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대특집2] 정말 제대로 된 관광을 해보자 – 1회(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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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4시간 자고 15시간 운행하는
운전기사에게 내 안전을 맏길 수 있을까?

제목미주에서 한인 관광객을 상대하는 하나투어(Hana Tour)와 이들 관광객을 운송하는 해바라기 버스 회사(Hebaragi & Lemi Bus, Inc.)가 최근 3명의 운전 기사들(Kwon, Back, Kim)에 의해 ‘오버타임’ 등 미지급 청구 소송을 당했다. LA법원에 제기된 소장(사건번호 BC 607220, 2017년 5월4일자)에 따르면 이들 3명의 운전 기사들은 지난 2007년부터 2015년 기간 동안 대절 버스를 운전하면서 법정 규정 ‘오버타임’과 최저임금을 받지 못했고, 식사 시간, 휴식 시간도 갖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소송 사건은 한인 관광 업계의 고질적인 “강행군 관광”에서 시달리는 운전 기사들의 장시간 운전 폐습의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오는 12월18일부터 연방 교통부 산하 연방운송회사 안전청(FMCSA)은 버스운행 중 과로에 따른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버스 운행시간에 대한 엄격 한 규정을 강화하기 위해 모든 관광버스나 대절버스에 전자장치(Electronic Logging Device; ELD)를 부착시키는 것으로 의무화 했기 때문이다. (본보 1082호, 2017년 7월23일자 보도) 이에 따라 특히 앞으로 이와 같은 운전 기사들의 소송은 봇물을 이룰 것으로 보여지며, 여기에 관광 가이드들도 가세할 것으로 보여 지금 한인 관광업계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제대로 된 관광을 하기 위한 분위기가 일고 있는 것이다.
(성진 취재부 기자)

미국의 한인 관광업계는 물론, 국내에서 미주로 많은 관광객을 보내는 국내 제1의 관광여행사인 하나투어를 포함해 많은 여행사들은 지금 미국의 코치 투어 상품의 변화에 대해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한마디로 미국 코치 투어 상품이 확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 교통부 산하 FMCSA가 올해 12월 18일부터 미국 내에서 운행하는 모든 관광버스에 전자기록 장치(Electronic Logging Device, ELD) 부착을 의무화하기 때문이다. 전자기록 장치를 부착하게 되면 버스 기사의 운전 시간은 하루 최대 10시간으로 제한된다. 이동 시간이 제한됨에 따라 기존의 미국내 코치 투어 일정은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적어도 관련업계는 하계 시즌부터 연방규정에 맞는 새로운 상품으로 업데이트를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모든 관광버스에 전자기록 장치 의무화

FMCSA은 지난10일 관련 업계에 대하여 새로운 전자장치(Electronic Logging Device; ELD) 부착 요령에 대해 전국을 순회하면서 계몽과 오리엔테이션을 실시한다고 공고했다. 이 공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지역은 오는 10월 14-15일간 온타리오 지역 California Trucking Show에서 실시할 예정 이라고 밝혔다.

여행
지금까지 미국 내 버스 운전기사들의 운전시간은 수작업으로 기록됐다. 그래서 편법으로 속일 수 가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FMCSA가 이를 시스템화 해 적극적으로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전자기록장치는 총 운전시간을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하루에 버스 시동을 거는 순간부터 10시간으로 제한하는 제도다. 10시간을 초과하게 되면 운행 중이라도 자동으로 시동이 꺼진다. 따라서 패키지 상품에는 교통 혼잡과 같은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일정 중 총 운전 시간을 8시간 정도로 계산해 일정을 변경해야 한다.

이처럼 전자기록장치 부착 의무화는 무리한 일정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졸음운전과 같은 사고를 막기 위한 조치이다. 연방 교통부가 제도로 규정한 만큼 모두가 준수해야 한다. 따라서 여행업계도 이 규정에 의거 무리한 일정을 완화하고 규정에 맞게 새로운 형태의 관광 패키지 상품은 물론 단품 개발에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한마디로 지금까지 강행했던 2박3일 그랜드 캐년 관광은 더 이상 존재할 수 없다. 그 내용대로 하려면 적어도 3박 4일로 늘려야 한다. 전자기록장치가 가동을 하게 되면 운전기사가 이를 준수해야 하기에 2박 3일로는 그 관광 상품을 소화할 수 없다. 그리고 자연 숙박일수가 늘어나게 되고, 이에 따라 상품 가격의 인상도 역시 불가피 하게 따라가야 한다. 현행 가격보다 20% 정도 인상 될 것으로 보여진다.

