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우병우의 검찰과 전면전 선포…우병우를 제거하지 않고도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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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조직이 위기라고? 그게 무슨 개소리인가요?’

우병우는 오히려
문재인을 비웃고 있다

부제

문재인 대통령이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과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 간 부적절한 술자리에 대해서 감찰을 지시함에 따라 문재인 정권과 검찰 간 전쟁의 막이 올랐다. 일각에서는 인사권자인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검찰을 개혁하면 되는 것으로 보지만, 대한민국 검찰이란 조직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정권의 눈치를 살피는 것 같으면서도 조직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서라면 언제든 인사권자의 등에 칼을 꼽을 수 있는 것이 바로 대한민국 검찰이다. 이번 술자리 돈 통부 사건에서도 드러났지만, 지금의 검찰은 우병우 사단에 의해 사실상 장악되어 있는 형국이다. 법무부와 검찰의 주요 보직들은 전부 우병우 전 민정수석과 가까운 인사들로 채워져 있다. 이번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때도 검찰은 우병우 전 수석만큼은 지키겠다는 스탠스를 시종일관 유지해왔다. 수십 년 간 권력을 유지해 온 검찰이 겨우 5년 임기 대통령이 완벽하게 개혁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란 의미다. 때문에 이번 서울중앙지검장과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의 감찰은 외부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번 감찰이 결과적으로 우병우 전 수석에 대한 재수사의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우병우이번 감찰 사건의 원인이 됐던 술자리는 지난달 21일 벌어졌다.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 노승권 서울중앙지검 1차장 등 최순실 국정농단사태 특별수사본부 소속 간부 7명은 이 날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 등 검찰국 간부 3명과 함께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인근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4월17일 박근혜 전 대통령과 우병우 전 민정수석을 각각 구속 기소·불구속 기소한 지 나흘 만이었다. 이 자리에선 위로·격려의 말과 함께 술잔이 꽤 돌았고, 안 국장이 먼저 수사팀 간부들 개개인에게 금일봉을 건넸다. 이 지검장도 검찰국 간부들 개개인에게 금일봉을 건넸다.

노승권 안태권은 禹 사단 핵심멤버

문제는 법무부 검찰국은 우 전 수석의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지난해부터 검찰 수사 대상으로 거론돼왔다는 점이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안 검찰국장이 지난해 7월부터 10월까지 우 전 수석 및 윤장석 전 민정비서관과 1000여 차례 통화한 사실을 파악했다. 당시는 우 전 수석이 가족회사 ‘정강’의 횡령·탈루, 아들 군 보직 특혜 등 각종 비리 문제로 구설수에 휘말린 시점이다. 우 전 수석이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해 안 검찰국장과 통화했다는 의심을 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 법무부 검찰국은 전국 일선 검사들이 주요 수사 정보를 직보하는 기관 중 하나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이 같은 정보를 법무부에서 보고받는다. 청와대는 이를 통해 검찰 등 사정기관을 통제한다.

법무부 검찰국은 2015년 9월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 사표 수리 후 이어진 ‘특별감찰관실 해체’에도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혁신처는 이 전 특별감찰관의 사표가 수리된 지 나흘 후인 9월27일 특별감찰관보, 감찰담당관 등 별정직 공무원 6명에게 자동퇴직을 통보했다. 인사혁신처가 이 전 감찰관의 사직을 ‘임기만료’로 해석한 데 따른 것으로, 특별감찰관법 시행령엔 ‘특별감찰관보와 감찰담당관은 임용 당시 특별감찰관의 임기만료와 함께 퇴직한다’고 규정돼있다. 특별감찰관실의 유권해석 요청이 없었음에도 인사혁신처는 먼저 자동 퇴직을 통보했다. 특검팀은 이를 우 전 수석이 인사혁신처와 법무부 검찰국을 동원한 정황으로 파악했다. 법무부는 특별감찰관실의 예산권을 쥐고 있다. 특검팀은 이와 관련해 법무부 검찰국 관련자를 단 한 명도 조사하지 않았다. 특검팀의 수사 자료를 넘겨받은 검찰 특수본은 우 전 수석의 개인 비리를 비롯해 ‘광주지검 세월호 수사 방해’ 혐의 등을 기소대상에서 배제해 ‘봐주기 수사’, ‘부실 수사’ 의혹을 낳았다.

