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틴에이저 때부터 관계 남성 상대로 공갈 갈취
집요한 공갈협박에 시달려온 男子들
견디다 못해 경찰 신고로 ‘쇠고랑’
25세의 한인 여성이 틴 에이저 시절부터 온라인을 통해 여러 남자들을 사귀면서 “임신했다”, “직장에 우리의 불륜을 알리겠다”, “부인에게 우리 관계를 폭로하겠다” 등등으로 협박해 수백 달러에서 수십만 달러까지 갈취해오다가 끝내 FBI와 시애틀 경찰 공조 수사망에 걸려 지난해 12월 시애틀 검찰에 공갈 협박 등 4가지 혐의로 기소됐다. 기소장에 따르면 현재 25세의 엄슬기(Seul Ki Yum)씨는 6년 전부터 OKcupid 등을 포함해 여러 개의 데이트 사이트를 통해 시애틀 지역에서 소위 ‘잘 나가는’ 남자들을 만나 잠자리를 한 후 임신도 안했으면서 “임신했으니 낙태 비용을 달라” 등으로 돈을 뜯어냈다. 이렇게 갈취한 돈 액수 만도 수십만 달러에 달했다. 이 여성에게 걸려든 남자들의 추태도 볼만했다. 이 같은 엄씨의 수법에 걸려든 남자들은 회사의 CEO도 있고, 현직 변호사도 있고, 병원 레지던트도 포함됐는데, 기소장에 나타난 피해자만도 7명이나 되었다. 그 한 명 한 명이 당한 사건 내용을 기소장을 중심으로 이른바 시애틀 한인 꽃뱀으로 불리는 엄슬기 씨의 아연실색할 충격적인 행태를 따라가 보았다.
성 진 (취재부 기자)
시애틀 경찰과 킹 카운티 검찰 기소장에 나타난 한인 여성 ‘꽃뱀’과 여기에 걸려든 남자들의 행태를 보면 가관이다. 걸려든 남자 대부분은 사회적 지위가 있어 자신이 ‘콜걸’ 같은 여성과의 불륜이 알려지는 것을 두려워 여자가 요구하는대로 순순히 돈을 주다가, 막판에 더 이상 견디지 못하자 경찰에 신고하기에 이르렀다.
어떤 남자는 실제로 잠자리를 갖지 않았으면서도 OKcupid라는 사이트에서 여자를 만났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가족들에게 외면당할까 두려원 돈으로 ‘입막음’을 하기에 전전긍긍했다. OKcupid는 “지구상에서 가장 자유로운 교제 사이트”라고 선전하면서 여성들이 자신의 사진과 연락처를 알리며 유혹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
한인 ‘꽃뱀’은 남자들의 약점을 적절하게 이용해 6년 동안에 7명의 남자로부터 30여만 달러를 갈취했다. 이 여성은 19세 틴에이저 때부터 본격적으로 남성 편력을 시작했는데, 나이가 들수록 대담해지면서 돈 요구 액수도 높아져 갔다.
피해자-A
피해자 A는 6년 전인 지난 2010년 7월에 OKcupid라는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당시 19세인 한인 여성 염씨와 처음 만났으나 둘은 이내 헤어졌다. 그 후 2년이 지나 다시 만나 데이트를 시작했다.
하지만 A는 당시 21세의 엄이란 여성이 자신의 직업 등에 대하여 거짓말을 자주하고 , 또한 다른 남성과도 데이트를 하는 것을 수상하게 여겨 지난 2012년에 1년간 접근금지명령을 신청해 엄이 자신에게 접근하는 것을 금지시켰다.
그런데 엄씨는 접근금지명령 1년 기간이 지나자 2013년 11월 11일에 A에게 <안녕! 그동안 내가 당신의 아기를 임신해 낙태를 했는데, 반반씩 부담하는 것이 좋으니 400 달러를 보내라>라는 문자를 보냈다. 이 같은 문자를 받은 A는 기겁하면서 일단 400 달러를 보내 주었다.
그러자 다음날 여자는 다시 문자를 보내 <내가 임신해 낙태까지 하는 바람에 피해를 엄청 입었다> 면서 <다시 400 달러를 더 보내라>고 했다. 하지만 A가 돈을 보내지 않자, 여자는 계속해 문자로 <만약 돈을 안 주면 직장으로 찾아갈 것이고 직장 동료들에게 이야기하여 망신을 주겠다>고 공갈을 쳤다.
그리고는 <매달 600 달러를 보내라>고 요구했다. 견디다 못한 A는 경찰에 신고했다.
피해자 -B
B는 시애틀 지역의 한 병원에서 잘 나가는 레지던트인데 지난 2013년 3월에 OKcupid를 통해 엄씨를 만났다. 당시 23세인 엄씨는 레지던트 의사를 전번 남자인 A를 다루듯이 했다. 그런데 좀 더 심했다.
그들은 만나서부터 잠자리를 했다. 그런데 B가 여자에게 다른 남자를 만나는 것 같다고 불평하자, 여자도 똑같이 <너도 마찬가지다>면서 서로 불평을 했다.
