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치용 대기자의 충격취재] 미 국방부 수성막포[Aqueous Film Forming Foam] 보고서 고엽제논란 캠프캐롤…이번엔 발암물질 과불화화합물 발견

■ 미국방부, ‘주한미군기지4개 식수부적합’ 연방의회보고

■ 의정부인근 캠프레드클라우드- 캠프 스탠리등도 적발

■ 대구인근 캠프 워커-경북 칠곡 캠프캐롤도 PFOS오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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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캠프캐롤’ 식수 ‘과불화화합물’오염 노출

  ‘낙동강 식수원 젖줄이 위험하다’

한때 고립제 매립논란이 일었던 경북 칠곡의 미군기지 캠프캐롤의 식수가 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과불화화합물에 오염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미 국방부는 지난달 연방 상하원에 보고한 문서에서 국방부가 직접 설치한 식수에 대한 조사결과 미국본토와 해외 등 모든 미군기지중 19개기지에서 과불화화합물이 기준치를 초과, 식수 부적합판정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19개 기지에는 캠프 레드클라우드, 캠프 스탠리 등 의정부소재 2개 미군기지, 그리고 캠프캐롤, 캠프워커등 대구인근 미군기지 2개 등 한국 내 4개 미군기지가 포함돼 전체오염기지의 2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불화화합물은 자연적으로 잘 분해되지 않는 특징을 갖고 있어 토지는 물론 인체에 축적될 가능성이 크며 직장암, 고환암, 간질환, 기형아출산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물질이다. 특히 미 국방부는 과불화화합물에 식수가 오염 된 기지는 즉각 해당지역 정부와 주민들에게 이를 알릴 것이라고 보고했지만 한국에는 이 같은 사실이 전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안치용(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 의정부인근 캠프스탠리기지 - 지난해 12월 반환이 이뤄지지 않고 현재도 미군이 육군기지로 사용하고 있다.

▲ 의정부인근 캠프스탠리기지 – 지난해 12월 반환이 이뤄지지 않고 현재도 미군이 육군기지로 사용하고 있다.

미 국방부 조사결과 미국 및 해외 등 전체미군기지중 19개기지의 식수에서 과불화옥탄술폰산[PFOS]과 과불화옥탄산[PFOA]이 미 환경보호청[EPA]의 평생건강권고치 이상으로 검출됐으며 특히 이중 4개 기지가 주한미군기지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사실은 미 국방부가 지난달 16일 연방 상원 군사위원회와 연방하원위원회에 제출한 수성막포[Aqueous Film Forming Foam] 보고서에서 드러났다. 본보가 단독으로 입수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지난해 6월 모든 군 기지의 식수기준을 환경보호청 기준에 맞추라는 지시에 따라 올해 3월까지 국방부가 직접 설치한 식수시스템을 사용하는 515개기지 중 83%인 428개 기지에 대한 조사를 완료했으며, 이중 19개 기지의 식수가 과불화화합물이과도하게 검출돼, 식수사용금지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미환경보호청[EPA] 평생건강권고치 이상 검출

이 19개 미군기지 중 지난 2011년 고엽제 매립논란이 일었던 경북 칠곡의 캠프 캐롤, 대구 인근의 캠프 워커, 미 보병2사단사령부인 의정부의 캠프레드클라우드, 역시 의정부의 캠프 스탠리 등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캠프레드클라우드에서 과불화옥탄술폰산과 과불화옥탄산이 381PPT가 검출됐고, 캠프캐롤에서 327PPT, 캠프워커에서 244PPT, 캠프스탠리에서 169PPT가 검출, 미 환경보호청의 평생건강권고치[LHA]를 초과했으므로 식수부적합판정과 함께 사용금지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미 환경보호청은 지난 2009년 PFOS는 200PPT, PFOA는 400PPT를 기준으로 정했으나 지난해 5월 19일 기준을 대폭 강화, 두 가지 물질 중 한 가지가 70PPT를 넘거나, 두 가지 물질을 합쳐 70PPT를 평생건강권고치로 정했다. PPT란 1조분율로, 1조의 분자 속에 몇 개의 분자가 포함돼 있는가를 나타내는 것으로, 평생 1조분의 70이하를 섭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이들 4개기지에 각각 3800달러씩의 비용을 투입, 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명시돼 있다.

