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에 ‘기림비’ 우뚝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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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관심을 가져야할 반인륜적 범죄”

미국 서부의 2대 도시 샌프란시스코에 위안부의 역사를 알리는 새로운 ‘위안부 기림비’가 우뚝 세워졌다. 샌프란시스코 시는 제막식이 열리는 9월 22일을 ‘위안부의 날’로 선포 했다. 미국 내 공공부지에 위안부 기림비가 건립된 것은 이번까지 8번째지만, 미국내 대도시 중심부에 세워진 것은 샌프란시스코가 처음이다. 이번에 세워진 위안부 기림비는 위안부 문제가 한국과 일본 사이의 문제 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가져야할 반인륜적 범죄라는 사실을 상직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뿐 아니다. 위안부 피해국 13개국 후손들이 힘을 합쳐 건립해 의미가 더 특별했다.  <성진 취재부 기자>

기림비01지난22일 오후 샌프란시스코 세인트 메리 스퀘어 공원에서 한인사회와 중국계 위안부 정의연대 와 샌프란시스코 시 관계자 등 위안부 역사 바로 알리기에 힘쓴 다양한 인종의 인사들 약 500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림비가 제막됐다. 제막식에는 한국에서 초청되어 온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를 비롯해 마이크 혼다 전 연방하원의원, 에릭 마 SF시의원, 칸센 추, 데이빗 추 가주 하원의원 등이 참석해 축하했다.

이날 한국에서 초청되어 온 이용수 위안부 할머니는 제막식 축사에서 역사는 잊히는 것이 아니라 오늘의 이야기라면서 우리는 사죄를 받을 것이다. 반드시 사죄를 받고, 일본은 법적인 배상을 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러분들 덕분에 힘이 나서 나는 200살까지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면서 이 기림비 건립의 노고와 고마움을 죽어도 잊지 않겠습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기림비 건립을 주도해온 줄리 탕 위안부연대 중국계 공동의장 은 역사를 잊어서는 안된다. 역사를 잊으면 또 반복된다면서 기림비는 여성을 성노예로 삼아서는 안된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말했다. 여성, 강인함의 기둥이라는 제목으로 제작된 기림비 동판에는 1931년부터 1945년까지 한국과 중국 등 13개국 여성과 소녀 수십만 명이 일본군에 의해 이른바 위안부로 끌려가 고통을 당했다고 새겨져 있다. 이번 기림비는 한국과 중국, 필리핀 소녀 등 여러나라의 소녀들과 그 아픔의 역사를 1991년 세상에 처음 증언한 김학순 할머니를 형상화한 것이다.
이 기림비 건립을 위해 위안부 피해국 한국 중국 필리핀 후손들이 힘을 합쳐 샌프란시스코 시를 설득했고, 취지에 공감해 시의회가 2년전 일본의 집요한 반대투쟁을 물리치고 의결했으며, 한인 커뮤니티와 중국 커뮤니티가 힘을 모아 70여만 달러를 모아 스티븐 화이트 미국인 작가가 기림 비를 조각했다.

2년전 공청회 현장에서 일본 측의 거짓 주장을 꾸짖기도 한 이용수 할머니의 피맺힌 증언이 샌프란시스코시의 양심을 자극했다. 당시 메라 고이치 일본 극우단체 대표는 일반적으로 떠돌고 있는 위안부 이야기는 모두가 거짓입니다라고 말하자, 이용수 위안부 할머니는 야! 네가 눈으로 봤어? 누가 거짓말이야!라고 소리첬다. 김현정 가주한미포럼 사무국장은 할머니를 모시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고 설득력 있겠다 판단 해서 한국에서 이용수 할머니를 모셨다고 말했다.

피해국 13개국이 단합

샌프란시스코 기림비는 2014년 중국계 후손들이 처음 뜻을 냈지만, 일본의 방해로 난관에 부딪 치자 소녀상의 투쟁 경험이 있는 LA의 가주한미포럼(회장 윤석운, 국장 김현정) 등을 포함한 한인 단체들이 적극 참여했으며, 북가주의 김진덕정경식재단(대표 김한일, 이사장 김순란)을 위시한 많은 단체들이 기금을 모아 완성을 이뤄냈다.

