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 째 효성 수사의 숨은 1인치…김기춘이 셌나, 우병우가 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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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암투로 비화된 효성가 형제 ‘멱살잡이’ 亂 3라운드 돌입 내막

‘그들만의 서바이벌 게임에
암컷 미꾸라지 한 마리가 있었다’

▲박수환 뉴스커뮤니케이션즈 대표: 로비스트

▲박수환 뉴스커뮤니케이션즈 대표: 로비스트

검찰이 효성그룹에 대한 또 한 번의 수사에 착수했다. 효성은 <선데이저널>이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해외비자금 등으로 지난 정권에서 한 차례 수사를 받았으나 사실상 면죄부 수사라는 말이 많았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검찰이 다시 한 번 수사에 나서면서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번 수사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는 단순히 효성그룹 오너 일가의 비리 때문만은 아니다. 바로 지난 정권 최고 실세였던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효성의 뒤에 있다는 의혹이 있기 때문이다. 효성그룹 수사는 여러 가지 이유로 시작됐지만 가장 결정적인 것은 효성그룹 조석래 전 회장의 세 아들 간 분쟁 때문이었다. 차남이었던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아버지와 형제의 제보를 검찰 등에 하면서 이른바 효성가 형제의 난이 벌어졌다. 그런데 당시 조현준 전 부사장 편에 서서 사건을 주도했던 것이 바로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었다. 반면 조석래 전 회장과 장남 그리고 삼남이 줄을 붙잡았던 것은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양측의 치열한 신경전이 있었고 결과적으로 정권 최고 실세 간 대리전 양상을 띠었다. 따라서 검찰의 이번 수사는 두 사람의 직권남용까지 들여다 볼 수 있다는 것이 법조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검찰은 지난 11월 17일 서울 마포구 효성 본사와 관계사 4곳을 압수 수색하면서 비자금 의혹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갔다. 이번 수사는 조석래 전 회장의 차남인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2014년 10월 형인 조현준 회장 등을 횡령·배임 혐의로 고발한 게 도화선이 됐다.

당시 조 전 부사장은 “(조 회장 등이) 회사 수익과 무관한 거래에 투자하거나 고가에 주식을 매입하고 허위 용역 기재, 계열사 부당 지원 등 다양한 방식으로 최소 수백억원에 이르는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조 회장은 노틸러스효성(지분율 14.13%),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62.78%) 등 계열사 지분을 갖고 있는데 다른 계열사가 이들 회사 채권을 사거나 돈을 빌려주는 방식 등으로 부당하게 지원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비자금 조성 관련 단서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이 관심을 잘 살펴봐야 할 이유는 검찰의 칼날이 단순히 오너 일가를 넘어서 전 정권 최고 실세를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물로비스트 박수환의 흔적과 행보

이번 사건의 단초를 제공한 조 전 부사장을 변론했던 인물은 다름 아닌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다. 우 전 수석은 2014년 민정비서관으로 청와대에 입성하기 전 변호사를 하면서 조 전 부사장을 변론한 바 있다. 그러면서 조 전 부사장이 형을 고발하는 이른바 ‘형제의 난’에도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런 시나리오를 짠 것은 바로 남상태 대우해양조선 사장 연임 로비사건과 신동빈 신동주 롯데그룹 형제의 난에 등장하는 거물급 여자로비스트 박수환이라는 여자다.

바로 이 여자가 조 전부사장과 우병우를 연결시켜준 장본이이고 조현문 부사장 편에서 청와대와 검찰 언론을 넘나들며 전방위 로비를 벌인 여자로비스트다.(박스기사 참조) 여기서 등장하는 또 하나의 인물은 박수환과 친분이 두터웠던 조선일보 송희영 주필의 역할이다. 그리고 이들은 최순실 게이트의 단초가 됐던 남상태 대우해양조선 사장과 민유승 전 산업은행장 연임 사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당시 조현준 전 부사장 편에 서서 사건을 주도했던 것이 바로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었다.