▲ 국방부는 연방 상하원의 제출한 보고서에서 과불화화합물이 과다검출된 19개기지 명단을 밝혔으며, 주한미군기지 4개의 이름과 과불화화합물 농도를 전격공개했다. 19개기지는 육군이 8개, 해군과 공군이 각 5개, 해병대가 1개였으며, 한국4개기지는 모두 미 육군 기지였다.

▲ 국방부는 연방 상하원의 제출한 보고서에서 과불화화합물이 과다검출된 19개기지 명단을 밝혔으며, 주한미군기지 4개의 이름과 과불화화합물 농도를 전격공개했다. 19개기지는 육군이 8개, 해군과 공군이 각 5개, 해병대가 1개였으며, 한국4개기지는 모두 미 육군 기지였다.

미 환경보호청의 평생건강권고치를 기준으로 하면 캠프레드클라우드는 무려 5.5배나 권고치를 초과했고, 캠프캐롤은 약 4.5배, 캠프워커는 3.5배, 캠프스탠리는 2배 이상 기준치를 넘어선 것이다.
PFOS와 PFOA는 자연적으로 잘 분해되지 않는 난분해성물질로 체내에 축적될 가능성이 큰 과불화화합물이며, 궤양성 대장염, 직장암, 고환암, 간질환. 기형아 출산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학계에 보고된 물질이다. 특히 이 물질은 물을 밀어내는 성질이 뛰어나 코팅프라이팬, 종이컵, 방수의류 등에 코팅제로 사용된다.

한국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 두 물질의 체내 반감기, 즉 이들 물질을 섭취했을 때 그 양이 절반으로 줄어드는데 걸리는 시간이 약 3.8년에서 5.4년이라고 밝히고 있다. 한번 섭취하면 체내에 딱 자리를 잡고 축적돼서 잘 없어지지 않는 것이다. 한마디로 이들 기지의 미군들은 물론 이 지역주민들이 암유발물질에 과도하게 노출됐을 가능성이 크다.

▲ 아시아태평양지역 미군배치도 - 2017년 10월 27일 미의회조사국보고서 - 이지도에서 6번과 8번, 34번과 36번이 과불화화합물이 과다검출된 주한미군기지이다.

▲ 아시아태평양지역 미군배치도 – 2017년 10월 27일 미의회조사국보고서 – 이지도에서 6번과 8번, 34번과 36번이 과불화화합물이 과다검출된 주한미군기지이다.

한국 내 미군기지 대부분 가장 많이 노출

특히 조사가 완료된 428개기지중 과불화화합물이 과도하게 검출된 기지는 19개로, 전체의 4.4%에 불과하지만, 한국 내 미군기지에서만 오염기지의 20%가 넘는 4개 기지가 적발됨으로써, 한국 내 미군기지는 전 세계 미군기지중 과불화화합물에 가장 많이 노출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개기지중 한국 외에는 온두라스의 미 육군기지 1개, 디에고가르시아의 미 해군기지 3개 등이 적발됐지만 한국에는 미치지 못한다. 또 미국영토와 해외를 포함, 전 세계 미군기지가 3245개에 달하며 한국 내 미군기지는 61개로 1.9%에 불과하지만, 과불화화합물이 적발된 기지에서 주한미군기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20%가 넘어, 주한미군기지의 식수가 다른 미군기지보다는 아주 많이 취약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미국정부는 과불화화합물에 대해 우려가 높아지자 지난 2015년 12월 미국 내에서 6천개 식수에 대해 샘플조사를 실시했으며, 이때 미군기지 63개소도 포함됐으나 당시에는 라이트패터슨공군 지기 1개에서만 기준치 이상의 과불화화합물이 검출됐었다. 하지만 미국방부가 직접 음용수 시설을 설치한 기지 515개를 대상으로 사실상 전수조사를 실시, 강화된 환경보호청 권고치를 적용한 결과 식수로 부적합한 시설이 대거 적발된 것이다.

국방부는 이 보고서에서 해당식수를 폐쇄하고 사용금지명령을 내린 것은 물론, 잠재적으로 과불화화합물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지역주민들에게 즉각 이를 알리는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각 지역 규제당국, 정부기관 등에도 즉각 이를 알리고, 이를 알리는 홍보모임을 주최하고, 언론기관에도 이를 알리고 주의를 당부하는 것은 물론 SNS등에도 이를 전파하고, 지역사회 리더들에게도 계속 상황을 업데이트 해준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 주한미군은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긴급사항이 있을 경우 주한미군 홈페이지를 통해 고지하지만, 지난 13일 밤까지 과불화화합물과 관련한 어떤 공지사항도 기재돼 있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도권인 의정부와 대구주변 미군기지에서 암을 유발할 수 있는 심각한 식수 오염이 발생했음에도 이를 지역주민들에게 알리지 않고 있는 것이다.

