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취재] 한인병원들 ‘진료대기’ 실태 환자들 분통터지는 갖가지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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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 대기는 기본이고, 두세 시간 대기 현상까지’

‘도대체 예약은 뭣하러 있는 겁니까?’

한인타운에서 진료를 하는 대부분 병원들이 예약 환자들을 너무 넘치게 받아들여‘1시간 기다리는 것은 그래도 양호하다’는 말이 나돈지도 오래됐다. 일부 병원들은 예약을 하나 안하나 ‘기다리는 것은 1시간이 기본’이라고 한다. 그래서 의례 병원에 가서 1시간 정도 대기하는 것은 당연하게 생각될 정도이다. 그러니 어떤 병원에서는 2~3시간까지도 기다리는 경우가 비일비재 하다고 한다.
최근 SNS에서도 타운 병원에서 대기하는 현실에 대해 분노감을 나타내는 글들도 많이 뜨고 있다. 기다리는 것도 신경질 나는 일인데, 여기에 일부 의사나 간호원들 그리고 종사자들까지 불친절한 자세가 환자들을 보기를 “개똥 같이 본다.” 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전화 받는 병원의 일부 종사자들의 매너는 한마디로 “꽝” 이라고, 환자들이 대부분 같은 생각을 지니고 있다.
<성진 취재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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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네상스 이메징센터 환자 라커룸이 부족해 대기실 의자에 두고있다.

코리아타운에서 [르네상스 이메징 센터]는 방사선, MRI, 초음파진단 등을 실시하는 의료 센터로 꽤나 소문이 난 곳이다. 최근 이곳에서 진료를 받았던 독자 L 씨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며 불만을 호소했다.

우선 진료를 받기 전 환자복을 갈아입기 위해 라커룸이 필요한데, 대기 환자수를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라커룸이 적었다. 10개 정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L씨가 종사원에게 문의하자 ‘열쇄가 없어 2개 라커룸만 사용하고 있다’라는 답변을 들었다.

L 씨가 르네상스를 방문할 당시 10여 명의 환자들이 대기 상태였는데 라커 룸이 모자라 대부분이 환자복을 갈아입고, 자신들의 옷을 두 손으로 감싸서 앉고 의자에 앉아 있어야했다. 옷을 넣는 바구니도 없었다. “한마디로 쪽팔리는 신세로 대기실에 쭈그리고 앉아 있으려니 저절로 분통이 터졌다”고 말한 L 씨는 “남녀 환자들을 구분 않고 함께 대기시키니 그것도 쪽팔렸다”고 말했다.

그리고 L 씨는 “르네상스는 타운에서도 인기도 있다고 들었는데 일부 종사자들의 불친절도 눈에 거슬렸다고 했다. “한 여성 환자에게 보험증서를 돌려주면서 호명하는 태도부터 기본이 안 되어 있었다”고 지적한 L씨는 “환자를 마치 거지 취급을 하고 있었다”며 “보험을 바꾸어서라도 이런 병원에 다시 오지 않아야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당시 L 씨만 불만이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고 한다. 한 60대 후반 환자는 진료를 받고 나가면서 “아..더럽게 불친절하네…”라면서 내뱉었다고 L 씨는 전했다.
이처럼 환자 대기시간이나 종사원들의 불친절에 대한 불만의 글은 너무나도 많다.