▲당시 조현준 전 부사장 편에 서서 사건을 주도했던 것이 바로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었다.

우 전 수석이 사실상 검찰을 장악하면서 효성가 형제의 난이 검찰로 갔을 때 검찰의 대대적 수사가 예상됐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검찰은 3년 동안 사건을 질질 끌다가 결국 최근에야 수사에 다시 착수한 것이다. 지난 정권에서 나는 새도 떨어뜨렸다는 우 전 수석이 밀었을 가능성이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효성가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일까.

이와 관련해 재계에서는 조석래 전 회장이 평소 가까웠던 김기춘 전 비서실장을 붙잡았다는 것이 정설로 통한다. 두 사람은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관 사업을 함께 추진했을 정도로 밀접한 사이다. 조 전 회장은 2009년 전경련 회장을 맡아 추진한 박정희기념관 설립에 대기업과 금융기관 등에 협조공문을 보내 적극적인 모금활동을 벌였다. 조 전 회장이 주도해 설립된 박정희기념관의 초대 이사장은 김기춘 청와대 전 비서실장이었다.
이런 인연 때문일까 조석래 전 회장은 2014년 1월 탈세혐의로 기소했을 때에도 불구속기소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재현 CJ회장과 전혀 다른 탈세수사

당시 검찰이 밝혀낸 조 전 회장의 범죄 액수는 회계분식 5010억원, 조세포탈 1506억원, 횡령 690억원, 위법배당 500억원으로 모두 7939억원에 달했다. 조 전 회장에게 적용된 혐의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자본시장법 및 상법 위반이다. 조 회장 일가는 국내외에서 페이퍼컴퍼니 명의로 차명계좌를 개설해 주식을 거래하거나 법인 자금을 빼돌렸다. 특히 임직원 수백명을 동원해 차명계좌를 관리·운영하며 주식을 사고 팔며 세금을 탈루했다. 여기에 본지가 제기했던 하와이 해외부동산 매입건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조 전 회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것이 얼마나 편파적 사법처리였는지는 같은 탈세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비교해보면 뚜렷해진다. 검찰은 2013년 7월 검찰은 이 회장을 2078억원의 탈세·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대법원 양형기준에 따르면 200억원 이상의 조세포탈 범죄의 기본형은 5~9년, 300억원 이상의 횡령·배임 범죄는 5~8년으로 모두 중죄에 해당한다. 조 전 회장의 범죄 액수(7939억원)에 비하면 3분의 1수준에 불과하지만 범죄 액수가 훨씬 많은 효성 오너는 구속을 피했다. 1심 재판에서는 탈세 1358억원과 위법 배당 일부가 유죄로 인정돼 조석래 전 회장은 징역 3년에 벌금 1365억원을, 조현준 회장은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조 전 회장 측은 현재 항소심 재판을 진행 중이다.

검찰이 조 전 회장 및 장남, 삼남 관련한 비자금 조성과 관련해 차남의 매우 구체적 제보가 들어갔음에도 수사에 들어가지 않은 것은 역시 김 전 실장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즉 정권에서 가장 힘이 셌던 두 사람이 하나는 수사를 강요하고, 하나는 수사를 막은 그림이 그려진 것이다.

▲ 검찰이 조 전 회장 및 장남, 삼남 관련한 비자금 조성과 관련해 차남의 매우 구체적 제보가 들어갔음에도 수사에 들어가지 않은 것은 역시 김기춘 전 실장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 검찰이 조 전 회장 및 장남, 삼남 관련한 비자금 조성과 관련해 차남의 매우 구체적 제보가 들어갔음에도 수사에 들어가지 않은 것은 역시 김기춘 전 실장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우병우는 조현문, 김기춘은 조현준

우 전 수석이 변호사였던 시절 ‘회계장부 열람·등사에 대한 협조요청’ 공문을 효성 측에 보낸 시점은 2014년 2월이다. 청와대 민정비서관으로 발탁(5월)되기 직전까지 조 전 부사장을 대리해 효성 측을 고발하기 위한 작업을 주도한 것이다. 우 수석은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 등 효성 계열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회계자료 사본 외에 엑셀파일과 계열사 간 풋옵션 계약서까지 요구해 상대 변호사와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우 수석의 이런 강경한 태도에 효성을 대리한 김앤장 측이 적잖이 당황했다고 한다.

