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희YTN 사장 낙하산인사…의혹 제기 소송 판결의 의의

■ 조준희 사장은 방송과 언론 문외한인 은행장 출신

■ 인사전횡-축소보도 재정악화 초래한 최순실 인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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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 인사 의혹제기 ‘이유 있다’

조준희박근혜정권의 낙하산인사라는 비판을 받아온 은행장출신의 YTN사장 기용은 적합성을 의심받을 수 밖에 없는 전형적 낙하산인사 사례로 볼 수 있다는 명쾌한 판결이 내려졌다. 은행장 출신으로서는 전무후무하게 방송사 사장으로 발탁돼 언론계는 물론, 전국민을 깜짝 놀라게 한 조준희 전 YTN사장, 조사장은 임기를 10개월 남겨둔 채 지난달 19일 전격 사퇴한데 이어, 지난 9일 자신을 ‘최순실사단 낙하산인사’라는 의혹을 제기했던 박모씨에게 1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청구사건에서도 결국 패소했다. 법원은 박씨의 의혹제기가 허위임이 드러나지 않았고 공공의 이익을 목적으로 한 글로서 위법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박씨는 조사장과 YTN의 고발로 변호인도 없이 수차례 겸찰조사와 검찰소환을 이겨냈고, 민사소송에서도 나홀로 소송을 통해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승소함으로서 진실은 반드시 승리한다는 평범한 진리와 함께 정권의 무모하리만큼 엉뚱한 낙하산인사에 경종을 울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판결 내용을 정리해 보았다.
안치용(취재부기자)

지난 2015년 3월 20일 YTN주주총회, 한국전력공사, 담배인삼공사, 마사회 등 YTN의 대주주인 공기업들은 깜짝 놀랄 인물을 사장에 선임했다. 바로 기업은행장 출신의 조준희씨. 30여년간 기업은행에서 근무한 조씨는 방송은 고사하고 언론과는 전혀 관련이 없던 인물, 은행장출신의 방송사 사장 선임은 사상초유의 일로 언론계는 물론 국민들에게도 큰 충격을 던졌다.

특히 사장선임에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대주주들이 공기업이기에, 은행장의 YTN사장선임은 박근혜정권의 작품이라는 의혹이 일 수 밖에 없었다. 그동안 YTN에는 주주구성의 특성상 각 정권의 입맛에 맞는 인사들이 사장으로 ‘점지’됐었지만, 조사장처럼 언론과는 ‘생면부지’의 ‘엉뚱한’ 인물이 사장에 선임된 것은 처음이었다.

공정보도 해치고 외주제작 늘려 재정악화 초래

사정이 이렇다보니 조사장 재임시절에는 세월호 축소보도 등 방송의 본분인 공정보도를 해치는 문제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한 것은 물론, 조사장이 외주제작을 지나치게 늘림으로써 재정악화를 초래했고, 지연-학연 등 정실인사를 남발한다는 소문이 적지 않았다.

패소판결문1

▲ 조준희 패소판결문

언론전문매체에 이 같은 사실이 대서특필되면서 낙하산인사의 폐해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었다. 특히 수십억원에 달하는 외주제작을 고집하는 바람에 YTN이 사실상 적자상태에 빠짐으로 코스닥에서 퇴출될 뻔한 위기에 빠지기도 했었다.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 코스닥에서 퇴출되며 조사장의 방만한 경영으로 YTN이 바로 그 같은 위기에 처했다는 것이다. 조사장은 월급을 감봉하고, 퇴직금제도의 변경을 시도하는 등, 직원들의 고혈을 짜내는 방법으로 경영위기를 타개하려 하면서도 적자의 주원인으로 지적된 외주제작은 줄이지 않음으로서 ‘도대체 누구를 위한 외주제작인가’라는 비판을 받는 등 석연치 않은 뒷맛을 남겼었다.

