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희 전 YTN사장 ‘낙하산인사’ 소송 패소 전말

■ ‘조준희 낙하산인사의혹 글’ 유포에 무죄선고

■ ‘어느 정도 사실부합 -조사장 허위입증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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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익 위한 정당한 비판 (재판부)
비방 없고 허위 아니다’

▲ 법원으로 부터 ‘대한민국 공식 낙하산인사 인증’을 받은 조준희 전 YTN사장

▲ 법원으로 부터 ‘대한민국 공식 낙하산인사 인증’을 받은 조준희 전 YTN사장

언론계 사상 최초로 은행장에서 뉴스전문 방송사 사장에 임명된 조준희 전 YTN사장이 ‘낙하산인사’라는 정보 글에 대한 명예훼손소송에서 민사는 물론 형사소송에서도 패소, 완패했다. 법원은 ‘조 씨가 낙하산인사이며 보은의 의미로 곽모씨에게 20억원대의 외주제작 특혜를 제공했다’는 정보 글을 유포, 명예훼손혐의로 기소된 조모기자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은 이 정보 글이 ‘공적 존재인 언론사 대표이사 선정의 의혹과 폐해를 지적하는 것으로, 공익에 관한 것이며 비방의 목적이 없고 허위사실이 아니다’라고 판시했다. 이에 앞서 다른 법원도 조전사장이 제기한 민사 소송에서 ‘은행장출신의 YTN사장기용은 적합성을 의심받을 수 밖에 없는 전형적 낙하산 인사의 사례’라는 명쾌한 결론과 함께 조씨에 대한 패소판결을 내렸었다.
박우진(취재부기자)

이들 두 판결은 ‘낙하산 인사의혹을 낙하산인사의혹이라고 말하는 것’은 공익에 부합되는 합리적인 의견표출로 해석했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 또 정권의 영향력이 미칠 수 있는 언론기관에 전문성이 없는 부적합한 사람을 임명하는 ‘논공행상식 낙하산인사’ 관행에 쐐기를 박았다는 점에서 한국 언론역사에 큰 획을 그었다는 분석이다.

재판부 ‘허위로 단정할 수 없다’ 손들어줘

지난 11월 23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 24단독 김병주판사는 조준희 전 YTN사장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조모기자에 대해 명예훼손혐의가 성립되지 않는다’라며 무죄를 선고했다.
조전사장은 지난해 11월 ‘은행장에서 방송사인 YTN사장에 선임돼 주위를 어리둥절하게 했던 조 사장의 뒷배경에 대해 알고 보니 최순실이 있었고, 차은택의 지인이 조 사장을 추천해서 방송사사장이 됐다’는 내용의 정보 글에 대해 수사를 의뢰했고, 검찰은 카카오톡을 통해 이를 금융권종사자등 50명에게 전송한 혐의로 인터넷매체 기자 조모씨를 벌금형에 처해달라며 약식 기소했었다. 그러자 조씨는 검찰의 약식기소를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며 정식재판을 청구했으며 법원은 정보 글이 어느 정도 사실이며, 허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 조기자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 조준희 전 YTN사장의 명예훼손 형사사건에 대한 무죄선고 판결문

▲ 조준희 전 YTN사장의 명예훼손 형사사건에 대한 무죄선고 판결문

본보가 입수한 이 판결문에 따르면 검찰은 이 사건의 피해자가 조준희 YTN사장과 곽희옥 유니크미디어대표이며, 피고인은 조모기자라고 밝히고, 조 기자가 지난해 11월 3일 오전 8시 26분께 장소를 알 수 없는 곳에서 ‘최순실, 방송사 사장 인사에도 개입’이라는 정보 글을 받아서 50여명에게 유포한 혐의로 기소했었다.

당시 조 기자가 유포한 정보 글의 내용은 ‘조준희 사장의 뒷배는 최순실, 박대통령 해외순방에 3번이나 동행하고, 창조경제대상을 받은 곽 씨가 청와대에 조 씨를 추천 사장이 됐다. 조씨는 사장취임과 동시에 2개월도 안 돼 곽 씨의 유니크미디어와 20억원어치의 외주제작물 수의계약을 체결, YTN 경영을 악화시켰다’는 내용이었다.

정보 글 내용 상당부분 사실과 부합

과연 이글이 명예훼손이 될 수 있을까. 조전사장은 이글을 자신을 모함하는 ‘찌라시’라고 주장했지만 김병수판사는 이를 ‘찌라시’가 아니라 ‘정보 글’이라고 판결문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판사는 흔히 정보가 담긴 글들을 ‘찌라시’라고 비하하는 하는 관행을 깨고 그 내용을 판단, 악의적 비방 글이 아니라 ‘정보 글’이라고 판시한 것이다.

재판부는 이 메시지내용이 부수적으로 피해자들에 대한 인격비난취지를 다소 내포하고 있다하더라도 전체적으로 공적 존재인 언론사 대표이사 선정을 둘러싼 여러 의혹과 폐해를 지적하는 글이라고 판단했다. 일반 다수인 또는 특정집단의 관심과 이익에 관한 글이라는 것이다.

또 당시 국내 정치적 상황, 조기자의 직업과 경력, 메시지를 전송한 사람이 제한돼 있고, 표현의 방법과 목적, 조전사장의 사회적 지위와 영향력에 비춰 주요동기나 목적이 공익에 관한 것이며, 비방의 목적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즉 첫 번째 무죄사유는 공인에 대한 합리적인 문제제기이며, 이는 공익과 부합한다는 것이다.