서로 데이트를 중단한지 수주 후에 여자는 B에게 문자를 보내 <내가 임신을 했는데, 아기를 낳으려고 한다. 그러니 양육비를 준비하든가, 아니면 다시 나와 데이트를 하자. 그러면 내가 낙태를 고려해 보겠다>고 했다.
그래서 B는 정말로 여자가 임신을 했는지 알아보기 위해 데이트에 응했다. 그러자 엄씨는 <내가 벌써 낙태를 했다>고 거짓말을 했다. 이에 B가 다시 데이트에 응하지 않자, 여자는 <나는 정말로는 낙태를 안 했다. 아직 임신 중이다. 알아서 해라>라고 문자를 보냈다.
수주가 지나자 여자는 <내가 낙태를 했으니 일단 750 달러를 보내라>고 했다. 이에 B는 750달러를 보내주었다. 그러자 여자는 다시 1,050 달러를 보내라고 했다. B는 다시 1,050 달러를 보내주었다.
이러는 사이 B는 다른 여성과 사귀고 있었고, 결혼까지도 생각하게 되어 약혼까지 하는 사이가 되었다.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된 엄씨는 지난 2013년 9월에 다시 B에게 문자를 보내 <만약 15,000 달러를 보내지 않으면, 당신 약혼자에게 우리 관계를 폭로할 것이다. 그 여성에게 ‘너희들이 데이트할 때 그 남자는 나와도 데이트했다’는 사실을 알리겠다>고 했다. 역시 여자는 문자에서 <당신의 직장 동료들에게도 우리 관계를 폭로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B는 여자가 요구한 15,000 달러를 수차례에 걸쳐 ‘입막음’ 조로 나누어 지불했다. 그런데 15,000 달러를 모두 받고 난 여자는 다시 3,000 달러를 요구하면서 <만약 안 해주면, 당신이 나와 잠자리할 때의 나체 사진을 인터넷에 퍼뜨리겠다>고 했다. B는 울며 겨자 먹기로 또 3,000 달러를 보냈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해가 바뀌어 2014년이 되자, 여자는 B에게 다시 문자를 보내 약혼자에게 주기 위한 약혼반지를 팔아서 자기에게 달라고 했다. 만약 불응하면 둘 사이 관계를 인터넷으로 유포시키겠다고 협박했다. 이에 B는 <더 이상 공갈하면 경찰에 고발하겠다>고 최후통첩을 보냈다. 그러자 여자는 B의 누드 사진을 약혼자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더 이상 참을 수 없게 된 B는 경찰서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그가 3년 동안 엄씨에게 준 돈이 무려 24,000 달러였다. 다행히 약혼자를 위해 구입한 반지는 그대로 있었다. 하지만 약혼자가 기다려 줄지는 의문이다.
피해자-C
2014년 4월 중순경 엄씨는 부유한 가정의 기업체를 운영하는 한 남성 C를 Tinder라는 사이트를 통해 만났다. 처음 2주간 데이트를 한 여자는 상대방 남성 C가 자신의 문자 메시지에 즉각 답신을 보내지 않자, 데이트를 중단했다.
그리고는 6월에 문자를 보내 <당신과 데이트하는 동안 내가 피임을 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사실은 거짓말이었다>면서 <당시 아이를 임신을 했기에 낙태를 해야 하니 의료 비용을 보내라>고 했다. 만약 낙태 비용을 물지 않으면 임신한 아기의 양육비를 청구할 터이니 알아서 해라>면서 1,000 달러를 요구했다. 다른 피해자들과 똑같은 수법이었다.
이 같은 요구에 C가 반응이 없자 여자는 다시 문자를 보내 <그러면 애를 낳고 양육비를 청구하겠다>고 공갈쳤다. 더 나아가 <당신의 직장에 가서 망신을 주고 당신의 어머니가 근무하는 학교에 가서 어머니에게도 망신을 주겠다>고 협박했다.
결국 C는 여자에게 1,000 달러를 보내 주었다. 그러자 여자는 이번에는 <나는 낙태를 하지 않을 것이고, 당신을 성추행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공갈을 쳤다.
역시 참다못한 C도 엄씨를 상대로 접근 금지령을 법원에 신청하고 경찰에도 신고했다.
피해자-D
지난 8월에 시애틀 경찰국은 버클리에 소재한 고급 포도주 소매상을 수사하게 됐다. 왜냐하면 소위 ‘폰지사기 수법’으로 포도주 농장 거래를 하던 이 소매상을 조사하던 FBI가 사건 연루자의 금전 관계를 파헤치다가 수십만 달러가 이상한 계좌로 흘러간 것을 포착하고 수사하던 중 문제의 돈이 엄씨의 은행 계좌로 입금된 것을 수상하게 여기면서 ‘꽃뱀’ 임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이 사기업자 D는 존재하지도 않는 포도주 농장을 실제로 있는 것처럼 속이고 수백만 달러로 거래하는 것을 인지한 FBI가 수사하던 중 이 사기꾼이 24만 달러를 엄씨의 계좌로 입금시킨 것이 나타났던 것이다. 사기업자도 엄씨의 미끼에 걸린 피해자였다.