그러던 중 지난해 11월 9일 박모씨가 조준희 사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발악’이라는 제목을 글을 SNS에 올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는 이글에서 ‘최순실 사단으로 불리는 낙하산 인사들이 점점 자신의 목을 죄어오는 분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인사전횡을 일삼으며 발악하고 있다’며 ‘낙하산 기관장들은 해당분야에는 문외한이기에 설득과 타협으로 기관을 운영하기보다 몇몇 동조하는 간신배들과 인사권을 조자룡의 헌 칼 쓰듯 휘두르기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박씨는 ‘한 방송매체의 경우도 낙하산사장이 최순실 장학생 의혹을 받고 있는 데 자신의 자리에 위협을 느꼈는지 느닷없이 정치부장과 해당분야 부국장을 날려버렸다고 한다. 보복성인사내지 막가파식 인사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방송매체의 낙하산사장이라면, 첫 손에 꼽는 인사가 조준희 YTN 사장이다. 조사장에 대한 지적인 것이다. 박씨의 주장이 모두 맞다고는 할 수 없지만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은 공감이 가는 지적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조사장은 최순실의 낙하산 인사 의혹제기에 발끈

이 글이 SNS등에서 대대적으로 회자된 것은 아니었지만 조사장은 자신을 비판한 이 글이 돌고 있다는 사실을 귀신처럼 알아냈고, 경찰에 고발, 결국 이 글을 작성자가 박모씨라는 사실을 확인한 뒤 박씨를 상대로 1억원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YTN과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이다. 조사장은 지난해 12월 28일 서울북부지방법원에 손배소를 제기했고 박씨는 변호인도 없이 홀로 소송에 임해 지난 4월 12일과 5월 24일 두 차례에 걸쳐 답변서를 제출하는 등 의로운 싸움 끝에 지난 9일 마침내 승소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 조준희 패소판결문

▲ 조준희 패소판결문

서울북부지방법원 민사6단독 박재경판사는 YTN 대표이사 조준희가 박모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 즉 조사장측이 부담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조준희사장은 은행장 출신으로 방송계와 무관해 방송업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의 대표이사로 선임되는 것 자체로 적합성에 의심을 품게 할 수 있는 전형적 낙하산인사 사례로 추인되기에 충분하다’며 박씨의 글이 YTN의 사회적 평가를 침해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즉 은행장 출신의 조사장이 방송국 사장에 임명된 것은 누가 봐도 낙하산인사라는 의혹을 품기에 충분하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이다. 낙하산인사라는 세간의 평가는 허위가 아니라는 것이다.

재판과정에서 ‘조준희는 방송계와 무관한 은행장 출신이고 박씨는 지난해 11월 9일게 지인들에게 카카오톡으로 발악이라는 글을 전송했으며, 글의 내용은 최순실 장학생의혹을 받는 조사장의 인사전횡을 비난했다. 공기업성격의 YTN에 대해 지난해 12월 12일부터 13일께 인터넷 포털, 신문, YTN의 노조게시판등에 최순실이 YTN 사정선임과정에도 개입했다는 기사가 확산됐다’는 점에 대해서는 원피고가 동의했다. 여기까지가 다툼이 없는 사실인 것이다.

박씨 주장에 입증못해 결국 패소판결

이 팩트에 대해 재판부는 ‘YTN측은 박씨의 글이 모두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하지만, 허위성에 대한 입증책임이 YTN에게 있음에도 불구하고 허위성을 입증하지 못했으며, 박씨의 글로 인해 인터넷포털등에 조준희 선임에 최순실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확산됐다고 주장하지만 이를 인정할 근거도 제시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즉 박씨의 글이 허위라는 증거가 없고, ‘조준희 낙하산의혹’을 확산시켰다는 증거도 없다는 것이다. 허위입증이 안됐으므로 박씨의 글이 허위가 아니라는 것이다.

▲ 조준희 명예훼손소송 진행내역

▲ 조준희 명예훼손소송 진행내역

그렇다면 박씨의 글이 YTN측의 사회적 평가를 침해했는가, 즉 명예를 훼손했을까. 재판부의 판단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소셜미디어에 게재된 글이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하는지 여부는 글의 전체적 흐름, 사용된 어휘의 통상적 의미, 문구의 연결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글을 읽는 사람에게 주는 전체적 인상도 판단기준으로 삼아야 하며, 이 같은 사실의 적시가 불법행위가 되려면 그 글로 인해 법인의 목적사업수행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YTN의 사회적 명성, 신용을 훼손해 사회적 평가가 침해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조사장을 낙하산인사라는 취지의 이 글은 ‘조사장이 방송과 무관함에도 보도채널의 사장으로 임명된 것 자체가 적합하지 않다는 의심을 품기에 충분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명예훼손으로 보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사실상 박씨가 맞는 말을 했다고 재판부가 판결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또 이글은 ‘전체적으로 대표이사 개인에 집중돼 있으며 방송의 공정성, 정확성등 YTN법인의 방송업무 본연에 관한 것은 아니므로, YTN에 대한 명예훼손, 즉 사회적 평가를 침해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박씨 글 위법성 없고 표현의 자유 보장

