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월 국정원에 무슨 일이?…바늘구멍 앞의 우병우, 마지막까지 웃을까?

■ 북핵 실험 후에도 정보 요직에 자기 사람 심기 혈안

■ 숱한 고비 벗어날 수 있었던 것도 자신의 인맥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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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길만 걸며 승승장구 우병우의 몰락

‘그는 머리만 있었고
가슴이 없었던 미완성 인간이었다’

우병우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주역이면서도 매번 검찰의 칼날을 피해갔던 ‘최경환-우병우’ 두 정권 실세가 이번에도 버텨낼 수 있을까. 검찰은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1억원 수뢰 의혹을 받고 있는데 자유한국당 최경환 의원에 소환통보를 한데 이어, 우병우 전 민정수석을 11월 29일 소환조사했다. 우 전 수석에 대해서는 이번이 네 번 째 소환조사였다. 검찰은 우 전 수석에 대해서 이미 두 차례나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모두 기각된 바 있다. 검찰은 이번에는 우 전 수석의 최측근이었던 최윤수 전 국가정보원 2차장을 사전에 소환조사하며 우 전 수석에 대한 마지막 압박수위를 높였다. 최 전 차장은 <선데이저널>이 2016년 2월 ‘수사실패 책임자가 국정원 넘버 2로 간 까닭은’ 기사에서 지목한 인물로 검찰에서 근무하가 국정원 핵심으로 영전했던 인물이다. 당시 <선데이저널>은 최 전 차장이 국정원으로 가는 과정에 우 전 수석이 개입했다고 지목했는데, 결국 그가 국정농단 사태의 또 다른 주역이었음이 이번 검찰 수사로 여실히 드러난 셈이다. 그는 국정원 2차장으로 재직하면서 우 전 수석의 첨병역할을 하면서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사태를 방조했다. 검찰은 최 전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 역시 청구했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2016년 1월4일 북한은 4차 핵실험을 단행했다. 하지만 북한 핵실험 징후를 사전에 감지해 이를 관계기관에 알려야 하는 국가정보원은 이 역할을 하지 못했다. 국정원의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지 못했던 셈이다. 청와대는 국정원에 대한 문책 인사를 단행했다. 당시 청와대는 해외 및 대북 정보 파트를 담당하는 국정원 1차장에는 김진섭(58) 청와대 국가안보실 정보융합비서관을 임명했다. 김 전 차장은 국정원 공채 출신으로 북한정보국장을 지낸 북한통이었다. 여기까지는 말이 없었다. 그런데 국내 정보를 담당하는 2차장에 검찰 출신 최윤수 전 서울중앙지검 3차장을 임명하면서 말이 나왔다.

당시 <선데이저널>은 최 전 차장의 경력을 자세하게 소개하면서 우려했던 점은 그가 박근혜 정부 최고 실세인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최측근이었음을 알리면서 오늘의 사태가 올 것을 예감했었다. ‘아니나 다를까’ 본지의 우려가 그대로 2년 만에 사실로 드러났다.

최윤수, 청와대 하명수사 전담

두 사람은 서울대 법대 84학번 동기였다. 최 전 차장이 우 전 수석의 사시 두 기수 후배이기는 하지만 사석에서는 말을 놓고 지내는 사이로 알려졌었다. 최 전 차장은 박근혜 정부 검찰에서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특히 특수부를 관할하는 서울중앙지검 3차장에 임명됐었다. 3차장 산하 특수 1, 2, 3부장이 모두 우 전 수석과 친분이 있던 사람들로 채워졌다.
아나운서 황수경 씨의 남편이기도 한 최윤수 차장은 2010년 서울중앙지검 특수 2부장에 임명되기 전까지는 특별수사보다는 강력수사에 잔뼈가 굵은 강력통이었다. 그는 우 전 수석이 청와대에 입성한 후 본격적으로 특수수사를 지휘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최 전 차장이 중앙지검 3차장이 됐을 때 검찰 안팎에서는 우 전 수석과의 친분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대부분이었고 실제로 우병우의 입김으로 3차장에 임명됐다는 것이 당시 검찰 주변에서 흘러나왔다.

