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구속으로 가시화되는 홍씨가문 역성혁명 시나리오

▶홍라희 여사는 이부진사장을 이재용 대타로 염두에 두고

▶홍석현 회장은 Jtbc 최순실보도 여세 몰아 대통령 꿈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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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구체화되는 삼성의 역성혁명 ‘부와 권력, 동시에 거머쥐나?’

‘더 이상 이재용의 삼성은 없다?’

삼성그룹 총수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구속 수사를 받게 됐다. 물론 구속 수사가 곧 유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국내 최대 기업, 세계적 글로벌기업 삼성은 총수 첫 구속이란 사태에 직면하며, 충격에 빠졌다. 2월 17일 법원은 “새롭게 구성된 범죄혐의 사실과 추가로 수집된 증거자료 등을 종합할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도 불가피해졌다. 당초 삼성은 이건희 회장이 살아있는 동안 지주회사 설립 등 경영권 승계를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국민연금을 동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건도 큰 틀에서는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경영권 승계작업도 당분간 올스톱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오히려 경영권 승계의 관심은 이재용 부회장이 아닌 홍라희여사에게로 쏠리고 있다. 이 부회장이 기소되어 재판에서 유무죄를 다투어 결론을 내려면 적어도 3년 가까이 걸린다. 지금도 병상에 누워 있는 이건희 회장에게 그동안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이럴 경우 홍 여사가 이 회장의 지분을 물려받아 삼성그룹 경영권에 키를 쥐게 된다. 삼성이 이 씨 일가가 아닌 홍 씨 일가에 의해 좌지우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이재용홍라희 여사는 삼성그룹 최대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지분을 이재용 부회장보다 더 많이 가지고 있다. 홍 관장이 가진 삼성전자 지분은 0.77%이며 이 부회장은 0.6%다. 와병중인 이 회장의 지분은 3.38%인데, 이 회장의 건강에 더 큰 문제가 발생할 경우 지분의 상당부분이 홍 여사에게로 갈 수 있다. 홍 여사의 역할 변화가 얼마든지 있을 수 있고, 홍석현 회장도 이런 가운데 어느 정도의 입김을 발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것이 홍 여사가 삼성그룹 경영 일선에 직접 나선다는 의미는 아니다. 홍라희 여사가 주도해 그의 동생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 삼성그룹 경영에 개입하거나 혹은 이재용 부회장의 동생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경영일선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이런 관측은 <선데이저널>이 최순실 사태가 불거졌을 때 이미 예견한 바다. 점차 현실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을 뿐이다.

홍라희 여사가 그룹경영 전반 좌지우지 예상

당장 이 사장 등판론이 힘을 얻고 있다. 이 사장은 ‘리틀 이건희’라고 불릴 정도로 외모나 경영 스타일, 승부사 기질 등에서 부친을 빼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0년 12월 호텔신라 사장에 취임한 후 7년간 호텔사업 부문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경영능력을 입증해왔다. ‘승계구도 재편설’은 외신에서부터 주목했다.

지난달 이 부회장에 대한 1차 구속영장이 시작되자 블룸버그는 삼성의 후계구도가 혼란에 빠졌다는 분석을 내놨다. 블룸버그는 이 부회장의 동생인 이부진 사장이 일정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점쳤다. 가부장적인 풍토의 기업에서 (여성 오너가) 일대 지각변동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본 것이다. 이런 흐름은 주가에서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된 날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 삼성그룹 계열사 대부분이 하락했다. 반면 호텔신라는 이날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생겨난 ‘총수 공백’을 동생 이부진 사장이 메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이 사장에 대한 기대감은 이번 특검에서도 주목받은 바 있다. 최근 최순실 씨가 이건희 회장의 부인이자 이재용 부회장과 이부진 사장의 모친인 홍라희 씨가 이 부회장보다 이 사장을 추켜세우는 발언을 했다는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의 주장이 나오면서다.

박 전 전무는 2015년 독일에서 삼성의 지원을 받은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의 승마훈련을 도와주는 등 최순실씨와 삼성과의 관계를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박 전 전무는 지난해 말 검찰 특별수사본부 조사에서 “최씨가 ‘이 부회장이 꼭 삼성그룹의 후계자가 돼야 한다. 그래야 국가 경제가 발전한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최씨가 ‘홍라희씨가 이 부회장을 탐탁지 않아 한다. 홍 씨는 딸 이부진씨하고만 친하고, 동생(홍석현 중앙일보·JTBC 회장)과 함께 자기가 실권을 잡으려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또 박 전 전무는 “최씨가 ‘한화는 의리 없는 사람들이라서, 삼성 같은 데서 맡아야 승마협회가 발전할 것’이라 말했다”고 털어놨다.

이부진 급부상

주목할 만한 점은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에 따른 경영권 승계 작업의 차질이 특검, 대선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여기서 주목할 인물이 바로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다. 본지는 지난 1월 19일 홍 회장의 대망론을 보도한 바 있는데, 홍 회장의 대선 출마는 물밑에서 순조롭게 진행되는 분위기다.