[OC 이정옥 소아과 정말 불쾌하네요]라는 제목으로 SNS에 올라온 한 주부의 글을 보면 환자의 심정을 이해하고도 남는다.
<아이가 열이 펄펄 끓고 온몸이 반점들이 나타나서 소아과로 갈지 응급실로 갈지 물어보려고 전화 했어요. 대답이 응급실 갈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 그건 엄마가 알아서 하라며 소아과 예약을 며칠 뒤 잡아준다라고 하더라구요. 그러다가 전화가 끊겼어요. 제가 끊은 것도 아니고 그쪽에서 끊은 것 같지도 않구요. 정말 수신 불안정으로 끊어졌던 것 같아요. 결국 저는 아이가 아프고 급하니 응급실로 가기로 하고 응급실을 가서 중이염 진단을 받고 아이를 집에서 며칠 간호했어요.
그런데 며칠 후 이정옥 소아과의 문제의 간호사가 전화해서는 버럭 신경질을 내며 ‘왜 어렵게 잡아준 예약을 펑크 내셨냐’며 화를 내더군요. ‘이제 다시는 예약 못 잡아 드리니 다른 병원으로 옮기시던지 하라며.. 그러면서 또 그럼 이번만 봐 드릴테니 또 펑크 내면 정말 다른 병원으로 옮기시라는 거예요.
병원 예약 하려다가 전화가 끊어져서 예약 날자와 시간도 안 정했는데.. 이게 무슨 황당한 일인지… 아이가 아파서 안 그래도 정신없는데…그 종사자 때문에 정말 기분이 너무 나쁘더라구요. …그러고 나서 아이가 또 아파서 그 분은 보기는 싫지만 아이가 아프니 소아과를 다시 예약 잡고 갔어요. 그런데 그 분 정말 퉁명스럽고 불친절하게 ‘어머니 그냥 가세요. 가시라구요’ 하는 거예요.
그래서 나는 “닥터 만나고 나와서, 닥터가 처방전을 줄 터이니 기다리라고해서 기다리고 있었거든요. 근데 그냥 가라고 하면… 선생님이 처방전 받아 가랬어요.”라고 했더니 그제서야 ‘그랬어요? ‘라며 쌩 하더군요. 정말 이 분과 저만 트러블이 있는건가요? 다들 어느 소아과 다니세요? 이 분 정말 불쾌하네요. 제가 예민한 건가요? >

이 같은 글에 대해 당장 댓글이 붙었다.
“저도 한인타운 병원에 대해서 친절하다고 느낀 적 없었지만, 반면 OC 한인병원 리셉션에 계신 분들은 되게 땍땍거린다고 느꼈어요. 거기뿐만 아니라 다른 병원 조*** 병원에서도요.
그 동네 한인 소아과 선생님이 딱히 없어서, 다른 병원가도 마찬가지니까, 그래도 선생님은 좋으니 참고 다닙니다.”

또 다른 댓글은 “기분 불쾌하면서까지 굳이 그 병원을 다닐 이유가 없지요. 다른 병원 검색 해보시고 옮기시는 게 좋겠어요. 항상 환자들 많아서 대기시간도 길고 갈 때마다 진짜 짜증나지요.” 이라고 답했다.

자격미달 품위 없는 간호사들에 불만고조

[LA 샬린 송 산부인과 환자시간은 개똥으로 아는…]라는 제목의 글도 다르지 않다. 조회 수가 수천이 되었다.
<LA 샬링송 산부인과 비 추천 합니다. 원래 모든 병원 대기시간 긴 거 알지만 여긴 거의 고의적으로 미리 예약을 해도 환자들 손님들 기다리게 만듭니다. 저번에도 대기시간 한시간을 기다리게 하더니… 이번에는 재차 확인해서 자기들이 그 시간대에 오라고 하고선 역시나 또 한 시간대기…
병원이 바쁘면 이해라도 하는데… 한가면서 일부러 그러는 건지 정말 열 받아서 도대체 왜 닥터도 없는데 그 시간에 예약을 잡고 기다리게 만드나요? 일부러 그러나요??? 한두 번도 아니고 진짜 짜증나서….. 다시는 안 가려고요. 주변에 당한 사람 한두 명도 아니네요. 다들 여기 조심 하세요..
환자 시간은 아주 개똥으로 압니다. >

열 받은 심정이 그대로 나타났다. 한편 다른 의견도 있다.
<산부인과는 대개 할 수 없어요. 애들 분만을 예약하고 낳나요? 어느 환자가 별안간 애가 나온다고 병원에 가면 다 뒤쳐 놓고 병원에 가야지요. 만약 원 글이 여자고 애 낳을 나이이시면 분만 예정일에 예약하시고 꼭 예약해 놓은 시간에 애 낳으세요. 의사도 그러면 얼마나 좋아 하겠어요. 밤에 자다가 애 받으러 가지 않아도 되고….>
<산부인과 특성을 이해 못 하시는 것 같네요 병원은 한가해 보여도 의사가 딜리버리 하러 갔을 경우, 대기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지요. 그게 싫으시면 개인 병원 가지 마시고 큰 병원 가셔 야지요> 또 다른 글에는 <큰 산부인과는 대개 의사 몇 명이 같이 일을 해 한 사람이 당번으로 병원에서 대기합니다. 그러면 그 그룹의 의사들의 환자를 다 받지요. 그러니 그룹이 클수록 자기 의사가 매번 받지 않을 확률이 많고요. (의사가 둘이면 50/50 )>

