지와 주간지 기사 등을 무더기로 베끼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일이지만 이들 업체들이 너무 영세해 소송실익이 없다는 이유로 도용을 당하면서도 아무런 대응책을 강구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뉴욕중앙일보가 칼을 뽑아듦으로서 향후 벼룩시장 매체뿐 아니라 유사 정보지들의 무단도용매체들이 철퇴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주중앙일보가 벼룩시장을 상대로 낸 저작권 침해소송 내용을 짚어 보았다.
박우진(취재부기자)

벼룩시장뉴욕중앙일보가 지난달 27일 뉴욕동부연방법원에 벼룩시장 등을 대상으로 저작권침해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본지 취재결과 확인됐다. 뉴욕중앙일보는 소송장에서 피고가 뉴욕 플러싱의 33-70 프린스스트릿 601호에 주소지를 둔 ‘벼룩시장’이라고 명시했다.
또 벼룩시장의 다른 명칭인 코리안아메리칸타임즈도 피고로 명시했다. 소송장에 따르면 벼룩시장이 뉴욕중앙일보기사를 저작권자의 허락도 없이 무단으로 도용했으며, 그것도 뉴욕중앙일보가 발행된 다음날 날짜의 벼룩시장에 게재했다고 주장했다. 즉 신문이 나오자마자 벼룩시장이 자신들의 기사를 무단으로 도용했다는 것이다. 신문기사뿐 아니라 뉴욕중앙일보 웹사이트에 게재된 기사까지도 중앙일보의 허락 없이 마구잡이로 베껴 씀으로서 뉴욕중앙일보의 저작권을 침해한 것은 물론 영업상 손실을 초래했다고 강조했다.

토씨하나 틀리지 않고 무단 도용해 발행

이 소송장에서 뉴욕중앙일보는 벼룩시장이 무단 도용한 6건의 기사를 증거로 제출했다.
지난해 9월 15일부터 19일까지 불과 닷새간만 조사해도 하루에 2-3건을 베껴 쓴 날도 있다는 것이다. 뉴욕중앙일보는 지난해 9월 19일자 신문에 게재된 ‘미주한인 중장년층 한국드라마 너무 좋아요’라는 기사가 바로 그 다음날은 9월 20일 벼룩시장에 거의 유사한 제목과 내용으로 게재됐다고 밝혔다. 증거를 확인한 결과 벼룩시장은 9월20일자 B5면 톱으로 이 기사를 게재했으며 제목은 ‘한인중장년층 한국드라마 제일 좋아’로 제목이 사실상 똑같다고 볼 수 있을 정도였다.
제목뿐 아니다. 기사 첫 문장을 살펴보자 ‘토시’ 한자 틀리지 않고 똑 같았다. 그 다음 문장도, 또 그다음 문장도 동일했다. 기사전체분량은 벼룩시장이 뉴욕중앙일보보다 적었지만 사실상 그대로 베꼈음이 명백했다.

재미난 것은 뉴욕중앙일보가 이 기사의 소스로 제시한 ‘한국방송 다시보기 쿨리’가 유독 미주중앙일보에서만 지난해부터 집중 보도됐다는 것이다. 네이버에서 ‘한국방송 다시보기 쿨리’를 검색한 결과 오로지 미주중앙일보만이 이 업체를 집중 보도했으며, 주로 서비스제휴, 채널확대, 단말기 무료서비스 등, 이른바 업체 소개 성격의 기사였다. 이 업체가 오로지 미주중앙일보에만 보도된 것은 특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중앙일보 계열사에만 보도자료를 제공했을 수도 있고 다른데도 보도자료를 제공했지만, 기사가치가 없어서 보도하지 않았을 수 있다.

미주중앙일보는 ‘특정드라마는 다시보기 쿨리를 통해서 봐야 심장이 쿵쿵 뛴다’, ‘한국방송 다시보기 쿨리 정말 쿨하네’, ‘우리쿨리 고공행진’등 낯뜨거운 기사를 줄줄이 내보낼 정도로 이 회사 홍보에 열을 올렸다. 미주중앙일보는 ‘미주한인 중장년층 한국드라마 너무 좋아요’라는 기사도 30면의 톱기사로 보도된 것으로 밝혀졌다. 적어도 쿨리만큼은 거의 중앙일보만 단독으로, ‘특종’처럼 내보내는 기사이다보니, 다른 데 게재될 리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 벼룩시장이 그 기사를 게재한 것은 명백히 뉴욕중앙일보의 도용인 것이다.

소송장기사 무단도용 정보지들에 철퇴소송

LA중앙일보는 지난해 9월 16일자 1면 사이드 톱으로 ‘둘로 나뉘는 나성영락교회’라는 기사를 게재했다. 벼룩시장은 이를 바로 그다음날인 9월 17일 B6면에 ‘미 최대한인교회 나성영락교회 2개로’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얼핏 보면 제목이 똑같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기사제목의 뉘앙스는 사실상 동일한 것이다.