국내 일부 여행업계는 전자기록장치 부착 의무화가 마치 새로운 규정이나 제도로, 지금까지 없던 규제가 새로 실시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이는 착각이다.
관광버스 기사가 하루에 10시간 이상 계속 운전대를 잡고 있어서는 안되는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미국내에서 실시되어온 규정이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종이에다가 수작업으로 이를 기록해왔다. 그러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 한인 관광버스가 이 10시간 규정을 요리조리 피하면서 하루 18시간 까지도 운전을 하는 경우가 있었다. 이번에 이를 편법을 쓰지 못하도록 강제 규정을 하는 것이다.

LA지역 직원 30명 이상 한인 관광회사 중 연방 교통부 FMCSA가 정한 관광버스 운행 규정을 준수하는 업체는 삼호관광 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타 대부분의 한인 관광회사들은 한국의 크고 작은 여행사들이 모객한 관광객들을 받아 미국 현지에서 투어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다 보니 국내 여행사들의 덤핑 요구를 순순히 따르다 보니 운행 시간을 항상 규정을 위반하기가 일쑤이다.

관광버스 운전사 하루 18시간 운행?

2년전 LA에 있는 한 한인 언론사가 미 서부 패키지 투어 중 2박 3일을 동행 취재해 보도한 내용을 보면 그 실태가 심각한 것을 알 수 있다.
당시 기사를 보면 하루 평균 관광 버스 운전기사는 4시간만 잠을 잔 상태에서 매일 18시간 넘게 버스를 운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보면 차고지에서 오전 7시전에 출발한 버스는 OC지역과 LA지역 A여행사에서 여행객을 태운 후 라스베가스로 향한다. 중간에 바스토우와 캘리코 은광촌을 거쳐 오후 4시 조금 넘어 라스베가스에 도착한 버스는 저녁 식사와 야경 투어 유료 쇼 관람 등의 일정을 한 후 밤 10시 가 다 되서야 한 대 씩 호텔로 들어섰다.
가장 늦게 도착한 버스는 밤 11시로 기사는 여행객이 다 내리고 버스를 정리한 후 12시가 다 되서야 호텔 객실로 갈 수 있었다. 빨라야 15시간 일반적으로 보면 16~17시간 근무한 셈이다.

둘째날이 가장 문제가 브라이스 캐년과 자이언 캐년을 둘러 본 후 라스베가스로 돌아와 또다시 유료 쇼를 팔아서 추가 수입을 올려야 하기 때문에 관광버스에 불이 들어온 시간은 새벽 4시 조금 넘은 시간이다. 기사는 4시간도 채 못 잔 상태에서 버스에 다시 오른 것이다.

이튿날 일정을 돌고 버스가 다시 호텔로 돌아 온 시간은 밤 9시를 훌쩍 넘긴 시간이다. 새벽 4시 부터 운행을 위해서 준비한 시간을 감안하면 18시간 넘게 운전대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
다음날 역시 그랜드캐년이라는 장거리 운전에 앞서 새벽 4시부터 호텔 주차장에 세워져 있는 관광버스는 이미 여행객 준비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었다.

단 3일간만 봐도 단순히 규정 위반 차원을 넘어 여행객들의 안전이 심각하게 우려스러운 불법 운행임을 알 수 있다.
최근 추가 취재 결과 2년 사이 일부 한인 관광회사들의 일정은 더욱 살인적으로 바뀐 것을 볼 수 있다. 여행객들을 새벽 4시에 깨워 5시부터 이동이 시작돼 아침 식사를 하고 일정을 소화 후 다음 숙소에 도착 시간은 밤 9시~10시에 이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중간에 유료 옵션 투어인 경비행기도 태워야 하고 레이크 파월 호수에서 유람선 티켓도 팔아야 하는 일정이 기다리기 때문이다. 일정 마지막 날 LA로 다시 돌아 온다고 안심하긴 이르다.
역시 새벽 4~5시부터 부산하게 움직여야 촘촘히 짜여진 일정을 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일정이 촘촘해진 가장 큰 이유는 회사의 이윤 극대화에 있다.

