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미투’ 열풍 LA한인사회까지 확산 ‘어디까지…’ 한인 언론계와 교계 그리고 문화계 성추행 피해자들 고발운동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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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위로 부상된 은폐된 성추행 사실

‘드러나면 핵폭탄급 파괴력’

‘미투’(Me Too)란 ‘나도 당했다’는 뜻으로, 성폭력 피해를 당한 사람이 용기를 내어 자신이 당한 경험을 공유하며, 다른 유사한 피해자들에게 “당신은 혼자 피해자가 아니며 당신을 위해 우리가 함께 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의미가 있다. 최근 LA한인사회에도 ‘미투’ 를 말하는 사람들이 나서고 있다. 이중에는 최근 LA동포사회 문화계와 언론계에서 당한 성폭력 피해자들이 자신들의 경험을 고발하려는 준비를 하고 있다. 이미 오래전부터 미주한인사회에서는 각종 업계, 사회단체 그리고 교회내에서 당한 성폭력 피해 사례는 수없이 많았으나 주위에서만 맴돌고 묻혀져 커뮤니티에 공개되지 못했다. 10여년 전 한 흑인여성 타라나 버크(Tarana Burke)가 일으킨 ‘미투’ 캠페인이 당시에는 묻혀졌으나 지난해 미언론에 헐리웃 영화계 치부가 새롭게 부각되면서 이제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미투 운동 확산 열풍이 한인커뮤니티까지 비화되자 그동안 수면아래에 묻혀있던 각종 성추행 성희롱 사건들이 수면위로 부상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성진 취재부기자>

미투지난 10여년동안 심심찮게 모 방송국을 둘러싼 성희롱 성추행 문제는 세간의 화제거리였다.
이미 여러건의 성추행 소송까지 비화됐던 사건이었다. 한인 방송계에서 수년전에 K모 기자는 선배 기자가 집까지 찾아와 ‘스토크’로 추근대는 바람에 주위 동료 기자들에게 미투를 하여 간접적으로 선배 기자에게 주의(?)를 주기도 했다. 이와 비슷한 경우를 당한 L 모 기자의 경우는 당시 기자협회에서 해당 언론사에게 사건을 알리고 조치해 줄 것을 요청해 해당 기자는 징계를 당했었다.

또 다른 ‘미투’를 고려하고 있는 한인 M씨의 케이스는 자신이 10년전 미주한인사회에서 잘 알려진 고명한 인사 K씨로부터 당한 사건이다. M씨가 조만간 이 ‘미투’를 공개할 경우, 한인사회는 커다란 후폭풍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거의 모든 일간 신문들이 해마다 한 번씩 문학 작품들을 선정해 문단과 독자들에게 선보인다. 이같은 신문사나 잡지사의 시, 소설 등등의 모집과 함께 문단에 등단할 수 있는 길이다. 그 다음으로는 문학잡지사 등에서 실시하는 신인상 모집 등등으로 매년 한 차례 이상 신인을 뽑는다.

또 하나의 길은 추천이다. 문학잡지사들은 이름이 알려져 있는 기성 문인들의 추천을 받아 신인들의 작품을 게재했는데, 그래서 일정량의 횟수를 채우면 문인으로 대우했다. 여러 잡지들은 오랫동안 이 추천 제도를 선호했지만, 잡지의 운영상 이유로, 또는 그 잡지와 연결되어 있는 문학단체의 내부 사정으로 수십명의 신인을 한꺼번에 추미투2천하는 폐단이 나타난 이후 대부분 신인상 제도를 선택했다. 그리고 늘 공평한 것도 아니다. 어느 길에서건 등단 심사 후 공정성에 대한 의혹이 없지 않았다. 이같은 과정에서 간혹 금전수수설이나 성대접 의혹설이 많이 나돌곤 했다.

말하자면 신인들에게 등단추천을 해준다는 명목으로 기성문인들이 신인 문학소녀들을 대상으로 성희롱을 한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일부분에서는 선정된 작품의 질을 내세워 그 의혹을 덮어왔지만, 그것만으로 의혹을 덮을 수는 없는 것이다. 이같은 폐단이 태평양을 건너 미주 사회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처럼 언론사나 잡지사들 많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일부 문학 클럽이나 학회 또는 모임 등에서 추천을 미끼로 성희롱 사건이 발생해 문제가 된 적도 있었다.