▲ 최윤수 전 국가정보원 2차장

▲ 최윤수 전 국가정보원 2차장

역시 예상대로 최 전 차장은 중앙지검 3차장으로 재직 시 거의 청와대 하명수사만 하다시피 했다. 최 전 차장이 3부장 취임 이후 특수 1부는 자원외교, 특수 2부는 포스코 비리 등을 수사를 책임지고 있었다. 특히 해외자원 개발 비리 의혹과 관련해 첫 번째 수사 대상이었던 성완종(64) 전 경남기업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기획 사정’에 대한 비판이 거셌다. 국무총리의 ‘부패와의 전면전’ 담화로 요란하게 시작된 동시다발적 검찰 수사가 전(前) 정권 실세 등을 겨냥한 ‘표적수사’로 비춰지면서 정치적 논란을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요란한 시작과 달리 포스코 비리는 깃털만 건드리다 마무리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윤수 차장은 지난해 12월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다른 검찰 고위직 인사에 비하면 사실상 특혜성 승진에 가까운 인사라고 볼 수 있다.

지금 보면 최 전 검사가 사실상 포스코 수사와 관련해 면죄부를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할 수 있다. 당시 검찰은 포스코 수사를 적극적으로 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관련 비리를 거의 캐내지 못했다. 그 때는 알지 못했지만 최순실이 포스코 수사와 관련해서도 깊숙하게 개입한 사실이 후에 드러났다. 결국 최순실 – 우병우 라인의 압력을 받아 최 전 차장이 포스코 사건에 대해 사실상 면죄부를 준 것으로 보인다.

직권남용 권력남용 수사방해 음모

최 전 차장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2015년 12월 검사장에 승진했다.
그리고 승진 2개월 만에 국내 정보기관 NO 2로 자리를 옮겼다. 국정원 2차장은 국내 정보·대공 수사를 맡는 요직 중에 요직이다. 각종 정치 및 기관, 언론사 정보를 두루 만지작하는 실세다. 전에도 검사 출신 2차장이 없지 않았지만 대부분 검찰을 퇴직하고 변호사로 일하다 국정원으로 옮겨 갔었다. 그의 검찰 경력도 2차장 주 임무와는 전혀 무관했다. 그랬던 최 전 차장이 국정원으로 옮겨가자 당연히 검찰과 국정원에서는 여러 가지 뒷말들이 나왔다. 특히 청와대가 국내 정보를 수집하는 요직인 2차장을 통해 총선·대선에 본격 개입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시간이 흘러 지난해 하반기 최순실 국정농단 개입사태가 <선데이저널>로 인해 촉발되기 시작했고, 결국 대통령이 탄핵되기에 이르렀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검찰은 과거 정권에서 권력을 남용한 사건들을 뒤지기 시작했고, 결국 우병우 전 수석이 도마 위에 올랐다. 그리고 그가 직권남용을 하는데 있어서 최 전 차장이 핵심적 역할을 했거나 최소 인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본지가 우려했던 지점이 과언이 아니었음이 명명백백하게 드러난 것이다.

최 전 차장은 특검 정국에서도 수사를 방해하려했던 의혹들도 제기됐다. 그가 박영수 특별검사에게 특정검사를 수사팀에 포함하도록 요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최 전 차장은 특별검사에 자신과 친분이 두터운 박영수 변호사가 임명되자 특검 수사를 방해할 목적으로 수사팀 파견검사에 특정인을 포함하도록 요구하고 특검이 이를 거절하자 문자로 협박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 때문에 시민단체에 의해 검찰에 고발되기도 했다.

