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북미 서부지역 한인언론 순방 중인 세계한인언론인협회 여익환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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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동포 언론사 뭉치면 공룡 포털 이긴다”

세언협“해외에서 매체를 운영하는 동포 언론사들이 똘똘 뭉치기만 하면 엄청난 네트워크가 됩니다” 세계한인언론인협회라는 단체가 있다. 이름만 봐도 뭐하는 곳인지 짐작은 간다. 그런데도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 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한국인은 둘만 모이면 단체를 만든다고 하니 허다한 해외 동포사회의 단체 가운데 하나쯤으로 치부해버릴 법하다. 이민생활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동포들이기에 알려고 하지도 않고 알고 싶지도 않은 그런 단체인지도 모른다.

“네이버같은 거대한 포털을 능가할 거라니까요”
이게 무슨 말인가.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 여익환(사진)씨. 그가 내민 명함에는 세계한인언론인협회 사무총장이라는 직함이 박혀 있다.
그는 지난달 30일 시애틀을 통해 미국에 들어와 샌프란시스코를 거쳐 캐나다 뱅쿠버로 북상했다가 남가주 LA로 남행하는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알듯 말듯한 단체, 세계한인언론인협회(이하 세언협)를 알리는 ‘전도사’ 노릇을 하느라 양복차림에 백팩을 맨 언밸런스한 행색조차 추스릴 겨를이 없어 보인다.

지난 열흘 동안 서부지역 4개 도시를 돌며 방문한 한인언론사만 20여개사가 넘는다고 했다. 각 지역 영사관까지 들렀으니 그의 백팩에는 받아 챙긴 명함만 벌써 100여장이다. LA에 도착한 7일에도 <선데이저널> 연훈 발행인을 만난 데 이어 라디오코리아, 헤럴드경제 등을 차례로 방문했다. 8일에는 미주중앙일보와 미주한국일보, LA총영사관을 잇따라 찾아가 사장들과 총영사와 면담했다. 12일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까지 그의 스마트폰 일정표에는 한인언론사들과 기타 관계자들과 약속한 시간으로 꽉 차있다.

양분 재외동포언론단체 통합출범

쉰살을 훌쩍 넘긴 중년에 세일즈맨처럼 발품을 파는 그의 열정은 과연 무엇에서 비롯됐는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세언협은 지난 4월 19일 서울에서 그동안 두개로 쪼개져 있던 재외 동포 언론 단체가 통합해 새로 출범했습니다. 툭하면 싸우고 분열하는 게 동포 단체들이라는데 통합하는 곳도 있다면서 놀라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지난 2002년 한국기자협회 등이 주관한 재외동포 기자대회가 한국에서 처음 열린 것을 계기로 만든 재외동포 언론인 협의회(재언협)와 거기에서 갈라져 나와 2009년에 따로 생긴 세계한인언론인연합회(세한언)가 7년만에 다시 합해졌다는 얘기다. 남가주 한인사회에서 주간 ‘코리아나뉴스’를 만들어 운영하던 고(故) 정채환씨가 주도했던 단체였다고 하니 LA동포들과도 인연이 없진 않다.
“통합된 모양새를 갖춘 만큼 사업과 활동을 제대로 해야하니 재외 한인언론의 실상을 파악해 기초자료로 삼기 위해 일단 미국 서부지역부터 방문하게 됐지요. 해외동포사회에서 한인매체가 가장 많은 곳이니까요”

40여개 국가 한인매체들 구심점 역활할 것

통합 단체의 위상부터 정립하는 게 시급할 법하다. 세언협에는 현재 40여개국 150여명의 회원이 있지만 실체가 불분명한 회원사도 적지 않아 통합되기 전 각 단체들이 보유한 회원명단을 취합하는 중이라고 한다.
“그러다보니 기존 회원들 보다 훨씬 더 많은 동포 언론인들이 누락돼 있더군요. 책상머리에서 인터넷 뒤지고 전화통화를 하느니 직접 다녀야겠다 싶어 미국 서부지역부터 찾았습니다”
현장에 답이 있고, 발로 뛰며 얻은 성과가 더 알차게 마련이다. 여 총장은 미국 방문 열흘 새 벌써 신규 회원 10개사를 확보했다. 세언협의 상근 사무총장이지만 단체 재정이 워낙 허약하다고 한다.
“사비를 털어 비행기표를 끊고 현장답사에 나섰지만 이같은 성과를 중간보고로 전해받은 회장단에서 출장경비를 일부 보전해주겠다고 하더군요. 보람이라면 보람이겠지요?”라며 사람좋게 웃는다.