가해자는 술에 취해 기억안난다 ‘모르쇠’

한편 최근 한인사회에 색다른 ‘미투’케이스도 제기됐다.
LA중심으로 ‘일본군 위안부’ 인권운동을 펼치는 가주한미포럼 김현정 사무국장은 최근 미국과 국내로 번지는 ‘미투’현상을 소개하면서 <사람들은 헐리우드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을 지목하며 맨 처음 성폭력 사실을 폭로한 여성을 미투캠페인의 창시자로 알고 있지만 사실 미투 캠페인을 처음 시작한 분들은 따로 있다>면서 <바로 우리 할머니들이다.> 고 선언하고 나섰다.

김 국장은 <지금 미투 캠페인에 참여하는 피해 여성들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반인도적이고, 잔인하고, 조직적인 성노예 제도에서 고통받았던 우리 할머니들은 45년만에 침묵을 깨고 세상앞에 나섰다.>면서 <그로부터 27년간 할머니들은 한국, 일본, 미국, 유럽 등 전 세계를 다니며, 당신들이 겪은 경험을 알리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가해자인 일본정부의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그런데 일본정부는 지금까지도 과거 범죄를 정당화하면서, 피해자인 할머니들을 끊임없이 공격하고, 오히려 할머니들에 대한 모욕과 비난전을 펼쳐오고 있다.>면서 <할머니들은 최고의 명문대를 나온 엘리트도 아니고 잘나가는 헐리우드 배우도 아니지만, 어느 누구도 용감한 증언을 하지 못하던 90년대 초에 이미 미투 캠페인을 이끌어 내신 인권의 영웅들이다.>고 강조했다.

목회자들이 여신도 성폭행 가장 많아

미주한인사회의 교계에서는 타인의 의한 ‘미투’ 바람이 분 적도 있다.
대표적으로 LA 한인교회협의회와 교역자협회는 지난 2012년 기자회견을 갖고 한인 목사 P씨의 여신도 성폭행 의혹을 주장하며 P씨의 교계 퇴출을 요구했었다. 이들 단체 관계자들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P씨가 10여년 전 여신도 A씨를 성폭행한 후 부적절한 관계를 강요해왔다고 주장했었다. 이들 단체 관계자들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P씨의 성추문 정황을 주장하는 사진과 피해자 A씨의 증언 및 자필 편지 등을 공개했었다.

당시 교회협의회 표세흥 목사는 “피해자 A씨는 그간 십여 차례에 걸쳐 P씨의 공개 사과와 목회 중단 등을 요구했으나 이를 묵살당해 고통스런 삶을 살아 왔다”고 주장했었다. 지난 2007년 새해 벽두에는 뉴욕에서 미주세계일보가 <한 목사와 김 감독 성추문 보도>로 교계가 충격에 빠졌으며 당시 이 신문 기사에 대한 해당자들의 반박 기자회견도 열려 관심을 모았었다. 예수 하나님과 함께하는 교회의 예배야 말로 진정 그같은 죄악으로부터 돌아서는 구원의 소망 이라는 점을 교계 스스로가 깨우침이 없이는 구원이 없다. 이런 면에서 한국 교회가 미투(Me Too)에 대해서는 새롭게 다가가야 할 것이다. <다음주 계속>
직장이나 교회 사무실 등에서 성추행이나 성희롱 당하신 피해자들의 제보자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미투’ 캠페인 시조는 흑인여성운동가
NYT를 중심으로 언론계에서 불꽃을

지난해 뉴욕타임즈(New York Times)는 “몇 십 년 동안 하비 와인스틴에 대한 성추행 고발이 묻혀 졌다”(Harvey Weinstein Paid Off Sexual Harassment Accusers for Decades)라는 기사를 통해 하비 와인스틴이 행해온 성추행들을 밝혔다. <약 20년 전, 영화 프로듀서인 하비 와인스틴은 애슐리 주드를 페니슐라 비벌리 힐즈 호텔에 초대했다.
어린 여배우는 조찬 미팅을 생각하고 갔다. 하지만 그 대신 하비 와인스틴은 애슐리 주드를 자신의 방으로 올라오라고 했으며, 방에서 그는 가운만 입고 있는 상태로 자신이 애슐리 주드에게 마사지를 해도 되는지 아니면 그녀가 자신이 샤워하는 모습을 지켜봐도 되는지 물어 봤다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뉴욕타임즈는 애슐리 주드의 고발뿐만 아니라 하비 와인스틴 회사에서 일했던 여직원이 당했던 성추행 및 배우 로즈 맥그완의 고발 등을 담아 하비 와인스틴의 성추행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합의되고 묻혀왔는가에 대해 정리했다.
하비 와인스틴은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제작자 중 한 명으로 약 40년이 넘게 할리우드에서 활동해 왔으며 수많은 영화 제작에 참여해 왔다. <펄프 픽션>(Pulp Fiction),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 테이프>(Sex, Lies, and Videotape) 같은 독립영화부터 <셰익스피어 인 러브>(Shakespeare in Love), <갱스 오브 뉴욕>(Gangs of New York), <킬빌>(Kill Bill), <스크림>(Scream) 시리즈 등을 제작한 그는 수많은 배우들과 작업해 왔다. 뉴욕타임즈의 기사 이후, 성추행을 고발한 배우들과 직원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는 것은 물론 자신도 와인스틴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사람들의 고백이 잇따랐다.
현재까지 약 30명이 넘는 여성들이 자신이 겪은 과거의 경험을 밝혔고 그 중에는 로잔나 아퀘트, 안젤리나 졸리, 기네스 펠트로, 케이트 베킨세일 등의 유명 중견 배우도 있고, 카라 델러바인과 같은 떠오르는 신예 배우도 있으며 익명으로 고발한 사람도 있다.