중앙일보 제목에 들어간 정보는 2가지다. ‘나성영락교회’와 ‘2개’로 볼 수 있다. 벼룩시장의 제목은 이 두 가지를 모두 포함하며 1가지 정보를 더 더했다. ‘미 최대한인교회’라는 것이다. 이 처럼 제목이 명목상 다르긴 하지만 제목이 전하는 정보가 거의 일치해 제목도 베낀 것으로 간주할 수 있을 정도다. 더 큰 문제는 기사의 문장이다. 벼룩시장이 첫 번째 문장부터 LA중앙일보를 줄줄이 베껴 쓰고 있다. 심지어 교인의 말을 인용한 문장은 물론, 그 문장의 속의 괄호 처리한 부분까지도 똑 같았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7개 문장이 모두 똑같았던 것이다.

뉴욕중앙일보는 9월 19일자에 ‘경찰 증오 20대 흑인청년, 광란의 총격난동’이란 기사를 3면 톱으로 게재했다. 벼룩시장은 어김없이 이 기사를 제목까지 그대로 베껴서 다음날인 20일자 A7면 톱으로 실은 것으로 확인됐다. 뉴욕중앙일보가 영자지를 번역해서 실은 기사를 벼룩시장이 그대로 베껴서 실었다. 제목과 기사까지 베꼈다.

뉴욕중앙일보의 9월 16일자 기사 ‘버겐카운티 젊은 층 부모와 동거 중’이란 기사는 바로 그 다음날 벼룩시장에 ‘버겐카운티 젊은 층 51%, 부모와 함께 산다’란 제목으로 실렸다. 6문장의 기사는 토씨하나 틀리지 않고 똑같았다.
LA중앙일보 9월 15일자 1면 사이드톱 ‘전복 불법채취 12만 달러’라는 기사를 게재했다. 전복을 불법으로 채취하다 적발된 한인들에게 12만 달러의 벌금이 부과됐다는 내용이다. 마지막 한두 문장만 다를 뿐 기사 첫 문장부터 똑 같았다. 뉴욕중앙일보가 9월 15일자에 미국언론에 보도된 기사를 번역해, ‘뉴욕주 검찰, 트럼프재단 조사 착수’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벼룩시장은 9월 17일자 A33면 톱으로 기사 첫 문장부터 판박이였다. 이처럼 벼룩시장은 뉴욕중앙일보나 LA중앙일보 기사를 그대로 베껴서 신문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기사 1건당 무려 15만 달러 배상 청구

뉴욕중앙일보는 벼룩시장의 이 같은 행위가 저작권침해, 상표권법인 랜함법 위반, 디지탈밀레니엄저작권법 위반, 뉴욕일반상법 위반, 뉴욕상법상 허위광고혐의, 공정경쟁법위반, 부당이득취득, 부당간섭 등에 해당된다고 주장했다.
뉴욕중앙일보는 일단 이 사건에 판결이 내릴 때까지 저작권을 도용한 기사를 게재한 신문을 일체 발행하지 못하도록 TRO신청했으며, 저작권 침해기사들을 전체삭제하고, 웹사이트에서도 내리며, 피고가 저작권 침해를 통해서 얻은 수익, 이로 인한 원고의 손실, 원고의 소송비용등을 배상하라고 요구했다.

놀라운 것은 뉴욕중앙일보의 손해배상청구액이다. 도용기사 1건당 무려 15만 달러를 배상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뉴욕중앙일보가 불과 5일 동안 도용기사만 6건에 달한다고 밝혀 만약 소송주장이 그대로 재판부에 받아들여진다면 배상액이 무려 90만 달러에 이른다. 6건 배상액만 받아들여지더라도 벼룩시장을 파산위기로 몰아넣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좌측은 중앙일보, 우측은 벼룩시장

▲ 좌측은 중앙일보, 우측은 벼룩시장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이 소송이 무한대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뉴욕중앙일보는 피고에 벼룩시장은 물론 JOHN DOES 1-100, XYZ 1-100 을 명시했다. 지금은 이름을 특정할 수 없지만 자연인 1백명, 법인 1백개로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벼룩시장처럼 자신들의 기사를 도용한 언론매체와 사업주를 찾아서 계속 피고를 추가할 것임을 명백히 밝힌 것이다. 바야흐로 기사 무단도용에 철퇴가 가해지게 되는 것이다.

기사도용 정보지들에 유사소송 잇따를 듯

한편 뉴욕중앙일보는 지난해 4월 25일 뉴욕주 퀸즈카운티지방법원에 매사추세츠주 보스톤의 한인매체 로순워터박유한회사를 상대로 상표권 및 저작권 침해소송을 제기했었다. 이 소송장은 지난해 5월 4일 피고에게 송달됐다. 하지만 소송을 제기한지 8개월이 지나도 피고는 답변서 한 장 내지 않은 채 ‘배째라’라는 자세로 버티고 있다.
이제 뉴욕중앙일보가 재판부에 궐석판결을 요청하면, 중앙일보의 승소가 명백한 상황이다. 승소판결을 받아도 이처럼 영세매체들로 부터 손해배상을 받아내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문을 닫는 것이 고작이지만 그래도 이 같은 소송을 통해 이 같은 잘못된 관행과 버릇을 고쳐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기사 무단도용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바로 지금 이 순간에도 수없이 발생하고 있다. 단순한 도용에 그치지 않는다. 도용한 기사에다 버젓이 ‘단독’이라고 붙이고 특종이라고 주장하는 파렴치한 중앙일간지들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도무지 염치를 모르고 기사를 도둑질한 사이비 언론들을 도륙할 철퇴가 필요한 세상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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