새벽 일찍 라스베가스나 라플린을 출발한 버스는 LA에 도착해 선물 가게에 잠시 정차해 여행객들에게 쇼핑을 자연스럽게 유도 한 이후 유니버셜 스튜디오로 향한다. 1인당 160달러나 되는 옵션 상품을 사실상 반강제적으로 팔았기 때문이다.
오후 5시~6시쯤 유니버셜 스튜디오에서 여행객을 다시 태워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 관광을 진행 한 후 한인타운에서 저녁 식사를 마치면 빨라야 밤 8시쯤 된다.

최근 들어 호텔 숙박비가 크게 오른 터에 숙소는 기존 한인타운에서 1시간 가량 떨어진 외곽으로 바꾸다 보니 새벽 4시쯤 부터 준비를 시작해 LA로 향했던 관광 버스를 9시를 조금 넘겨 여행객을 내려준 후 차고지에 도착하면 밤 10시를 훌쩍 넘기기 일쑤다. 마지막 날도 규정을 넘긴 16~ 17 시간이나 근무해야 한다.

살인적인 관광 일정

요세미티와 샌프란시스코 지역은 어떨까?
최근 몇 년사이 국내 여행사들의 경쟁 과열로 인해 1주일 안팎의 짧은 일정 동안 타사보다 더 많은 여행지를 가면서도 가격은 저렴한 미 서부 패키지 투어 상품이 잇따라 출시된 바 있다.
여기에 홈쇼핑이라는 판매 채널을 통해 경쟁사 보다 조금이라도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업체들이 늘다 보니 일정은 자연히 살인적인 수준까지 이르게 됐다.

특히 인천 공항을 떠나 샌프란시스코로 들어오는 관광 상품을 보면 오전 10~11시 도착하는 항공 편에서 내리는 여행객들을 태우기 위해 LA에서 관광 버스를 올려 보내고 있다. 당연히 전날 관광 버스가 미리 올라가 하룻밤을 자고 아침에 공항으로 나간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가이드와 버스 기사의 하루 일당과 숙박비를 줄이기 위해 새벽 3~4시에 LA에서 버스를 출발 시켜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여행객을 태워 이후 일정을 진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후 샌프란시스코 시내투어와 요세미티 관광은 규정 위반의 경계선을 넘나드는 일정이다.

▲ 올 해 12월부터 대절버스에 전자장치가 부착된다.

▲ 올 해 12월부터 대절버스에 전자장치가 부착된다.

그 이후 부터가 문제다. 샌프란스시코를 출발해 요세미티를 거쳐 중간 숙박지인 프레즈노에서 라스베가스 향하는 400마일(670킬로미터) 구간에 업체간 판매 경쟁의 부산물로 최근 레드락 캐년 관광이 추가됐다.
이미 그 일정에는 바스토우 아울렛도 들러야 하고 인근에 캘리코 은광촌 관광이 들어 있는 상품이다. 라스베가스 도착 이후에는 기존처럼 3시간 가량 유명 호텔 등 시내 투어도 돌아야 하고 1인당 160~200달러에 달하는 유료 쇼도 팔아야 하는 상황에서 왕복 이동과 투어 시간까지 더하면 최소 1시간 30분 이상 늘어나게 될 레드락 캐년까지 추가 된 것이다.
2년전 라스베가스의 밤 하늘을 수놓았던 한인 관광 업체들의 추악한 모습이 더욱 악랄해진 셈이다. 결국 이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늦어도 새벽 3시~4시부터 버스 기사는 운행 준비를 시작해야 하고 밤 12시가 다 되서야 운행을 마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문제는 오는 12월부터 관광버스에 전자기록장치가 부착된다고 이런 업계의 관행이 과연 없어 질까하는 것이다. 삼호관광처럼 수년전부터 일정을 늘리고 규정상 문제가 된 지역에 대해 숙소나 방문 일정 등을 조정하면 좋겠지만 국내 거래처와의 덤핑 등 관계와 이를 통해 오너들의 수익 극대화가 목적인 일부 몰지각한 한인 관광회사들이 이런 규정을 어떻게 따를지는 미지수다.

아마도 기상천외한 꼼수가 나오거나 일방적으로 거래중인 버스 대여 업체에 일부 책임을 전가 할 가능성도 높다.
정말 앞으로도 제대로 된 관광을 할 수 있을지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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