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스토리] 36세 뉴욕한인 여성, 37세 흑인 의사 애인 상대 500만 달러 제소 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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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관계 후 사후 피임약 몰래 먹였다가 들통’

쓰레기통서 ‘플랜 B’ 빈 케이스 발견해 추궁 끝 자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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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 이케치 의사

흑인 의사가 자신의 여자 친구인 한인 여성에게 피임약을 주스에 타서 몰래 먹인 혐의로 5백만 달러 손해배상 소송을 당했다. 피임약이 불임을 초래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암까지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 심각성 이 더하며 특히 상대는 이 약이 초래할 위험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의사라는 점이 충격적이다. 데이트 폭력이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이 사건은 또 다른 형태의 데이트 폭력이다. 이 사건은 뉴욕 타임스 등 미국 내 주요 언론은 물론 전 세계 주요 언론에 대서 특필됐다. 뉴욕 주 법원 에서 진행되고 있는 소송의 내막을 살펴본다.
박우진(취재부 기자)

맨해튼에 거주하는 36세 한인 여성 김 모 씨, 김 씨는 지난 13일 뉴욕 카운티 지방법원에 37세 남성 존 난코 이케치[JOHN NWANKWO IKECHI]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손해배상 소송가가 무려 5백만 달러에 달한다. 김 씨가 법원에 제출한 소송장에 따르면 그 내용은 너무나 충격적이다. 남자친구인 이케치 씨가 자신 몰래 피임약을 주스에 타서 마시게 했다는 것이다.

김씨 ‘남자친구가 동의 없이 피임 위해 속였다’ 주장

이 소송장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해 4월 이케치 씨와 상호 동의하에 데이트를 시작했으며, 로맨틱한 관계 속에서 루틴하게[routinely] 성관계를 가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약 한 달 뒤 깜짝 놀랄만한 사실을 알게 된다. 지난해 5월 21일에도 이들은 성관계를 가졌고 그 뒤 김 씨는 남자친구의 쓰레기통 속에서 먹는 피임약의 빈 박스를 발견했다. 이 빈 박스는 ‘플랜 B’의 포장박스였다.

플랜 B는 이미 잘 알려진 대로 사후 피임약이다. 모닝 애프터 필[MORNING-AFTER PILL]이다. 말 그대로 성관계를 가진 뒤, 사후에 임신을 막기 위해 먹는 약이다. 김 씨는 소송장에서 플랜 B는 피임하지 않은 상태에서 성관계를 가진 뒤 임신을 막기 위해 먹는 약이며, 성관계 뒤 72시간까지 피임효과가 있다. 즉 성관계를 가진 뒤 3일 내에 먹으면 임신을 막을 수 있는, 강력한 약효를 가진 약이다. 한때 이 플랜 B는 구입이 엄격하게 제한돼, 반드시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만 구입이 가능했지만, 현재는 일반 약국에서 의사의 처방 없이 구입할 수 있다. 뉴욕 주에서도 수년 전 모닝 애프터 필의 일반 약국 판매가 허용됐다.

방사능과약력

▲ 존 이케치의 신경방사선과 의사 약력

김 씨는 이케치 씨의 쓰레기통에서 이 피임약 케이스를 발견한 뒤, 도대체 이게 무엇이냐, 모닝 애프터 필 케이스가 왜 나오느냐고 따졌다. 당황한 이케치 씨는 나는 모르는 약이라고 오리발을 내밀었다고 김 씨는 주장했다. 김 씨는 당시 자신은 어떤 방식의 피임도 하지 않은 상태였으며, 남자친구가 자신을 속인 것으로 판단했다. 김 씨의 다그침이 계속되자 이케치 씨는 ‘나는 당신의 임신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당신이 마시는 음료수, 즉 주스 등에 의도적으로 플랜 비를 섞어서 먹였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김 씨는 왜 나에게 플랜 B를 먹였느냐고 따지자 이케치 씨는 김 씨가 자발적으로 플랜 B를 복용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플랜 B를 음료수에 타서 먹이게 됐다고 고백하며 용서를 빌었다고 한다.

