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NYT)] 시민권 없는 입양인들의 고통…‘누가 이들을 버렸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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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아 추방은 ‘사형선고’나 마찬가지다”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두 번 버려진 그들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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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뉴욕타임즈는 자살로 생을 마감한 입양아 문제를 조명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2일 미국에서 한국으로 추방된 한인 입양가가 끝내 자살로 생을 마감한 이야기를 보도하면서 추방은 ‘사형선고’가 됐다고 보도했다. 입양아 필립 클레이(한국 이름 김상필) 씨는 8살이던 1983년 미국 필라델피아의 한 가정에 처음 입양됐다. 그는 미국에서 29년간 살면서 수차례 경찰서를 들락거렸고, 약물 중독에도 시달렸다. 두 차례나 파양됐고, 부모가 시민권을 신청하지 않아 불법 체류자 신세가 됐다. 결국 2012년 모국인 한국으로 추방됐다. 한국어는 한마디도 못했고, 아는 사람도 없었다. 그 후 약 5년. 그는 지난 6월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뛰어 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왜 이런 비극이 발생했는가.
<정리-성진 취재부 기자>

뉴욕타임스는 클레이 씨처럼 미국 시민권을 받지 못해 강제 추방당하는 한국 입양아 출신을 조명하면서 시민단체인 입양아 권리 캠페인(ARC)에 따르면 미국 시민권이 없는 해외 입양아 출신은 3만 5천여 명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1950년대 이후 미국으로 입양된 한국 아동은 약 11만 명. 이 중 시민권이 없는 한국 입양아는 1만 8천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권이 없어 추방된 한국 입양아의 정확한 숫자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알려진 사례만 6건이다.

2000년 이후 입양된 경우엔 자동으로 시민권이 부여됐지만, 소급 적용은 되지 않았다. 어릴 때 입양한 부모가 직접 신청해야 하는데, 클레이 씨처럼 가족들이 절차를 제대로 알지 못해 혹은 의도적인 외면으로 시민권 신청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강제추방 입양인 노숙자로 전락

01성인이 된 후 직접 시민권을 얻으려 하지만 범죄 전력이 있다면 쉽지 않다. 결국 강제추방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미국 정부는 추방하면서 이들이 입양아 출신이라는 점을 한국에 알리지 않는다.

한국으로 돌아온 입양아 출신 중에는 노숙자가 되거나, 장난감 총으로 은행을 털려다 잡힌 일도 있었다. 클레이 씨의 사망 후 한국 정부 관계자는 강제 추방된 입양아 보호 방안을 논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국정부는 올해 봄 미 의회에 대표단을 보내 ‘입양인 시민권법(Adoptee Citizenship Act)’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이 법은 18세 이전에 미국에 입양된 이들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는 내용으로, 현재 의회에 계류된 상태다.

한국인 입양아는 “해외 입양인”이라고도 불리는 전 세계에 퍼져 있는 한국 출신 입양인을 뜻한다.
이 씨 조선 시대의 입양은 두 가지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자식을 키울 수 없는 부모가 주로 자식이 없다고 알려진 집 앞에 몰래 아기를 갖다 놓고 그 아이가 거두어진 경우 그 아이를 ‘업동’이라고 불렀다. 보다 공식적인 입양은 대를 잇기 위해 이루어졌다. 즉 집안의 장손에게 아들이 없는 경우 조카를 장손이 입양해서 대를 잇게 한 것이다.

입양이 본격화된 것은 한국 전쟁 이후이고 첫 해외 입양은 1953년에 이루어졌다. 전란으로 인해 수많은 전쟁고아들이 생겨났고 이들 중 일부는 외국인 특히 미국인들에 의해 입양되었다. 한국 전쟁 이후 해외 입양은 홀트 아동복지회(1955년 설립) 등의 기관에 의해 제도적으로 확립되었으며 경제적 이유 때문에 아이를 키울 수 없는 부모들에 의해 많은 아이들이 외국으로 보내졌다. 입양지도 북미 이외에 서유럽 등지로 확장되었고 한국은 오랫동안 세계 최대의 고아 수출국 1위로 불리는 오명을 낳기도 했다. 최근에는 경제적 이유보다는 미혼모의 아이이거나 장애아라서 버려진 아이들의 입양이 주를 이루고 있다.

초기 해외입양의 가장 큰 원인은 경제적 문제가 주를 이뤘고 한국의 경제가 안정된 이후 자연히 한국은 고아수출국 1위의 위치를 다른 미개발 국가들에게 내주게 되었다. (한국은 현재 세계 4위) 그러나 현재 일인당 국민소득에 비해 월등히 높은 해외 입양인 수는 한국의 특수성에 의해 설명 되고 있다.

