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인공기’와 ‘김정일 畵’ 달력 논란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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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아메리카은행에 동포들 항의 방문 이어져

‘우리은행 2018 탁상달력에 인공기가…’

표현의 자유나 집회‧결사의 자유, 언론의 자유는 헌법과 유엔인권조약이 보장하는 기본권 중의 기본권이다. 누구나 각양각색의 다른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다 함께 모여 자신들의 의사를 방해받지 않고 자유롭게 개진할 수 있다. 그림도 마찬가지다. 자유롭게 그리고 자신이 염원하는 바를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이 바로 표현의 자유이다. 한국에서는 이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다고 주장하고, 북한에서는 보장되지 않는다고 한다. 지금 달력에 그려진 북한 인공기를 두고 국내서도 논란이고 미국에서도 번지고 있다. 만약 이같은 달력을 평양에 있는 조선은행이 제작 했다면 어떤일들이 벌어질까. 문제는 남한에 있는 은행이 왜 문제의 그림을 달력으로 제작 했는 가이다.
데이빗 김 객원기자

한국의 대표적 은행인 우리은행(행장 손태승)이 제작 배포한 2018년 달력의 ‘인공기 논란’이 미국에까지 번지고 있다. 우리은행의 인공기 논란은 우리은행에서 제작․배포한 2018년 탁상달력이 정치색 논란을 빚고 있다며 달력에 촛불집회 장면과 인공기가 그려져 있기 때문이라고 자유한국당의 김종석 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확대됐다.

이 같은 논란이 일어나자 OC의 조이 안 중부 한인 회장이 28일 OC에 있는 우리 아메리카 지점을 방문해 항의 했으며, LA에서 북한 인권사진전을 주관하는 조보얼 북한 망명정부 준비위 사무 총장이 지난 28일 오전 우리 아메리카은행 올림픽지점을 방문해 문제의 달력을 확인했고, 다시 낮 12시에 방문해 지점장 면담을 요구하자, ‘지점장이 회의 중’이라 S부 지점장을 만나 방문 목적을 설명했다.

조 총장은 은행측에게 2018년 달력에 인공기가 들어가 있다는 것을 확인시키고 전량 회수하고 직원들 업무 책상에서도 전부 폐기할 것을 권고했다. 조 총장은 “수일 후 재차 방문하여 요구 사항이 조치가 안되어 있으면 우리은행 지점들 앞에서 항의 시위하겠다고 분명하게 이야기 해주었다”고 말했다.
조 총장은 “문제의 달력에 인공기는 물론 김정일화도 그려저 있어 작품 심사과정에도 문제가 있다” 고 지적했다.

거꾸로 가는 빗나간 표현의 자유

지난 29일에는 오전 10시에 조보얼 총장, 정광원 미주애국인협회장, 제임스 한씨 등 3인이 재차 우리아메리카은행 올림픽 지점을 방문해 지점장을 면담하고 달력을 동포사회에 공개하지 말도록 요구했다. 이에 대하여 지점장은 ‘서울 본점에 알려 지시사항을 따르겠다’며 차후 지시사항을 알려 주겠다고 정광원 회장은 전했다. 정 회장은 “문제의 달력을 동포들이 볼 수 있어서는 절대로 안된다”라고 통보했으며, “만약 우리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은행측을 상대로 강력한 시위를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의 우리은행 측은 ‘달력은 학생들 상대로 한 미술 공모전에서 입상한 작품을 관례대로 달력에 사용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북한의 인공기를 통일이라는 명분으로 태극기와 동등하게 의미를 부여한 심사 위원이나 은행 측 관계자들의 인식이 문제인 것이다. 유엔을 포함 전 세계가 북한정권을 규탄하고 있는데 인공기를 태극기와 함께 배열한 그림을 달력으로 제작 배포한 우리은행 측의 자세가 문제다,