당시 본국 시민단체는 “최 전 차장은 자신을 승진시켜 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의 국정농단 부패수사를 막기 위해 국정원 제2차장이라는 위력을 악용해 협박하는 등 특검업무를 방해했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의 고발에도 불구하고 별도의 수사를 받지 않았던 최 전 차장은 결국 우 전 수석에 대한 검찰의 압박 수위가 높아지면서 동시에 그물망에 걸렸다. 검찰은 최 전 차장 소환에 앞서 추명호 전 국가정보원 국익정보국장을 소환조사한 바 있다.

최윤수, 이석수 일거수일투족 불법사찰

검찰은 ‘우병우 전 수석→최윤수 전 차장→추명호 전 국장’이 검찰 수사에 앞서 수사에 대비 말맞추기를 한 정황을 찾아냈다. 우 전 수석의 변호인과 최 전 차장은 추 전 국장의 불법사찰 혐의 등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자 현직 검찰 간부인 김재훈 검사를 통해 수차례 추 전 국장과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수사 선상에 오른 이들이 직접 전화통화를 한 사실이 드러날 경우 증거인멸을 하려 했다는 의혹을 살 수 있기 때문에 국정원 사정을 잘 아는 내부 인사를 통해 말맞추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김 검사는 박근혜정부 시절 국정원에 파견됐다가 다시 검찰에 복귀했다.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지목된 김 검사는 관련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김 검사는 이날 오후 “친분이 있던 분들과 안부 차원의 전화통화를 한 사실은 있으나 증거인멸의 통로는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에 관해 수사팀에 충분히 해명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최 전 차장은 추 전 국장의 직속상관으로 국정원이 이석수 전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과 문화체육관광부 간부 8명 등을 불법사찰하고 이 내용을 우 전 수석에게 비선 보고하는 데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검찰은 이 전 감찰관이 지난해 7월 말 우 전 수석의 ‘처가 부동산 넥슨 매각’ 의혹과 관련해 감찰에 착수하자, 우 전 수석이 국정원을 동원해 이 전 감찰관을 사찰하는 과정에 최 전 차장이 깊이 관여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추 전 국장이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보고하기 전 최 전 차장에게 이 같은 내용을 먼저 보고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제 검찰의 마지막 칼날이 우 전수석의 목을 틀어쥐고 있는데 지금까지 비단길만 밟으며 걸어왔던 그가 이번에도 빗겨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법조계에 그가 심어 논 인맥들이 여전히 잔존하는 한 어느 정도 빗겨갈 여지가 보이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원세훈국정원 댓글수사 대응 문건 속엔 어떤 내용이…

‘원세훈 희생양 만들어, 박근혜 지킨 국정원’

박근혜 정부 국가정보원이 2013년 ‘댓글 사건’ 수사가 정권과 국정원에 주는 부담을 덜기 위해 원세훈 전 원장을 ‘희생양’으로 검찰에 넘길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내부 보고서가 발견됐다. 11월 29일 사정 당국에 따르면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는 최근 국정원의 댓글수사 대응 문건 일부를 추가로 발견해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에 이첩했다.
서천호 2차장 등 핵심 간부 중심으로 꾸린 ‘현안TF’가 당시 작성한 문건에는 검찰 수사가 통제 불가능한 선까지 나아가 정부의 정통성이 위협받는 지경에 이르렀다면서 원 전 원장을 희생양으로 검찰에 넘길 필요가 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원 전 원장의 개인비리 혐의를 수사기관에 제공해 댓글수사를 개인비리 수사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한 국정원 요원은 수사팀 관계자에게 접근해 비리 혐의를 제보하겠다고 제안했으나 이 관계자가 ‘정식 계통을 통하지 않은 자료는 받지 않는다’고 거절해 실제 제공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현 서울중앙지검장이 이끌던 검찰 댓글 특별수사팀은 2013년 6월 원 전 원장을 공직선거법과 국정원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원 전 원장은 이와 별도로 그해 7월 황보건설 측으로부터 각종 공사 수주 청탁 명목으로 1억5천여만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구속돼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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