24시간동안 50만건이

이런 고발 속에서 배우 알리사 밀라노는 16일 ‘성적으로 추행이나 폭행을 당한 적이 있는 모든 여자 분들은 미투(Me too)를 써 주시길 바랍니다. 이 행동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의 심각성을 알게 될지 모릅니다’ 라는 트윗으로 미투(Me too) 캠페인을 시작했다.이 트윗은 2만 건이 넘게 리트윗 되었으며, 트위터의 대변인에 따르면 알리사 밀라노의 트윗 이후 24시간 동안 약 50만 건의 트윗이 미투(Me Too)와 함께 올라왔다고 한다. 트위터 뿐만 아니라 페이스북에서도 미투(Me Too)와 함께 수많은 글들이 올라왔고 많은 배우들도 동참하며 자신이 할리우드에서 겪었던 사건들을 밝혔다.

미투3지난해 “미투”(Me tooㆍ나도 당했다) 바람은 미국 의회에까지 확산되면서 미국내는 물론 전 세계로 퍼지고 있다.
성추행 피해 경험을 “커밍아웃”하는 여성 의원들이 속속 나오면서 그동안 공공연한 비밀처럼 여겨 지며 만연해오던 미 의회 내 성추행 실태도 드러났다. 미투(Me Too)는 본래 2006년 미국의 흑인 여성 사회운동가 타라나 버크(사진)가 성범죄에 취약한 유색 인종 여성 청소년을 위해 시작한 캠페인으로, 2017년 10월 헐리웃 배우 알리사 밀라노가 트위터를 통해 제안하면서 빠르게 확산했다. NYT는 “흑인 여성들은 흑인인 버크의 오랜 노력이 저명한 백인 페미니스트들로부터 수년 동안 지지를 받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타임지가 ‘올해의 인물’을 발표하며 표지 에 버크를 싣지 않아 이런 비판은 더욱 거세졌다.

공교롭게도 버크가 이 운동을 시작한 이유는, 성폭력 피해를 보고도 인종 차별의 벽에 가로막혀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해온 유색 인종 여성들을 위해서였다. 그는 “성폭력은 인종과 성별, 계급 을 가리지 않지만 피해자에 대한 대응에는 차별이 있다. 가장 소외된 목소리가 가장 희미 해진다” (보스턴글로브)며 그 계기를 밝힌 바 있다. 미투는 백인 여성들에 의해 전파되고 증폭 됐지만, 10년 동안 유색 인종 여성들을 중심으로 뿌리를 다져온 운동이란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미국의 미투(Me Too)운동이 전 세계 80여개 나라로 퍼져 나가 드디어 한국에서도 미투(Me Too)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이번에 대한민국에서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이 도깨비들의 춤으로 마지막을 장식한 것도 이런 흐름의 반영으로 보인다. 지난 1월 서지현 검사의 고백을 시작으로 한국사회에서는 각계에서 “미투운동”이 점차 확산되는 분위기이다.
최승미 시인도 노벨상 후보자로 거론 되었던 고은 시인에 대해 폭로함으로써 한국 문단계의 고질적인 성폭력 문제가 연일 시끄럽다. 또 탁수정씨는 출판계 미투운동에 불을 붙였다. 그녀는 JTBC 인터뷰를 통해 “권력없는 피해자가 폭로 이후 2차 피해가 더 힘들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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