한국 입양수출 4위 오명국가의 무관심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는 것은 혈연 중심적 가족 관계와 유교적 도덕관이다. 많은 한국인들이 자신의 혈통이 아닌 아이를 키우기를 꺼리고 불임인 경우에도 시험관 아기 등 의학적 방법에 의해 어떻게 해서라도 자신의 핏줄을 얻으려는 경향이 있다.

최근에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급격한 미혼모 자녀의 증가이다. 보통 미혼모와 그 자녀들은 유교적 도덕관에 의해 큰 수치로 여겨지며 미혼모가 임신한 아이들은 낙태되거나 태어나더라도 버려지는 경우가 많다. 미혼모가 아이를 키울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사회적 편견과 제도적 지원 미비이다. 또한 입양 중개 기관들이 국내 입양 보다는 해외 입양 시 훨씬 많은 중개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해외 입양이 더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제도적 관점의 주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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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타임스(NYT)는 필립 클레이의 같은, 미국 시민권을 받지 못해 강제 추방당하는 한국 입양아 출신에 대해 보도했다. (사진=뉴욕타임즈 캡쳐)

한국 경제가 안정세에 들어선 후 왜 한국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외국으로 보내져야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특히 스웨덴에 입양된 실존 해외 입양인 이야기를 다룬 영화인 수잔 브링크의 아리랑이 개봉 되면서 각종 미디어들이 입양인 문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연예인들의 위탁모(입양되기 직전의 아이를 임시로 돌보는 부모) 체험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이 관심을 모았고 언론도 입양 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유명한 연극배우인 윤석화가 아이를 입양하고 자신의 체험을 책으로 써냈고 2006년에는 배우인 차인표, 신애라 부부가 딸을 공개 입양하여 화제가 되었다. 사회적 관심에 비해 정부의 제도적 지원은 부족한 편이다. 한국 정부는 최근의 저 출산 현상으로 인해 각종 출산 장려책을 내놓고 있지만 미혼모에 대한 경제적 지원 같은 불필요한 해외입양 방지책은 아직까지 본격적으로 진행 되고 있지 않다.

그러나, 수잔 브링크의 경우 친부모를 만나긴 했으나 수잔이 부모의 친척의 사업을 도와준 대가는 아무것도 없었으며 여러 가지 갈등으로 인하여 한국방문은 물론 친부모와 연락을 더 이상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해외 입양인이 친부모를 찾는 것은 반드시 행복한 일만 아닌 것이다. 오히려 두 번 세 번의 새로운 상처만 남기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자랑스러운 입양아도 있다.
한국인 부모가 양육을 포기해 프랑스로 입양된 플뢰르 펠르랭(Fleur Pellerin, 1973년 8월 29일~) 은 프랑스 정치인이자, 고위 공무원으로 성장했다. 2010년부터 프랑스의 “21세기 클럽” 회장을 맡고 있다. 2012년 5월 16일, 프랑스 중소기업 및 디지털 경제부 장관으로 임명되었다. 2014년 8월 26일 문화통신부 장관으로 임명되었다.
그녀는 1973년 8월 29일 서울특별시에서 김종숙(金鍾淑)으로 태어났으나 부모가 양육을 포기 하였으며, 생후 6개월 되던 해에 프랑스에 입양되었다. 입양 후의 이름인 플뢰르는 프랑스어로 ‘꽃’을 뜻한다. 40년 후인 2013년 고국을 방문했다.

장뱅상 플라세(Jean-Vincent Placé, 1968년 3월 12일~)는 한국인으로 태어나, 생부모로부터 버림받고 보육원에서 권오복(權五福)이라는 이름으로 자라다가 7세 때 프랑스인 가정에 입양됐다. 노르망디에서 부모님, 형제, 자매와 함께 즐거운 유년시절을 보냈다. 그의 양아버지 직업은 변호사였다. 현재 프랑스의 상원 의원이다.

미국 한인사회에서도 잘 알려진 입양아 이야기로 성덕 바우만이 있다. 1974년생 미혼모 아이로 미국 스티브 브라이언 부부에 입양됐다. 이국에서 정체성의 혼란을 겪으면서도 꿋꿋하게 자라났던 그는 미 공군사관학교 입학 등등 화제를 뿌리면서 1996년 ‘만성골수백혈병’ 진단을 받고 고국에 돌아왔다. 골수(조혈모세포) 이식만이 유일한 희망이었다. 다행히 그는 당시 육군 병장이던 서한국 씨의 기증으로 살아나 이제는 결혼도 하고 텍사스에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입양아가 문 대통령께 드리는 편지

‘입양인에 대한 체계적 관리
확인 시스템 만들어 주세요’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와 관련해 50대 입양인 조이 김-알레시 씨가 공개편지를 띄워
입양아들의 미시민권 문제를 건의했다.)