사기꾼 D는 수사관에게 자신이 2014년 중반부터 캘리포니아주에서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엄씨를 만나게 되어 성관계를 가지면서 끝내 돈을 요구하는 협박에 시달려 금전을 주기 시작했다고 토로했다.
여자는 D에게 만약 돈을 안 내놓으면 D의 부인과 가족에게 불륜 사실을 알리겠다고 협박 해 D는 거의 2년간 매달 10,000 달러를 여자에게 지불했다고 수사관에게 털어놓았다.
FBI는 엄씨와 D 간에 주고받는 협박성 대화를 녹음했다.
그래서 FBI와 시애틀 경찰이 공조수사로 엄씨는 지난해 10월 17일 또 다른 남성에게 돈을 뜯는 현장에서 체포됐다.
피해자-E
경찰이 엄씨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엄씨의 은행 계자에 2장의 수표로 $7,600 이란 돈이 입금 된 것을 발견했다. 경찰이 수표 주인을 찾아 인터뷰한 결과 이 남자도 엄씨에게 협박을 당하여 돈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남성은 유부남이며, 직업이 변호사로 소개팅 웹사이트를 통해 엄씨를 만났다고 했다.
처음 피해 변호사 E는 수사관에게 엄씨와 만나 단순히 몇 번 커피만 마셨지 성관계는 전혀 갖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엄씨는 자기 룸메이트가 이 변호사 E의 부인을 알고 있는데 만약에 돈을 주지 않으면 부인에게 엄씨와 만난 것을 폭로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변호사 E는 6,700 달러 짜리 수표를 엄씨 룸메이트에게 “학비” 명목으로 쓰라고 주었다. 그러자 여자는 그 수표를 받고는 자기 룸메이트가 6,700 불은 적다고 불평을 했다면서 1,000 달러를 더 뜯어 냈다. 또 여자는 자기도 수천 달러 하는 가방이 필요하니 돈을 달라고 요구했다.
E는 더 견딜 수 없어 자기 부인과 자기 변호사 사무실 파트너들에게 엄씨와의 관계 사실을 고백했다. 피해자의 파트너 변호사는 엄씨에게 편지를 써 더 이상 이 남자를 괴롭히면 법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 경고했고 엄씨는 일단 공갈을 멈췄다.
피해자- F
‘꽃뱀’ 엄씨를 수사하던 경찰은 또 다른 한 유부남도 엄씨의 섹스 공갈 행위로 3,000-4,000를 뜯긴 것을 찾았다. 하지만 피해 남성은 자신은 2014년에 딱 한번 커피 샵에서 엄씨를 만났을 뿐인데, 2주 후부터 엄씨가 그 온라인 데이팅에서 만난 것을 기회로 아내와 가족에게 알리겠다며 돈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피해 남성 F는 회사 체크로 1,000 달러를 주기 시작하면서 계속 수 차례 돈을 건넸다.
몇 주가 지나자 이제는 한수 더 떠서 <나는 당신의 아들의 아기를 임신했다. 낙태를 시킬 터이니 800 달러를 보내라>고 했다.
하지만 피해자 F는 이 같은 요구를 물리치고, “엄씨가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이라며 “나는 그녀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소장에서 밝혔다.
피해자-G
지난해 시애틀 모 기업의 CEO인 G는 자식도 있는 유부남으로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엄씨와 만나게 됐다. 그들은 만나자마자 시애틀 인근 벨에뷰에서 처음 성관계를 가졌다.
잠자리를 끝낸 여자는 G에게 ‘내가 요즘 직업이 없고, 아파트도 얻어야 한다’면서 돈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만약 돈을 안 줄 경우, 가정과 직장에 알릴 수도 있을 것임을 은근히 내비쳤다.
“아차! 내가 당했구나!”라고 느낀 G는 경찰에 신고해 ‘접근금지명령’을 요청했다. 이러자 엄씨는 G를 강간 혐의로 맞고발을 하기에 이르렀다.
이쯤 해서 사태 파악을 한 시애틀 경찰서는 FBI의 도움을 얻어 위장술을 쓰기로 했다. 피해자 G의 몸에 비밀 도청장치를 하고 엄씨를 만나도록 했다. G는 여자에게 우선 1,000 달러를 보냈다. 그러자 여자는 9,000 달러를 더 요구했다. G는 우선 5,000 달러를 주겠다고 했다.
지난해 10월 17일 약속 장소에 나타난 엄씨는 계속 돈을 다 안 주면 부인과 가족에게 알리겠다고 공갈을 쳤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수갑을 든 경찰이 나타났다.
엄씨는 나중 경찰 심문 과정에서 공갈협박을 했다는 점을 인정했다고 기소장에 쓰여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