▲ (왼쪽) 조준희 전 YTN사장의 명예훼손 형사사건에 대한 무죄선고 판결문 - 당시 유포된 정보글의 내용으로 재판부는 상당부분 사실과 부합한다고 판결했다. ▲ 조준희 전 YTN사장의 명예훼손 형사사건에 대한 무죄선고 판결문

▲ (왼쪽) 조준희 전 YTN사장의 명예훼손 형사사건에 대한 무죄선고 판결문 – 당시 유포된 정보글의 내용으로 재판부는 상당부분 사실과 부합한다고 판결했다. ▲ 조준희 전 YTN사장의 명예훼손 형사사건에 대한 무죄선고 판결문

재판부의 판결 중 더욱 중요한 것은 정보 글의 내용이 상당부분 사실과 부합한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조전사장은 최순실과 차은택이 관여한 의혹이 있는 2018평창동계올림픽 마케팅부문 비상임 특별위원이었고, 취임 때부터 낙하산밀실인사의견이 있었다고 밝혔다. 정보글의 내용이 근거없는 비방이 아니라는 것이다.

재판부는 또 조전사장 취임뒤 YTN이 3년연속 적자위기였고, YTN노조에서는 조사장의 외주제작사 선정과정에 의혹을 제기했고, 외주제작 축소를 요구한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조 사장, 의혹의 유포 글에 대해 입증 못해

특히 곽희옥유니크미디어대표가 박전대통령 해외순방에 3차례동행하고, 창조경제대상을 받은 것도 사실이요, 해외순방은 창조경제추진 단장인 차은택이 적극 관여했다는 언론보도도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또 조전사장이 취임 뒤 곽희옥에게 편당 2천만원짜리 외주제작을 체결, 20억원을 지출한 것도 사실이고, 이 수의계약이 YTN경영적자요인중 하나로 지적된 것도 사실이라고 판시했다. 즉 정보 글에 기재된 언론사 사장 취임배경, 추천경위, 해외순방경위, 수의계약체결과정 및 특혜 등에 대해 조준희사장과 곽희옥씨가 허위임을 입증하지 못했고, 석연찮은 부분이 상당하다고 판결했다. 일부 진실과 차이가 나거나 과장된 부분이 있더라도 전체적으로 중요한 부분이 허위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결국 조 씨가 낙하산인사라는 정보 글이 사실상 사실임을 의미하는 것이다.

▲ 조준희 전 YTN사장의 명예훼손소송 패소 판결문

▲ 조준희 전 YTN사장의 명예훼손소송 패소 판결문

이에 앞서 조전사장은 이 정보 글을 인용, 비판 글을 올린 박모씨에 대한 민사소송에서도 패했었다. 서울북부지방법원은 지난 6월 9일 이 사건에 대해 ‘적합성을 의심받을 수 밖에 없는 전형적 낙하산인사 사례’라며 조전사장에 대해 패소판결을 내렸다. 서울북부지방법원 박재경 판사 역시 ‘박씨의 의혹제가가 허위임이 드러나지 않았고 공공의 이익을 목적으로 한 글로서 위법성이 없다’고 판결한 것이다.

사실 조전사장과 곽씨의 각별한 관계는 YTN내부에서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조 전사장과 곽 씨가 골프장등에서 함께 있는 모습이 수시로 목격됐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또 이들은 재판과정에서도 대질신문을 우려, 함께 출석통보를 받더라도 긴밀하게 연락, 둘 중 한사람은 법원에 출석하지 않는 ‘꼼수’를 부리기도 했다.

관행적인 ‘낙하산 인사’에 쐐기 ‘사필귀정

특히 조전사장은 경북 상주출신으로, 경북출신 친박인사들과의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었다. 요즘 검찰에 불려 다니는 인물들과 친하다는 등 구체적 실명까지 거론됐었다.
또 재임 중에는 곽 씨에게 외주제작을 몰아주면서도 광고매출을 올리겠다며, 다단계 회사와 유착, 이 회사의 다단계사업을 마치 YTN이 하는 사업인 것처럼 대대적으로 선전, YTN 기자들에게 자괴감을 안겨주는 잘못을 범하기도 했다. 조전사장이 24시간 뉴스채널을 다단계회사의 성공을 위해 발 벗고 뛰는 매체로 만들었으니 구성원들이 느끼는 괴로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 업체의 사업주는 전과경력이 있는 사람이었고, 결국 조전사장의 다단계업체 밀기는 끝이 좋지 않게 끝나고 말았다. 부적격자가 낙하산을 타고 내려와 YTN에 못할 짓을 많이 한 것이다. 그리고 그 잘못을 비판하는 글을 보더니, ‘내가 누군데 감히 나를 욕하냐?’는 식으로 민사소송, 검찰고발 등을 남발하다 줄줄이 패소한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조전사장의 이 같은 무모함이 법원으로 부터 ‘조전사장기용은 전형적 낙하산 사례’라는 대한민국 공식 낙하산인사 인증을 받아냈다. 조전사장의 엉뚱한 반발이 낙하산인사에 경종을 울리는 긍정적 효과를 도출함으로서, 이 사건은 ‘사필귀정’ 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금 되새기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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