문재인 대통령님께,
미국 방문을 환영하며, 취임한 후 보여주고 계신 정치적 성과에 축하드립니다. 거두절미하고 대통령님의 신속한 정책을 촉구하고자 이 편지를 드립니다.

저와 같은 수천, 수만의 한인 입양인 들은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는데 많은 곤경을 겪고 있습니다. 저와 같은 많은 아동들이 국제 입양될 수밖에 없었던 전후 한국의 극심한 빈곤을 이해하지만, 그것이 제가 미국에서 처해야 하는 불평 등을 정당화하지는 않습니다. 50여 년 전 대한민국에서 저를 미국으로 입양 보냈던 사람들도 그런 의도로 저를 보내지는 않았으리라 믿습니다. 대통령님의 즉각적인 도움을 바라는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저와 같은 국제 입양인들은 미국 시민권을 취득할 수 없어, 교육지원이나 주택모기지, 은퇴연금 등 의 혜택을 받을 수 없습니다. 현재 한국에서 국제입양의 역사가 30여년이 넘게 흐르면서, 입양인 들을 나이를 먹어가고, 시민권 없이 은퇴 후 생활에 있어 점점 경제적 곤경에 처하고 있습니다. 시민권 취득 과정은 지난하고 비용이 많이 듭니다. 이런 심각한 문제들로 인해 절망해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입양인들도 있습니다. 시민권 없이, 저희는 민주적인 의사결정에 참여할 권리도 없습니다. 저희가 미국으로 보내진 이유가 더 나은 삶을 위한 것이라면, 저희에겐 그 삶을 누릴 권리가 박탈된 것입니다.

입양인 시민권법 (Adoptee Citizenship Act) 는 한인을 비롯한 국제 입양인들이 더 나은 삶을 누릴 수 있게 하기 위해 중요합니다. 입양인 권익 캠페인(Adoptee Rights Campaign)과 미주한인 교육봉사 단체 협의회( National Korean American Service & Education Consortium, ‘미교협’)는 뜻을 같이하는 여러 단체 및 개인들과 함께 미국 연방 의회가 입양인 시민권 법안을 당장 통과시켜 모든 국제입양 인들이 미국인 양부모에게 입양될 당시에 이미 받았어야 할 시민권을 지금이라도 취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이에 대한민국의 통수권자로서 문 대통령님께서 미 의회와 미국 대통령에게 이 법안의 통과와 발효를 적극 추천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적어도 20,000여 명의 한국계 국제입양인은 물론, 수천 명의 국제 입양인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미국에 거주하는 저희들의 우선과제는 시민권 취득이지만, 이 기회를 빌어 문 대통령님과 대한민국 정부가 모든 한국계 입양인들의 미국 시민권 취득 및 입양 후 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주시도록 부탁드립니다. 특히 한국 내외 국제 입양기관들이 포괄적인 입양 후 관리서비스 (Comprehensive post-adoption services, PAS)를 도입하도록 하는 것이 시급 합니다. 이 서비스를 통해 입양인들에 대한 한국 문화와 한국어교육을 위한 지원 및 친부모 상봉 지원, 입양인 전문상담 및 카운셀링 등이 제공되어야 합니다.

또한, 거주신분 문제로 고통 받는 입양인들에게 정부 간 권익옹호지원과 개별 사례 지원 등이 필요 합니다. 만약 한국정부가 입양인들의 법률지원과 이민국 수속 비용에 대한 재원을 지원 한다면, 현재 개인의 후원금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저희의 법률 구조 및 지원활동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미국 내 가족과 커뮤니티에서 분리되어 한국으로 강제 추방 된 입양인들은 한국에서 많은 서비스를 필요로 합니다. 저희는 한국에 강제 추방 된 입양인 친우들을 그리워하며, 그들이 지금은 전혀 낯선 나라가 된 모국에서 제대로 살 수 있을지 걱정뿐입니다.

마지막으로 많은 입양인들이 모국인 한국에 있는 친부모와 가족을 애타게 만나고 싶어 하며, 저희 본명과 생년월일 및 인적사항을 알 수 있었으면 바라고 있습니다. 대통령님께서 한국에 있는 나이든 부모세대들이 (자식을 입양 보냈다는) 수치심을 떨치고 한국에 있는 입양인 데이터베이스에 DNA샘플을 제출해서 저희가 핏줄을 찾을 수 있도록 격려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많은 입양인들이 노년이 되어가면서 피붙이와 상봉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 대통령님, 미국에 살고 있는 저 같은 한국계 입양인들은 미국에서 인권을 가장 인정받지 못하는 그룹중의 하나입니다. 50세에 접어든 지금 저는 아직도 양부모의 정당한 법적 상속자로 인정받지 못해 싸우고 있습니다. 대통령님의 관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국제입양인 문제에 적극 개입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2017년 6월 29일
조이 김-알레시 (주디 김)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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