禹 개인비리- 가족수사 대놓고 봐줘

한국 언론 보도에서 한 걸음 더 들어가 보면 안태근 국장의 경우 이미 대놓고 우병우 수석을 비호한 사실도 있다. 지난해 11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안태근 국장은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의 ‘부산 엘시티 비리 의혹 사건’ 관련 질의에 불성실하게 답변했다. 당시 노회찬 원내대표는 ‘청와대가 엘시티 관련 수사를 보고 받고 있다’는 의혹과 관련, 안태근 국장에게 “엘시티 사건에 대해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보고가 되고 있느냐”고 물었고, 안 국장은 “기억이 없다”는 답변을 내놨다. 이에 노 원내대표는 “보고한 사실이 없는 게 아니라 기억이 없다?”라고 되물으며 황당해했고, 안태근 국장은 “보고 안 했을 수도 있다. 아니, 제가 보고한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자 노 원내대표는 “보고 안 했으면 안 했지, 보고했을 수도 있다는 얘기인가. 그 따위로 얘기하는 건가”라고 말하며 발끈했고, 안태근 국장은 재차 “그런 기억이 없다”는 불성실한 답변을 했다. 즉 노 의원은 우병우 민정수석의 수사 개입 여부에 대해 질의를 하려고 했으나 안 국장이 말도 안 되는 답으로 사실상 우 수석을 감싸고 돌았다. 이처럼 당시 술자리에 참여한 인사들은 이 정부 들어서 우병우 전 수석과 아주 가깝게 지낸 인물들로 사실상 이 술자리는 부실 수사를 자축하는 자리나 다름없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폐지로 검찰 특수 수사의 최선봉장이 된 서울중앙지검장과 검찰 인사권과 예산, 수사 정보를 틀어쥔 검찰국장은 검찰 최고위직 핵심 보직으로 손꼽힌다. 과거에는 대검 공안부장, 반부패부장과 함께 ‘빅 4’로 불렸으나 요즘은 ‘빅 2’로 재편됐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이런 핵심 간부 두 명이 동시에 위법 의혹에 휩싸여 감찰 대상이 됐다는 점에서 검찰은 더욱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이게 됐다. 서울중앙지검장과 법무부 검찰국장이 같은 사안으로 동시 감찰을 받은 것은 검찰 역사상 전례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것은 우병우 전 수석의 사람들이 검찰 곳곳에 포진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일부분에 불과하다. 현재 검찰 내에세 우병우 사단으로 분류되는 인물들을 파악해보면 다음과 같다.

검찰사단

주요 지검의 지검장들을 물론이고 핵심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수사부서의 장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검찰 내 모든 정보를 수집하는 범죄정보기획관이나 검찰 인사권과 연관이 있는 검찰국장도 모두 우병우 사단이다. 한 마디로 대한민국 범죄수사나 정보에 핵심 길목을 모두 쥐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문재인 대통령이 검찰 개혁을 하기 위해서는 사실상 요직에 있는 이 사람들을 모두 내쳐야만 개혁의 발판이 마련되는데 과언 한꺼번에 이들을 내칠 수 있는지는 미지수다. 게다가 이들을 내보낸다고 해도 이들과 연관되어 있는 부장급 검사들 역시 이들을 연결고리로 어떤 식으로던 우병우 전 수석과 연관되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야말로 우병우 사단이 검찰 전체에 독버섯처럼 퍼져있다는 이야기다.

문의 개혁천명에 검찰 반격 가능성도

검찰 개혁을 공약으로 내세운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돈 봉투 사건으로 도덕성마저 궁지에 몰린 검찰을 개혁에 속도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검찰이 개혁의 핵심 대상으로 부상한 가운데 도덕성 논란과 직결되는 ‘돈 봉투 회식’ 사건까지 불거지면서 검찰 개혁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에 더욱 힘이 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검찰로서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 등에 관한 입장 표명마저 자칫 ‘기득권 내려놓기’에 미적대거나 개혁에 저항 또는 소극적인 것으로 비쳐질까 우려하는 상태에서 도덕성 논란까지 불거져 ‘엎친 데 덮친 격’이 된 셈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번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고 나서 내놓은 검찰의 안일한 해명이 문 대통령의 감찰 지시로까지 이어졌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검찰은 “이 지검장이 검찰 후배 격려 차원에서 법무부 각 실·국과 모임을 해 오면서 그 일환으로 검찰국 관계자들과 저녁 모임을 했으나 식사 당시 검찰국장은 내사 또는 조사 대상도 아니었고 이 지검장은 법무부 과장의 상급자로서 부적절한 의도가 이 모임에 개재될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런 해명은 오히려 민심을 자극했고, 국민감정과 동떨어진 법 감정을 지닌 검찰에 대한 강력한 개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오히려 비등하는 계기가 됐다. 법무부 역시 논란이 된 돈 봉투에 담긴 자금 출처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으면서 적극적인 해명에 나서지 않았다.

법무부는 당시 “검찰 행정과 관련해 주요 수사가 끝난 다음에 예산 항목과 집행 규칙에 맞게 수사비 지원 차원에서 집행한 것이고 그런 일은 종종 있었다”며 “일선 청에 지원되는 금일봉이나 수사비의 구체적 내역은 그간 공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새정부가 출범해 검찰 개혁의 신호탄이 쏘아져 올랐는데도 불구하고 검찰과 법무부의 안이한 태도가 불을 지른 셈으로 해석되고 있다.

상황마다 역전 움직임

청와대가 이날 ‘돈 봉투’의 자금 출처를 밝히라면서 오랜 검찰의 관행인 특별활동비의 사용 내역까지 철저히 들여다보라고 요구한 것 역시 향후 본격적으로 불어닥칠 검찰 개혁의 강도를 어느 정도 짐작하게 한다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검찰이 이대로 물러서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만만치 않다. 정관계 각종 범죄정보를 손에 쥐고 있는 검찰이 정치권 수사를 통해 상황을 역전시키려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역대 어느 대통령도 하지 못 했던 검찰 개혁을 과연 이 정부에서는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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