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전쟁발발 시 미시민권자-영주권자 한인들 대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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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 그로스비의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신호탄

‘전쟁 발발 10일내 미국시민 20만명 한국 탈출한다’

서울의 한 미군가족 숙소에 있는 미군방송 AFN라디오에서 빙 그로스비의  감미로운 “화이트 크리스마스” 의 노래가 흘러 나오면 세상은 달라진다. 이 노래가락이 바로 비상사태를 알리는 메시지다.  미시민권자인 제임스 정(54, 자영업)씨는 오는 여름에 한국을 방문해 6개월정도 체류할 계획이다. 그는 “만약 한국 체류  중에 전쟁이라도 발생하면 당장 미국으로 돌아 올 수 있는지 염려가 된다”고 말했다. 올해 평창올림픽대회가 종료되면서 잠시 소강상태를 지녔던 북한 비핵화 논의가 4월 남북, 5월 미북 정상회담으로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보이나, 트럼프와 김정은의 회담이 결렬될 경우 한반도는 불을 볼 것이 뻔하다. 이럴 경우 한국에 거주하는 미시민권자 한인이나 미영주권 자들이 미국으로 대피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가? 한반도에서 비상사태 발생시 미국정부는 자국민의 대피계획을 주한미대사관과 주한 미 8 군사령부가 책임지고 수행하는 ‘비전투원소개 작전’(NEO-101, Noncombatant Evacuation Operations)에 따르고 있다. 본보는 비밀 해제된 NEO-101보고서를 토대로 소개작전을 그려본다. 전쟁 발생시 미국 시민권자라고 하여 미대사관에서 귀하를 인천 공항으로 모시고 가서 미국으로 후송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한국을 방문하는 미시민권자는 미대사관에 STEP(인적등록)신고를 해야한다.   <성진 취재부 기자>

바코드미국정부는 과거 한반도에서 실제로 자국민 탈출작전을 딱 한번 벌인 적이 있다. 바로 한국전쟁이 발생한 1950년 당시였다. 그로부터 미국은 2011년까지 전세계 분쟁지역에서 모두 15번의 ‘비전투원소개작전(NEO)’을 펼쳤다. 따라서 다른 어느 나라보다 분쟁지역에서 자국민을 구출하는 경험을 많이 지녔다고 볼 수 있다. 최초의 ‘비전투원소개작전’을 펼친 1950년 한국전쟁 당시 한국에는 오늘날처럼 20여 만명이나 되는 미국 시민들이 없었다. 당시 북한군이 서울을 점령하기까지 3일이나 걸렸다. 당시 일본에 주둔한 맥아더 극동군사령부가 서울과 부산 등지의 미국인들을 일본으로 소개시켜 나중 미 본토로 후송시켰다. 그로부터 70여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 당시와 지금은 모든면에서 크게 달라졌다.

북미정상회담 직전인 4월 16일부터 20일 훈련

지금 전쟁이 발생한다면 평양에서 서울까지 미사일이 10분 이내 날라온다. 휴전선 일대 북한측 장사정포가 불을 뿜으면 그야말로 서울은 “불바다”가 될지도 모른다. 만약 북한이 먼저 공격할 경우에는 한국군과 주한미군(명목상 UN군은 존재하지만)은 일단 후퇴한 다음 공격하는 작전이다. 그렇게 될 경우 서울에 있는 사람들은 남쪽으로 피난을 가기 위해 아수라장이 될 것이 뻔하다. 미정부 관련 법규에 따르면 미국은 한반도에서 군사작전을 시작하기 전 미국인들을 먼저 철수시킨다는 원칙을 세워두고 있다. 이를 위해 해마다 한반도 철수훈련작전을 실시한다. 이 훈련은 봄과 가을 두 차례 실시하지만, 올해는 4월 16일부터 20일 사이에 아예 한반도에서 미본토로 직행하는 새로운 대피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미국은 1975년 4월말 베트남 전쟁 막바지 일때 최후의 철수작전인 FREQUENT WIND을 실시했다. 당시 미국은 4척의 항공모함을 등을 투입하여 탈출을 도왔다. 뉴스 사진에 나타났듯이 사이공 주미대사관 건물 옥상에서 미헬리콥터가 출동해 1373명의 미국인, 5595명의 베트남인 등이 4월 29일과 30일 양일 사이에 베트남을 탈출했다. 탈출 당시 미국인과 함께 탈출한 베트남 사람들은 미국 정부나 미군을 위해 일했거나 미국과 특별한 관계를 지녔던 사람들이었다. ‘비전투원소개작전’의 골자는 서울을 탈출해 부산을 거쳐 일본까지 자국민들을 안전하게 소개하도록 하는 것이다. 미 정부가 자국민 전원이 한반도를 떠나 일본으로 소개하는데는 약 10일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시민이라고 평등이 아니다’