캠프캐롤 식수오염에 낙동강 유입 초비상

시크릿오브코리아가 지난 2011년 입수한 딘 하트만 공군대위의 1999년 석사학위 논문에 따르면 경북 칠곡의 캠프캐롤의 지하수가 낙동강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돼 있다.
캠프캐롤은 해수면에서 최저 100피트에서 최고 286피트나 높으며 북쪽과 동쪽이 남쪽과 서쪽보다 높아서 대부분의 지하수등이 서쪽으로 빠져 남해까지 흘러가는 낙동강으로 유입된다고 기록하고 있다.

▲ 국방부는 연방 상하원의 제출한 보고서에서 428개기지중 20개기지에서 과불화화합물이 과다검출됐으며, 이중 1개 기지는 음용수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 국방부는 연방 상하원의 제출한 보고서에서 428개기지중 20개기지에서 과불화화합물이 과다검출됐으며, 이중 1개 기지는 음용수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특히 미군기지가 민간인 시설보다는 높다. 즉 캠프캐롤의 식수 등이 오염되면 부산시민을 비롯한 수천만 명의 젖줄인 낙동강이 오염되는 것이다. 미 국방부가 1998년 9월 작성한 주한 미군환경관리규정에도 캠프캐롤의 물 등은 정식으로 설비된 하수관로가 아닌 한국정부가 1등급으로 분류하고 있는 낙동강으로 흘러간다고 명시돼 있다.

캠프캐롤의 오염은 바로 낙동강의 오염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다행히 캠프워커의 지하수 등은 대구시의 하수관로로 흘러가는 것으로 파악됐지만 그냥 좌시할 문제는 아니다.
특히 의정부일대의 기지, 즉 미 보병2사단 사령부인 캠프레드클라우드, 또 그 인근의 캠프 스탠리 등은 지난해 반환예정이었지만 아직 반환되지 않고 있다. 반환이 연기되고 있는 이 두 기지가 지난해 실시된 식수조사에서 과불화화합물이 초과 검출됐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들 기지는 지난해 말까지 반환돼야 하지만 아직 반환이 미뤄지고 있다. 미8군제1지역 시설사령부는 지난 2월 ‘의정부 지역의 캠프 스탠리와 캠프 잭슨은 올해 8월에 폐쇄될 가능성이 있으며 미2사단 사령부가 있는 캠프레드클라우드는 내년 7월 폐쇄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위험성지난해 말에서 더 연기가 됐지만 미군의 이 같은 발표도 아직 이행되지 않아서 캠프스탠리등은 아직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83만평방미터에 달하는 캠프 레드클라우드도 내년 7월로 일단 연기된 상태이므로 아직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캠프스탠리는 부지가 무려 245만8천평방미터에 달한다. 물론 캠프스탠리는 북핵미사일문제로 긴장이 고조되면서 교육연구등에 활용하기 위해 당분간 전략시설로 활용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정부 실태 파악 후 기준치 마련 시급

미 국방부가 지난해 12월 31일까지 식수오염 조사를 모두 마친 것을 감안하면, 지난 2월말 주한 미군의 이전연기발표시점에는 어쩌면 식수오염을 알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민단체들은 미국이 부지를 반환하든, 연기하든 간에 식수오염문제는 미국의 책임이므로 반드시 이를 시정하도록 하고 정화비용도 부담해야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한편 한국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3월 28일 자체 블로그를 통해 과불화화합물에 대해서 설명하고 위험성을 지적하면서도 국내에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적고 있다. 하지만 EU에서는 2006년 규제물질로 공표했고, 2008년 6월 27일부터 EU전역에서 규제를 하고 있으며 미국도 2015년부터 이들 물질의 사용을 중단시켰다.

시민단체들은 한국정부도 미군기지의 식수에서 과도한 과불화화합물등이 검출된 만큼, 무사안일한 태도에서 탈피,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고 이에 대한 기준치를 마련하는 등 확산억제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상기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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