아예 마음 놓고 당하라는 댓글도 있다.
<한가한데도 한 시간 이상 기다리려면 열 받을만도 하지요. 그냥 병원에 갈 땐 예약한 시간에서 한 시간은 기다릴 수 있다고 생각하고 가야 마음이 편할 거 같아요. 내 경험상으로는 어딜 가나 한인 병원은 대부분 그렇게 기다리게 되더라구요. 한인타운의 어느 심장내과에 첫 진료시간 예약을 몇 주 전부터 해놓고 한 시간 일찍 갔는데 헐! 문도 열지 않은 병원 앞에 적어도 10명은 줄서서 기다리고 있더라구요. 한 시간 이상 기다리다가 직장 일 때문에 의사도 못 보고 포기하고 간 적도 있어요.
그 후로는 예약시간에서 한 시간 기다려도 의사 볼 수 있으면 다행으로 여기고 삽니다.>

있으나 마나한 예약제도에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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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원들의 과도한 예약 환자들 모습

한인타운만 대기시간이 긴 것이 아니다.
<나만 그런지 모르겠는데요. 미국 병원도 마찬가지요. 유명한 미국 정형외과에 한 달 전부터 예약 해 놓고 가도 거의 한 시간은 기다렸어요. 거의 일 년 이상을 매번 그랬지요. >
그래서 병원 측에 한마디 하는 글도 소개한다.

<병원에서 환자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이 한 가지로 알 수 있는 일이지요. 급한 환자가 있어서 수술하러 가면 예약한 환자들에게 전화 한 통화 해주는 게 어려운 일인가요? 그리고 좀 나이 드신 환자분들에게 반말하는 의사도 그렇고, 시간 조절 잘해서 환자들 힘들지 않게 하는 것도 의사의 시간조절 능력이지요. 간호원들은 간호원복 입고 바깥에 다 돌아다니고 바깥 균들 다 묻혀 들어 와서 진료 도와주고 아예 그 옷 입고 출퇴근까지 하고… 아무튼 환자를 진심으로 돌보는 병원이 있으면 다시 여기 올려주세요.>

병원들의 ‘진료 대기’ 문제는 비단 한인타운뿐만 아니다. 미국병원들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하지만 미국병원들은 가주의료관리국(DMHC)이 정한 기본수칙을 준수하는 편이다. DMHC은 지난 2009년부터 증상별 기간규정 마련해 의료 기관들의 협조를 당부해 오고 있다. 당시 미국에서는 처음 캘리포니아 주가 의료 시스템을 개선하는 제도를 만들었다.

DMHC은 2009년 말까지 환자의 증상이나 의사 전공분야에 따라 환자의 의사 치료 대기시간 을 정하는 규정을 마련할 것을 HMO를 포함한 각 의료보험 기관에 통보했다. 이에 따르면 각 의료보험 기관들은 의사 진료 대기시간 규정은 ▷응급환자일 경우 연락 받은 당일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하며 ▷환자가 의사 정보를 신속하게 얻을 수 있도록 인터넷 서비스도 제공해야 한다.

DMHC는 특히 모든 의료보험 기관에게 환자의 전화를 모두 스크린하는 시스템을 설치해 응급 치료가 제대로 조치될 수 있도록 요구하고 있어 환자들이 전보다 의사 진료를 빠르고 수월 하게 받을 수 있게 됐다. DMHC는 “가장 많이 받는 불만신고가 바로 예약 시간이 길다는 것이다. 이 같은 규정안이 의사를 기다리는 환자들의 대기시간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같은 규정안에 대해 가주의사협회는 “찾아오는 환자를 다 받으려면 의료보험이 모두 커버 돼야 하나 지금 가주 의료보험 시스템은 터무니없이 부족하다”며 “게다가 치료를 원하는 환자를 제때 받을 수 있을 만큼 의사가 충분 하지도 않다”고 우려했다.