우병우 전 수석은 청와대 입성 후 사건을 특수부에 배당시키는데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우 수석이 비서관에서 수석으로 승진한 뒤 이 사건이 서울중앙지검 조사부에서 특수4부로 재배당됐다. 당시 특수4부를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3차장은 본지가 지난주 언급했던 국가정보원 2차장으로 영전한, 우 수석의 대학 동기이자 최측근인 최윤수 검사였다.

효성 관련 검찰 수사에 우 전 수석이 개입 흔적은 이 뿐 아니다. 우 전 수석은 2013년부터 조 전 부사장 변론을 맡았다. 그해 10월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국세청 고발로 효성그룹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당시 장부 조작과 탈세 등의 혐의를 잡고 조석래 전 회장과 그의 세 아들 모두를 출국금지하며 수사를 그룹 전체로 확대했다. 그러나 검찰은 조 회장과 큰아들 조현준 사장 등만 불구속 기소했다. 공교롭게도 당시 수사를 담당한 특수2부장은 윤대진 현 서울중앙지검 1차장이었다. 윤 차장은 2001년 이용호 게이트 특검, 2011년 대검 중수부 등에서 우 수석과 함께 일했고, ‘우병우 사단’으로 분류된다. 이런 까닭에 우 수석이 윤 차장을 통해 조 전 부사장을 무혐의 처분하고 그가 겨냥한 아버지(조 회장)와 형(조 사장)만 기소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우병우 당시 변호사에게 검찰의 ‘전관예우’ 특혜가 있었다는 것이다.

우병우 변론비용 직권남용 혐의 수사

이 사건을 3년 만에 수사에 나선 일단 검찰은 형제의난 수사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비자금이 조성됐는지 여부와 여자 로비스트 박수환의 로비행적을 살펴보게 된다.
하지만 수사는 이것을 넘어서 당시 김 전 실장과 우 전 수석의 직권남용 및 탈세 혐의를 살펴볼 가능성이 있다. 검찰은 국정농단과 관련해 우 전 수석의 비리를 조사했지만, 뚜렷한 혐의를 찾지 못한 상황이다. 그의 최측근인 최윤수 전 국가정보원 2차장의 구속영장도 기각된 상황에서 또 다른 카드를 꺼내들어야 하는 것이다. 만약 효성 사건에서 우 전 수석의 범죄 혐의가 발견되면 우 전 수석도 조사를 받을 수 있다. 일단 직권남용 혐의가 수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이고, 우 전 수석이 받은 변론 비용을 제대로 신고했는지 여부도 살펴볼 수 있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이번 수사를 이명박 전 대통령과 연관 짓는 시각도 있다. 이명박정부 인사들에 대한 전방위 수사가 이뤄지는 현 시점에 효성 압수수색이 단행된 것은 결국 이 전 대통령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 전 대통령 재임기간 내내 ‘사돈그룹’ 효성에 대한 특혜 시비는 끊이지 않았다. 이 때문에 효성이 검찰 수사선상에 오를 때마다 이 전 대통령이 언급됐다. 효성은 이명박정부 초기인 2008년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수사대상이 됐으나 당시 조 전 회장과 조 회장에 대한 사법처리 없이 마무리됐다.


효성그룹 ‘형제의 난’ 진짜 설계자 <박수환>은 누구?