심사위원 수준 의심

월간조선은 우리은행에서 제작‧배포한 2018년 탁상달력이 정치색 논란을 빚고 있다며 달력에 촛불집회 장면과 인공기가 그려져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지난 28일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우리은행 2018년 탁상달력 그림입니다. 저는 민노총 달력인 줄 알았습니다. 우리은행, 왜 이러나요?”라는 글을 올렸다. 글과 함께 우리은행 2018년 탁상달력의 그림 두 장을 게시했다.
논란이 되는 그림은 1월과 10월의 그림이다. 1월 그림에는 광화문 광장 촛불시위 장면이 담겨 있다. 10월 그림에는 통일 나무라고 적힌 나무에 태극기와 인공기가 걸려 있다. 김 의원은 10월 그림에 “태극기가 인공기보다 아래에 있네요. 대한민국과 북한이 같은 뿌리를 가진 동등한 나라 인가요?”라는 사진설명을 덧붙였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인터넷상에는 “인공기 달력 나눠준 우리은행 거래 중지하겠다” “우리은행은 우리 민족끼리 은행” “초등생의 북 인공기 그림은 전교조 교육 효과?” 등의 우리은행을 비판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우리은행은 달력 그림이 정치색 논란을 일으킬지 생각 못했다며 당혹감을 표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29일 〈한국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탁상달력은 우리은행이우리은행달력1 매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열고 있는 우리미술대회 수상작품을 싣고 있다”며 “미술대회는 우리은행 후원으로 열리지만 미술대학 교수들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이 수상작을 선정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오마이뉴스는 우리은행 인공기 달력 논란과 관련해, 새해 벽두부터 자유한국당이 꺼내든 색깔론 불똥이 금융기관인 우리은행으로 튀었다며 자유한국당의 색깔론은 우리은행을 넘어 초등학생 까지 공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은행 “우리도 당혹”

오마이뉴스는 1월 달력 그림에는 광화문 촛불 집회 현장이 묘사돼 있었고, 10월 달력 그림에는 태극기와 인공기를 나란히 들고 있는 통일나무를 중심으로 활짝 웃고 있는 어린이들 모습이 담겼다며 이 문제 제기를 새해 첫날 오전 홍준표 대표가 덥석 받아 안았다고 했다.

홍 대표는 1일 자유한국당 신년 인사회를 통해 “인공기가 은행 달력에 등장하는 그런 세상이 됐다”, “지금 인공기가 은행 달력에도 등장하는 그런 세상이 됐다”고 두 차례나 강조했다. 이어 홍 대표는 “금년 선거는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는 그런 선거가 될 것”이라며 “민심을 보고 달려야 한다, 지금은 여론 조작 시대이다, 또 괴벨스가 판치는 언론 조작 시대”라는 발언도 덧붙였다.

제22회 우리미술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쑥쑥 통일나무가 자란다. 한국당은 이 그림을 두고 “태극기보다 인공기가 아래에 있다”면서 작품을 그린 초등학생에게 까지 종북 몰이를 하고 있다.
제22회 우리미술대회 초등 저학년 부문에서 금상을 수상한 작품. 김○○ 어린이가 그린 그림으로 광화문 촛불 집회 현장을 묘사하고 있다.

이 발언에 다시 장제원 수석대변인이 “북한 인공기가 은행 달력에 등장하는 시대, 더 이상 방치 하지 않겠다”는 제목의 오후 논평으로 불을 붙였다.
장 대변인은 “2018년 대한민국에서 친북 단체도 아니고 우리은행이라는 공적 금융기관의 달력에 인공기 그림이 들어가 있는 것을 보고 두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우리은행 측은 학생들의 미술 작품을 미술 대학 교수들의 심사를 거쳐 수상작으로 선정했으며 최종 결과를 달력에 반영 했을 뿐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이런 해명이 우리를 더욱 경악케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 대변인은 한 발 더 나아갔다. 그는 “이제 학생들은 미술대회 수상을 위해 인공기를 그릴 것이고, 미술대학 교수는 이우리은행달력2런 그림을 우수상으로 선정하게 될 것”이라고까지 했다.
자유한국당의 이런 색깔론 공격은 우리은행 뿐 아니라 해당 작품을 그린 학생이나 부모에게까지 나아가고 있다.
앞서 김 의원은 통일나무 그림을 소개하면서 “태극기가 인공기보다 아래에 있네요, 대한민국과 북한이 같은 뿌리를 가진 동등한 나라인가요?”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장 대변인 또한 논평에서 이 주장을 그대로 가져다 확대 재생산했다.