그렇다면 위법성은 있을까, 위법성도 없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이다. 재판부는 ‘명예훼손대상 이 공적 존재인 경우 사적 존재인 경우보다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이 완화되야 한다’고 지적했다. 즉 언론사라는 공적 존재에 대해서는 사적 존재보다는 좀 더 자유로운 비판이 허용된다는 것이다. 특히 재판부는 ‘언론사가 타인에 대한 비판자로서 언론의 자유를 누리는 범위가 넓은 만큼, 언론사에 대한 비판을 수용하는 범위 역시 넓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언론에 대한 감시와 비판의 기능은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정당성을 잃은 공격이 아닌 한 쉽게 제한돼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즉 언론에 대해서 악의적이지 않고 어느 정도 정당성이 있는 공격은 폭넓게 허용된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박씨의 글은 낙하산 인사사례인 YTN 대표이사 조준희의 인사권전횡과 그에 따른 부작용을 표현한 것으로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으로서, 그 목적과 동기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YTN에 대해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공격이 아니므로 박씨의 글은 위법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번 판결은 재판부가 언론이 폭넓은 감시와 비판의 자유를 누리는 만큼 언론사에 대한 비판도 광범위하게 보장되며, 악의적이지 않고 공익을 위한 목적의 비판이라면 얼마든지 가능하고 위법이 아니라는 것이다.

즉 이번 판결은 언론사에 대한 명예훼손의 성립요건이라는 거시적 측면에서 ‘언론에 대한 공익적 목적의 비판은 명예훼손소송에서 다소 자유롭다’는 취지의 판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앞으로 언론사는 독자나 국민들의 비판을 보다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하고, 국민들도 정당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셈이다. 또 재판부가 ‘기업은행장을 지낸 조준희의 YTN사장임명은 적합성에 의심을 품게 하는 전형적 낙하산인사 사례로 보기에 충분하다’고 명확히 판결, 낙하산 인사에 경종을 울렸다는 점에서 앞으로 유사사례의 재발을 막는데 적지 않게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를 낳고 있다.

명단조준희사장은 이 판결보다 20일 앞선 지난달 19일 전격 사퇴했다. 내년 3월 20일까지 임기가 보장돼 있지만 약 10개월 빨리 물러난 것이다. 조사장의 사퇴결심에는 지난달 15일 YTN공채 2기 26명의 퇴진촉구성명발표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1994년 입사해, 23년차인 공채2기의 퇴진요구에, 조사장은 바로 몇시간뒤 ‘여러분이 원하는 방향으로 하겠다’고 말한뒤 나흘만에 사퇴했다. 조사장이 퇴진함에 따라 현재 YTN은 대주주 3개회사가 각 1명, 사원추천 1명, 시청자대표 1명등 5명으로 사장추천위원회가 구성됐다. 3대주주는 한국전력, 담배인삼공사, 미래에셋이지만, 미래에셋은 사장추천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함에 따라 한국마사회가 대신 추천권을 행사하게 됐다.

노종면 전 노조 위원장 등 13명 사장응모

이에 따라 현재 사장공모에 응모한 사람은 YTN 전-현직 직원 7명을 포함해 모두 13명이다. 공정방송을 부르짖다 2008년 10월 해직된 노종면 전 노조위원장도 사장공모에 지원했다. 차디찬 거리로 내몰린 지 9년째, 노전위원장은 ‘YTN 새 사장 선출이 YTN 자체의 개혁뿐 아니라, 언론개혁의 상징이자 시발점이 돼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사장공모에 임하고 있다.

YTN은 공기업이 대주주라는 태생적 한계로 사장선임 때마다 혼란에 빠지는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YTN사장 자리를 전리품정도로 생각하고 낙하산인사가 줄을 이었고, 그 와중에서 은행장이 사장이 되는 불상사마저 발생했다. 이제 낙하산인사는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적어도 22년전 고고의 성을 울릴 때부터 ‘신속-정확-공정’이라는 숭고한 사명을 공유하고 눈물과 피와 땀을 나눈 ‘YTN사람’중에서 사장을 뽑아야 한다. 같은 꿈을 꾸며 달려온 사람, 그 내부를 잘 알고 시너지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사람이 사장이 돼야 한다. 그것이 궁극적으로 대주주의 주인인 국민을 위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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