‘비전투원소개작전’(NEO-101, Noncombatant Evacuation Operations)에 따르면 미시민권자라고 하여 모두 동등한 대우를 받는 것이 아니다. 미국 시민권 자가 대상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우선순위가 정해져 있다. 1순위는 미정부 공무원과 그의 가족(애견동물 포함), 주한미군의 배우자와 직계가족(애견동물 포함), 군무원 등이다. 이외에도 서울 미대사관에서 인정하는 후송보조원으로 지정된 자도 포함 된다. 서울 수도권에 있는 1순위 시민권자들은 경기도 성남 공군비행장에 모여 미군용기를 타고 일본, 괌 등 안전지대(safe haven)으로 탈출한다. 2순위는 일반 미시민권자, 3순위는 미국 시민권자의 직계가족이다. 4순위는 미영주권자와 지정된 미군 요원과 지정된 미정부 외국인 고용원 및 가족이다. 이들 2~4순위자는 각자가 우선 요령껏 미군통제소에 달려가서, 한국군이 제공하는 열차편을 타고 부산으로 이동해 일본행 수송선에 오르게 된다. ‘비전투원소개작전’의 발단 첫단계는 경보다. 주한미국대사관이 유사시 대중매체나 주한미 상공회의소 등을 이용한 비상 연락망을 통해 대피 경보를 내린다. 미군방송AFN라디오에서 빙 그로스비의 “화이트 크리스마스”의 노래가 경보가 된다.

긴급 철수작전이 시작되면 미국 시민권자들이 여권 등의 서류를 갖춰 서울 용산 기지 등 평택 기지등을 포함해 전국 18개 집결지와 대피 통제소에 모이게 된다. 그런데 1순위가 아닌 미국 시민권자들은 자신들의 노력으로 평택 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에 도달해야 한다. 미국이 대피할 교통 수단을 따로 제공하지 않기때문에 일반 시민권자는 한국에서 탈출하려면 평택 부근까지는 가야한다. 두번째 단계는 집결이다. 서울을 빠져나간 미국 시민권자들은 평택 근처에 모여 열차, 헬기, 버스 편으로 대구 근처의 재집결지로 이동한다. 이때 열차나 버스 등 교통편은 SOFA협정NEO에 의거 한국 정부가 협조하도록 돼 있다. 모든 시민권자들은 집결 후 검색 과정에서 바코드(Bar Code)를 통해 엄격하게 관리를 받게 된다. 바코드를 손목에 차고 대사관의 소개 추적시스템의 데이터베이스에 등재되며, 발급된 바코드를 손목에 찬 후 한국과 일본의 무수한 검문소를 통과하면서 이동할 때마다 스캔을 받는다. 이 시스템은 페덱스(FedEx)와 같은 형태의 손목 바코드 밴드를 통해 대피자들을 추적하게 돼 있다.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이 이 바코드를 읽어내 시민권자의 대기, 승선, 상낙 여부 등의 분리 과정을 거친 최종 탑승자 명단에 활용된다. 세번째 단계는 대피다. 대구 근처에서 다시 부산으로 옮긴 일반 시민권자들은 부산공항이나 김해공항에서 비행기나 선박으로 일본 등으로 대피한다.

자력으로 탈출 능력 보여야

이같은 ‘비전투원소개작전’은 계획서와 지난동안 훈련은 잘되었지만 막상 전쟁이 터지면 예상 못할 상황으로 100% 제대로 운용될지는 장담 못한다. 20만명이 넘는 미국 시민권자 가운데 1순위자들은 성남 공군기지에서 비행기로 일본으로 후송되지만, 나머지 대다수 일반시민권자들은 유사시 서울 탈출 방법 자체가 막막하다. 유사시 수도권은 북한군의 공격과 쏟아져 나온 피난행렬과 자동차, 전방으로 투입되는 군 병력과 차량, 장비로 도로는 교통두절 상태에 빠질 것이다. 한반도 유사시 초기에는 수도권의 대중교통은 물론, 자가용은 제기능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 난리통에 서울에 있는 미시민권자들은 각자 알아서 평택까지 내려와야 한다. 물론 ‘비전투원소개작전’계획에는 서울에 있는 시민권자를 위해 경부선 열차를 한국 정부로부터 제공받는다고 돼 있다. 하지만 전투 병력과 전쟁 물자 수송에도 여유가 없는 전시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최소한 수만명을 위해 열차를 제대로 제공할지도 문제다. 한편 ‘비전투원소개작전’에 애완동물도 주인과 함께 탈출한다. 미국이란 나라가 뭔가 다르다. 우선 애완 동물은 가족원으로 고려하는데, 이 작전에서는 개와 고양이만 애완동물로 고려한다. 단 조건은 가족이 애완동물을 관리하고 음식주어야 하고 주인은 FAA가 승인한 애완동물 운반장치 및 각 동물당 10일분의 음식을 휴대해야 한다. 또한 수의사에 의한 검사 및 등록서가 필요하다. 미시민권자라고 모두 애완견을 데리고 갈 수 없다. 1순위 해당자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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