“우리은행이 제작하고 배포한 새해 탁상 달력에 인공기가 그려진 그림이 들어가 있어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이 그림에는 인공기가 태극기보다 위에 그려져 있고, 북한과 대한민국이 동등한 나라인 것처럼 묘사되어 있습니다.” (1일 자유한국당 논평)
이날 오후 4시 49분 현재 자유한국당은 당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나라다운 나라가 이런 것인가 요?”라며 통일나무 그림은 물론 광화문 촛불 시위 현장을 묘사한 그림까지 색깔론으로 공격하는 카드뉴스를 무차별적으로 살포하고 있다.

“통일 바라는 긍정적 메시지”

<오마이뉴스>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이 그림을 그린 학생은 2017년 22회 우리미술대회에서 초등고학년 부문에 출품해 대상을 수상한 조○○ 어린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전화통화에서 “초등학생들이 자신들의 꿈과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한 것을 두고 논란이 벌어져 안타깝다”며 “특히 학생이나 부모님이 매우 당혹스러울 것 같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미술대회는) 국내 미술대회 중 가장 규모가 큰 만큼 1차 심사는 미술 전공 대학원생들이 하고, 2차 우리은행달력3심사는 네 명으로 구성된 주요 미대 교수들로 이뤄진 심사위원단에서 실시한다”며 “매년 하던 그대로 대상작부터 우수작을 달력에 싣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우리미술대회 심사위원장을 맡은 신하순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부학장의 최종 심사평이다.

“유치․초등부의 대상 작품은 평화를 의미하는 쑥쑥, 통일나무가 자란다를 표현하였습니다. 나무에는 작은 가지와 잎을 자연스럽게 배치하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행복한 미소가 느껴집니다. 아마도 다가올 미래에 이 평화로운 통일나무가 스스로 움트고 자라서 행복한 미래의 통일을 바라는 마음을 느낄 수 있다는 긍정적 메시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나무와 의미 있는 내용, 주제들이 자연스럽게 동화된 표현에서 행복한 느낌으로 그림을 보았습니다.”

그러나 이 심사평에는 대한민국의 가치관과 교육의 근본이 무엇인가를 인식하지 못한 평가이다. 숲을 보지 않고 나무만 바라 본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자유한국당의 우리은행 탁상 달력의 색깔론은 과도하고 억지 주장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2015년 통일부 주최 평화통일 포스터 최우수작지난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년과 2015년 통일부가 주최한 평화통일 포스터 경진대회에서도 태극기와 인공기를 나란히 그린 작품들이 수상했기 때문이다.

숲을 보지 않고 나무만 바라 본다?

자유한국당의 우리은행 달력 색깔론 억지 주장에 대한 비판은 온라인에서도 이어졌다.
김어준 딴지일보 대표는 이날 ‘김어준의 뉴스공장’ 블로그에 “자유한국당은 지금 초등학생들 걱정할 때가 아니다”라며 “해당 그림은 지난 10월 통일을 주제로 초등 학생들이 그린 작품 중에 수상작이며 초등학생들이 남북통일을 주제로 그리는데 그럼 양쪽 국기를 각자 그리지, 성조기를 그리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의 교육에 정말 안 좋은 건 통일을 주제로 남북한기를 그린 게 아니라 다른 나라 국기를 들고 나와서 탄핵된 자기 나라 전직 대통령을 석방하라고 요구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우리은행은 1899년 고종황제 시절 ‘대한 천일은행’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고 한다. 한때 국채보상 운동도 벌인 뿌리있는 은행이었다. 1950년 상호가 한국 상업은행으로 바뀌고 다시 한빛은행 그리고 우리은행으로 명칭이 바뀌어 오늘에 이어져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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