결국 기림비는 국적을 초월한 역사적 상징물이 됐고, 인류 보편적 가치에 깊이 공감하는 영국계 미국인 스티븐 화이트 작가가 맡았다. 스티븐 화이트 작가는 디자인을 하는게 매우 힘들었다면서 특히 평화의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게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

미국 의회에서 위안부 결의안을 제의하여 통과시킨 마이클 혼다 전 미 연방하원의원은 침묵을 깨고 우리가 들은 것을 알리는 것이다면서 일어난 사실을 알리는 트럼펫은 이미 불려지기 시작 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김진덕정경식재단(대표 김한일, 이사장 김순란)은 지난 21일 쿠퍼티노에서 이용수 할머니 환영모임을 마련했다. 이자리에 참석한 이용수 할머니는 “여러분의 용기와 지지로 내가 서있다” 면서 “기림비 제막에 헌신해준 한인들이 고맙고 또 고맙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마음을 전했다.

▲ 제막식에 참석한 이용수 할머니와 인사들

▲ 제막식에 참석한 이용수 할머니와 인사들

지난 2015년 일본의 극렬한 반대와 로비에 동요된 SF수퍼바이저의 입장 변화로 위안부기림비 결의안 통과가 불투명했던 때 이용수 할머니가 그해 9월 공청회에 참석, 눈물로 호소하며 모든 이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증언으로 만장일치 결의안 통과를 이끌어냈다. SF위안부기림비 건립을 주도한 김한일 (김진덕정경식재단) 대표는 “한, 중, 필리핀 등 20여개 커뮤니티뿐 아니라 주류사회에서도 인권수호의 상징물인 SF위안부기림비 건립에 동참했다”면서 “제이슨 섬(Jason Shum, Gemdale CEO), 존 헤르(John Herr, Executive Vice President of Lincoln Property Company)가 기림비 부지 무료 기증뿐 아니라 다수의 관계자들이 20일 공원내 기림비 설치작업을 댓가없이 지원했다”고 밝혔다. 김순란 이사장은 “한인사회 성원으로 기림비가 세워졌다”면서 “여러분의 헌신과 지원 덕분”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위안부 소녀들의 아픔을 다룬 영화 귀향에서 옥분역으로 출연했던 홍세나씨는 “SF위안부기림비 제막식이라는 뜻깊은 행사에 참여하게 돼 가슴벅차다”면서 “영화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에 조감독으로 참여한 것처럼 내가 가진 재능으로 위안부 문제를 알리겠다”고 다부진 각오을 보였다.

이용수 할머니는 오는 30일 LA에서 개최되는 위안부 모금파티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날 기림비 제막식은 한인언론은 물론 미국주류 언론인 AP통신을 포함해 ABC, CBS, Fox, Voice of Anerica 등 많은 언론들이 중요한 뉴스로 보도했다. 특히 CBS 방송은 2분 30초 동안 방영된 뉴스를 통해 위안부 들의 인권침해 실상을 보도하고, 제막식에 온 이용수 할머니의 외침을 알려주기도 했다. YTN뉴스는 기림비는 이렇게 말이 없지만, 역사를 속이고 지우려는 어떠한 방해도 결코 진실을 이길 수 없다는 큰 외침을 들려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SBS는 이번에 세워진 위안부 기림비는 위안부 문제가 한국과 일본 사이의 문제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가져야할 반인륜적 범죄라는 사실을 상직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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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 할머니 영화샌프란시스코 기림비 제막식에 맞춰 한국에서 이용수 할머니의 일화를 그린 영화 ‘아이 캔 스피크(I Can Speak)’가 한국에서 개봉되어 화제가 되고 있다.

영화 ‘아이 캔 스피크(I Can Speak)’는 마이크 혼다 의원이 중심이 돼 지난 2007년 연방하원에서 통과된 ‘위안부 결의안(HR 121)’을 앞두고 이용수 할머니가 공청회에 참가해 증언하기까지 과정을 영화로 담았다.
미 의회사상 처음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해 열린 청문회에서 이용수 할머니가 증언하게 되고 이를 통해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된다는 내용이다. 지난 22일 기림비 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북가주를 방문한 이용수 할머니는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영화에 담겼다”며 “아직도 그 당시 위안부 결의안이 통과 됐을 때의 감동이 잊혀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청문회 증언 장면은 실제 버지니아주 소재 의회에서 촬영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영화에서는 이용수 할머니가 의회 증언을 위해 영어를 배운다는 설정이지만 당시 이용수 할머니는 한국어로 증언했다.
지난 2014년 여성가족부가 주최하고 CJ문화재단이 주관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시나리오 기획안 공모전에서 최종 선정된 작품을 영화화 한 ‘아이 캔 스피크(I Can Speak)’는 김현석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배우 나문희씨가 이용수 할머니 역을, 영어를 가르치는 공무원 역할을 배우 이제훈 이 맡아 열연했다.

한국에서는 21일 개봉돼 티켓 예매율 2위를 기록하는 등 흥행몰이에 나서고 있다. 미주지역 개봉은 아직 미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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