플랜 B는 성관계 뒤 3일 내 먹으면 ‘피임 OK’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김 씨의 주장이다. 김 씨는 자신은 플랜 B를 복용하겠다고 이케치 씨에게 절대로 동의한 적이 없으며, 이케치 씨에게 왜 나의 동의 없이 플랜 B를 먹였는지 떨어놓으라고 추궁했다. 이에 대해 이케치 씨는 원고에게 피임약을 강제로 먹이기 위해서는 주스에 약을 섞는 게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케치 씨는 김 씨가 플랜 B를 복용하는데 동의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인정했다고 김 씨는 주장했다. 또 이케치가 이 피임약을 자벌적으로 복용할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김 씨는 결국 이케치 씨와 결별을 선택했다. 그러나 자신의 남자 친구가 이 같은 방식으로 자기를 속였다는 사실에 부들부들 떨며 공포를 느꼈고 결국 극심한 감정 장애와 정신적 고통을 겪다 못해 병원 치료까지 받았고 급기야 소송을 제기했다는 것이다. 김 씨의 동의나 의지에 반해서 김 씨를 속이고 약을 먹인 것은 불법행위라는 것이다. 특히 이케치 씨는 의사라고 밝힘으로써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

이 소송이 제기되면서 뉴욕 타임스를 비롯한 주요 언론이 앞다퉈 이 사건을 대서특필했다. 미국 언론뿐 아니라 데일리메일 등 영국 언론도 이를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여자 친구에게 사후 피임약을 주스에 따서 몰래 먹게 했다는 사실이 충격적일 뿐 아니라, 그 남자친구가 의사라는 점이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한 것이다.

사후 피임약 모닝 애프터 필은 그 이름대로 성관계 이후에 먹어도 임신을 막을 수 있는 약이다. 특히 성관계 직후가 아니라 72시간 내에만 먹으면 피임이 된다는 것이다. 이는 그만큼 이 약이 강력한 임신억제성분을 함유하고 있음을 뜻한다. 따라서 이 약은 한때는 주로 원치 않는 임신, 즉 강간 등의 피해 여성에게만 의사 처방 하에 복용이 허용될 정도였다.

손해배상-소송장

▲ 한인 여성 김모 씨가 지난 13일 뉴욕주 뉴욕 카운티 지방법원에 제출한 손해배상 소송장

의사가 심각한 부작용 피임약 몰래 먹인 건 중죄

왜 이 약에 대해 이처럼 엄격한 통제가 이뤄졌을까. 그 이유는 바로 이 약이 가져올 수도 있는 부작용 때문이다. 의료계는 플랜 B를 72시간 내에 복용할 경우 임신의 위험을 89%까지 줄일 수 있고 24시간에 먹으면 피임 성공률이 95%에 이른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약은 성관계 전에 복용하는 일반적인 임신 약과는 달리 사후 피임약이므로 긴급한 경우에만 사용해야 한다. 부작용 우려가 크게 때문이다.
일단 이 약을 복용한 여성들은 피로, 두통, 졸음, 구토 등에 시달릴 수 있다. 이 정도는 약과다, 심한 경우 임신을 하지 못하게 될 확률이 높아지고, 암을 유발하기도 한다는 것이 의료계의 우려다.

다른 사람도 아닌 의사가 이처럼 위험한 약을 여자 친구 몰래 먹였다는 점이 심각성을 더해준다. 누구보다도 이 약을 위험성을 잘 알면서도 이 같은 일을 자행했다면 이는 중대한 범죄가 아닐 수 없다. 미국 언론들은 이케치가 신경 방사선과 의사라고 보도했다.
본보 조사 결과 이케치는 샌프란시스코대 생물학과를 거쳐 존스홉킨스 의대를 졸업했고 뉴욕대 병원에서 펠로우를 거친 의사로 확인됐다. 뉴욕과 볼티모어 등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언론들이 이 소송과 관련한 이케치 씨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지만 이케치 씨는 전화를 받지 않고 묵묵부답이었다.

소송장은 소송 원고의 의견 진술에 불과하다. 소송장 만으로는 사실 여부를 판단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김 씨는 소송장 주장을 입증할 물적 증거를 가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씨와 남자친구 이케치 씨의 대화 녹음파일, 전화 녹음파일등으로 추정된다.
뉴욕 주는 전화 상대방의 동의와 관계없이 자신의 보호를 위해 전화통화 등을 녹음할 수 있도록 허용한, 이른바 원 파티 콘센트[ONE-PARTY CONSENT] 스테이트이다. 당사자 녹음 허용 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주이므로, 이를 이용해 녹음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의사인 남자친구 아버지가 의사 낙태약 처방

원고인 김 씨의 변호를 맡고 있는 김앤배 법무법인 측은 ‘소송 과정에서 김 씨의 주장을 입증하는 증거들이 하나하나 제출될 것’이라며 ‘의사가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는 사후 피임약을 여자 친구 몰래 먹였다면 이는 심각한 불법행위’라고 밝혔다.