텍사스에 소재한 리서치 기관에서 지난 2008년 9월부터 2009년 3월까지 전국 15개 대도시에서 개업하고 있는 가정주치의와 전문의 클리닉 1,162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환자가 일반 개업의에 찾아가 진료를 받으려면 평균 20일을 기다려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의사를 만나러 가는 일조차 힘들다. 소아과나 자폐증 같은 특수 치료를 요하는 환자들은 더 힘들다. 여기에 소수민족들은 더 힘들다.

특히 당장 헬스케어를 받아야 하는 자녀를 둔 많은 부모들이 의료기구가 필요하지만 심지어는 소아과 의사와 상담을 하는 것조차 오랫동안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만성 신체장애, 발육, 행동 또는 감정조절의 장애를 갖고 있거나 위험에 처해있는 어린이들을 특정 건강관리가 필요한 어린이(CSHCN)라고 한다. 이러한 어린이들은 다운증후군이나 자폐증, 성장 발달 장애 또는 다른 정신질환 등의 육체적인 장애를 갖고 있으며, 꼭 건강관리에 맞는 타입의 치료 가 필요하다.

소아환자들도 상담 받려면 최소 2주 이상

그런데 이러한 질환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이 기다려야하는 “병원 대기 기간이 너무 길다”며 어린이 특정 건강관리연합(CSCC)의 대표이며, 전문의 그레고리 재노스 씨는 지적했다. CSCC는 캘리포니아의 1,000여명의 소아과 전문의들이 멤버로 가입되어 있는 비영리단체이다.

CSCC에서 실시한 2009년 12월 설문조사를 통해 소아과 전문의와의 상담을 기다리고 있는 환자들의 대기시간을 조사하였다. 2,000명의 소아과 전문의를 대표하는 9개의 의료 단체의 대표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가 시행되었다. 설문조사에 참여하였던 소아과 전문의들은 만성장애, 정신질환 이나 성장 발달 등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을 치료하는 특수 전문의들로 구성되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소아과 전문의와 상담을 기다리는 기간이 16일에서 114일 정도가 된다고 한다. 예를 들어 자폐증 어린이들은 평균 54일을 기다려 소아 신경과 전문의를 볼 수 있고, 당뇨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은 56일을 기다려서 소아 내분비학 전문의를 진료를 받을 수 있다. 또한 심장 질환 치료를 받아야 하는 어린이들은 심장병 전문의와 상담하기 위해 39일을 기다려야 한다.

세크라멘토의 서터 메디컬센터의 소아과 대표이기도 한 재노 씨는 응급상황이 아니라도 소아과 전문의를 방문하는데 2주를 초과한다는 것은 어린이들의 건강을 위협할 수도 있다고 하였다. “이러한 긴 대기 시간은 어린이들을 응급상황으로 이끌 수도 있으며, 특수 전문 의료진이 아닌 의사의 치료를 받는 것은 충분하지 못하며 위험할 수도 있다”고 재노 씨는 지적하였다.

이렇게 오랜 기간을 대기해야 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소아과 전문의 부족 현상이며 의과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이 소아과 전문의가 되는 것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왜냐하면 다른 성인 을 대상으로 하는 의료진들에 비해 의료비 상환이 2/3정도이며, 공부를 해야 하는 기간은 더 많아 학생 융자비용의 부담 또한 가중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많은 소수인종들이 소아과 관련 공부를 기피하는 이유 중 저임금 층의 환자가 많고, 낮은 보험 혜택 등 이러한 조건들로 인해 학생 융자금을 갚아야 할 기간이 길어진다고 한다. 조사 기록에 따르면 16.5%의 전문의가 학생 융자금을 5년 내에 상환하는 것에 비하여 소수인종 전문의는 단지 5%만이 융자금을 그 기간 내에 갚을 수 있다고 한다.

병원관계자 재노 씨는 경기 불황으로 소아과 전문의들이 캘리포니아를 떠나고 있으며, 의료비용을 줄이기 위해 보험 혜택은 줄었으나 세금이나 생활비는 여전히 높다고 지적하였다. CSCC 설문조사 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의 거의 22%의 현재 소아과 전문의 일자리가 열려 있으며, 신규채용 기간이 대략 1-2년 이다. 소아과 전문의 중 소아 심장병 전문의, 신경과 전문의, 소화기과 전문의 수가 가장 저조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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