세언협은 1년에 봄,가을 두 차례에 걸쳐 재외동포기자대회, 또는 세계한인언론인대회라는 타이틀로 한국에서 회원사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40여개 나라에서 신문과 방송, 온라인미디어를 운영하는 회원들이 모여서 일주일 동안 세미나도 하고, 기업체나 지방자치단체를 방문합니다. 각자의 나라로 돌아가 그들의 매체를 통해 대회 기간 동안 수집한 정보를 현지 동포들에게 전달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이를 뒷받침하는 사무국일을 하다보니 세언협 네트워크야말로 한류 보급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겠다 싶더군요”

언론인 꿈꾸는 차세대 위한 체험 사업 추진

현지 동포사회에서 언론활동을 하면서 구축한 여러가지 형태의 인적 물적 자원을 활용하면 “한국 홍보의 첨병이 세언협 아니겠느냐”고 되묻는다.
그는 케이팝(K Pop)처럼 케이 프레스(K Press)라는 말을 썼다. 언론인을 꿈꾸는 한국의 청년들을 해외로 내보내 세언협 회원사들의 매체에서 실무를 익히고 체험하게 하는 사업을 세언협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한인 동포 무역인들의 단체인 월드옥타가 차세대 무역인 양성 프로그램으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지 않습니까. 비슷한 개념이지요. 한국에서 언론 유관학과를 전공한 청년들을 해외 각국의 한인언론사에 내보내 실무를 돕게 하면 한글세대의 소멸과 함께 운명을 같이하게 될지도 모를 동포 언론매체들도 한차원 다르게 지속발전할 수 있을 겁니다”
우리 말과 우리 글로 매체를 운영하는 해외동포 언론이야말로 한글교육과 보급에 가장 적절한 창구가 될 수 있다는 전제 아래 1세대 이민자들에서 멈춰버릴지도 모를 동포 언론사들에 ‘젊은 피’를 공급해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런 프로그램을 시작하려면 적잖은 자금이 필요하지요. 한국정부는 청년들의 해외진출에 막대한 예산을 쓸 계획을 갖고 있다더군요. 세언협이 지원을 받으려면 결국 회원사들의 단합된 힘이 필요하고, 그 첫단추가 통합이었던 겁니다”
여 총장은 한국에서 개인사업을 하다가 1999년 캐나다 토론토로 이민, 주간신문사를 운영했다. 5년 간 동포언론인 자격으로 재외동포기자대회에 참석한 게 인연이 돼 한국으로 역이민, 지난 2012년부터 재언협 사무국장으로 일하면서 세한언과의 통합작업에서 실무를 잘 처리했다는 평가를 받고 ‘신생’ 세언협의 사무총장으로 격상(?)됐다.

“회원사들이 생산해내는 현지 이민사회의 뉴스와 정보를 모아 하나의 플랫폼으로 동포언론사의 포털 사이트를 만들면 그 영향력은 메가톤급이 될 것”이라고 톤을 높이는 여 총장의 목덜미에는 순간 불끈 핏줄이 도드라진다.
이미 세언협의 영문이름 ‘Overseas Korean Journalists Association’의 머릿자를 딴 ‘okja.org’를 홈페이지로 개설했다. 회원사들이 하나둘 각자의 콘텐츠를 업로드하고 있어 내년 상반기쯤이면 번듯한 재외동포 뉴스 포털의 모습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한다.
얼마전 칸 영화제에서 화제가 된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가 있다. 여 총장은 “덕분에 세언협의 영어약자인 옥자, OKJA도 쉽게 알려지지 않을까요? 허허” 하며 웃었다.


세계한인언론인협회는…

2002년 한국기자협회가 주최한 제1회 재외동포기자대회를 계기로 LA 코리아나뉴스 발행인 정채환씨(작고)가 주도해 만든 재외동포언론인협의회(재언협)가 모체다. 재외 한인언론사 사주나 발행인, 사장들의 모임으로 출범했지만 동포 언론사의 기자나 광고국 직원 등 실무자들의 재교육에 중점을 둔 기자대회를 매년 개최하면서 활동했다.
한국기자협회의 연중 사업으로 확대해가자 연합뉴스측에서 유사한 사업을 후원하겠다고 나서면서 재언협 회원 중 사주나 발행인들 중심으로 2009년 세계한인언론인연합회(세한언)가 따로 출범, 세계한인언론인대회를 시작했다. 사주 중심의 세한언이 활성화되면서 재언협의 동포기자대회가 위축돼 2012년 한국기자협회가 손을 떼자 그 무렵부터 두 단체의 통합움직임이 일어나 올해 4월 재외동포 언론인대회를 통해 ‘단일화’를 이뤄냈다.
현재 기존 재언협 회장이던 김소영씨(캐나다 ‘뱅쿠버중앙일보’ 사장)와 세한언 회장이던 전용창씨(태국 ‘교민광장’ 사장)가 공동회장을 맡고 있다. 세계 40개국의 신문 방송 온라인을 포함한 한인언론사 90여개가 회원사로, 그 소속 임직원 150여명이 회원으로 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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