홍 회장이 최근 본국에서 외부활동을 부쩍 늘인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홍 회장은 1월 1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리셋코리아: 내가 바꾸는 대한민국’ 행사 환영사에서 “광화문 광장의 촛불을 보면서 많은 반성을 했다”며 “어떻게 하면 촛불에서 확인된 민심이 하나로 모여 희망찬 나라가 다시 설 수 있을까”라고 물었다. 홍 회장은 “‘이게 나라냐’ 하는 말이 어느새 유행어가 되었다.

삼성3하지만 한탄만 하고 있을 수가 없다”며 “고민 끝에 작은 결론을 내리게 됐다. 바로 ‘리셋코리아’다. 나라의 기본을 다시 세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홍 회장은 “몇몇 지도자가 세상을 바꾸는 시대가 아니라 온 시민이 함께 미래를 열어가는 시대를 만들어야 한다”며 “시민이 원하는 나라, 시민이 원하는 미래를 시민이 나서서 디자인해보자”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홍 회장의 발언은 단순히 언론사 사주의 말이라기보다는 정치인의 말에 가깝다. 또한 리셋코리아에 참여하는 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진보와 보수 인사들이 망라되어 있다. 얼핏 보기에는 정부각료 명단 같았다.

본지 보도로 홍 회장의 대망론이 불거지면서 급기야는 홍 회장이 대선 출마를 공식적으로 부인하는 일도 있었다. 홍 회장은 2월 9일 ‘2017 학교법인 원광학원 보직자 연수’ 특강에 앞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의 관련 질문에 “헛걸음하게 해서 미안하다”면서 “낭설이 퍼진 것 같다”고 말했다. 홍 회장은 “누가 그런 말을 했는지 알려달라. 헛소문이다”라면서 “서울에서 내려오는 길에 저도 이런 말이 돌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거듭 소문이 사실이 아님을 강조했다.

하지만 정작 이날 홍 회장은 ‘경청에서 얻은 나라를 위한 10가지 소망’을 주제로 한 특강에서 “지금은 태풍전야의 위기지만 기회이기도 하다”면서 “모두가 힘을 모아 국가를 개조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밝혔다. 홍 회장은 구체적으로 ▲여야 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미래를 위해 진지하게 대화하고 실천할 것 ▲개헌과 대연정을 통한 대통합 ▲대통령 권력을 나누는 개혁 ▲정당과 정치인의 권력을 국민에게 돌려줄 것 등 자신이 여러 원로, 전문가 등과 만나 경청한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한 ‘나라를 위한 10가지 국민의 소망’을 소개하기도 했다.

헌재, 탄핵 결정 후 출마 공식화 가능성

홍 회장이 대선 출마설을 부인했지만 중앙일보 안팎에서는 헌법재판소의 탄핵결정이 나면 이를 본격화 할 가능성이 높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헌재 결정이 내려지기 전까지는 신중한 행보를 보이면서, 그 이후에는 그동안 준비해온 것을 바탕으로 대선에 도전해보겠다는 것이다.

홍 회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입신양명’의 야욕을 드러내어 왔다. 대표적인 것은 2006년 유엔사무총장 도전의사를 드러냈던 일이다. 당시 유엔 사무총장은 대륙별로 돌아가면서 호선하는 시스템이었는데, 2007년 차기 유엔 사무총장이 아시아 몫이었다. 원래 이 사무총장 자리를 노렸던 인물이 바로 홍석현 회장이었다.

제3의제국당시 그는 유엔 사무총장을 거치고 대통령에 도전하겠다는 플랜을 세웠다고 알려지는 야심가였다. 그는 이 플랜의 첫 단계로 2005년 노무현 정부 주미 대사가 되었다. 그런데 그 해 말 갑작스럽게 터진 삼성 X-파일 사건으로 중도하차했다. 홍 회장의 불행은 반기문의 행운이 되었다. 승진과 출세에 동물적 감각이 뛰어난 반기문 당시 외교부 장관은 노무현 대통령에게 유엔 사무총장 도전의사를 밝히고 그의 전폭적인 지원을 얻어내 마침내 자신이 꿈에서도 꿔보지 못했던 자리에 올라가게 되었다.

반 총장은 10년 동안 세계의 대통령이라는 유엔 사무총장을 지내면서 호가호위하는 동안 홍 회장은 본국에서 이를 갈았다. JTBC라는 종합편성채널을 키우면서 언론재벌의 면모를 과시했다. 의외였던 것은 JTBC가 대표적 진보 매체로 자리를 잡았다는 점이다. 보수매체인 중앙일보를 염두에 두면 JTBC의 이 같은 방향설정은 파격적이었다.
당시 본국 언론계에서는 보수언론 중앙, 진보방송 JTBC의 구도는 홍 회장의 뜻이 강력하게 반영된 결과라는 말이 많았고, 해석도 분분했다. 그 때는 의아해했던 홍 회장의 방침은 최근 대선이 다가오면서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 분위기다. 바로 홍석현 대망론의 일환에서 추진된 것. 홍 회장은 지금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JTBC와 중앙일보란 ‘두 날개’로 절묘하게 날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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