“조현문 앞세워 효성 통째로
삼키려 했던 간교한 女 로비스트”

효성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는 일차적으로는 효성 오너 일가, 그 다음으로는 우병우 전 민정수석을 겨냥하고 있다. 하지

▲차남 조현문 전 부사장

▲차남 조현문 전 부사장

만 오너 일가든 우 전 수석이든 효성그룹과 관련한 수사의 퍼즐을 제대로 맞추기 위해서는 박수환이란 여성을 빼놓을 수 없다는 말이 법조계에는 파다하다. 차남 조현문 전 부사장을 공개적으로 도운 것은 우 전 수석이지만 실제로 우 전 수석과 한 팀을 이뤄 물밑 로비를 했던 인물은 박수환 뉴스커뮤니케이션즈 대표이기 때문이다. 우 전 수석과 박 씨 그리고 김준규 전 검찰총장은 한 팀을 이뤄 효성그룹을 통째로 먹으려는 음모까지 세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본 기사에서 언급했듯 우 전 수석은 2013~2014년 변호사로 일하면서 조석래 효성 회장(81)의 차남 조현문 전 부사장(47) 변론과 효성 관련 자료수집 등을 맡았다. 하지만 전체적인 기획은 박 씨가 주로 담당했다. 박 씨의 지시에 따라 우 전 수석이 움직일 정도였다. 여기에 김 전 총장도 법률 조언 명목으로 참여했다. 김 전 총장은 이명박 정권에서 검찰총장을 했는데 당시 검찰총장 청문회 때 준비 위원장을 맡은 것이 바로 우 전 수석이었다.

김 전 총장 역시 박 씨의 지시대로 움직였다. 이들 셋이 받은 돈만해도 50억원이 넘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우 전 수석을 구속시키기 위한 마지막 카드로 효성그룹 일가를 정조준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어쨌든 우 전 수석과 김 전 총장에게 지시할 정도 박 씨의 카리스마가 대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는 2009년 김준규 전 총장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때도 청문회 리허설 등 컨설팅을 맡았다. 그는 삼성그룹이 외국계 사모펀드인 엘리엇과 싸울 때 엘리엇의 국내 홍보를 맡기도 했다.

박 씨는 언론홍보사를 운영하면서도 정관계 및 법조계에 마당발을 자랑했다. 정운찬 전 총리와 송희영 전 조선일보 주필과도 막역한 사이였다. 그는 롯데그룹 형제의 난에도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는 언론홍보 업계에서 아는 사람만 아는, 그야말로 소문이 무성한 인물이었다. 과거 흔적도 알려진 적이 없고, 학벌도 변변치 않지만 한국주재 외국기업 외국인 회장 비서를 하면서 친분을 쌓고 배운 실력으로 치밀한 기획과 시나리오를 짜는 무섭고 겁 없는 여자다. 또한 정관계와 법조계를 가리지 않고 발을 넓혀가면서 사람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다.

▲조선일보 송희영 전 주필

▲조선일보 송희영 전 주필

원래 불법과 퇴폐 투성이인 대기업 오너들의 비리를 미끼로 접근해 판을 짜는 기막힌 여자다. 사실 박수환이 연관된 이른바 박수환 게이트가 일파만파로 퍼져나가다가 최순실 게이트가 비슷한 시기에 본지 보도를 통해 촉발되면서 덮힌 측면이 있다. 만약 당시 박 씨에게 검찰 수사 초점이 더욱 맞춰졌다면 본국의 정관계는 또 다른 양상으로 흘러갔을 수도 있다.

현재 박씨는 남상태 전 대우조선 사장과 민유성 당시 산업은행장 등 유력 인사들을 상대로 연임될 수 있게 힘을 써 주겠다고 제안한 뒤 2009∼2011년 대우조선에서 홍보대행비 및 자문료 등 명목으로 21억3천400만원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중에 있다. 지난 2월 1심은 “박씨가 연임 로비를 위해 청탁이나 알선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박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와 별개로 박씨는 대우조선에 유리한 칼럼과 사설을 써 주는 대가로 조선일보 송희영 전 주필에게 금품을 전달한 혐의(배임증재)로 추가 기소돼 별도의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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