또 김앤배 측은 ‘만약 그 같은 일이 자행됐음이 입증되면 의료인으로서의 윤리를 위배한 행위로 손해배상은 물론, 의사면허까지 박탈당하거나 일정 기간 정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의사가 여자 친구에게 사후 피임약을 몰래 먹였다는 손배소가 제기된 것처럼, 의사 등이 관련된 데이트 폭력 등이 심심찮게 발생한다는 점에서 의사들의 각성이 요구된다.

존웰던-소송장

▲ 지난 2013년 여자친구 몰래 낙태약을 먹인 존 앤드류 웰던에 대한 연방 검찰 기소장 – 웰던은 유죄 인정 협상을 통해 징역 13년 8개월형을 선고 받았다.

지난 2013년 플로리다 주에서 발생했던 여자 친구 강제 낙태 사건도 의사가 관련된 사건이었다. 지난 2013년 5월 플로리다 연방검찰은 28세 남성 앤드류 웰던을 태아 폭행 법에 따른 1급 살인 혐의로 기소했고 재판 끝에 2014년 1월 웰던에게는 징역 13년 8개월의 실형이 선고됐다.

연방검찰에 따르면 앤드류 웰던은 여자친구 레미 조 리[REMEE JO LEE]가 임신한 사실을 확인했고 지난 2013년 3월 29일 태아를 지우는 약을 여자 친구에게 몰래 복용하게 했다는 것이다. 웰던은 여자 친구에게 이 약이 낙태약이라는 사실을 숨겼고, 약을 먹은 뒤 운전을 하며 직장으로 가던 여자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약을 먹었는지를 재차 확인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문제는 바로 이 사건에도 의사가 관련돼 있다는 사실이다. 앤드류 웰던의 아버지가 의사, 어머니가 간호사였다. 웰던은 아버지의 서명이 담긴 처방전으로 ‘CYTOTEC’라는 낙태약을 구입, 여자 친구에게 먹였던 것이다.

또 어머니가 간호사인 병원에서 진단을 받기도 했고 바로 그 사흘 뒤 낙태를 한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밝혀졌다. 무시무시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레미 조 리는 한 알을 먹은 뒤 몇 시간 만에 하혈을 했고, 그 다음날 아침 응급실에 실려 갔으며 1개월간 하혈이 이어졌다고 법원에서 증언했다.
결국 같은 해 5월 14일 연방검찰은 웰던을 체포했고, 그의 부모들까지 모두 수사를 받았다. 웰던은 같은 해 9월 6일 태아 폭행법에 따른 1급 살인 등 두 가지 기소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고 이듬해 1월 중형이 선고된 것이다.

피해자인 레미 조 리의 마지막 법정 증언은 모두를 숙연하게 했다, ‘나이 6주 5일의 아들 멤피스, 맥박수 133-92, 8,3밀리미터 키의 멤피스가 무참하게 살해당했다’고 증언했다.
태명까지 지어두었던 아이가 임신 약 7주 만에 살해당한 것이다. 레미 리 조는 ‘임신을 하면서 자신과 항상 함께 호흡하는 멤피스의 존재를 통해 가족의 중요성을 알게 되고, 자존심을 갖게 됐으며 강인한 모성애를 가지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남자친구의 꾀임에 빠져 정체불명의 약을 먹음으로써 모든 행복이 달아났다는 것이다.

의사-간호사 등 의료인 특성상 피해 심각

뉴욕 한인 여성과 플로리다 주 여성의 공통점은 바로 이 사건에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인이 직간접적으로 개입돼 있다는 점이다. 이들 의료인들은 스스로의 엔조이를 위해서, 또 자신의 자녀의 행복을 위한답시고, 상대방 여성에게 심각한 부작용과 엄청난 파장을 불러올 약을 먹게 했다는 것은 소름이 돋을 정도로 무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약을 먹이고 강간하는 것만 데이트 폭력이 아니다. 이 같은 일은 더 엄청난 결과를 초래하는 데이트 폭력이다. 한인 부모들도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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